[Opinion] 색다른 접근

*뉴스레터 운영자 Beomkie의 개인적인 생각, 자동차라는 제품을 여러 관점으로 바라보며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어보세요!

'아직 시기 상조야', '전기차는 재미없지' 이런 말들 요즘 자동차 좀 좋아한다는 사람부터 관심 있는 남자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멘트들이다. 전기자동차가 최근 시장에서 처음 나온 이후로 지금까지 꽤나 많은 발전과 보급이 이루어지면서 기존 자동차인 내연 자동차와의 비교가 이루어졌다. 내연기관과 전동화 자동차 사이에서 서로 채워줄 수 없는 부분들이 확실하게 있었고, 그 사이에서 단연 내연기관이 최고라며 마니아들은 전기자동차에 대한 마음을 굳게 닫았다. 필자 또한 마찬가지였다. 큰 배기음을 내며 가볍고 빠르게 달려나가는 자동차를 동경하던 마음에 '전기자동차는 데일리라면 고려해 보겠어' 라는 생각이 가득했다. 사실 그 이상을 상상하거나 고려해 본 적조차 없다.

그 이상이라 한다면 마치 리막(실제로 현대는 리막과 함께 고성능 전기 차량을 연구했다.)과 같이 완전 전기 스포츠카가 나온다면 어떨까라는 것이었다. 높은 가격에 대한 괴리감 때문이었을까 전기자동차가 서킷을 달리며 재미있다는 상황과 경우에 대해서 상상하기는 조금 힘들었다. 어쩌면 그게 가능할까라는 생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저런 전기자동차를 타보면 모터의 토크 특성이 운전자와 탑승자들에게 강렬한 기억을 남긴다. 비행기나 놀이기구에서나 느낄 수 있었던 가속감이 도로 위에서 순식간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운전의 재미와 연결되기보다는 새로운 경험에 대한 흥미로 끝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영국 굿우드에서 현대자동차가 공개한 아이오닉 5N은 지금까지 생각하고 있던 전기자동차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해주었다. 그전에도 테슬라에서 로드스터 모델을 내고 1,000마력이 넘는 플레드가 나오고 리막도 있지 않느냐고 하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들도 스포츠카였고 트랙 주행도 가능하고 심지어 리막은 드리프트 모드도 내장하고 있다. 아이오닉 5N이 생각을 바꾸게 만들어준 부분은 새로운 기능과 주행 성능에도 있지만 가장 큰 요인은 '색다른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가격을 떠나서 다양한 모드와 투 도어 레이아웃을 가진 리막을 봤을 때는 그저 강력한 모터로 만든 스포츠카(사실은 하이어퍼카..)라는 생각에서 그쳤다. 모델 S 플레드가 서킷을 달리는 모습을 영상으로 보면서도 그저 강력한 모터로 서킷을 주파하니 역시 다르구나라는 생각까지였다. 재미의 요소로 바라보기보다는 대부분 다른 특성으로 더 강력해진 자동차를 보면서 드는 신기함과 경외감 이었다. 하지만 N은 조금 달랐다. 모터의 특성으로 인해 정말 빠르겠다는 생각보다 재미있는 장난감이 나왔다는 생각에 다른 차와 달리 매니아들을 신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굿우드 오프 페스티벌에서 처음 공개되고 주행을 하는 동안에도 빠른 속도나 주행 실력을 뽐내기 보다 차량의 재미를 강조하기 위한 주행으로 대중들 앞에 섰다. 그들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강력한 고성능의 전기자동차입니다' 가 아닌 '여기 또 다른 재미있는 자동차를 선보이겠다'라는 메시지였다. N은 재미있는 자동차를 만드는 곳이었고 그들이 선보인 전기차에서도 그들의 신념이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VGS(가상 변속), 내연기관 자동차처럼 나오는 팝콘 배기, 드리프트 모드, 스포츠 드라이빙을 위한 다양한 인터페이스 등에서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 5N을 만들면서 전동화라는 새로운 레이아웃에 대한 접근이 아닌 오로지 내연기관 차에서 느낄 수 있었던 원초적인 재미로 접근했다. 전기자동차가 재미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가 아닌 자동차가 재미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부터 말이다. 구매하는 소비자도 전기자동차에 대한 접근보다는 자연스럽게 아이오닉 5N이 갖고 있는 '재미'라는 콘텐츠에 먼저 집중할 것이다. 그들의 색다른 접근을 매니아로서 환영한다.

Written by @beomk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