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mmary
1️⃣ 새로움을 찾기 위해서는 일상에서 익숙한 단어나 상황을 집요하게 분석하고 탐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2️⃣ 우리말 어감사전에서 인상적인 단어들을 9개 뽑아서 분석해봤습니다.
3️⃣ 비슷해 보이는 단어들의 미세한 차이를 이해하면 사물과 상황을 더 깊이 볼 수 있는 능력이 기를수 있어요.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올해가 이제 4개월도 남지 않았어요. 올해 초에 어떤 계획이 있으셨나요? 저는 새로움을 좀 찾고 싶었어요.
제가 다니는 동네 미용실이 있는데요, 디자이너 선생님의 일에 대한 전문성과 열정이 멋져요. 새로움에 대해서 이야기하다가 그런 말을 해주시더라구요. 매일 보거나, 듣거나, 느끼는 것 중에 하나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생각해야 하나 할 정도로 집요하게 파보라구요. 민감하게 느껴보고 왜 그럴까 생각해보고 분석해보라고. 그럼 새로운 시각을 얻게되는 부분이 있대요.
우리는 새로움을 전혀 다른 환경에서 찾으려고 하지만, 결국 새로움은 사물을 보는 나만의 시각인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우리가 쓰는 단어들의 미묘한 차이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우리말 어감사전[1]이란 책을 읽고 인상적이었던 단어들을 뽑아봤어요. 이 차이를 섬세하게 알아보고 그 안에서 새로움을 같이 느껴보도록해요.
마음과 뇌와 행동이 하는 일
가슴속에 일어나는 온갖 마음의 무늬: 감정과 정서와 감성 (p.41)
감정과 정서와 감성은 모두 우리의 마음 상태를 말해요.
감정은 특정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느끼는 기분이에요. 금방 생기고 사라지죠. 정서는 감정보다 더 지속적인 상태입니다. 정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쌓여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쉽게 변하지 않아요. 감성은 어떤걸 민감하게 느끼고 공감하는 능력이에요.
감정이 풍부하다는 자신의 감정을 다양하게 자주 드러내는 것이고, 감성이 풍부하다는 주변의 것들을 민감하게 느끼고 표현하는 것이에요. 책에서는 이런 예시를 들었어요. 시인은 감성으로 꽃에서 우주의 비밀을 발견할 수 있지만, 감정으로는 그렇게 창조적인 상상을 하긴 어렵다구요.
뇌에 아로새겨진 지난 일의 흔적: 기억과 추억 (p.102)
기억과 추억은 둘 다 무언가를 떠올리는 일입니다.
책에서 설명하는 기억과 추억의 차이가 재밌는데요, 기억은 넣고 꺼낼 수 있는 과정이지만 추억은 이미 저장된 걸 꺼내는 것만 가능하대요.
우리의 챗지피티 인턴 노바는 기억과 추억의 차이를 이렇게 말했어요. 기억은 그냥 과거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는 것이고, 추억은 그 기억을 따뜻하게 떠올리는 것이라구요.
목표한 일을 잘못한 것 또는 잘못되게 하는 것: 실패와 실수 (p.232)
실패와 실수는 뭔가를 잘못했을 때 쓰는 말입니다.
실패는 결과적으로 목표를 이루지 못한 상태를 말하고, 실수는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작은 오류를 의미해요. 비슷해보이지만 실패는 결과에 집중하고, 실수는 과정에 집중하죠.
사람과 존재와 공간을 정의하는 것
서로 넘나들 수 없는 우리말 2인층 대명사: 너와 당신과 그대 (p.106)
너, 당신, 그대는 모두 상대방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너’는 가장 자주 쓰이는 친근한 표현이에요. 주로 친구나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 사용합니다.
‘당신’은 상대적으로 격식있는 표현으로 부부 사이에서 사용됩니다. 부부가 아닌 사람이 사용할때면 상황에 따라서 무례하게 느껴질 수 도 있어요.
‘그대’는 셋 중에서 가장 덜쓰이는데요, 문학적인 표현입니다. 일상대화보다는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상황에 사용됩니다. 주로 사랑을 표현할때 쓰죠.
어떤 형태나 본바탕을 가지고 세상에 존재하는 것: 물건과 물체와 물질 (p.148)
물건, 물체, 물질은 우리 주변에 있는 것들과 관련있는 말입니다.
물건은 우리가 사용하거나 볼 수 있는 구체적인 사물을 말해요. 물체는 좀 더 과학적이고 물리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모양과 크기가 있고 공간을 차지하죠. 물질은 뭔가를 이루는 기본적인 재료를 뜻합니다.
쉽게 설명하면, 물건은 일상에서 쓰는 사물, 물체는 모든 형태 있는 것, 물질은 그것을 구성하는 재료 라고 할 수 있어요.
모든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드넓은 곳: 세상과 세계 (p.196)
세상과 세계는 공간을 표현하는 말이에요.
세상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공간을 의미해요. 사람들의 삶과 관련되었다는 것이 핵심이죠. 세계는 세상보다 더 넓고 객관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지구 전체, 우주, 또는 특정 영역을 나타내는 표현이에요.
정리하면, 세상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적인 삶의 공간이고, 세계는 더 넓은 개념적인 영역을 부르는 말입니다. 세상이 주관적이 표현이라면, 세계는 객관적인 표현인 것이죠.
느끼고 생각하는 것
피부의 감각 기능 또는 피부가 실제로 느끼는 감각: 촉각과 감촉과 촉감 (p.337)
촉각, 감촉, 촉감은 손으로 만져서 느끼는 것과 관련이 있는 말이에요.
촉각은 무엇을 만졌을 때 피부를 통해 느껴지는 기본적인 감각입니다. 감촉은 물체를 만졌을 때 물체가 주는 느낌 자체에요. 물체의 표면이 어떤 느낌인지 설명할 때 쓰이죠. 촉감은 뭔가를 만져서 느껴지는 물리적인 감각과 감정적인 느낌을 말합니다.
즉, 촉각은 우리가 느끼는 감각 자체이고, 감촉은 물체의 느낌을 말하고, 촉감은 그걸 만져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느껴지는지를 표현하는 말이라고 보면 됩니다.
직관적이고 감성적이며 자유로운 생각의 전개: 상상과 공상 (p.185)
상상과 공상은 머릿속에서 어떤 생각이나 장면을 그리는 일들이죠.
상상은 현실에서 있을 수 있는 것들을 머릿속에서 그려보는 것이에요. 내가 알고 있는 정보나 사실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보는 과정이죠. 공상은 현실과 거리가 먼, 비현실적인 장면이나 상황들을 생각하는거에요.
둘의 차이는 현실에 기반한 생각이나 아니냐라고 할 수 있어요.
생각의 세 가지 스펙트럼: 사고와 사유와 사색 (p.174)
사고, 사유, 사색은 모두 생각을 의미하지만 조금씩 결이 달라요.
사고는 일정한 방식이나 틀에 맞춰 생각하는 걸 말해요. 사유는 사물의 본질, 의미, 가치를 깊이 생각하는 걸 뜻합니다. 사고보다 더 근원적이고 깊이 있는 탐구를 의미하죠. 사색은 삶의 의미나 철학적인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깊게 생각하는 걸 말합니다.
세 단어는 사용되는 영역이나 분야가 조금씩 달라요. 사고는 교육, 심리학, 철학에서 많이 쓰이고, 사유는 철학이나 문예 비평에 자주 쓰입니다. 사색은 산문 같은 글에서 주로 사용되는 표현이에요.
평소 비슷하게 느껴졌던 단어들의 차이를 차분하게 들여다보니 어떠셨나요? 저는 책에서 비슷한 단어들의 특성을 설명하는 제목이 인상적이었어요. 예를 들면, 생각을 의미하는 단어들의 차이를 설명하는 장의 제목은 ‘생각의 세 가지 스펙트럼’ 이었고, 뇌에서 가지고 있는 정보를 설명하는 장의 제목은 ‘뇌에 아로새겨진 지난날의 흔적’이었죠. 리서치를 하면서 문서를 만들면 추상적인 컨셉이나 구체적인 변경사항들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카테고리를 만드는 작업들을 많이 합니다. 그럴때마다 고민이 들죠. 아 이것들을 뭐라고 말해야 쉽고 직관적으로 내용을 전달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 비슷한 단어들을 설명하는 제목이 이런 작업에 큰 영감을 준 것 같아요.
비슷해보이는 일상, 내가 자주 쓰는 것들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렇게 미묘한 차이가 있어요. 그 차이를 알아보고 이름 붙일 수 있을 때, 우리의 디자인 작업물과 리서치 결과물이 더 의미있게 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서 바로 나만의 시각, 나만의 새로움이 만들어질테니까요.
우리는 다음 주 월요일에 만나요!
Reference
[1] 안상순, 우리말 어감사전, 유유,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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