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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AI 유목민의 고백

가짜 효율과 진짜 생산성의 의미

2025.11.19 | 조회 4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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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 한 주 동안 생각해볼 만한 IT/UX 이야기를 전달해드립니다.

🧐 Summary

1️⃣ 하나의 AI를 사용하다보면 의존하면서도 실망하는 반복고리가 만들어집니다.

2️⃣ 특정 AI를 오래 사용하다가 다른 AI를 사용하면 새로운 특성들에 감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3️⃣ 진짜 생산성을 위해서는 의도적으로 AI없이 작업하는 상황을 설계해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최근에 인스타그램인지 유튜브에서 유명 디자이너의 인터뷰 영상을 봤어요.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느냐는 질문이었던것 같은데 그 디자이너가 말하기를, 자기는 수많은 정보를 본다고 매거진만 해도 얼마나 많이 보겠냐고 그래서 그런 매거진들도 쓱쓱 넘겨서 속독하듯 보다가 어느날은 이런 생각이 든다고 합니다. 이제 그만 다 똑같잖아 지겹잖아. 그리고 이런 순간을 기다린다고 해요. 그때서야 생각을 하고 다른걸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걸 보고 저도 비슷한 느낌이 들었어요. 시대는 변하고, 알아야할 것은 많고, AI는 매일 성장하니까 업데이트된 부분들도 확인해야하고. 그런데 정작 그런 정보를 잘 모아서 뭔가를 만들었냐고 물으면 멋진 대답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최근에 AI를 사용하는 저의 관찰일지를 같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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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1. 의존과 실망의 반복

저는 챗GPT를 제일 많이 사용합니다. 우리 뉴스레터 초창기에 인턴으로 영입한 친구이기도 하고, 다른걸 써봐도 얘처럼 만능 일꾼은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보니 챗GPT에는 꽤 많은 정보들이 쌓여있습니다. 어느정도냐하면, 요즘 뉴스레터 주제가 없어라는 짧은 문장만 넣어도 신이나서 inspireX 에디터들이 물어봤던 내용과 업로드한 자료들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주제로 던져줍니다. 그런데 이건 이미 아는 정보들이잖아요. 하지만 또 그 중에서도 좋은 제안이 있을지 모르니까 하나씩 읽어봅니다. 그리고 다시 실망합니다.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도 없다는데 챗GPT는 이 두 개를 매일 다 해냅니다. 그런데 갑자기 제 맥북에서 GPT가 열리지 않았습니다. 처음보는 오류였는데 계속 해결이 안되길래 이 참에 다른 AI를 좀 더 써보자 싶었습니다. 제미나이를 켰습니다.


관찰2. 새로운 친구에게 매번 감탄

찾고 있는 논문이 있어서 그 논문 초록을 주면서 제미나이에게 해석을 맡겼습니다. 제미나이랑 오랜만에 대화해보고 2가지 사실을 깨달았어요. 참 투명하다. 한결같이 깔끔하게 일한다. 물론 뭔가를 만들어내는 창작활동을 요청한 것이 아니 였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같은 일을 GPT한테 요청 했다면 저에게 동조하고 제 질문에 좋은 말을 덧붙여 주는 내용이1/3, 초록의 내용을 다시 정리해본걸 설명해주는 것이1/3, 자신이 생각한 의미와 해석을 말해주는 내용이 1/3를 차지 했을 겁니다. 물론 이건 상대적인 느낌입니다. 객관적인 눈으로 보면 GPT와 제미나이 작업 결과물에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미나이는 어찌나 원하는 수준과 톤과 내용의 깊이를 잘 아는지. 아 이제 제미나이와 친해져야 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질문을 반복할 수록 확신이 들었어요. 지금 내 작업에 필요한 것은 GPT가 아니라 제미나이다. 그런데 이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익숙했습니다. 지난 봄에 그록을 더 열심히 쓰던 때의 느낌과 상황이 같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GPT를 열심히 쓰고 있었죠.


관찰3. 건강한 거리두기란 꿈을 꾼다 

AI는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명검이 되기도 하고 돌도끼가 되기도 합니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죠. 이걸 새삼 느끼게해준 사례가 파리 올림픽 광고 비하인드 영상이었습니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AI를 잘 다루면 이런 결과물이 나올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도메인 지식이 이런 차이를 만드는구나. 역설적으로 앞으로는 해당 분야의 지식이 더 깊게 필요하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본질을 알고 있으면서도 AI를 사용하면 내가 반복적인 노동에서 자유로워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가짜 효율성을 따라갈때가 많습니다. 한번은 GPT와 같이 글을 쓸때와 저 혼자서만 글을 쓸때의 시간을 비교해본 적이 있어요. 거의 비슷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체감상으로는 혼자 쓸때가 더 짧은 시간이 걸렸던 것 같습니다.

같이 쓸때는 관찰1과 관찰2의 결과를 반복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깨달은 것은 더 많은 정보와 더 많은 편집방식과 더 자유로운 창작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진짜 생산성을 놓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좀 부끄러워지네요. 다들 AI를 똑똑하게 사용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렇게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세세하게 설명하는 것이 좋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깊이 있는 정보를 기대하고 읽으신 분들은 실망하실수도 있겠다 싶어요. 그런데 HCI의 AI관련 연구에서 실험 결과로 나온 내용들과 저 관찰 결과가 어딘가 비슷하지 않나요? 우리 모두가 AI와 잘 맞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그의 장점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여전히 시행착오를 겪고 있습니다. 오늘 설명드린 관찰 결과들이 그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 또한 GPT와 제미나이와 그록, 퍼플렉시티를 전전하며 더 똑똑한 친구를 기대하는 유목민이지만, 무엇보다도 혼자서 오롯이 해내는 힘이 중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의 관찰일지는 어떨지 궁금하네요.

그럼 우리는 다음주에 만나요!

 

+++ 

저희가 12월에 구독자님들과 함께하는 오프라인 모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날짜가 정해지면 여기에 다시 공지해드릴께요.

많은 기대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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