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mmary
1️⃣ 불쾌한 골짜기라는 개념은 인간과 몹시 닮았지만 어딘가 어색한 로봇이나 캐릭터를 대할 때 사람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설명하는 이론입니다.
2️⃣ 많은 사람들이 로봇이나 버추얼 캐릭터 개념에 익숙해졌지만, 불쾌한 골짜기 현상은 여전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3️⃣ 불쾌한 골짜기 현상을 피하기 위해서는 인간과 전혀 닮지 않은 비현실적인 이미지를 활용하거나, 혹은 반대로 인간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닮은 이미지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전 최근에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가 Uncanny valley 짤을 보게 되었어요.
이 용어가 이렇게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에 쓰일 만큼 일반적인 용어였나 새삼 놀랐어요. 저는 소셜 로봇 평가 지표에 대한 연구로 박사 논문을 썼었는데 그때 많이 언급했던 컨셉이었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이 Uncanny valley, 한국어로는 불쾌한 골짜기로 번역되는 이 개념에 대해 한 번 이야기 나누어보려 합니다.
불쾌한 골짜기란 무엇일까?
Uncanny Valley, 불쾌한 골짜기라는 개념은 인간과 거의 흡사하지만 생명이 없는 로봇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대할 때 사람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설명하는 이론입니다. 이 용어는 1970년 일본의 로봇 공학자 마사히로 모리[1]가 처음 사용했어요. 일반적으로는 로봇이 인간과 유사해질수록 사람들의 공감을 더 많이 받는다고 해요. 하지만 로봇이 거의 인간과 유사한 수준까지 갔지만 완전히 인간 같지는 않은 지점에서는 그 미묘한 차이 때문에 오히려 혐오감을 일으킨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그래프에서 x축은 로봇이 인간과 닮은 정도, y축은 사람이 로봇에 대해 느끼는 친근함입니다. 인간과 닮은 정도가 높아질 수록 친근함도 함께 높아지다가 갑자기 친근함이 뚝 떨어지는 지점이 있죠. 이 부분이 마치 골짜기처럼 생겨서 붙은 이름이 바로 불쾌한 골짜기에요.
불쾌한 골짜기 현상은 요즘도 유효할까?
저는 개인적으로 모리가 이 이론을 주장했던 1970년대와는 달리, 이제 많은 사용자들이 로봇이나 버추얼 인플루언서 등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이 현상이 요즘도 여전히 유효한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어요.
오늘의 뉴스레터를 위해 조사해 본 결과, 최근의 연구들은 이 불쾌한 골짜기 현상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Diel과 Macdorman [3]은 '불쾌한 골짜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로 configural processing(구성적 처리 이론)을 언급했습니다. 구성적 처리 이론이란, 심리학에서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전체적인 형태를 이해하는 방식을 가리킵니다. 예를 들어, 얼굴 인식에서는 눈, 코, 입과 같은 개별적인 특징들보다는 그 특징들이 어떻게 조합되어 하나의 얼굴로 인식되는지에 더 중점을 둔다는 것이죠. 이러한 처리 방식은 사람들이 매우 다양한 조건 하에서도 얼굴을 식별하고 인식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로봇을 볼 때 특정 요소 때문이 아니라 전반적인 조합이 인간과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고, 이때 불쾌한 골짜기 현상이 생긴다고 보는 거죠.
또한, Gorlini, Dixen, 및 Burelli [4]는 가상 캐릭터에 대한 인간의 반응을 측정하여 불쾌한 골짜기 현상을 조사한 연구에서 자가 보고 피드백과 EEG 데이터를 수집하여 이 현상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을 식별하고자 했습니다. 그 결과, 그들은 사람들이 로봇의 얼굴을 초기에는 인간으로 감지했다가 나중에 사람이 아님을 깨닫고 '정정'하는 것이 불쾌한 골짜기 효과에 기여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불쾌한 골짜기 현상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로봇이나 캐릭터 개발 시 이 불쾌한 골짜기 현상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많은 연구들이 있었지만 크게 두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어요. 아까 처음에 보여드렸던 그래프에서 불쾌한 골짜기를 왼쪽으로 피할 것이냐, 오른쪽으로 피할 것이냐 하는 것이죠.
1. 비현실적 이미지 사용: 아예 인간과 닮지 않은 이미지를 제시해서 왼쪽으로 피해보자는 의견이에요. 모리[1]는 디자인 초반 단계와 인터뷰에서 이 원칙을 적용할 것을 권장했습니다. 관련 연구들 역시 이 제안에 동의하며, 비현실적 이미지를 사용하여 그래프의 왼쪽 끝, 즉 골짜기의 정점으로부터 위험을 최소화할 것을 제안합니다.
2. 새로운 기술의 도입: 요즘은 정말 실제와 유사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기술이 발전했으니, 사람과 아예 똑같은 이미지를 만들어서 오른쪽으로 피해보자는 최근의 주장이에요. 새로운 기술의 적용이 UV 효과를 넘어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이는 고도의 리얼리즘, 불쾌감을 줄이는 이미지 처리 방식, 특정 시나리오에 적합한 접근 방식 등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Nightingale과 Farid [5]는 딥러닝 기반 이미지 생성을 통해 고해상도 얼굴을 성공적으로 재구성하여 불쾌한 골짜기를 넘어서는 이미지를 제시하는 것에 성공했습니다[5].
오늘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요즘 공개되었던 로봇과 캐릭터들을 떠올려보니 학계에서 제안한 두 가지 방법을 잘 따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로봇, 그 중에서도 특히 소셜 로봇들을 보면 인간과 유사한 디자인보다는 친근감을 줄 수 있는 귀엽고 단순한 형태를 띠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거든요.
그리고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을 생각해보면 정말 사람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사람같은 이미지잖아요. 광고에 등장하는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보면 배우인지 버추얼 인플루언서인지 구분이 어렵더라구요.
이렇게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심리학 이론들을 보면 아주 오래 시간이 지나도 큰 방향성은 변하지 않는 것 같아 신기하고 놀라울 때가 종종 있어요. 앞으로 Uncanny valley 짤을 보실 때면 오늘의 뉴스레터를 떠올려주시길 바라며, 다음 주 월요일에 다시 새로운 IT 뉴스로 찾아뵐게요! 남은 한 주 잘 보내셔요!
Reference
[1] Mori, M., MacDorman, K. F., & Kageki, N. (2012). The uncanny valley [from the field]. IEEE Robotics & automation magazine, 19(2), 98-100.
[2] Schwind, V., Wolf, K., & Henze, N. (2018). Avoiding the uncanny valley in virtual character design. interactions, 25(5), 45-49.
[3] Diel, A., & MacDorman, K. F. (2021). Creepy cats and strange high houses: Support for configural processing in testing predictions of nine uncanny valley theories. Journal of Vision, 21(4), 1-1.
[4] Gorlini, C., Dixen, L., & Burelli, P. (2023, August). Investigating the Uncanny Valley Phenomenon Through the Temporal Dynamics of Neural Responses to Virtual Characters. In2023 IEEE Conference on Games (CoG)(pp. 1-8). IEEE
[5] Nightingale, S. J., & Farid, H. (2022). AI-synthesized faces are indistinguishable from real faces and more trustworthy.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119(8), e2120481119.
🤔 InspireX의 물음표
댓글이나 이메일로 여러분의 생각을 들려주세요!😉
Q1. 사람과 닮았지만 묘하게 어색한 로봇이나 캐릭터를 보고 '불쾌한 골짜기'와 같은 감정을 느껴보신 적이 있나요? 기억나는 로봇이나 캐릭터가 있으면 알려주세요.
Q2. 구독자님의 집에 반려로봇이 생긴다면 인간과 전혀 닮지 않은 친근한 형태가 좋을까요, 아니면 정말 실제 인간과 똑같이 생긴 형태가 좋을까요? 구독자님의 선택은?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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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jee
불쾌한 골짜기 개념이 예능에서까지 언급될정도로 대중화 되었다니 놀랍네요;; 저도 이 개념에 대해 좀 고민해봤는데, 최근에 아이들을 위해 강아지 로봇 구입을 망설이는 것을 보고 생각의 틀을 깨기로 했습니다. 가격도 100만원 안쪽으로 핸드폰보다 저렴하고 강아지랑 아주 비슷한 행동을하고 소리도 묘사하는 것 같더라고요.
inspireX (893)
그러니까요! 그런데 우와.. 소니 아이보 처음 나왔을 때 기억나는데 요즘은 훨씬 그럴싸한 강아지 로봇이 많겠네요. 혹시 구매하시면 후기 좀 나눠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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