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mmary
1️⃣ 우리는 로봇의 시간을 사용해 내 시간을 늘립니다.
2️⃣ 로봇과 함께하는 순간, 서로의 기다림과 타이밍이 중요해집니다.
3️⃣ 사람과 함께하는 로봇에게는 인간의 시간을 이해하고 맞추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친구랑 만나기로 했는데 10분 늦었다고 생각해볼게요. 친구가 이미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으면 마음이 급해집니다. 미안해, 빨리갈게 라는 메시지도 하나 보내고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누군가의 10분을 내가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요.
그런데 만약 나를 기다리는게 로봇이라면 어떨까요? 아마 뛰어가지는 않을 겁니다. 로봇이 30분째 같은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어도 ‘많이 기다렸겠네’보다 ‘잘 기다리고 있네’에 가까운 마음이 들겁니다. 똑같은 10분인데 우리가 느끼는 것들과 행동하는 것들이 꽤 다르죠. 왜 그럴까요?
로봇과 함께 살아가는 시대가 가까워질수록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것은 인간과 로봇의 서로 다른 시간을 어떻게 맞출 것이냐 입니다. 오늘은 로봇의 시간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로봇의 10분은 왜 아깝지 않을까
우리는 로봇을 시간을 아껴주는 존재로 생각합니다. 사람이 하던 반복 작업을 대신하면서 사람이 쓰던 시간을 줄여주니까요. 로봇이 오래 일한다고 안쓰럽지도 않고 오래 기다렸다고 미안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사람에게는 다른 반응을 보입니다. 8시간 동안 쉬지 않고 일했다고 하면 그가 점심은 먹었는지, 중간에 좀 쉬기는 했는지 궁금해합니다. 사람은 지치지만 로봇은 피곤하지 않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인간의 시간은 비싸고 로봇의 시간은 상대적으로 싸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람의 시간을 먼저 아끼는 방식으로 로봇을 사용합니다. 사람이 기다리는 것보다 로봇이 기다리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과 로봇이 함께 일하는 연구에서도 사람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과 로봇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따로 계산합니다. 둘 다 똑같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는 시간’이지만 우리는 이 두 시간을 똑같이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사람이 기다리는 시간은 줄여야 한다고 느끼면서 로봇은 얼마든지 기다려도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로봇에게 기대하는 장점은 빠른 속도가 아니라, 내가 마음껏 써도 되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로봇을 내 시간을 아껴주는 존재로 생각하는 것이죠. 로봇이 아껴준 시간 만큼 내 시간이 늘어나니까요. 그리고 로봇의 시간도 맘껏 쓸 수 있으니 시간의 총량이 늘어난 셈입니다.
나와 로봇이 서로를 기다리면
그런데 로봇이 혼자 뭔가를 할때는 잘 보이지 않던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로봇도 기다립니다. 로봇도 충전하고, 의사결정을 하고, 계산하고, 사람의 지시나 행동을 기다려요. 특히 인간과 로봇이 함께 뭔가를 하기 시작하면 ‘누가 누구를 기다리는가’가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공장에서 사람과 로봇이 하나의 작업을 번갈아 한다고 생각해보면 쉬워요. 로봇이 너무 늦으면 사람이 기다리고, 사람이 늦으면 로봇이 기다립니다. 한쪽의 시간이 빨라진다고 전체 일이 빨라지는 것도 아니죠. 각자의 속도보다 두 시간이 어디에서 만나느냐가 중요합니다.
이렇게 서로 기다리는 시작하면 어떻게 될까요? 혼자 청소하던 로봇이 10초 멈추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로봇한테 물건을 주려고 손을 내미는데 로봇이 10초 동안 움직이지 않으면 그 시간이 꽤 길게 느껴집니다. 로봇의 10초가 내 10초가 되니까요.
그래서 앞으로 로봇의 효율을 생각할 때는 얼마나 오래 일할 수 있는가,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가. 이런 문장으로만 설명하기 어려워질것입니다. 사람과 로봇 사이에 생기는 기다림을 어떻게 나누느냐도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로봇이 사람과 함께 일하고 일상을 살아가는 순간부터는 타이밍이 중요해집니다.
인간의 시간을 이해하는 로봇이 필요해
혼자 걸을 때는 내 속도에 맞게 걸으면 됩니다. 하지만 누군가와 걷을 때는 상대가 느리면 나도 천천히 걷고, 내가 느려지면 상대도 잠깐 기다리겠죠. 그러다가 어느 순간 서로의 보폭이 비슷해집니다.
로봇도 마찬가지 입니다. 로봇이 느리면 사람은 답답하고 의심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로봇이 무조건 빠르면 버거울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로봇은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이는 능력만큼 잘 기다리는 능력이 필요해요. 사람이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고, 판단 시간이 걸린다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것. 사람이 로봇의 다음 행동을 예상할 수 있어야 해요.
우리는 앞에서 사람이 로봇과 함께하면 내 시간이 더 많이 늘어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죠. 그런데 막상 로봇과 시간을 함께 쓰기 시작하면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납니다. 서로를 기다리는 순간들이 있기 때문에, 때로는 빨리 움직이고 때로는 일부러 멈춰야 하죠. 그래서 로봇이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올수록 로봇이 갖춰야할 중요한 것은 인간과 로봇, 서로의 시간을 맞추는 능력입니다.
로봇의 다음 단계는 인간과 시간을 맞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람 곁에 필요한 로봇은 인간의 시간을 이해하고, 그 시간에 자신의 시간을 맞출 수 아는 로봇이니까요.
오늘은 ‘시간’이야기 마지막 레터였습니다. 마지막에 어떤 주제를 가지고 와야하나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이란 단어가 더 이상 인간만의 것이 아닐수도 있겠구나. 몇년간은 산업용 로봇이 더 익숙하겠지만 일상 속에서도 로봇과 생활할 날들이 멀지 않았습니다. 그럴 시점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감정을 느끼게 되는 부분이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지체없이 알아서 딱 시간을 잘 쓰는 로봇. 내 시간을 침범하지 않는 로봇. 이걸 위해서는 로봇이 인간의 시간을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구독자님은 어떻게 느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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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1] https://dl.acm.org/doi/10.1145/3776548
[2]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4359211/?utm_source=chatgpt.com
[3] https://link.springer.com/article/10.1007/s12369-025-013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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