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mmary
1️⃣ 시키는 시간 — 내가 정하는 게 아니라 도구가 정해요.
2️⃣ 기다리는 시간 — 일한 것도 아니고 쉰 것도 아닌 시간이 생겼어요.
3️⃣ 따라잡는 시간 — 눈에 안 보이지만 이게 있어야 내가 한 일이 됩니다.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여름을 어떻게 보내고 있으신가요? 여름의 시간은 하루 종일 에어컨 밑에서! 더워도 습해도 이 계절을 즐겨야하니까 얇은 옷을 입고 밖으로! 어떤 쪽이신가요? 같은 때에도 같은 일을 해도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다 다르죠. 8월의 주제는 ‘시간’ 입니다. 먼저 일하는 시간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께요.
어제 일할 때를 떠올려볼까요? 직장인 나, 하루 종일 뭘했지. PC를 켜고 메일을 확인하고 예정된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에 갑니다. 회의 자료와 발표 내용을 보고 듣고 점심을 먹었겠죠. 다시 자리로 와서 자료도 만들고, 메일도 쓰고, 다시 회의도 들어갑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제일 많이 하는 일이 빠졌어요. AI 켜기, 에이전트 돌리기 등등. 요즘 일하는 시간을 어떻게 어디에 쓰는지는 AI를 업무에 활용하는 방법에 따라 결정됩니다. 그리고 이전에 없던 시간 사용법이 생겼났어요. (AI에게) 시키는 시간, (AI를) 기다리는 시간, (AI를) 따라잡는 시간과 검증하는 시간.

시키는 시간
시키는 시간은 눈에 제일 잘 보입니다. 프롬프트를 쓰거나 자동화해 놓은 일들을 다시 보는 일들입니다. 보통 프롬프트를 쓰는 시간으로 많이 쓰죠. 그런데 이 시간의 길이는 정하는건 그걸 쓰는 사람의 의지가 아닙니다.
앤트로픽이 실제 사용 기록을 뜯어봤어요. 같은 블로그 글 한 편을 쓸 때, 채팅창에서는 사람이 13번 말을 걸고 에이전트 도구에서는 딱 1번 시키고 나옵니다. 어떤 환경에서 AI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시키는 시간의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채팅창 같이 생긴 영역이 눈에 보이면 자꾸 뭘 물어보게 되죠. 사용하는 방식에 대한 부담도 없고 그냥 간단하게 물어보니까요. 그런 행동들이 모여서 시키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내가 일하는 시간에서 AI에게 시키는 시간을 얼마나 사용할지는 내가 결정하는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AI 도구를 사용할지에 따라 정해집니다.
기다리는 시간
기다리는 시간은 AI가 일을 할때까지 사람에게 생기는 시간입니다. 일한 것도 아니고 쉰 것도 아닌 시간이에요. 참 애매한 시간이죠. 그리고 더 애매한건 기다리면서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동안 다른 일을 AI에게 시킵니다. 그래서 측정이 안됩니다.
METR이라는 AI의 위험성을 평가하고 능력을 측정하는 AI 안전 연구 기관이 있어요. 연구팀은 AI 쓸 때랑 안 쓸 때 시간이 얼마나 다른지 보려고 개발자들의 작업 시간을 재는 실험을 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이 실험을 접었어요. 이유 중 하나가 시간을 잴 수 가 없었기 때문이래요.
에이전트를 여러 개 돌리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이 사람들은 에이전트가 일하는 동안 딴 일을 해요. 그럼 이 일에 몇 시간 썼다고 적어야 할까요? 기다린 시간은 이 일에 대한 시간일까요, 딴 일에 대한 시간일까요. 그렇게 기다리는 시간이 또 시키는 시간이 됩니다. 기다리는 시간은 분명히 있지만 기다리기만 하는 시간은 아닌거죠.
따라잡는 시간
앤트로픽 자료에 재밌는 내용이 있어요. 대화 마다 질문의 수준과 답변의 수준을 따로 측정해봤습니다. 거의 모든 경우에 AI의 답이 내가 한 질문보다 한 단계 높았어요. 교육 연수로 치면 평균 1년 정도 높은 수준의 독자를 가정하고 결과를 만들어줬습니다.
내가 이해한 것보다 더 수준 높고 잘 만들어진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에 이걸 이해하고 따라잡기 위한 시간이 들어요. 이게 왜 이렇게 되었는지 읽어보고 어떤 의미인지 알아보는 시간, 맞는지 확인하고 시간. 그리고 이걸 왜 이렇게 했는지 답할 수 있게 만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 시간은 직접해보지 않으면 필요한 시간 영역이라고 느끼지 못합니다. AI를 통해 뭔가를 만든 생성의 시간은 눈에 바로 빠르게 보이고, 검토하고 수정하고 통합하는 시간은 원래하던 일처럼 보이기 때문이죠. 그 일을 직접하지 않고 결과물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빠른 첫 단계는 기억에 남고, 느린 검증과 해석 단계는 기억에 남지 않습니다. 따라잡는 시간은 이렇듯 잘 보이지 않는 시간이에요. 하지만 인간이 일을 했다고 말하기 위해서는 이 시간이 꼭 있어야합니다.
일하는 시간에서 하나가 더 있어야 하지 않나라고 생각하셨죠. 혼자 만들어보는 시간. 요즘에 참 귀한 시간입니다. 의지를 가지고 만들어야하는 시간이구요. AI 정말 잘 쓰는 사람들만 따로 묶어서 분석해봤더니 잘 쓰는 사람들 43%가 일하는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일부러 AI 없이 일해본다고해요. 그들은 멈추는 시간을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자신만의 더 좋은 방향과 결과를 위해서요.
일하는 시간을 채우는 방법, 나만의 레시피는 단 한가지 답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성공 방정식이 있는 것처럼, 누군가의 일하는 시간 사용법을 복붙하는 것보다 내가 잘하는 부분에서 일하는 시간을 어떻게 채워나갈지 실험하는 과정들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요?
다음주에 다른 시간 이야기로 만나요!
[inspire X 오픈카톡방]
https://open.kakao.com/o/gBHmseah
Reference
[1] Anthropic Economic Index report: Cadences
https://www.anthropic.com/research/economic-index-june-2026-report
[2] METR, We are Changing our Developer Productivity Experiment Design https://metr.org/blog/2026-02-24-uplift-update
[3] Microsoft, 2026 Work Trend Index Annual Report
https://www.microsoft.com/en-us/worklab/work-trend-ind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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