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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AI 협업 시대에서 '시간' 개념이 어떻게 변할까?

제미나이와 함께 세워본 미래 시간 가설 3가지

2025.12.17 | 조회 3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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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 한 주 동안 생각해볼 만한 IT/UX 이야기를 전달해드립니다.

🧐 Summary

1️⃣ 인간–AI 협업이 일상화되면, 모두가 같은 시간에 일해야 하는 ‘공통된 현재’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2️⃣ 시간 관리는 일정이 아니라 개인의 에너지와 집중 상태를 기준으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3️⃣ 시간은 점점 경험이 아닌 미래 성과를 계산하는 투자 자원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인간과 AI의 협업이 우리의 일상이 된다면 어떤 것들이 바뀔까요? 저는 시간 에 대한 개념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이 발전하고 삶에 완전히 스며들면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꽤 많이 바뀝니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개념입니다.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지금과 스마트폰이 특별한 기술이었던 과거의 어느 시절, 그리고 스마트폰이 없던 날들. 우리는 이 시점들마다 시간을 다르게 인식하고 다르게 사용했습니다.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누구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같은 시간 속에 살 수 있죠. 특정 공간에 가서 만화책을 뒤적이지는 않지만 그 시간 보다 더 오래 동영상과 웹툰을 봅니다.

그렇다면 인간-Al 협업이 일상화되면 우리는 시간을 어떻게 인식하고 사용 하게 될까요? 일하는 시간 개념이 어떻게 변할지 몇 가지 가설을 세워서 제미나이와 논의해봤습니다. 이야기하다 보니 많이 가설들이 만들어졌는데 최종적으로 3가지 가설을 세울 수 있었어요. 오늘은 그 가설들을 같이 살펴보겠습니다.

Image : DALLE
Image : DALLE

가설1. 공통된 현재의 소멸

우리가 지금 일할 때 겪는 가장 큰 시간 제약은 특정 시간에 모두가 동시에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해외부서와 협업할 때에도, 회사의 고정된 근무 시간에 맞춰 출퇴근할 때에도, 일을 하기 위해서는 다 같이 있는 시간이 필요합 니다. 메신저나 메일로 정보를 전달할 수는 있어도 그 내용을 설명하고 의사 결정을 하기위해 모여야 하죠. 예를 들어, 새벽에 원격 회의에 참석하거나 다 른 팀의 일정에 맞춰 급하게 보고서를 마감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다 같이 공통된 현재에 묶여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만약 AI가 전 세계 모든 팀원의 정보를 완벽하게 동기화하고 사람이 해야 할 의사 결정을 대신해준다면, 이런 물리적 제약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물론 현재에도 슬랙이나 구글 드라이브, 피그마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팀원 간 정보를 동기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종 결정과 의견 조율은 인간이 동시에 만나서 해야 합니다. AI가 일상화된다면 바로 이 시점을 대신해줄 수 있습니다.

먼저, AI는 전 세계 팀원들의 작업 내용을 실시간으로 번역 및 정리 하고 동기화할 것입니다. 그러면 정보가 모두에게 공유된 상태겠죠? 이 단계 가 완료되면 AI가 각자의 의견들 혹은 부서의 의견들을 수집해서 결론을내고, 다음에 해야 할 일들까지 대신 결정해줍니다. 이런 프로세스에서는 우리 가 모두 공통된 현재에 있어야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개인은 더 이상 타인의 시간에 맞출 필요 없이 가장 집중이 잘되는 시간을 선택해서 일할 수 있는 시 간 주권을 가질 수 있습니다. 내가 작업한 내용을 AI가 의견으로 정리하고, 다른 부서에 대신 전달한 뒤 대신 회의해서 다음 단계의 할 일로 만들어 올테니까요. AI는 이렇게 우리의 시간 운영 방식을 바꿔 놓을 수 있습니다. 같이 논의하지 않고도 업무 진행이 가능한 비동기적 협업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가설2. 시간의 경계 설정 강화

개인이 직장과 집이라는 물리적 경계를 통해 일터와 개인 공간을 나누려고 노력해도 업무 메신저는 언제 어디서든 우리에게 알림을 보냅니다. 그리고 이 경계를 무너뜨립니다. AI 협업이 일상화되면 모든 환경에 AI가 통합될 것 이므로 이 물리적 경계는 더 무의미해질 것입니다. 대신 인지적 경계 설정이 시간 관리의 핵심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내 머릿속에서 언제 업무 정보를 받아들일지 스스로 결정하는 능력입니다. AI는 우리의 정신적 에너지 상태 를 분석해서 휴식 중에는 업무 알림을 시스템적으로 완전히 차단해줍니다.

그래서 내가 이 시간 경계를 어떻게 설정하는지에 따라 하루의 시간 흐름이 달라집니다. AI는 내가 설정한 시간 경계와 나의 에너지 수준에 따라 시간을 관리해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현재에도 시간은 개인 통제의 영역입니다. 하지만 이 통제의 범위는 주 로 일정표와 할 일 목록 관리였습니다. 예를 들어서 이런거죠. 오후 3시에 A 회의, 4시에 B보고서 작성. 이렇게 하면 일정은 관리할 수 있지만, 내 시간에 사용하는 에너지 수준은 관리할 수 없습니다. 인간-AI 협업 일상화 시대에는 시간의 통제 범위가 할 일을 넘어 개인의 에너지 상태로 확장됩니다. 만약 오후 4시에 보고서 작성 일정이 있었는데, 나의 집중력 수준이 낮으면 시스템이 그 작업을 AI가 하는 작업으로 자동 전환하여 인간의 부담을 줄여주는 식입니다. AI가 능동적으로 정보를 차단하여 우리에게 시간의 통제권 줍니다.

또 다른 상황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업무 연락이 오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는 생각 때문에 내 에너지를 쏟게 됩니다. 만약 특정 시간에는 업무 연락을 받지 않겠다는 규칙을 만들어 두어도, 내가 알림을 끄는 노력이 필요하고 알림을 꺼도 심리적 불안감이 남아있습니다. 수동적인 방어인 셈이죠. AI는 알림의 진짜 긴급한지 분석해서 필터링하고 개인의 상태를 파악해서 정보를 언제 받아들이지 판단하는 체계적인 문지기 역할을 해 줄 수 있습니다. 능동적인 시간 보호 시스템이 구축되는 것입니다.


가설3. 시간 투자의 계량화

우리가 독서나 학습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미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 음 때문입니다. 투자 대비 효과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이간-AI 협업은 이 불확실성을 객관적인 수치로 바꿔줄 수 있습니다. AI는 개인의 생체 데이터와 업무 패턴을 분석해서 특정 활동이 미래의 능력이나 성과에 미칠 영향 을 숫자로 예측해서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이 분야에 대한 책을 매일 1시간 씩 읽으면 6개월 뒤 문제 해결 능력이 8% 증가할 것입니다'와 같이 정확한 투자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죠. 이런 관점에서는 시간 사용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활동에 시간을 전략적으로 배분하는 경제 행위가 됩니다.

그런데 인간의 시간 투자 결과를 어떻게 정량화 할 수 있을까요? 인간의 행동과 신경과학적 데이터를 활용한 AI의 예측 능력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입 니다. 미래의 AI는 웨어러블 장치나 비접촉 센서를 통해 수집된 뇌파, 수면 패턴 등의 개인 생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단순 히 독서량과 시험점수를 연결하는 선형적 결과 예측이 아니라, 특정 장르의 독서가 복잡한 상황에서의 의사 결정 오류율을 몇 % 감소시키는지 같은 비선형적인 결과까지 예측한다는 겁니다. 또한 이런 데이터를 대규모로 수집 하고 분석하므로 신뢰할 수 있는 수준까지 시간 투자를 정량화 할 수 있습니 다. 이렇게 되면, 노력의 영역에 있던 시간 투자가 인간-AI 협업 시대에는 시 스템화된 예측과 설계의 영역으로 바뀝니다. AI가 미래 가치를 객관적으로 계산하여 현재의 시간 사용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이 가설은 화폐의 시간적 가치처럼 인간 활동의 시간 가치를 이자율처럼 계산하여 복리개념으로 확장 한 것입니다.


제미나이와 세 가지 시간 가설을 세우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AI협업이 일상화되면 시간의 컨베이어벨트 위에 우리가 더 단단 하게 묶이겠구나. 각 가설들이 주장하는 내용은 겉으로 보기에는 효율적입니다. 개인의 상황을 고려해서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적 자유를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그런데 내가 시간이 아깝다 아깝지 않다를 느끼게 하는 기준이 나만의 효율성에만 맞춰져 있습니다. 효율적인 시간들이 즐겁고 의미있는 결과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닐 겁니다. 이 세 가지 가설이 그대로 실현된다면 우리는 더욱더 시간을 생산성의 관점에서만 판단할 것 같다는 걱정이 듭니다. 그냥 하고 싶은 시간, 갑자기 무료하고 싶은 시간은 어느 시간에도 속하지 못할 것 같네요. 사실 인간-Al 협업 시대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의 생산성이 아닌 다채로운 특성들도 음미할 수 있는 시각일 것 같습니다.

그럼 우리는 다음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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