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 피현진
개인적으로 서촌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박노수 미술관, 서촌 한옥, 사직동 그가게, 배화여고,만나 분식, 게스트하우스 스란 등 나에게 서촌의 이미지를 생동감 있게 심어준 스란님이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2018년 그녀는 강의를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블로그에 공유 숙박업 경험과 배우는 것들을 기록하고 있었다. 스란님의 블로그는 콘텐츠가 명확했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문장 구사력으로 매력이 있었다. 그녀가 막 강의를 시작하던 시점이던 2018년 여름 통인 어린이 작은 도서관에 앉아 강의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지금의 모습을 상상하지 못했지만 그녀의 콘텐츠가 매력적이고 필요한 것을 쏙쏙 집어주는 강의 실력 때문에 강의가 점점 활발해질 거라는 예상은 할 수 있었다.
4년 만에 만난 스란주인장 피현진 님은 변화에 잘 적응해서 살아남은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나는 그녀를 자기다운 콘텐츠를 똑똑하게 만들 줄 아는 브랜딩의 정석이라고 말하고 싶다.
- 닉네임 스란주인장은 어떤 의미인가요?
‘스란’은 순수 우리말로 한복 치마 이름인데요. 서촌에서 게스트하우스 스란을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운영했어요. 건강상의 이유로 폐업했지만 여전히 스란주인장이라는 닉네임으로 공유 숙박, 에어비앤비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 숙박업을 거쳐 지금은 1인 기업가로 활동 중이신데요. 그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직장 생활을 14년 했어요. 비상교육, 메가스터디 등 교육 회사에서 콘텐츠 기획, 강의 기획, 웹사이트 기획과 온라인 마케팅 업무를 했어요.
- 교육 회사 콘텐츠 기획을 하다가 게스트하우스 창업을 한 계기가 있을까요?
회사 생활 10년 차쯤 되었을 때 내가 회사를 나간다면 뭘 해야 할까 생각하게 됐어요. 왜냐하면 선배들을 보니까 40대가 됐을 때 상당수가 회사를 떠났고 50대가 되도록 남아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거든요. 그때 저는 굉장히 막연하게 게스트하우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람들이 카페를 하면 음악이 흘러나오는 예쁜 공간에서 커피 향기 맡으면서 하루 종일 있어서 좋겠다고 로망을 가지는 것처럼요.
- 로망을 가지고 있더라도 퇴사 결정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퇴사하기 전 회사가 합병이 되고 구조조정을 하면서 동료들이 다 떠났어요. 옆자리에 일하던 동료가 하루아침에 안 나오는 상황이 심리적으로도 무척 괴로웠고, 두세 명이 하던 일을 한 명이 해야 하니까 업무적으로도 힘들어서 버틸 수가 없었어요.
사실 회사를 반년을 더 다니면, 1년을 더 다니면 얼마가 생기는지 계산이 되니까 ‘반년만 버텨볼까?’라는 유혹이 컸지요. 그런데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요. 퇴사하고 바로 게스트하우스 창업을 하게 되었어요.
- 창업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퇴사 전에는 시간 나는 대로 게스트하우스에서 직접 숙박하면서 인테리어나 서비스, 침구 등을 보는 것이 나름의 창업 준비였죠. 해외여행을 가도 호텔 대신 게스트하우스에 갔고, 가족 여행도 예전에는 콘도, 펜션을 갔다면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었어요.
게스트하우스는 집이 있어야 되는데 남의 집을 임차해서 창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런데 저는 집을 사서 내 집에서 하기로 했어요. 사실 자신이 없어서 망해도 집은 남는다는 생각이었어요. 임차를 하게 되면 다달이 월세가 나가는데 인건비는 내가 몸으로 때운다고 해도 월세 이상 벌 수 있을지 걱정이 되더라고요.
많은 직장인들이 자영업을 시도하다가 퇴직금을 날린다고 하잖아요.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보다 망하면 어떡하지 이런 두려움이 훨씬 컸어요. 다행히 게스트하우스가 잘 됐어요.
- 퇴사 후 막연히 꿈꾸던 일로 성공하셨어요. 스란님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성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잖아요.
저는 창업할 때 내가 이 게스트하우스 사업으로 주 20시간 일하고 월 300을 벌겠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어요. 그게 이루어진 거죠.
지금 제가 창업 강의를 하니까 많은 분들이 제게 묻는 질문이 “이거 하면 얼마나 벌어요? ”거든요. 그러면 저는 “얼마를 벌고 싶으세요? 얼마를 벌어서 집에 가져가야되나요?”라고 되물어요. 내가 벌고 싶은 금액이나 원하는 수익률을 먼저 정하고 나머지를 맞춰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지 않으면 답이 안 나와요.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금방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빨리 목표를 달성한 건 블로그 덕분이었어요. 처음 게스트하우스 오픈하면 인지도가 없으니까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오지는 않잖아요. 제가 블로그를 운영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서촌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스란을 알게 되고 주변에 소개도 했어요. 또, 블로그를 통해서 예약이 들어오면 부킹닷컴이나 아고다 같은 플랫폼에 주는 수수료(대략 15~18%)를 아낄 수 있어서 제게 블로그는 게스트하우스 운영에 효자 역할을 했어요.
- 스란님은 블로그 이웃이 2만 명이 넘더라고요. 콘텐츠 정리도 잘 되어 있고요.
오래전 블로그를 만들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글 쓰는 게 쉽지 않아서 방치한 상태였는데, 자영업자가 되고 나니까 블로그를 해야겠더라고요. 게스트하우스를 준비하는 내용을 올리기 시작했어요. ‘오늘 그릇을 샀어요. 우리 토스터기는 어디 제품으로 샀어요. 서촌이 예스러운 분위기가 남은 곳이라 아날로그 방식으로 작동되는 라디오를 일부러 구해서 뒀어요. 아침 식사 준비할 때 식재료는 어디서 사요’ 이런 것들을 블로그에 시시콜콜 올렸어요. 한편으로는 똑같은 얘기를 반복하는 걸 싫어하는 성향이 있어서 모든 걸 블로그에 오픈하면 편하다는 생각도 했어요.
무려 10년 전인데 그때나 지금이나 소소하지만 중요한 내용을 오픈해 주는 사장님이 없어요. 게스트하우스뿐만 아니라 식당, 카페 사장님들이 블로그나 인스타 등 SNS에 메뉴 개발하는 과정이나 재료를 어디서 가져오는지 등을 올리면 굉장히 신뢰가 갈 텐데요.
그렇게 하시는 분이 극히 드물기 때문에 지금도 저는 블로그가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자기를 알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하는 과정을 기록하면서 콘텐츠를 만드는 건 다른 매체보다 돈, 시간, 노력이 덜 들어요. 저는 블로그를 활용한 나의 기록을 통해서 영업을 잘 할 수 있었어요.
- 유튜브도 하고 계신데, 유튜브를 통해 오는 기회는 블로그와 다를 것 같아요.
유튜브는 블로그와 결이 달라요. 더 큰 기회를 얻을 수 있어요.
김미경 tv에서도 연락이 왔고 다른 교육업체들, 대형 유튜브 채널에서 연락이 오는데 모두 유튜브를 보고 연락 온 거예요. 그리고 공공기관에서 강의 요청도 많이 왔어요. 서울시 관광공사, 소상공인진흥원, 노사발전위원회 같은 곳에서요. 블로그보다 유튜브를 보고 연락오는 곳이 훨씬 많아요.
다른 유튜버들도 다 똑같이 얘기하는데 유튜브 자체에서 얻는 수익보다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서 만들어지는 기회가 훨씬 많아요. 그래서 저는 내 사업을 하는 분들이라면 유튜브를 하라고 정말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어요.
- 아미(BTS 팬클럽)들만 숙박할 수 있는 특별한 에어비앤비도 하셨어요!
게스트하우스 말고 우리 식구들 사는 살림집에서 저희 딸아이 방에 중고 2층 침대를 넣고 에어비앤비를 했어요. 외국인 아미만 받고 서울 최저가 1박에 10달러를 받았어요.
아이가 공부를 안 하더라고요. 얘가 공부를 안 하고 뭘 하는지 봤더니 맨날 보고 듣는 게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와 음악이었어요. 덕질을 못 하게 막고 공부하라고 야단치는 게 답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해봤자 소용이 없을뿐더러 얘네들이 사는 세상은 우리 때랑은 다르잖아요. 그래서 덕질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어요. 외국 친구라도 만나게 해주면 하다못해 영어라도 늘거라는 기대로 시작한 거에요.
“해외 아미를 만나게 해줄게. 그리고 수입은 50대 50으로 나누자.“ 그렇게 아이를 꼬셨죠.(웃음)
외국인과 공통 관심사인 방탄소년단 음악을 함께 들으며 이야기도 하고, 방탄소년단이 광고한 음료수를 같이 사서 마시고 병을 보관하거나 소속사 건물 앞에 가보는(오빠들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가는지 모르겠지만.) 등 가이드도 해주며 친구가 되더라고요.
그렇게 자국으로 돌아간 친구와 카톡으로 신곡 앨범, 빌보드 상 받은 뉴스 등도 주고받고 한국에 콘서트 보러 오면 다시 만나기도 했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에어비앤비를 했어요.
- 와우! 아이 학업 고민을 듣도 보도 못한 방법으로 해결하다니요!!
제가 에어비앤비를 통해 가장 크게 얻은 것은 아이의 방황의 시기를 잘 넘긴 거예요.
아이가 고3 때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했어요. 막판인데 어떻게든 졸업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BTS 해외 팬들을 만나면서 외국에 대한 관심이 생겼을 거잖아요. 진로를 잘 선택해서 해외 취업을 할 수도 있다고 설득했고 아이가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그렇게 위기를 넘기고 졸업만 해도 감사한데 대학을 간호학과로 진학하게 되었고, 지금은 졸업해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어요.
현재 스란님은 딸과 함께 책 집필 중이다.
- 현재는 대형 플랫폼이나 기관에서 강의를 하고 계신데요. 특별한 전환점이 있었나요?
제가 암 수술을 하고 게스트하우스 문 닫게 되면서 한동안 집에만 있었어요. 그때 집 안에서 할 수 있었던 일이 블로그였어요. 제 블로그의 역사를 보면 처음 그냥 만들었을 때는 직장인이니까 뭔가 글이라도 써봐야지 했다가 그만뒀고, 그다음에는 게스트하우스 영업을 위해서 썼어요. 그다음은 게스트하우스 운영을 하고 있진 않지만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해 주는 내용을 블로그에 썼어요. 그렇게 블로그 글쓰기를 하다 보니까 ‘강의하셔도 되겠어요’라는 피드백을 받았고 진짜 강의를 하게 된 거예요
만약 제가 암 수술을 하지 않았고 게스트하우스를 폐업할 일이 없었다면 강의라는 걸 생각도 못 했을 거예요. 왜냐하면 제가 일했던 메가스터디는 워낙 쟁쟁한 강사들이 있는 곳이잖아요. 그분들은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이고 강의료 수익이 몇 백억이예요. 그래서 저는 강사는 저 같은 사람과 완전히 다른 종류의 사람이라고 생각해왔고 내가 강의를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 첫 강의는 어떻게 하게 되셨나요?
디지털 노마드 과정을 수강했었어요. 그 프로그램을 수료하면 마지막에 자신의 강의를 하는 기회가 있었거든요. 첫 강의를 그렇게 시작하고 계속 강의를 할 기회가 생겼고 제가 직접 강의를 열기도 했어요.
몇 시간씩 강의를 해도 활기가 넘치는 분들이 계시는데 저는 전혀 그런 타입은 아니에요.
저는 강의 자체를 좋아하기보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재미있어요. 저를 찾으시는 분들은 집을 갖고 있는데 집을 활용을 하고 싶다든가 회사를 다니고 있어서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에어비앤비를 해서 현금 흐름을 만들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문제를 가지고 오세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 과정에서 재미와 보람을 느껴요.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 주면 그게 돈이 된다고 하잖아요. 문제를 해결해 주니까 정말 돈이 되더라고요.
- 에어비앤비 창업 강의를 하는 분들이 많은데 스란주인장 강의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에어비앤비 창업에 대해 전자책, 강의, 컨설팅을 하시는 분들이 많죠. 제가 강의를 하면서 그들과 나는 뭐가 다를까를 생각을 해봤어요. 그분들은 세금에 대해서 물어보면 세금은 세무사한테 가서 물어보라고 하세요.
몰라서 못 가르쳐 주는 것도 있고 세무사한테 물어보라는 것도 맞는 말이긴 해요. 그런데 제가 해본 바로는 세무사도 알려주진 않거든요. 세무사한테 컨설팅비를 왕창 드리면 몰라도 보통 세무 대리는 대행료를 드리고 딱 그만큼의 서비스만 받는 거예요. 내가 넘기는 자료를 정리해서 세금 신고해 주는 정도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세금 관련해서 직접 해보면 알 수 있는 내용인데 자영업 사장님들이 몰라서 비용을 못 아끼는 부분들이 많아요. 그러면 나는 세금과 법률 관련 더 이야기를 해줘야겠다고 전략적으로 선택을 했어요. 그게 재미가 없고 어렵고 들춰만 봐도 머리가 아팠다면 저도 못했을 거예요. 해보니까 내가 공부를 해서 더 쉽게 풀어줄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던 거요.
- 교육 콘텐츠 회사에서 쌓은 경험도 지금 일에 많이 도움이 되었을 것 같아요.
회사에서 했던 일과 자영업자가 되고 나서 하는 일은 하나도 상관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콘텐츠를 만들고 기획하는 일을 하며 얻은 감각, 회사에서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가면서 열심히 공부했던 것들이 지금 일과 연결되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물리학과를 나왔는데요. 문과와 이과 성향이 반반이어서 이과 출신이지만 문과적 업무를 잘 했어요. 또 회사에서 재밌게 일했던 것 중에 하나는 개발 기획이었어요. 내가 직접 코딩을 하지 않아도 개발자가 하는 업무 프로세스를 잘 이해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는 거죠. 그런 부분도 다양한 일에 도움이 되고 있어요.
- 게스트하우스를 할 때 주 20시간만 일하고 월 300만 원 벌기였다면 강의를 하는 지금 목표가 기대됩니다.
지금은 주 20시간 일하고 월 1천만 원 벌기로 바꿨어요. 1천만 원은 넘는데 수입이 오락가락하죠. 1천만 원이 넘을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지만 20시간은 거의 비슷하게 가는 것 같아요.
그것 때문에 안 좋은 점도 있어요. 좋은 기회가 있어도 나 너무 빡세게 일하는 거 싫은데 이러면서 ‘지금은 안 되겠어요. 곤란한데요.’라고 거절하거든요.
그렇지만 그런 목표는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럼 그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아요. 플랫폼을 통해 녹화 강의를 하게 되고 CS도 플랫폼에서 처리해 주니까 시간도 아끼고 편한 환경이 끌려오더라고요.
- 제가 접한 자기개발서나 유튜버들은 몇 년은 사생활도 포기하고 잠을 줄여서라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20시간만 일한다는 목표가 신선하게 다가와요.
그런 경험이 있는 분들이니까 할 수 있는 말인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제가 지금 행크에듀에서 강의하는데 대표가 송사무장님이라는 분이거든요. 그분은 거의 스타 같은 존재인데 젊은 시절에 안 먹고 안 쓰고 인생을 올인해서 삶을 완전 퀀텀점프하고 차원이 다른 수준의 부를 이뤘거든요. 저는 그런 경험이 없기 때문에 비교할 수 없고요.
제 경우는 2017년 2월에 암 수술을 받았고 그게 결국은 게스트하우스를 폐업하는 계기가 됐었는데요. 암에 걸린 사람들은 왜 나는 암에 걸렸을까 생각하거든요. 저는 회사를 다닐 때, 특히 30대는 진짜 워크홀릭으로 살았어요. 주말에도 출근하고 맨날 야근했는데 회사에서 시켜서 마지못해서 한 게 아니라 일이 재밌어서 열심히 한 거예요. 그 시절들을 그때는 젊고 체력이 좋으니까 이겨냈겠지만 그만큼 스트레스가 얼마나 많았겠어요. 그런 세월들이 쌓여서 내가 아프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의 목표를 모든 사람한테 적용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는 내 집이니까 월세보다 이자가 싸니까 여유를 부릴 수 있었던 거죠. 그리고 지금 더 많이 욕심을 부리면 더 할 수 있는데, 내 앞에 마주 앉은 의사 입에서 암이라는 말을 들으면 사람이 가치관과 생각이 많이 바뀌거든요.
- 마지막으로 자기만의 콘텐츠로 돈을 벌고 싶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람을 모으면 돈이 됩니다.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한곳으로 모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유익하고 공감 가는 콘텐츠에요.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지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으면서 남들이 일부러 찾아와서 볼만큼 가치 있는 콘텐츠를 만들면 돈이 됩니다.
소영처럼이 쓴 책 『콘텐츠 미라클』을 추천할게요. 소재를 어떻게 찾는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등 방법과 다양한 사례 총망라되어 있는 책인데요. 단, 37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에요.
인터뷰를 마치며
스란님과는 아티스트웨이 모임을 함께 하며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블로그로 자주 소통을 했기 때문에 내적 친밀감이 쌓여서 나이와 상관없이 내 맘대로 스란님을 친구로 여겼다. 어느 날은 “저는 스란님을 친구로 생각하는데 그래도 되나요?”라며 뜬금없는 고백을 하며 안부를 물었다.(그녀가 극내향인이라는 것을 인터뷰를 하며 알게 되었다. 얼마나 부담스러우셨을까;) 그리고 종종 연락하고 만났는데 이번 만남까지는 4년이라는 꽤 긴 공백이 있었다. 그녀가 한복 저고리 스타일의 남색 블라우스와 청바지를 입고 나타났을 때 역시 스란다운 착장이라고 생각했다.
나와는 다른 세계에 있는 먼 사람 보다 가까이 있는 아는 사람이 성장하는 모습을 꾸준히 지켜볼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인터뷰를 핑계로 만난 자리에는 4년 전 함께 만났던 다른 한 사람도 함께 했다. 그분도 그 사이 우여곡절과 흔치 않은 경험을 하며 사업가의 면모로 앞으로 성큼 나가 있었다. 그런 생생한 이야기를 바로 앞에서 듣고 있으면 왠지 기운이 솟아난다.
사람을 가장 많이 변화시키고 성장하게 하는 실체는 경험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이번 만남으로 또 한 번 확인했다.
경험을 통해 나를 알고, 나다운 삶의 방향을 정하고, 그 방향으로 가는 과정에서는 이정표가 될 목표를 정하고, 그에 따라오는 무수한 경험들. 어떤 경험이든 나를 또 어딘가에 데려다 놓겠지. 그건 상상하는 것보다 더 멋질 수도 있겠다는 막연한 기대감도 생긴다.
인터뷰 글을 마무리하며 나는 또 스란님과 약속을 잡았다. 이번에는 내가 스란님의 가이드가 되어 수원 행궁동의 특별한 곳을 소개하겠다고!
인터뷰어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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