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작담이 통신] 초점 흐린 사진을 찰칵

2억 화소 카메라와 19,450원 렌즈

2024.04.26 | 조회 3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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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담이 통신]의 통신원 김용홉니다.

 

한 주 동안 무탈하셨는지요? 날씨는 여전히 흐리고 맑기를 반복합니다. 벚꽃은 지고 초록 잎이 돋아났어요. 지난 한 주 제가 무얼 했는지 말씀드리고 싶은데, 글쎄요. 곱씹어 볼수록 아리송합니다. 주문받은 작업들 문제없이 배송 마친 것에 안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미로에 갇힌 듯 골몰하던 호호호작담의 새 작업은 결국 나아가지 못했고 0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새로 주문한 재료가 도착하면 다시 골몰하는 나날 시작되겠지요? 0에서 시작하는 일은 갈피 잡기 어렵지만 어디로든 갈 수 있으니, 그것대로 흥겹습니다. 재료가 해외에서 넘어오는 터라 받아보기까지 시간이 더딘 게 슬플 따름이에요!


그런 와중에도 인스타그램 돋보기 구경은 멈추기 어려워요. 며칠 전 사진 관련 릴스 본 뒤 알리 익스프레스 통해 19,450원짜리 카메라 렌즈를 하나 주문했습니다. 아주 귀여운 생김새에 무게가 가볍다고 해요. 문제가 있다면 초점을 잡지 못해요. 이게 뭔가 싶었지만, 사실 문제가 될 일은 아니에요. 일회용 필름 카메라 같은 사진을 구현하는 렌즈라고 합니다. 중국에서 넘어오는 것이니 배송까지 시간이 꽤 걸릴 거예요. 현재로썬 꽤나 두근두근 기대하고 있어요. 배송받아 카메라로 찍어보기 전까지는 옳은 지출이었는지 알 수 없겠지만요.

검색해 보니 아이폰 15의 카메라는 화소는 1,200만이라고 하고요. 갤럭시 S23은 2억 화소라고 하더라고요. 기술의 발전은 정말이지 숨 가쁘네요. '나는 틀렸으니 놓고 가...!'라고 말한 적도 없는데 알아서 저를 떼어놓고 가버린 것 같은 고독감 어쩌면 좋을까요? 그렇지만 이 정도의 고독 오히려 좋을지도...? 화소는 사진의 선명도를 높입니다. 크게 출력했을 때 깨지지 않는 화질을 만드는 것이 화소인 거지요. 그러니 화소만으로 사진의 질을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폰의 사진이 좋다고 말하는 경우에는 색감을 근거로 드는 경우가 많아요.

제 주변에는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는 이들이 꽤 많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저 역시 필름 카메라를 썼고요. 수동 필름 카메라인 미놀타 X700과 자동 필름 카메라 코니카 빅 미니를 썼더랬지요. 필름 값이 말도 안 되게 오르는 것도 문제지만 시간 갈수록 카메라의 고장은 잦았고, 결국 수리조차 할 수 없게 되며 자연스레 필름 카메라를 쓰지 않습니다. 사는 것보다 수리와 유지에 돈이 더 드는 순환을 어찌할 수 없더라고요.

지금 사용 중인 몇 대의 카메라 중 새로 산 렌즈는 후지 카메라에 호환됩니다. 후지 카메라를 산 것도 내장된 필름 시뮬레이션 모드 때문이었어요. 필름으로 찍은 것 같은 효과를 입히는 것이지요. 숨 가쁜 디지털 세계로 넘어오면서도 결국 아날로그의 흔적을 쫓은 셈이에요. 좋은 카메라로 초점도 제대로 잡히지 않는 사진을 찍는 게 과연 효율적인 일이냐고 물으시면 글쎄요. 제가 좋은 카메라를 산 건 선명한 사진을 찍기 위해서였을까요? 그렇진 않았던 것 같아요


취향이 분명해지는 건 편협해지는 일인가 싶다가도 주관 뚜렷한 어른일 수도 있겠다 싶어 혹합니다. 고약하게 나이 먹는 게 아니라면 주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요? 호호. 19,450원짜리 카메라 렌즈가 마음에 들거든 다음 혹은 다다음 작담이 통신 통해 사진을 잔뜩 올려보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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