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작담이 통신] 국힙 원탑의 영광은 돌고 돌아!

아이유, 이찬혁, 민희진 레쓰고

2024.05.03 | 조회 4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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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금요일이군요. 정신없는 한 주를 보내고 모니터 앞에 앉아 전할 이야기 늘어놓습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꽤 오랫동안 호작담 인스타그램과 블로그에 공방 일기를 썼습니다. 약 천 편의 글을 매일 썼지요. 몇 달간은 구독 서비스로 전환해 구독자 메일함으로 전해드렸고요. 그러다 보니 일주일에 한 편 쓰는 '작담이 통신'은 아주 가벼운 마음이었어요. 일주일에 한 편은 거뜬하지! 아니 근데, 시간 왜 이렇게 쏜살같은지 영문 모르겠습니다. 언제나 공평하고 균일한 게 시간이라더니... 아무래도 새빨간 거짓말 같아요.

여러분이 제 레터 구독해 주시듯 저도 몇 가지 레터를 구독하고 있습니다. 그중 한 레터의 제목은 최근 하이브와 민희진 씨에 관한 일에서 따왔더라고요. '국힙 원탑'이라는 낱말을 넣어서 말이죠. 그러고 보면 '국힙 원탑'의 자리는 래퍼보다 늘 다른 분야의 인물들이 차지했던 것 같아요. 아이유, 이찬혁, 민희진까지요.

말이 나왔으니, 저의 음악 취향에 관해 이야기해 보면 좋겠네요. 제 플레이 리스트 속 음악가를 적어 보면요. 혁오, 검정치마, 윤상, 권진아, 잔나비, 산울림... 이렇단 말이죠. 이런 취향이 형성된 건 고2~고3 무렵이었습니다. 심야 라디오에 심취했던 시기 dj성시경과 dj유희열은 제 취향을 곱게도 빚어 올렸습니다. 그들은 알까요? 한 인간의 취향을 빚어낸 게 본인이라는 것을요. 언젠가 기회 닿으면 낮고 흐린 말씨로 '아빠'라고 불러보고 싶네요. 내 취향의 아빠들. 아빠아~


 

아차! 음악 취향 이야기를 시작한 건 '국힙원탑'이라는 낱말 때문이었어요. 이런 음악 취향이 빚어지기 전. 그러니까 고1 이전 제 취향은 다소 극단으로 치달았습니다.

저는 바로 힙합 전사였던 거예요!

근래의 힙합이 소위 '간지 넘치는 멋쟁이들의 뽐'이라면 그 시절 힙합은 낭만과 처연, 투지와 풍류로 점철되어 있었어요. 그리하여 수식어가 전사일 수 있었지요. 이 곡을 설명하면 이해가 쉬우실 거예요. 제목부터 강렬해요. '네 자루의 M.I.C'입니다. 마이크의 단위가 자루? 살벌하지 않습니까...

노랫말의 일부는 이렇습니다.

'MC 스나이퍼 - 네 자루의 M.I.C.' 노랫말 중 일부 
'MC 스나이퍼 - 네 자루의 M.I.C.' 노랫말 중 일부 

 

마이크는 그들에게 검과 같았던 것입니다. 그러니 자루라는 단위를 사용한 것이지요. 덜덜. 타고난 성질이 내향적이라 적극적으로 리스너 활동하지 않았지만, 정신만큼은 어둠 속 그림자가 되어 mic 한 자루 뽑아 든 저 또한 분명한 전사였던 겁니다. 요즘은 힙합 찾아 듣는 일 잘 없지만, 가끔 그 시절 음악을 꺼내 듣습니다. 흥겨움과 동시에 깊은 곳에서 투지가 끓어오른달까요?


 

뉴욕 타임즈 기사에 따르면 '10대 때 좋아하던 음악이 평생 간다'라고 합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Spotify의 데이터에 의하면 노래가 특정 나이대의 남자와 여자들에 의해 얼마나 자주 듣게 되는지에 관한 통계를 냈는데요. 남성은 14살, 여성은 13살 정도에 들은 그 노래를 평생 좋아한다는 거예요. 넓게 보면 특정 노래 한 곡뿐만 아니라 음악적 취향이 10대 때에 결정된다고 보는 거죠.

일례로 라디오 헤드의 곡"Creep"은 현재 38세인 남성들 사이에서 164번째로 가장 인기 있는 노래라고 해요. "Creep"을 가장 좋아하는 남자들은 1993년에 이 곡이 나왔을 때 대략 14살이었다고 합니다.


 

저는 이 말에 온전히 동의하기는 어려워요. 유튜브 뮤직은 주기적으로 일정 기간제가 자주 듣는 노래, 자주 듣는 장르, 자주 찾는 아티스트를 보여주거든요. 만약 제 삶의 음악 취향을 보여주는 서비스가 있다면 엠씨 스나이퍼나 배치기보다 앞서 이야기했던 혁오, 검정치마, 윤상, 권진아, 잔나비, 산울림이 나올 거예요.

그 시절 힙합 듣던 저도, 지금의 플레이 리스트 듣는 저도. 무엇이든 취향 갖는 일은 멋집니다. 과거와 지금의 것이 상충할지라도 한 사람을 둘러싼 서사는 그것대로 아주 멋들어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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