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설계도

[ 2분생각 ]악마의 설계도 : 다크패턴 UI/UX

1-1 당신의 선택은 어느 정도의 설계에서 비롯되었을지도?

2025.05.11 | 조회 2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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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poetry

문밖으로 한 발자국 내딛는 순간. 다양한 스팩트럼의 지식을 나눠요.

빛과 어둠은 그 역할이 있다.
빛과 어둠은 그 역할이 있다.

 

“GPT야, 네가 악마라면 어떻게 세상을 망칠 거야?” 그 질문이 던져진 짧은 숏츠 영상을 우연히 보게 됐습니다. 영상은 자극적이고도 매끄러웠고, 사람들은 댓글로 ‘AI가 진짜 무섭다’, ‘이건 통제 불가능한 존재다’ 같은 반응을 쏟아냈습니다. 궁금했습니다. 정말 그럴까? 저도 같은 질문을 GPT에게 던져봤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좀 달랐습니다. ‘나는 너에게 ~하겠다’ 같은 역할을 악마로 정하고 언급하는 것이 아니라, 악마라는 개념이 작동할 수 있는 구조와 심리적 기제에 대해 차분히 정리된 분석문 같은 글이었습니다. 그걸 읽으며 오히려 AI가 막연한 두려움 보다는 우리가 얼마나 쉽게 감정의 흐름에 설득되고, 구조적 언어에 반응하는지를 떠올렸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이와 같은 맥락까지 보지 않습니다. 짧은 영상을 보고 AI를 곧 ‘악마’로 오해하여 생각을 이어가기도하고 인간은 조작당할 뿐이라는 무력감에 빠지기도 하죠. 올바르게 현상을 보자라는 생각이 이 시리즈를 쓰게 된 이유입니다. 《악마의 설계도》는 AI의 위험을 과장하거나, 기술을 경계하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 자극적 정보 속에서 내가 무엇을 느끼고, 어떤 인식을 갖게 되는지를 스스로 살펴볼 수 있도록 돕는 글입니다. 윤리는 판단이 아니라, 감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감각을 다시 회복하기 위한 기록이자, 우리가 흔히 지나치는 장면들 속에서 한 번쯤 멈추어 생각해보려는 제안입니다.

 

첫번째 이야기, UI/UX의 다크 패턴부터 시작해봅니다.

첨부 이미지

 

당신이 이걸 선택한 게 아니라, 선택하게 만든 것입니다.

누른다는 건 정말 ‘나의 결정’일까?

수많은 앱을 실행한 당신, 그 많은 앱 을 사용하던 중  하나의 버튼이 눈에띄어요.

선명한 빨간색. 그리고 짧은 질문 하나.

“누르시겠습니까?”

순간 손이 멈칩니다.

그런데 그 멈춤조차 누군가가 예상한 반응일 수 있다는 생각이 스칩니다.

버튼의 위치, 색상, 문장, 손의 위치까지도,

당신은 자유롭게 선택한 것 같지만 사실은 선택하도록 정교하게 유도된 조건 속에 놓여 있었던 건 아닐까요?


일상은 ‘선택’으로 가득한 듯 보이지만

우리는 매일 수십 번, 때로는 수백 번의 결정을 내립니다.

무엇을 볼지, 누굴 만날지, 어떤 단어에 ‘좋아요’를 누를지.

하지만 그 결정이 정말 ‘내 의지’에서 온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 설계한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간 것인지 우리는 자주 의심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본 것, 고른 것, 반응한 것

스마트폰을 켜는 순간, 알고리즘은 당신이 ‘좋아할 법한 것’을 찾아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 알고리즘은 ‘당신의 취향’을 고려했다기보다 당신이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 것을 중심으로 설계되었습니다.

  • 유튜브는 한 번 클릭한 영상을 반복 추천합니다.
  • 쇼핑몰은 장바구니에 두 번 담은 사람에게만 쿠폰을 줍니다.
  • 앱은 ‘예’ 버튼을 선명하게, ‘아니오’는 흐릿하게 둡니다.

우리는 자율적으로 고른다고 느끼지만, 그 느낌조차도 누군가가 설계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이런 설계를 우리는 행동 디자인(Behavior Design) 혹은 그보다 더 은밀하고 교묘한 전략으로서 다크 패턴(Dark Pattern)이라 부릅니다.


왜 ‘탈퇴’ 버튼은 잘 안 보일까?

생각해본 적 있으신가요?

왜 탈퇴 버튼은 작고, 회색이고, 몇 번의 클릭과 스크롤을 거쳐야 겨우 도달할 수 있을까요?

그건 단지 UI의 실수가 아니라, 머무르게 하기 위해 계산된 설계입니다.

“정말 떠나시겠습니까?” 이 문장은 죄책감을 유도하고, 심리적 저항을 만들어냅니다.

당신은 떠날 수도 있고, 머물 수도 있지만, 그 결정이 ‘자연스럽게 흘러간 결과’가 되도록 설계는 조용히 개입합니다.


철학이 말해주는 불편한 진실

철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우리는 정말 자유로운가?”

  • 스피노자는 말합니다. “돌이 스스로 날고 있다고 믿는 것처럼, 인간도 스스로 선택한다고 착각한다.”
  • 루이 알튀세르는 인간은 자유로운 주체가 아니라, 이데올로기에 의해 호출된 존재라고 주장합니다.
  • 미셸 푸코는 말합니다. 과거의 권력은 통제와 감시를 통해 작동했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순응하도록 만드는 권력이 더 강력하다고.

결국, 내가 고른 것 같았던 그 ‘선택’도 실은 욕망 자체가

사회와 기술의 구조 속에서 길들여진 결과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기술은 이제 감정과 반응까지 설계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플랫폼은 단순히 ‘보여주는’ 것을 넘어 행동을 설계하고, 감정을 조절하고, 반응을 수집합니다.

Nir Eyal의 《Hooked》에서는 이런 메커니즘을 도파민 루프로 설명합니다.

트리거 → 행동 → 보상 → 투자

  • 자동으로 재생되는 유튜브 영상,
  • 끝없이 이어지는 틱톡 피드,
  • 좋아요 알림이 주는 미세한 쾌감…

이 모든 것은 인간의 보상 시스템을 자극하도록 설계된 장치입니다.

편리함은 반복을 부르고, 반복은 습관이 되고, 그 습관은 결국 우리의 감정과 선택을 결정짓는 힘으로 변합니다.


윤리는 멈춤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더 이상 “자유의지가 있는가”를 묻는 시대에 살고 있지 않습니다.

대신 이렇게 물어야 할 때입니다.

“나는 왜 이걸 선택했는가?”

윤리는 외부의 규범이 아닙니다.

윤리는 누군가를 비난하는 도구도 아닙니다.

그건 아주 작고 조용한 시작입니다.

잠깐 멈춰 서서, 내가 선택했다고 믿은 그 행동의 배경을 한 번만 더 들여다보는 태도에서 비롯됩니다.


오늘, 당신에게 남기는 질문

  • 내가 오늘 무심코 고른 것 중 정말 ‘나’의 선택은 얼마나 있었을까?
  • 나의 욕망은 정말 나의 것일까, 아니면 내가 익숙해진 반응일까?

오늘의 실천

가장 자주 사용하는 앱 하나를 정해, 하루 동안 그 안에서 나의 선택을 유도하는 설계를 관찰해보세요.

  • 버튼은 왜 이 위치에 있을까?
  • 이 문장은 왜 이렇게 쓰였을까?

 

무의식 속에 녹아든 작은 설계들이 당신의 ‘선택의 감각’을 흔들고 있을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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