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놀이의 끝은 지구온난화 걱정?

2023.04.04 | 조회 2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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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구독자님은 꽃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꽃다발은 사실 크게 좋아하지는 않지만 들꽃은 굉장히 좋아합니다. 꽃다발, 제 기준에서 '파는' 꽃들이 화려하고 눈에 확 들어오긴 하지만 잠시더라고요. 줄기가 꺾여서 화병에서만 살아가는 것보다는 작아도 흙무더기에서 피어나 생명을 이어가는 친구들이 더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물론 전자는 전자의 잘못이 아니라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그렇게 만든 것이긴 하지만요.

예전에 찍어둔 봄까치꽃입니다. 구독자님도 안면있는 꽃이죠?<br>
예전에 찍어둔 봄까치꽃입니다. 구독자님도 안면있는 꽃이죠?

들꽃을 정말 좋아해서 들꽃 사진만 찍어 올리는 SNS 계정을 잠시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봄까치꽃을 제일 좋아합니다. 파란색 꽃 자체가 흔치 않은데다다가 되게 조그마하면서도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생명력 강한 꽃이라서 참 좋아합니다. 별다른 이유를 붙이지 않아도 생김새가 참 귀엽기도 하고요.

사진도 열심히 찍고, 또 sns 프로필 사진으로도 종종 했었는데 이상하게 꽃 사진을 찍으면 노화의 증거라는 말을 종종 들었습니다. 나이 들면 꽃이 좋아진다면서요.

그런데 실은 꽃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좋아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주 어린 시절, 토끼꽃을 꺾어서 반지를 만들어본 기억이 한번쯤은 있으시지 않나요? 고등학생 때도 봄이면 반 친구들끼리 모두 나가서 벚꽃나무 아래서 다같이 사진을 찍곤 했습니다. 대학생 시절에도 아무리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라고 할지라도 짬내서 꼭 꽃구경을 다녔죠.

다만 마음 상태에 따라 때로는 다르게 보이기도 합니다. 화사한 봄을 마냥 즐기던 때도 있었지만, 10CM의 노래 '봄이 좋냐?'의 한 대목인 "결국 꽃잎은 떨어지지 니네도 떨어져라, 몽땅 망해라!"처럼 꽃을 조금 모질게 보던 때도 있었습니다. 어차피 매년 피었다가 지는 꽃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먼 길을 떠나야 하냐며 퉁명스레 생각한 적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구독자님은 요즘 어떠신가요. 저는 올해 유난히 길게 느껴진 겨울이 가고, 마스크 해제와 함께 찾아온 봄이 달가워 일부러 꽃을 보러 많이 걷는 요즘입니다.

동시에 목련과 함께 피어난 벚꽃을 보며 지구가 큰일 났다 싶어서 머리가 아픕니다. 그렇다고 제가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없으니 기름묻은 배달음식 용기를 더 빡빡 닦아서 내놓는 걸로 마음의 위안을 삼는데요. 지구 저편에선 쓰레기를 막 버리고 있다는 걸 아니 허탈하기도 합니다.

분명 봄꽃의 아름다움에 대해 쓰고 싶었는데 어째 마지막은 지구야 미안해가 됐네요. 여하튼 일년중 딱 요 시기에만 즐길 수 있는 풍경과 날씨인 만큼 햇빛도 많이 보시고, 꽃들도 눈에 많이 담으시길 바랍니다. 날이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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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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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무야

    0
    over 1 year 전

    꽃이라면, 열아홉살 때 잠깐 <해바라기>를 좋아했어요. 해바라기 한 송이를 사서 첫 눈에 반한 여학생에게 선물한 추억도 있습니다. 몇년전이더라...;;; 어제 아침이었습니다. 조금 출근시간이 다소 늦은 감이 있어 자동차 대신 스쿠터로 집을 나섰습니다. 적색신호에 횡단 보도 앞 정지선에 서 있는데 횡단보도 위를 걷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었어요. 마침 바람이 불어왔고, 셀 수 없이 많은 꽃잎들이 사람들을 따라 횡단보도를 가로질러 가는 모습이 얼마나 예쁘던지... 파란불에 길을 건너는 꽃잎이라니요. 다시 볼 수 없는 풍경이었습니다. 꽃잎들은 옆으로 서서 길을 건넜어요. 아니 '또르륵 또르륵' 굴러갔어요. 올 해는 나무에 있는 꽃 보다 바닥에 떨어져서도 한 동안 고운 빛을 띤 꽃잎들도 예뻐보였습니다. 그리고 바람에 날리는 꽃잎들이 아름다웠습니다. 안치환이 부릅니다. <사람이 꽃 보다 아름다워>,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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