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 매번 꿈을 묻는 이유

2023.07.11 | 조회 368 |
0
|

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살아가면서 기억하고 싶은 말 ] ㄴ : 너는 꿈이 뭐야?

"너는 꿈이 뭐야?" 아마 저와 만난 적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보셨을 질문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사람을 만날 때, 자주 던지는 말이기도 합니다.

뼛속 깊이 새겨진 말이기 때문일까요. 예전에 술에 취해서 집에 걸어가는 길에 필름이 끊긴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같이 길을 걸었던 후배와 다음날 이야기 하다가 꿈이 뭐냐고 물었는데 깜짝 놀라더라고요. 어젯밤 같이 집에 갈 때도 제가 똑같은 질문을 하고 한참 진지한 대화를 나눠서 당연히 맨정신인줄 알았는데 다음날 모두 까먹고 똑같은 질문을 했다면서요🤣 그제서야 제가 당시 취했다는 걸 알았다고 하네요.

이제는 꿈에 대한 질문이 누군가에겐 불편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누울 자리를 보고 눕기는 합니다. 아직 저와 라포 형성이 안 돼서 굳이 꿈에 대한 이야기를 안 들려주고 싶었을 수도 있고, 쓸모없는 이상적인 고민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받을 때에 당황스러워 하면서도 한편으론 기꺼워합니다. 평소 잘 생각해 본 적 없는 주제라서 반갑다고도 하며, 쉬이 대답하지 못하더라도 나중에라도 대답해 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들려주는 답은 가지각색입니다. 평소 그 사람에게서 전혀 보지 못했던 색깔을 이야기 해 주기도 하고, 어렴풋이 느껴졌던 꿈의 실루엣을 자세히 말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평소 고민해 본 적은 없지만 어렸을 때 꿈부터 톺아가며 지금의 꿈을 같이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꿈의 주제도 다양합니다. 자신의 커리어나 성공을 말하는 친구도 있고, 안온한 가정을 꾸리는 것을 말하는 사람도 있고, 영화를 찍고 싶다는 등 어떤 결과물을 만드는 것을 답하는 사람도 있고, 죽을 때 고통 없이 죽고 싶다며 생의 마지막에 대한 꿈을 전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꿈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정말 모두가 다릅니다. 같은 꿈을 꾸는 사람은 없습니다.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꿈일지라도 돈을 벌어서 무얼 하고 싶냐고 물으면 또 다 다릅니다. 왜 돈을 많이 벌고 싶은지, 돈을 어떻게 많이 벌고 싶은지 등에 대한 답변도 다채롭습니다.

그래서 꿈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게 좋아요. 한 사람의 내면과 가장 가까워지는 방법인 것도 같아요. 당신이 지금 무얼 하고, 누구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고, 지금까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에 대해 아는 것보다 앞으로 당신이 바라는 삶은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더욱 그 사람의 내면을 깊이 있게 담아내더라고요. 어쩌면 지금까지의 삶도 포괄해서요.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을 잘 알기 위해서 꿈에 대한 이야기를 묻는 것은 아닙니다. 일차적으로는 개인적인 재미 때문입니다. 사람 사는 이야기는 늘 재미 있잖아요. 누구는 푸른색 꿈을 꾸고 누구는 노란빛 꿈을 꾸는데 한 데 얽혀서 같이 살아가는 모양도 재미납니다. 제가 꾸는 꿈은 또 다른 누군가의 눈에는 어떤 생으로 보일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마찬가지로 제 꿈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보통 어떤 사람과 어떤 대화를 하고 있었느냐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긴 합니다. 제가 이루고 싶은 직업적 성취에 대해 말할 때도 있지만 서른이 되면 몰타에서 3개월간 살면서 책을 읽고 쓰고 싶다고 답할 때도 있습니다. 70이 넘어도 백발에 단발생머리를 하고 떡볶이 코트를 입는 귀여운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때그때 꾸는 꿈은 그때그때 조금씩 다르니까요.

'너'의 꿈이 뭔지 묻는 이유는 어쩌면 '나'의 꿈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고 얘기하고 싶어서일지도 모릅니다. 당신과 함께 있을 때, 내가 떠올린 나의 꿈은 과연 어떤 것일지 궁금해서요. 그래서 한번 물어봤더라도 몇년 뒤에 또 묻고, 묻나 봐요. 언젠가 구독자님께도 누군가 꿈에 대해 물어온다면 조금은 반가워 해 주시길 조심스레 바라봅니다. 물론, 듣고 나서 남의 꿈에 대해 왈가왈부 한다면 그대로 귀를 막으셔도 좋습니다🫠

오늘도 문득 궁금해집니다. 구독자님의 꿈은 무엇인가요?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조잘조잘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4 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뉴스레터 문의jojal.official@gmail.com

자주 묻는 질문 서비스 소개서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53길 8, 8층 11-7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