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입니다, 구독자님. 지난 여름 매직하러 갔다가 파마를 하게 된 슬픈 사연을 기억하시나요. 어언 5개월이 지나가는 지금 저는 여전합니다. 중간에 머리를 정리한다고 숱도 좀 치고, 너무 일자여서 레이어드도 좀 했지만 여전합니다. 어쩌면 파마를 한번 더 했냐는 말을 서로 모르는 사이의 5명에게 각각 들을 만큼,,, 여전함을 넘어 강화됐을지도 모릅니다. 머리를 또 한 거냐는 말이 처음엔 농담인줄 알았는데 다섯 명에게서 듣고 나니 진심이구나 싶어서 아득해졌습니다.
파마는 보통 점점 컬이 약해진다면서요. 처음에 세게 해도 풀린다면서요. 저는 어쩐지 머리가 갈수록 탱글해지기만 합니다. 탱글함을 줄이기 위해서 원래 쓰던 헤어젤도 안 쓰고 컬크림도 안 바르고 기껏해야 헤어오일만 바르는데, 컬이 사라질 기미가 안 보입니다. 심지어 머리를 브러쉬 빗으로 쫙쫙 빗어서 언뜻 많이 펴졌다 싶을 때 나와도, 바깥 바람 좀 쐬고 나면 다시 탱글합니다.
파마다보니 머리가 잘 길지도 않습니다. 여전히 짧똥합니다. 이대로라면 졸업사진을 찍을 때도 이 머리일까요. 한편으로는 어쩌다 보니 제 석사 과정의 아이덴티티로 잡은 이 머리를 졸업 때까지는 유지하고픈 마음도 듭니다. 조금 길더라도 여기서 대단히 길어지지도 않겠죠. 일년 내내 길러도 어깨 밑으로 내려올지도 의문입니다.
그럼에도 이 머리가 점점 익숙해지긴 합니다. 거울을 볼 때의 우울함도 좀 가셨습니다. 평생의 추구미와는 다르지만은 깨발랄해 보인다는 점은 다행입니다. 헤어스타일 덕분에 옷도 깨발랄해졌습니다. 평소 좋아하던 스타일들이 안 어울려서요..^^ 친구가 보더니 대학생 같다고 말해줘서, 주책맞게 20살 같냐고 물었다가 24살 같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24살... 최소 휴학을 한 번 이상 한 고학년의 바이브입니다. 그래도 학생 같아 보인다면 좋은 거 아니겠냐며 좋게 좋게 생각해 봅니다.
여전히 이어지는 학생 시절 동안에는 이렇게 학생같아 보이는 스타일로 살 수 있으니 럭키파마입니다. 뽀글머리와 함께 남은 1년도 잘지내 보겠습니다, 우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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