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창업가 스토리

혼자서 디자인 에이전시로 월 1억의 순수익을 버는 비전공자 디자이너

Feat. 프로덕트 디자이너 조쉬가 생각하는 이 비즈니스의 장/단점

2023.10.10 | 조회 6.62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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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쉬의 뉴스레터

퀄리티 있는 비즈니스, 프로덕트, 1인 창업가 이야기를 주 1회 들려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디자인 구독형 서비스(Productized Service)를 운영하며 혼자서 월 1억 4천만원 이상의 순수익을 만들고 있는 미국인, DesignJoy의 Brett Williams를 소개합니다.

특이하게도 그는 스스로 자신의 탤런트를 ‘제품화(Productized)’ 했다고 주장합니다. 디자인 비전공자로써 그가 어떻게 혼자서 월 1억 4천, 연 20억 이상의 수익을 올렸는지 인터뷰 형식으로 자세히 알아보았어요. (하루 6시간 미만으로 일한다네요.🤔)

또한, ‘전공자’이자 13년차 프로덕트 디자이너인 제가 생각하는 그의 비즈니스 모델 장/단점도 기술해보았어요.

Breff이 운영하는 DesignJoy 웹사이트 (designjoy.co)
Breff이 운영하는 DesignJoy 웹사이트 (designjoy.co)

 

Q. Brett 안녕하세요. 현재 무엇을 하시는지, 어떻게 돈을 버시는지 궁금합니다.

반가워요. 저는 월구독형 디자인 에이전시를 운영중이에요. 이를 ‘제품화된 서비스(Productized Service)’라고 부르고 있어요. DesignJoy 웹사이트에 월별 구독 상품을 올려놓고, 고객들이 이를 구독하면 그대로 서비스가 진행되는 형태인거죠.

보통 월 5000달러(650만원 수준)의 기본 상품을 구독하시는 분이 많고, 클라이언트는 총 20명입니다. 저는 프리랜서 계약을 맺은 것도 아니고, 직원도 없고, 아무에게도 도움을 받지 않고 있어요.

 

Q. DesignJoy를 어떻게 혼자 순수익 20억원의 디자인 에이전시로 세팅하신건가요?

랜딩 페이지를 통해 고객이 제 서비스를 구독하시면, 모든 클라이언트는 제가 만든 트렐로 보드에 즉시 초대가 됩니다. 트렐로에 초대 받은 고객은 보드에 디자인 요청 카드를 작성해요.

이 카드에서 저와 1:1로 트렐로 보드에서 대화를 나누며 디자인이 진행됩니다. 디자인 요청에 따라 30분에서 몇 시간 정도의 일을 끝내면 고객에게 이를 전송하구요. 피드백을 주고 받습니다. 이것의 반복이라고 보실 수 있어요. 제 20명 모든 고객들이 이 방식으로 저와 소통하는거죠.

DesignJoy의 트렐로 보드, 고객이 요청 → 현재 진행 중 → 승인 완료 순으로 칸반 형태로 옮김
DesignJoy의 트렐로 보드, 고객이 요청 → 현재 진행 중 → 승인 완료 순으로 칸반 형태로 옮김

저는 고객과 아무런 미팅을 하지 않아요. 서비스 시작 시, Zoom 미팅, 슬랙 대화 등 동기화된 커뮤니케이션은 하지 않습니다. 이는 제가 기본적으로 디자인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든거죠. 이것이 다입니다.

 

Q. 어떻게 이 사업의 아이디어를 떠올리신건가요?

이 에이전시를 하기 전 언제나 프리랜서를 하고 싶었어요. 솔직히 회사에서 누군가를 위해 평생 일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러다 Design Pickle이라는 그래픽 디자인 에이전시를 발견했는데, 지금 제가 하는 일과 비슷한 디자인 구독 서비스였어요.

Design Pickle, 월구독형 그래픽 디자인 에이전시
Design Pickle, 월구독형 그래픽 디자인 에이전시

저는 웹디자이너이고 랜딩 페이지, UI 디자인을 주로 하기 때문에 제가 잘하는 일을 여기에 적용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고객에게 가장 높은 품질을 줄 수 있는 일을 시작한거죠. 원래 존재하는 비즈니스를 좀 더 좋은 형태로 만든겁니다.

정규직 근무를 하지 않는 토요일에 하루만에 웹플로우로 랜딩 페이지를 만들었어요. 그 다음에 트렐로를 세팅했구요. 그리고 제 랜딩페이지 소개를 프로덕트 헌트에 올렸어요. 이 모든 과정에 약 7시간 정도 걸렸네요.

 

Q. 창업 당시 다른 회사의 정규직이셨나요?

네. 3년반 정도 여행 관련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했어요. (참고: 그의 디자인 경력은 10년이 넘는다.) 월 8만달러(1억)를 달성했을 때 직장을 그만뒀어요. 그만두기 전 팀원들에게 농담하기를, 줌미팅 중에 딴짓해서 미안하다고 했어요. (웃음)

그래도 제 직장 일은 충실히 다 수행했어요. 확실히 그만두기 전에는 DesignJoy의 일에 더 집중했던 것 같아요. 3년 정도 정규직과 이 일을 병행하면서, ‘이런 형태라면 계속 내가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Q. 보통 에이전시들은 시간, 프로젝트당 가격을 매기는데, 어떻게 가격 전략을 세우신건가요?

말씀하신대로 일반 에이전시들은 프로젝트, 시간, 투입 인력 등급에 따라 가격을 세우며 제안서를 쓰기도 합니다. 저는 이와는 달리 선택 가능한 정가 정책을 세웠어요. 모든 상품에는 무제한 디자인 요청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많이 요청하던, 적게 요청하던 같은 월 구독료를 지불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상담료, 수임료라고 지칭하는데 사실 그런 가격 정책은 기본적으로 시간 측정을 하기 때문에 제 고정 가격 정책과는 좀 다르다고 할 수 있어요. 제가 받는 요청은 요청의 속성에 따라 시간이 걸리기도하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유동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월 4,999달러에는 한번에 하나의 요청, 48시간 내 디자인 완성, 무제한 브랜드, 무제한 셔터스톡 서비스가 포함
월 4,999달러에는 한번에 하나의 요청, 48시간 내 디자인 완성, 무제한 브랜드, 무제한 셔터스톡 서비스가 포함

 

Q. 일반 사람들이 이런 형태의 비즈니스를 하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자신이 속한 산업과 관계가 없는 것 같아요. 콘텐츠 글쓰기, 비디오 제작, 유튜브 썸네일 제작 등 본인이 잘하는 일을 찾는게 첫번째구요. 그것을 보다 니치(Niche)하게 만들면 됩니다.

  • 글쓰기를 잘한다 → 트위터, 뉴스레터 제작 에이전시
  • 비디오 제작을 잘한다 → 유튜브 숏츠 제작 에이전시
  • 그래픽 디자인을 잘한다 → 유튜브 썸네일 제작 에이전시

저는 여러 일을 할 수 있는 디자이너지만, 제가 가장 잘하는 것은 브랜딩, 제품 디자인, 랜딩 페이지 제작이에요. 저는 다른 디자인 영역을 더 잘해야 할지 별로 걱정하지 않아요. 빠르지도 않구요. 본인이 가장 빨리 할 수 있는 것을 상품화하고, 그것에 가격을 매겨 팔면 됩니다. 그리고나서 그 일을 홍보할 수 있는 랜딩페이지를 만드세요.

 

Q. 어떤 툴을 사용하시나요? 또한 월별로 얼마를 지불하나요?

월별로 176달러 정도를 지불해요. (약 20만원 수준)

  • 피그마 - 15달러
  • 웹플로우 - 33달러
  • 어도비/셔터스톡 - 99달러
  • 트렐로/에어테이블 - 무료

 

Q. 마케팅 전략, 고객 확보는 어떻게 하시나요?

보통 프로덕트 헌트에 제 웹사이트를 홍보해요. 새로운 프로덕트를 홍보하고 싶으면 프로덕트 헌트에 가셔서 제품을 홍보해보세요. 정말 많은 ‘좋아요’를 받으실 수 있어요. 조금이나마 눈에 띄게 된다면, 고객을 확보하실 수 있을거에요. 또한 많은 창업 커뮤니티에 저를 노출 시키기도해요. 요즘 제가 가장 애용하는 홍보 채널은 트위터에요. 1년전부터 트위터를 활용했는데, 굉장히 늦게 시작했죠. 하지만 가장 고객도 많고 홍보 효과도 좋은 채널이 되었어요.

“내 바보같은 디자인 구독 서비스가 300만 달러를 벌었다.”
“내 바보같은 디자인 구독 서비스가 300만 달러를 벌었다.”

 

Q. 새로운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며, 어떻게 테스트하나요?

보통 가장 시간이 안드는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테스트해요. DesignJoy는 1일이 걸렸고, 다른 사이드 프로젝트는 6시간이 걸렸어요. 또한 Productize Yourself라는 유료 특강도 차에서 1시간 녹음했었고, 그냥 그걸 랜딩 페이지를 만들어 팔았어요. 그게 다에요. 저는 1주, 1달 이상 걸리는 프로젝트는 하지 않아요. 최소한의 유효한 것을 세상에 내놓고 추이를 지켜보기를 추천드려요.

6시간만에 만든 Funky Scribbbles 일러스트
6시간만에 만든 Funky Scribbbles 일러스트
출퇴근길 차에서 녹음한 ‘당신을 프로덕트로 만드는 방법’ 판매 사이트
출퇴근길 차에서 녹음한 ‘당신을 프로덕트로 만드는 방법’ 판매 사이트

 

Q. 당신처럼 디자인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재미없는 이야기같지만 많이 해보는게 중요해요. 저는 디자인학위를 받지 않은 비전공자에요. 독학을 한거죠. 많은 디자인 사례를 보고 카피를 했고, 피그마를 배웠고, 좋은 결과가 나오기까지 연습했어요. 좋은 디자이너의 계정을 팔로우했구요. 많은 제품을 다시 디자인하거나, 로고를 다시 만들어보거나 했어요.

 

Q. 하루의 루틴이 어떻게 되시나요?

아침 7:30분 정도에 일어나고 10시 30분까지 아이들을 봅니다. 아내는 체육관에 가구요. 매일 아이들을 오랫동안 돌보는게 이상하게 보이시겠지만 저는 아이들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게 축복같아요. 그리고 오전 11시 30분 정도에 일을 시작해요. 그리고 4-5시 즈음 일을 끝냅니다. 그리고나서 집에서 아기 기저귀를 갈고, TV를 보거나 하는 등 평범한 일상을 보냅니다.

출처: StarterStory
출처: StarterStory

 

Q. 독립을 꿈꾸는 분들에게 주실 수 있는 단 하나의 조언이 있다면?

제가 불안정한 기업가처럼 보일 수 있어요.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그렇겠지요. 제가 지금에서야 자신감있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지만, 몇년 전까지는 정규직을 그만둘 수 없는 한 개인에 불과했어요. 월 8만달러를 벌고 나서 그만둘 때, 불안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망하면 어떻하지? 플랜B는 무엇이지? 등을 고민했죠.

하지만 당신 자신을 믿고, 자격이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상기하셨으면 해요. DesignJoy의 상품을 업그레이드 하는 과정에서, 계속 ‘난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좀 더 자신감이 있었다면 정규직을 더 빨리 그만뒀을 것 같아요. 진부한 이야기같지만, 본인을 믿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Josh가 생각하는 DesignJoy 비즈니스

Brett의 포트폴리오 링크: https://rb.gy/no6b3
Brett의 포트폴리오 링크: https://rb.gy/no6b3

 

생각보다 준수한 퀄리티에 놀람

Brett의 사례를 보고 처음에는 많이 놀랐어요. 개인 한명이 20명의 클라이언트를 동시에, 그것도 디자인 요청 무제한을 관리할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어요. 디자이너가 투입하는 시간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퀄리티가 올라간다는 불문율을 믿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반대로 디자인 디테일은 많이 떨어지겠지.. 하면서 DesignJoy의 포트폴리오를 둘러보았는데요. 생각보다 준수한 퀄리티에 놀랐어요. 보는 눈이 좋다고 여겼습니다.

 

비동기 커뮤니케이션 정책과 요금제가 Key point

한번에 20명의 클라이언트를 상대하면서 하루 5시간만 일할 수 있다는 것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가능/불가능 여부를 따질 수 없을 것 같아요. 다만 확실한 것은 ‘비동기식 커뮤니케이션’이 확실히 매출을 상승시키는 데 많은 기여를 한 것 같아요. 또한 자신을 ‘상품화된 서비스’로 규정했기 때문에 비즈니스를 ‘사람 대 사람’의 관계로 보기보다 ‘계약 상품’으로 보는 시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떠한 사적 관계 구축없이, 본인의 탤런트를 기계화 시킨 느낌이에요.

 

DesignJoy의 장점

  • 트위터, 프로덕트 헌트로 셀프 브랜딩을 잘한 점이에요. 고객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 본받을만한 점이라 생각합니다.
  • 본인이 잘하는 니치한 디자인에만 집중했어요. 
  • 비동기식임을 미리 알려서 클라이언트와 기대치의 한계를 조정했어요. '디자인'에만 포커스하겠다는 그의 전략이 엿보였어요.

 

DesignJoy의 단점

  • 주도적으로 프로덕트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 보여요. 좋은 디자이너는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디자인을 ‘응대’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제품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이 부분에서는 부분에서는 부족할 수 있다고 보입니다.
  • 모바일 앱 등 제품 출시에 필요한 PM, 개발자와 커뮤니케이션이 어렵습니다. 개발자, PM과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어야 문제 없이 제품을 출시하는데, 기민한 대응이 아닌 랜딩 페이지/웹사이트/로고 디자인 등에 더 적합한 모델로 보여요.
  • ‘혼자서’ 하기 때문에 스케일의 한계가 보입니다. 한번에 20명의 클라이언트를 혼자서 관리한다고 하는데, 요구사항이 까다롭거나 더 많은 클라이언트를 대응하고자 할 때 비즈니스를 확장하기 어려워 보여요.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위 사례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최근 우리나라에도 많은 디자인 구독 서비스가 생겼습니다. 무제한 요청, 무제한 수정 등.. 여러 서비스가 탄생하고 있습니다만, 혹자는 위와 같은 ‘공장형 디자인’을 비판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 업계 전반의 퀄리티를 낮춘다고 비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즈니스적인 관점으로 보았을 때, 에이전시 비즈니스는 언제나 존재하였습니다. 모든 것은 시장이 결정합니다. 위와 같은 사례가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주도 더 재밌고 새로운 아티클로 찾아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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