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I AI PODCAST

AI 시대를 놓치고 싶지 않아 다시 창업했어요.

대기업 디자이너에서 법인 대표가 되기까지, 접은 것과 남긴 것

2026.07.31 | 조회 2.82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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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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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오서재에 나가서 인터뷰를 하고 왔어요. 『나는 솔로프리너다』를 함께 만든 EO의 김지윤 에디터님과, 책을 낸 이후에 저에게 벌어진 일들을 길게 이야기했습니다.

1인 기업에서 다섯 명짜리 법인이 되기까지 직접 부딪혀 본 15개가 넘는 비즈니스 모델, 그중에 접은 것과 남긴 것의 기준, 기업 AX 현장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까지 평소에 잘 안 하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었어요.

그걸 다 거치고 나서 제가 얻은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세상은 생각보다 연약하다는 것. 그날의 대화를 그대로 옮깁니다.

이미지 출처 : Youtube '대기업 퇴사 후 1인 창업, 법인 설립까지 | 나는 솔로프리너다, 조쉬 | 이오서재', by EO Korea
이미지 출처 : Youtube '대기업 퇴사 후 1인 창업, 법인 설립까지 | 나는 솔로프리너다, 조쉬 | 이오서재', by EO Korea

 

 

프리랜서와 솔로프리너를 가르는 한 가지

Q.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1인에서 팀을 함께 이룬 창업자가 됐어요. 조슈아앤컴퍼니라는 회사를 법인으로 운영하고 있고 다섯 명의 직원이 있는 대표이기도 합니다. 1인 기업에서 겪었던 장점들을 많이 흡수하고 난 뒤에, 이제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은 기업의 엔터프라이즈 AX 쪽으로 많이 진행하고 있고, 기업 교육이랑 대기업의 AX 솔루션, 구축 프로젝트 같은 것들을 다루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미지 출처 : joshua.site
이미지 출처 : joshua.site

 

 

Q. 프리랜서와 솔로프리너, 그리고 팀 창업은 어떻게 다른가요?

프리랜서와 솔로프리너의 명확한 차이점은 자기가 시간을 먼저 투입하느냐 마느냐예요. 프리랜서는 자기한테 어떤 스페셜티가 있잖아요. 저는 디자이너 출신이니까 디자인을 잘한다고 하면, 어떤 회사에 들어가서 하도급 계약을 하든가 시간을 판매하는 형식으로 일을 해 드리는 거예요. 혹은 산출물을 만들어 드리는 형태의 일이라고 볼 수 있고요.

이미지 출처 : 나노바나나 제작
이미지 출처 : 나노바나나 제작

저는 솔로프리너를 구조적인 비즈니스라고 표현을 합니다. 최근에는 크리에이터가 가장 쉬운 예시라고 보고 있는데요. 인스타그램이나 스레드나 유튜브를 통해서 트래픽을 만들고, 그 트래픽을 바탕으로 상품을 판매하는데 그게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거죠. 내가 일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알아서 판매가 어느 정도는 이루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게 솔로프리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그 구조를 어떻게 만들어 가셨나요?

저는 SK텔레콤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던 사람이었는데, 그때는 사이드 잡이라는 게 있었죠. 스타트업 같은 회사들 일을 어느 정도 봐 드리고 제 시간을 투입하면서 디자인을 같이 해 드리는, 시간 투입의 일을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2023년부터 뉴스레터를 시작했어요.

이미지 출처 : eopla.net
이미지 출처 : eopla.net

감사하게도 이오플래닛에 계속 글을 올리다 보니까 거기서부터 트래픽이 생겨서 여러 연락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연사 요청이 온다든가 광고 요청이 온다든가, 교육이나 컨설팅을 해 달라고 하는 기회들이 많이 생기게 됐어요. 거기서부터 가능성을 찾기 시작했고, 트래픽을 고정적으로 만들 수만 있으면 그걸 가지고 사업과 확실히 연계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때 처음 판매했던 건 아무래도 진입이 쉬운 강의 사업 같은 거였어요. 커뮤니티도 같이 판매했었고요. 그걸 기반으로 온라인에서 '솔로프리너 클럽'이라는 걸 만들어서 처음 시작했었습니다.

 

 

Q. 처음부터 뉴스레터를 하겠다고 계획하신 건 아니었죠?

네, 계획한 건 아니고 하다 보니 되니까 한 거죠. 처음 시작했을 때는 2023년 6월이었는데, 그때는 저 말고도 여러 뉴스레터 플레이어들이 있었습니다. 그걸 보면서 저도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고, IT 관련해서 나도 한번 글을 써 보자는 느낌으로 시작했어요. 

 

 

매주 15시간, 무료로 내보낸 뉴스레터

Q. 시작할 때 가장 참고했던 곳이 있었나요?

가장 참고가 됐던 곳은 레니의 뉴스레터(Lenny's Newsletter, 실리콘밸리 프로덕트·성장 분야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뉴스레터)였어요. 그때 당시에 딱 50만 구독자가 되어 있었는데, 이런 얘기를 했었어요. 솔직히 말하면 뉴스레터를 몇 년 이상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명심해야 할 것은 일관성과 퀄리티, 이거 빼곤 없다. 내가 50만까지 올 수 있었던 비결은 꾸준하게 일관성에 집착해서 퀄리티를 높이는 일 빼고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이미지 출처 : lennysnewsletter.com
이미지 출처 : lennysnewsletter.com

그러면서 인디아나 존스 영화에서 거대한 돌이 굴러오고 그걸 피해 달아나는 장면 있잖아요. 그 짤을 올리면서 매주 월요일이 나에게는 이와 같았다고 표현하더라고요. 그게 어떤 걸까 싶어서 한번 도전해 보자, 한번 꾸준하게 써 보자 했던 그 시절의 도전이 저의 새로운 기반을 마련해 준 것 같아요. 그때는 AI도 잘 안 돼 있어서 글 하나에 15시간씩 썼어요. 그렇게 매주 해 봤습니다.

 

 

Q. 그렇게까지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무료로 접근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뉴스레터 비즈니스를 하다 보니까 알게 됐습니다. 유료급의 글이나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면 사람들은 빚을 얻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걸 알았어요. 퀄리티 있는 콘텐츠를 매주 내보냈을 때 '이걸 내가 공짜로 봐도 될 만한 내용인 건가?' 하는 감정이 들면 빚을 얻었다, 그리고 신뢰를 얻었다고 할 수 있어요. 보는 사람들이 '이 사람이 뭔가 판매한다면 이걸 사도 되겠다' 하는 마음이 생기는 거예요. 

이미지 출처 : lennysnewsletter.com
이미지 출처 : lennysnewsletter.com

레니의 뉴스레터도 정확히 그렇게 가고 있죠. 한 시간 반짜리 팟캐스트를 매주 한두 개씩 찍고, 뉴스레터도 매주 하나씩 길고 충실한 내용으로 내보내요. 지금은 무료 발행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먼저 유료급으로 끊임없이 베풀어라 하는 마인드셋은 저에게 큰 영향을 줬던 것 같아요. 그게 실제로 스노우볼이 돼서 저에게 기회를 주었습니다.

 

 

15개의 비즈니스를 직접 부딪혀 봤습니다

Q. 매주 마감을 쳐 내는 동안, 현실적으로는 어떤 고민이 있으셨어요?

초반부에 했던 고민은 내가 일관되게 콘텐츠를 계속 내보낼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어요.  그게 가능한 건가, 지속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가설을 검증하는 기간이 3개월 정도였고요. 괜찮게 봐 주시는구나 하는 걸 알고 난 뒤에 비즈니스 모델을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Q. 그다음에 무엇을 파셨나요?

독립해서 나왔을 때 무언가를 판매할 수 있는 수단이 많지는 않습니다. 유형별로 나눠 보면 누군가를 가르쳐 준다든가, 남의 일을 내가 돕는다든가, 어떤 디지털 상품을 판매한다든가, 이 정도 카테고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요. 대부분의 디지털 비즈니스가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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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안에서 가장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었던 건 당시에 했던 슬랙 기반의 커뮤니티 비즈니스와 유료 구독 멤버십이었어요. 살아 있는 커뮤니티를 운영하려면 손이 많이 갔지만, 그래도 회원들을 락인(lock-in)시키고 멤버를 늘려 나가면서 꽤 의미 있는 수익을 냈던 걸로 기억합니다. 콘텐츠를 일관성 있게 낼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이 해소된 뒤에는 계속 비즈니스적인 고민만 했었어요. 어떤 비즈니스 모델이 나한테 가장 적합할까 하는 실험을 수없이 했습니다.

 

 

Q. 어떤 것까지 해 보셨어요?

먼저 컨퍼런스 같은 걸 했었어요. 솔로프리너 시절에 마음 맞는 사람들과 개발자 컨퍼런스를 연 적이 있습니다. 400명 정도 규모로 진행해 봤는데, 사람들이 그런 걸 꽤 좋아한다는 걸 알았어요. 실제로 만나는 모임, 그리고 현장에서 얻는 인사이트의 값어치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구나. 그리고 결제 전환율이라고 하죠. 현장에서 상품을 판매한다든가 온라인 웨비나에서 판매한다든가 했을 때 전환율이 오프라인 현장에서 아주 높구나 하는 걸 그때 알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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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쯤에는 삼성에서 의뢰가 왔었어요. 갑자기 영상을 만들어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10분짜리 AI 콘텐츠 같은 걸 점심마다 틀어 보고 싶은데 그걸 좀 할 수 있겠냐고요. 그런 것들을 어떻게든 수행해서 현금 흐름을 만들었던 기억도 납니다.

과외도 해 봤어요. 제가 AI 크리에이터다 보니까 조직에서 높으신 분들이 가끔 과외 요청을 하실 때가 있어요. 시간당 얼마든 다 준다고 하시는데 딱 한번 해 봤습니다.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면 15개 이상의 비즈니스 모델을 경험해 봤던 것 같고요.

 

 

Q. 솔로프리너로 지내면서 가장 크게 느낀 장점은 뭐였나요?

시간과 스케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인 것 같아요. 콘텐츠를 고정적으로 만드는 시간은 당연히 있지만, 그거 외에 다른 시간은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거든요. 원하면 갑자기 차 타고 바다에 가서 소위 말하는 디지털 노마드를 할 수도 있고, 많은 걸 시도해 보다가 하고 싶지 않을 땐 안 하고 잠깐 쉬어도 되는 자유. 이런 게 솔로프리너의 장점이라고 생각했죠.

 

 

Q. 반대로 단점은요?

월급이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고정 수익을 어떻게 만들 거냐, 이게 진짜 큰 과제이자 챌린지인 것 같아요.

 

 

Q. 책에서 고정 수입을 만드는 법을 구체적으로 쓰셨는데, 지금도 유효한가요?

그 당시에도 비즈니스 모델을 세 개 정도 병행했었어요. 외주와 강의, 멤버십 비즈니스를 했었습니다. 그 모든 비즈니스 모델은 아직도 유효해요. 다 팔립니다. 계속 팔리는데 문제는 그거예요. 계속 운영 공수가 든다는 거죠.

 

 

Q. 그러면 어떤 건 자동화하고 어떤 건 손으로 해야 하는지, 어떤 시행착오를 거쳐 알게 되신 건가요?

많은 분들이 자동화를 생각할 때 초반부터 바로 수동 작업 없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시는 게 큰 문제인 것 같아요. 초반부에는 진짜 몸으로 부딪혀야 하고요. 한마디로 개고생을 해야 돼요. 그 모든 과정을 거치면 거기서 나타나는 패턴과 반복되는 루프들이 생깁니다. 사업도 똑같은 것 같아요. 사업도 큰 루프 엔지니어링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반복되는 패턴 속에서 자동화할 것들을 찾고, 이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 이건 AI가 할 수 있는 일, 이건 나만이 할 수 있는 일로 구분하는 게 상당히 중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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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프리너가 된 지 1년 정도 됐을 때, 어떻게 하면 리소스를 덜 들이고 일할 수 있을까 해서 일주일간의 모든 태스크를 다 나열해 봤어요. 60개 정도 되더라고요. 그중에 40개는 제가 없어도 되는 것들이었어요. 그때는 AI가 지금처럼 발전도 안 돼 있던 상태라서 일단 뉴스레터 보조 작가를 채용했습니다. 당시 클로드 3가 한참 잘되고 있던 상황이라 그걸로 초안을 만드는 테스트를 한 다음, '이 정도의 내용은 클로드 3를 통해서 처음에 채워 주시고 이미지 리서치 같은 건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진행했어요. 자동화라고 표현하기는 어렵고 먼저 외주화를 시도했던 거죠.

하지만 결국 사람들은 손으로 쓴, 고생한 티가 나는 글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지금 이렇게 팟캐스트를 통해서 제가 현장에서 실제로 말하는 것들을 사람들이 좋아할 확률이 높은 것처럼요.

 

 

Q. 앞에서 말씀하신 '신뢰를 얻는' 방법이 그거군요. 

맞아요. 콘텐츠를 보고 너무 좋은 글이었다는 후기를 받을 때가 있어요. 그때는 이분들에게 어떤 제안을 해도 될 것 같다는 느낌까지 받습니다. 저는 그걸 고객의 온도를 올린다고 표현하는데, 거기까지 도달하는 게 예전에는 대면을 해야 해서 어려웠어요. 지금은 콘텐츠, 유튜브, 인스타그램 같은 수단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 만들 수가 있죠. 그런 사회에 사는 게 어쩌면 지금 솔로프리너의 장점이 될 수 있겠습니다.

이미지 출처 : @NextGen, 링크드인
이미지 출처 : @NextGen, 링크드인

 

 

Go와 Stop을 가르는 기준

Q. 15개를 다 해 보고, 무엇은 계속하고 무엇은 접을지 어떻게 결정하셨어요?

모든 문제는 시간과 돈으로 수렴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임팩트의 크기로 판단을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추가적인 기회로 이어지느냐 마느냐가 또 하나의 기준이었습니다.

과외 같은 경우에는 제가 일부러 현장까지 찾아가서 한두 시간 정도 계속 일을 봐 드리고, 이분의 니즈를 해결해 드리고, 심지어 개발도 해 드려야 했었어요. 시간 투입이 너무 많아서 이건 ROI(투입 대비 성과)가 떨어진다, 임팩트가 크진 않은 것 같다고 판단했죠. 다만 장점은 그분과 관계를 쌓기 때문에 그 이후에 이어지는 구축 비즈니스 같은 게 있다는 거였습니다.

 

 

Q. 최근에는 기업 강의를 많이 나가신다고 들었어요.

네, 기업 강의도 크게 임원 대상과 실무진 대상의 강의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요. 저는 임원 강의에 좀 더 집중하자고 생각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임원 분들이 권한이 있으시다 보니 훨씬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가 생기거든요. 임원 분들 입소문을 통해 구축 프로젝트가 성사되기도 합니다. 이런 식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면서 비즈니스 각도를 좁혀 나갔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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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렇게 좁혀 나간 방향은 결국 어디였나요?

어쨌든 비즈니스를 더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제가 직접 일하지 않아도 구조적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 판단을 했었어요. 가장 좋은 건 디지털 기반의 비즈니스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나이가 젊다면 최대한 많이 실패를 해 보시는 게 맞지 않나 해요. 저처럼 너무 안정적인 비즈니스만 추가하는 형태가 아니라면요.

 

 

Q. 머리로는 임팩트를 키워야 한다는 걸 알지만, 하고 싶은 일이 따로 있을 때도 있잖아요.

그 부분에 대해 저도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어요. 콘텐츠도 잘 돌아가고 있고 나름대로 비즈니스가 잘 돌아가다 보니까 시간이 남는 거예요. 드디어 시간이 남는 타이밍까지 왔구나 싶어서 나도 해외에 있는 솔로프리너들처럼 살아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일주일에 네 시간만 일하는 삶, 그걸 하고 싶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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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가 그런 삶을 좋아하는 줄 알았어요. 시간도 여유롭고 휴가도 많이 가고 가족한테 시간을 더 쓰는 생활이요. 그걸 극단적으로 3개월 해 봤거든요. 근데 시간이 남으니까 다른 일을 또 찾아나서는 저 자신을 발견하게 된 거죠. 아, 나는 그냥 계속 일을 해야 되는 사람인가 보구나, 알아서 사서 고생을 하는 타입인가 보구나 하는 걸 그때 알았고요. 기왕 할 바에야 열심히 해 보자, 임팩트도 한 번 더 내 보자, 더 큰 조직도 한번 만들어 보자는 쪽으로 생각을 변화시켰던 것 같아요.

 

 

 

커서를 만나고 방향을 틀었다

Q. 다루는 소재도 솔로프리너에서 AI 쪽으로 옮겨 가셨는데,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사실 작년 2월부터 5월 사이에 많이 쉬었습니다. 콘텐츠 운영은 그대로 했지만 괌에 여행도 다녀오고 하면서 한가하게 보냈거든요. 그때 이제 생존하는 방법은 다 안 것 같다, 나 스스로도 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 커서(Cursor)라는 도구가 엄청 부상하는 시기였어요.

이미지 출처 : shipper.now
이미지 출처 : shipper.now

저는 비개발자잖아요. 그런데 커서가 나오니까 제가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은 거예요. 백엔드 개발을 내가 할 수 있다니. 너무 많은 가능성이 눈앞에 펼쳐지는 걸 보면서, 이건 문명급 변화인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IT 필드에 15년 넘게 있었는데 한 번도 접근할 수 없었던 영역이 백엔드나 인프라 개발이었거든요. 그걸 한 번에 접근시켜 주는 도구가 탄생했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너무나도 큰 임팩트였고, 전율이 있었습니다.

 

 

Q. 그래서 무엇부터 해 보셨어요?

이 시기를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두 달 동안 집에 틀어박혀서 (아무 도움도 받지 않고) 결제가 붙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봤습니다. 그때 나왔던 첫 프로덕트가 배당 주식을 관리하는 앱이었어요. 오로지 커서와 클로드만으로 결제 붙이고 인프라, 백엔드 세팅해서 내놓을 수 있었던 게 저에게는 큰 심경의 변화를 만들었어요. 

처음 만들었던 배당 주식 관리 앱. 
처음 만들었던 배당 주식 관리 앱. 

그때까지 제가 생각했던 솔로프리너의 이미지는 크리에이터 기반이거나 소셜 미디어의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형태의 1인 기업가였거든요. 근데 AI가 그 제약을 완전히 해제해 버린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것들을 열심히 공부하고 저만의 수기를 남겨서 뉴스레터를 썼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오플래닛에서 또 잘 봐 주셔서 연락을 많이 받았죠. 패스트캠퍼스에서도 연락 오고 스파르타코딩클럽에서도 오고, 강의 플랫폼뿐만 아니라 개인 사업가분들도 연락을 많이 주셔서, 그런 수요를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과 새로운 길로 나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Q. 원래 쓰시던 1인 창업 콘텐츠에는 한계가 있다고 느끼셨던 걸까요?

시장의 캡(cap)을 느끼기는 했어요. 제가 처음에는 'IT 필드에서 내가 1인 기업으로, 혹은 개발자처럼 앱을 만들어서 월 500만 원에서 1천만 원, 많게는 3천만 원 정도의 꾸준한 고정 수익을 내면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는 분들을 타깃으로 글을 썼었어요. 아주 좁은 틈새 시장이었던 거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성장의 정체가 오기 시작했는데 이때 마침 저 역시도 약간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어요. 그런데 커서가 나오고 클로드 코드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더 발굴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소수의 팀이 엄청나게 큰 임팩트를 낼 수 있는 시대인 건 확실하다는 생각은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Q. 그런데 반대로 기업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고요.

1인 기업이나 작은 스타트업 관련된 글을 썼을 때는 기업에서 연락을 많이 주는 일이 별로 없었거든요. 근데 AI 관련된 내용으로 빠져들어서, 트렌디한 AI보다는 AI라는 트렌드 뒤에 있는 함의를 찾으려고 노력해서 콘텐츠를 만들었는데 그걸 보고 기업체에서 연락을 많이 주시는 거예요. 현장 강의를 요청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기업에서는 조직에 어떻게 AI를 도입하는지가 너무나 큰 고민이자 페인포인트라고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Q. 지금 시장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세요?

저는 호황, 활황이라고 많이 느낍니다. 제가 디자인 에이전시 쪽에 있어 봐서 아는데, 2000년대 초반 인터넷 붐이 일어났을 때 전국의 많은 기업이 다 웹 에이전시를 찾았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 당시에 웹에이전시가 돈을 많이 벌어서 상장도 하고 그런 시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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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스마트폰이 나오고 점점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지만, 요새 저는 기시감이 들어요. 그때 웹에이전시가 그랬던 것처럼, 지금은 AX가 호황기를 맞은 게 아닌가 싶거든요. 저도 지금 에이전시 업을 하고는 있지만 너무 많은 리드가 들어와서 감당이 안 돼요. 이걸 보면서 다른 차원으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타이밍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변신을 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Q. 솔로프리너라는 키워드도, AI도 늦지 않게 진입하셨어요. 이런 게 감도일까요?

저도 처음에는 갑자기 다른 분야에 저를 집어넣어 버리는 걸 두려워했던 사람이었어요. 회사 생활을 오래 했던 사람이니까요. 근데 크리에이터 생활을 하다 보니까, 회사 안에서 교류했던 사람들과 회사 밖에서 교류했던 사람들의 대화의 감도가 아예 다릅니다.

그 당시에 저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던 크리에이터가 '시현의 모험'을 찍는 김시현 님이랑 '일잘러 장피엠'을 운영하는 장병준 님이세요. 그분들이 저랑 팟캐스트를 같이 찍자고 하셔서, 1인 기업가들을 주로 취재하는 팟캐스트를 1년 정도 운영했었거든요. 그때 딱 느꼈던 게, 회사 밖의 1인 기업가들이 의외로 변신을 잘한다는 거였어요.

이미지 출처 : 유튜브 채널 '일잘러 장피엠' 
이미지 출처 : 유튜브 채널 '일잘러 장피엠' 

특히 장피엠 님 같은 경우에는 노코드라는 트렌드를 통해서 먼저 성장했다가(지금은 노코드란 말을 거의 안 쓰잖아요.) AI가 확 들어오고 나서는 에이전트라는 키워드를 쓰기 시작하고, 그런 콘텐츠를 올리다 보니 반응이 남다른 걸 느끼고 그쪽 시장으로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서 컨설팅이나 강의, 기업 교육 위주로 사업을 바꿨습니다. 어쩌면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태생적으로 사회 변화나 흐름에 민감하게 동참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저도 매주 콘텐츠를 만들면서 어떻게 하면 새로운 것들을 유용하게 전달할까를 고민하는 사람이잖아요. 제 중심에 있는 변화라기보다는 환경 변화에 제가 잘 적응했다고 하는 게 맞겠죠.

 

 

Q. 그 감도라는 걸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감도라는 건, 내가 다른 사람한테 소개했을 때 부끄럽지 않은가 하는 정도인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썸네일 하나만 하더라도, 챗GPT 이미지 모델로 그냥 만들어서 두껍게 폰트 써서 내놓는 효율적인 결과물이 있는 반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수작업으로 해서 한 장의 결과물을 내보내는 형태가 있을 수 있어요. 완전히 대척점에 있는 것이죠.
그런데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제 생각에 사람들은 남이 고생한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저 사람이 정말 신경 많이 쓰고 고생해서 저 정도의 감도를 맞췄으니까 나는 여기에 내 소중한 시간을 투입할 가치가 있어' 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기준을 매주 맞추기는 힘들죠. 그러니까 조금은 내려놓는 것도 필요하기는 해요.

 

 

 

한국형 솔로프리너는 다르게 생존한다

Q. 솔로프리너라는 개념 자체는 해외 사례가 훨씬 많잖아요. 국내와는 결이 다르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저는 결이 아니라 시장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시장의 크기가 달라요. 국내에서 솔로프리너를 한다고 할 때, 해외 솔로프리너의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카피해서 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워요. 왜냐면 모수가 작아요. 그래서 소위 말하는 '객단가'가 커야 살아남을 수가 있습니다.

해외 크리에이터들은 트래픽을 하나만 잘 몰아서 조금만 터져도 매출 500만 원에서 1천만 원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들어오는 유입량과 모수가 아예 달라서요. 그래서 VOD나 디지털 상품, 템플릿 같은 것만 판매해도 지속 가능할 수 있어요. 꾸준히 사람들이 들어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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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국내는 로컬 시장이고 작기 때문에 그 모델을 그대로 카피했다가는 한 달에 50만 원도 못 벌고 끝나는 경우가 너무 허다합니다. 그래서 솔로프리너라고 표현하기는 좀 애매하겠지만, 어느 정도는 외주를 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게 되는 것이죠.

저도 처음에 그걸 몰랐어요. 해외 모델을 카피하면 당연히 가능할 줄 알았는데 안 되더라고요. 제 생활 자체가 유지가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다른 일을 해야 하는데 뭘 할까 보다 보니까 여러 비즈니스 모델을 계속 탐구하게 됐죠.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이 무너지면 다른 것들이 받쳐 줘야 하는 상황이 계속 눈앞에 펼쳐지니까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할 수밖에 없었고, 생존을 위해서 서너 개를 계속 동시에 병행해야 되는 형태가 됐던 게 아닐까 합니다. 그게 저는 한국형 솔로프리너라는 생각을 하고요.

 

 

Q. 처음부터 영어를 쓰면서 글로벌로 가려는 솔로프리너라면 어떨까요?

불가능할 게 하나도 없을 것 같아요. 본인이 영어에 친숙하고 어느 정도 베이스도 있으면 사실상 어려울 건 단 한 개도 없고, 저처럼 수면 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 뿐이지 알게 모르게 잘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 분들을 보면서 오히려 저는 나는 초보 사업가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하고요.

브라이언트 초우 사례는 지난 뉴스레터로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브라이언트 초우 사례는 지난 뉴스레터로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 구조는 계속 가속화되지 않을까 합니다. 최근에 중국에서도 솔로프리너가 급증하고 있다는 뉴스를 봤고요. Y 콤비네이터 유튜브에서 봤는데, 웹플로우를 공동창업했던 브라이언트 초우(Bryant Chou)가 40대에 다시 혼자 창업에 나서서 인터뷰한 것도 있더라고요. 이런 트렌드의 가속화는 더더욱 커지고 이어질 것이라는 데에 저는 이견이 없습니다.

 

 

Q. 솔로프리너가 앞으로도 이어질 트렌드라고 보시는 이유를 정리해 주신다면요?

저는 거의 100% 확신하고 있어요.

우선 AI가 준 변화는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로는 내가 할 수 있었던 일들을 원래보다 더 증폭시켜 주는 기능이 있어요. 

두 번째 변화가 의미가 있는 게, 내가 할 수 없었던 일들을 하게 해 주는 거예요. 만약에 제가 10 정도의 레벨이었으면 그걸 100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형태, 그게 현재 AI가 가지고 있는 함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혼자서 할 수 없었던 여러 가지 일을 스스로 할 수 있게 되죠. 도구만 잘 활용하면요. 예를 들면 광고 집행이라든가 트래픽을 만드는 일도, 요즘은 메타 MCP라고 해서 광고 집행도 자동화할 수가 있어요. 트래픽을 만드는 것조차 그렇게 할 수 있고요. 판매 상품 자체를 앱이나 템플릿, 100% 디지털로 치환하면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지속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는 사회가 되었거든요. 실제로 한국에 그런 분들이 상당히 많기도 하고요.

잭 도시는 직원 40%를 감원하며 업계에 충격을 주었다. 이미지 출처 : Business Insider 
잭 도시는 직원 40%를 감원하며 업계에 충격을 주었다.
이미지 출처 : Business Insider 

그리고 사람들이 조직 생활을 힘겨워하는 트렌드가 계속 이어져 왔었잖아요. 근데 이제는 반대로 조직 안에서 우리가 이 규모로 필요할까에 대한 의문을 갖기 시작한 사회가 되었어요. 4~5만 명 되는 큰 대기업에서 이만큼이나 인원이 필요해? 라는 질문을 탑 레벨에서 하기 시작하게 된 거예요. 그러면서 채용이라는 트렌드가 바뀌기 시작하고 있다고 저는 느껴져요.

탑 레벨의 성과를 계속 내셨던 분들은 회사에서 계속 붙잡겠죠. 100배의 성과를 내는 에이스니까요. 하지만 그게 아닌 80%의 인재들은 이제 살길을 찾아야 되는 상황이 된 거예요. 내가 이 회사에서 계속 이 일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가속화됐고, 나가서 이걸 가지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조건들이 지금 성립이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AI와 채용의 트렌드, 이것들에 의해서 솔로프리너의 부상은 가속화될 것이다, 대자영업자의 시대가 올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 남는 건 세일즈 역량

Q.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이나 지금 직장을 다니는 분들은 이 키워드를 어떤 마음가짐으로 보는 게 좋을까요?

저는 취업도 생존이라고 생각하고, 솔로프리너가 됐든 창업이 됐든 그것도 생존이라고 생각을 해요. 결론적으로 생존 스킬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AI 리터러시 같은 건 금방 캐치업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렵지 않거든요. 이미 공공재로 많은 정보가 나와 있기 때문에 '나는 AI 인재입니다'라고 말하는 건 이제 너무나도 쉽게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세일즈 역량, 그건 장착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저는 취업이든 창업이든 그 역량만 있으면 두 현장 모두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면접도 나를 세일즈 하는 거고, 창업도 어떻게든 상품을 판매한다든가 세일즈 기술을 배우는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Q. 실제로 그런 흐름이 보이는 사례가 있나요?

마이리얼트립이 그 흐름을 잘 보여 주는 것 같아요. 2년 전에 AI 랩이라고 하는 조직을 만들었었거든요. 그 조직을 만들고 나서 전사 AX를 다 수행했고, 어느 정도 완료가 됐다고 해서 그 조직이 해체가 됐습니다. 근데 그다음에 새로 만든 게 세일즈 랩이라는 거더라고요.

이미지 출처 : 마이리얼트립 블로그
이미지 출처 : 마이리얼트립 블로그

개발자나 디자이너, PM들이 본인 회사에 가지고 있는 리소스를 외부에 직접 가지고 나가서 현장에서 고객들을 만나고 세일즈를 하는 것을 따로 공부한다고 하더라고요. 결론적으로는 세일즈 능력이 AI 시대에 AI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영역으로 간주되고 있는 것이죠. 누군가가 세일즈를 가르쳐 주고 판매할 수 있는 기술을 알려 주신다고 하면 돈과 시간을 투자해서 꼭 그걸 배우셨으면 좋겠어요. 그게 결국은 뭐든지 걸리게끔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무작정 시도한다고만 되는 게 아니라, 시도하고 깨지면서 어떻게 하는 게 더 효과가 있었구나를 배워 가며 그 기술을 장착하는 게 지금 시대에 가장 걸맞는 태도가 아닐까 합니다.

 

 

Q. 결국 세일즈가 중요하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실행하기에 너무 어려울 것 같아요.  

어렵죠. 그런데 저는 세상이 생각보다 연약하다는 말을 좋아해요. 무슨 말이냐면, 세상을 살면서 여러 벽들을 만나는데, 이게 항상 돌담 같지는 않다는 거죠. 내가 뚫으려고 노력하면 생각보다 쉽게 깨진다는 거예요. 제가 세상과 부딪혔을 때, 사람들에게 조금 부탁하고 혹은 제가 좀 더 연락하면 생각보다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뭔가 기회를 주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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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비즈니스를 직접 하다 보니까 미팅도 많이 해요. 거절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그래도 수락될 때도 많거든요. 그때 역시 세상은 생각보다 그렇게 단단하지만은 않아, 생각보다 연약해, 그러니까 이 세상이 돌아가는 거지, 하는 생각을 요즘 합니다.

 

 

기업 현장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

Q. 지금은 기업 AX 일로 현장을 가까이서 보고 계신데, 기업들의 페인포인트는 어떤가요?

먼저, '제가 AX 전문가입니다'라고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시장에서 물어보시고 저도 나름대로 해법을 찾아 도와드리려고 했기 때문에 이 일을 하는 거다'라고 봐 주시면 좋을 것 같고요.

이미지 출처 : 네이버 뉴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뉴스 

일단 저는 대기업 쪽 일을 많이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큰 조직에서 탑 레벨에 계셨던 분들이 최근의 변화에 대해서 굉장히 크게 인지하고 계신 것 같아요. 예를 들면 SK 그룹 같은 경우에는 1인 1에이전트를 만들어라 하는 지령이 전 구성원에게 떨어졌어요. 근데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바이브 코딩도 모르고 AI도 잘 몰라요. 그런데 일단 해야 돼요. 해야 되니까 하게 되는 상황인 거는 사실인 것 같아요. 당장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모르니까 교육을 찾는 거고 컨설팅을 찾는 거고 구축을 해 달라고 하는 수요가 있어서 시작을 했습니다.

 

 

Q. 실무자분들은 어떤 부분에서 막혀 있나요?

제가 생각하기에 AI라는 건 결국은 IT 혹은 개발이에요. 결론은 효율화로 수렴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지식이 없어요. 개발 지식이라든가, 뭔가를 만들기 위해서 알아야 하는 제반 지식이 있어야 하는데, 프론트엔드와 백엔드가 뭔지, 개발을 하게 됐을 때 환경을 어떻게 세팅하는지 같은 기초 교육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AI를 하라고 하니까 다들 헤매고 있는 거죠.

AI는 계속 팔로업을 하면서 센싱을 계속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센싱이 뭐냐면, AI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 건지 아는 감각이죠. 이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기업의 탑 레벨에서는 어디까지 가능한지가 너무 크게 열려 있는 경우가 많아요. 모든 것이 다 된다는 식으로요. 그래서 실무자분들이 저한테 와서 고통을 호소하세요. '제발 임원 강의 가셨을 때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직접 얘기해 주세요' 이렇게 부탁을 하세요.

 

 

Q. 아무래도 경영자들과 실무자들의 시점이 다를 수 밖에 없으니까요. 

맞습니다. 경영자 분들의 시선은 지금 이 상황이 아니에요. 3년 뒤의 상황이에요. 지금 빨리 대비해야 하니까, 난 지금 마음이 급하니까 너희가 빨리 따라와 하는 거거든요. 시점이 아예 다르기 때문에 '빨리 내부 에이전트 같은 것들을 효율화해서 온톨로지(조직이 쓰는 개념과 데이터가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정리해 둔 지도) 구성하고 우리만의 베이스를 구축해야 돼'라고 생각하고 계시죠. 근데 실무자 분들은 그런 걸 쌓아나갈 기초적인 지식을 갖고 계신 분이 많지 않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제가 저희 회사에 있는 개발자 분들과 알고 있는 지식들을 전파해 드리는 일을 하고 있다고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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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기업의 AX는 어떤 단계로 진행되고 있나요?

여러 가지 레이어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시점인 것 같아요. 일단 지금은 다 교육이라는 걸로 풀려고 하는 흐름이 큽니다. 일단 배워야 되고 따라와라 하는 게 중요한 기초 레이어인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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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레이어는 이걸 가지고 우리가 어떻게 AI와 잘 일할 수 있을까에 대한 조직 문화나 룰을 세팅하는 거예요. 혹은 에이전트를 우리 조직에 입혀서 어떻게 일을 할지 고민하는 레벨이 두 번째인 것 같고요.

세 번째, 더 위에는 AI 거버넌스인 것 같습니다.

 

 

Q. 거버넌스라고 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요?

거버넌스라고 하면 고차원처럼 들릴 수 있지만 간단하게 얘기하면 AI가 회사의 핵심 시스템 안에 들어갔을 때 얘를 어떻게 정책적으로 관리할지, 어떻게 하면 조직 구성원들이 토큰을 너무 과하게 낭비하지 않도록 관리할 수 있는지 이런 거예요.

이미지 출처 : Youtube '토큰맥싱: 최고의 개발자들이 AI를 활용하여 400명의 엔지니어가 할 일을 처리하는 방법', by Y Combinator
이미지 출처 : Youtube '토큰맥싱: 최고의 개발자들이 AI를 활용하여 400명의 엔지니어가 할 일을 처리하는 방법', by Y Combinator

실제로 그런 사례가 대기업에서도 터지고 있어요. 토큰 맥싱(token maxing)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무조건 다 써, 엄청 과하게 써 하고 정책을 내니까 실제로 1억짜리 토큰을 한 번에 써 버리는 개발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감사(audit) 같은 니즈가 떠오르고 있고요.

 

 

Q. 감사라고 하면 보안 이슈 쪽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에이전트가 회사에 들어왔을 때 이 에이전트에게 정보의 범위를 얼마나 열어 줄 것이냐에 대한 이슈가 존재합니다. 외부에 대한 보안 이슈가 있고 내부에 대한 보안 이슈가 있어요.

예를 들어 직원이 에이전트한테 우리 대표 연봉이 얼마야 하고 물어봤는데, AI가 내부에 있는 데이터를 확인해서 답을 해 버리는 상황이 벌어지면 어떻게 대처를 해야 될까요? 내 옆자리에 있는 구성원의 연봉이 얼마고 성과급이 얼마야 라고 물었을 때 에이전트가 그걸 바로 답해 버리면 어떻게 될 것이냐 하는 것들이죠. 이런 감시 체계와 보안 체계, 정보·데이터 관리 체계는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정책적으로 잘 수립하는 건 인간이 해야 될 일이라는 거죠. AI 윤리적인 부분, AI 정책적인 부분은 상위의 거버넌스 레이어인데요. 그걸 정리해 나가는 일도 제가 앞으로 계속 고민하면서 만들어 가야겠구나 싶어요.

 

 

Q.개발이나 디자인 같은 영역은 AI가 빠르게 따라오는 데 반해, 기업 내부 사정에 맞춰 정책을 수립하는 건 아직 미지의 영역처럼 보이는데요.

저는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이 기회의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거버넌스를 관리하는 사람, 보안을 관리하는 사람, 내부적으로 데이터 통제를 하는 사람들이 각 조직마다 배치가 될 것이라고 거의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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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AI 서밋이나 여러 기업 포럼 이야기를 보면 다 AI 얘기밖에 없어요. 근데 그분들이 다 비슷하게 얘기하는 특정 주제가 바로 이 부분이에요. 아직까지 그레이존에 속해 있지만, 수요가 앞으로 폭증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Q. 왜 조직마다 그런 역할이 존재할 거라고 보시나요?

사람 자체가 완벽하지 않은 생물이기 때문에 내가 악한 의도를 가지고 싶으면 완전히 악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거든요. 예를 들어 남의 것을 복사해서 콘텐츠를 대량으로 찍어내 버리면 그것도 누군가한테 피해가 되는 일이잖아요. 이미 현실 세계에서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도 하죠. 기업 현장에서는 그게 없을 수가 없는 것 같아요. 마음만 먹으면 회사에 있는 보안 시스템을 직접 뚫어서 내부의 비밀 정보를 캐낼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게 대비가 되어 있느냐 라고 하면 아직 안 돼 있는 거죠.

이미지 출처 : 나노바나나 제작
이미지 출처 : 나노바나나 제작

저도 제 API 키를 남들한테 공개한 적이 없는데, 최근에 누군가 제 환경 변수 파일에 접근해서 탈취해 가지고 API 비용을 270만 원어치 결제하는 상황이 벌어진 적 있어요. 제가 유튜버라서 아마 영상이나 어딘가에 키가 노출됐었나 봐요.

예전에는 AI를 무조건 엄청난 가능성을 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나의 날개와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얘는 감시하고 통제해야 되는 영역이 맞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Q. 반대로 여기는 AX가 잘 되겠다 싶었던 현장도 있었나요?

인상 깊게 들었던 기업 중에 하나는 해외 진출을 위한 마케팅 TF였어요. 그 TF는 과거에 쓰던 도구들을 다 버리자고 결론을 냈대요. 슬랙과 노션, 그리고 (그 당시에는 커서가 뜨고 있었기 때문에) 커서 정도의 툴로 제약을 하고, 우리가 쓰는 모든 도구를 다시 세팅하자고 의사 결정을 했대요.

그러면서 과거의 도구들을 안 쓰게 되니까 자기가 필요해서 만들게 되더라는 거죠. 실제로 지금 다 셀프메이드가 되는 시대거든요. 자기들 팀에 걸맞는 형태로 도구들이 세팅되고 만들어지다 보니까, 남이 만든 도구보다 훨씬 더 사용 빈도가 높아지는 거예요. 자기 의도가 들어가니까요. 그러면 퍼포먼스 마케팅을 한다든가 고객과의 세일즈 메일을 보낸다든가 했을 때 훨씬 더 최적화된 형태로 일할 수 있게 됐다는 결론을 얻었어요. AI 시대에는 도구가 많은 것보다 딱 필요한 도구 몇 개만 가지고 일하는 게 정말 중요하구나, 오히려 도구를 제약하는 게 중요하구나 하는 걸 그때 배웠습니다.

 

 

Q. 다른 사례도 있나요?

두 번째 사례는 대기업인데, 그 조직은 전 그룹사에서 한 명씩 차출을 해서 만들어지는 조직이었어요. 그래서 레거시가 없어요. 1년마다 새롭게 갈무리되는 조직이어서, 전 구성원을 다 클로드 코드 교육을 시킨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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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거기 들어가서 메인 강사로 일하면서 클로드 코드 교육도 해 드렸는데, 저희 입장에서 오히려 위기감을 느낀 게 있어요. 초반부에는 뭘 만들어 달라고 말씀을 많이 주셔서 일감을 주셨거든요. 근데 6개월이 지났는데 일감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어요. 얘기를 들어 보니까 직접 만드셨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 업 자체도 장기적으로는 없어질 수 있구나를 그때 깨달았어요. 계속 현재에 머물러 있지 말고 다른 레벨이 뭔지 생각도 하고, 언젠간 빨리 내가 사라질 수 있으니 다른 곳으로 변신을 계속 도모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요즘은 살고 있습니다.

 

 

채용 기준은 감도입니다

Q.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채용한다면 누굴 뽑고, 왜 채용해야 할까요?

저희 회사가 지금 직원이 다섯 명인데요. 한 사람 한 사람 채용할 때마다 고민을 엄청나게 해요. 고정비가 붙으니까 채용이 무섭거든요. 그러면서 제가 세운 채용 기준은 감도입니다. 감도를 얼마나 가지고 계시냐가 첫 번째예요. 대화해 보고 이 정도면 감도가 있으시다 싶으면 데리고 오는 거죠.

근데 그 감도라는 게 여러 가지가 엮여 있는 말인 것 같아요. 취향, 선택적인 기준이 까다롭다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인정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든다는 것. 여러 레이어가 들어가 있는 말이거든요. 그런 부분 위주로 채용을 한다는 것은 AI가 그만큼 그걸 대체할 수 없다는 뜻이겠죠.

 

 

Q. 예를 들어 설명해 주신다면요?

두 명의 개발자 분을 동시에 프리랜서로 고용했었어요. 한 분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좋으셨던 분이에요. 언어를 잘하시고 일본어도 네이티브에 가까웠고, 해외에서도 일을 많이 하셨던 분이라 '개발자인데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특출나게 좋은' 분이었습니다. 다른 한 분은 개발 실력이 좋으신 분이었어요. 기술적으로 뛰어나고 어려운 일을 착착 수행해 내고 인프라 세팅을 잘하시는 분이었죠.

개발자 채용 공고는 이렇게 냈었습니다. 
개발자 채용 공고는 이렇게 냈었습니다. 

그분들과 두 달을 함께 프로젝트를 하고 일했는데, 결과적으로 뽑힌 분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나신 분이었어요. 이분이 저희 비즈니스에 적합했던 거죠. 저희는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다발적으로 수행하니까 외부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분을 뽑는 게 중요했는데, 이분의 태도와 능력에 고객들이 만족하시는 걸 확실히 눈으로 보게 된 거예요. 그래서 "계약하시죠, 같이 일하고 싶습니다" 하고 바로 제안드렸어요. 연봉 1억을 들여서라도 모셔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쨌든 핵심은 그것 같습니다. AI 시대에 대체될 수 없을 것 같은 능력을 가지신 분들이 채용된다는 거죠.

 

 

Q. 반대로 취업을 하려는 입장에서는 무엇을 보여 줘야 할까요?

AI와 어떻게 함께 일했는가에 대한 증명이 있으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해요. 단순히 나는 챗GPT를 이렇게 PPT로 썼어요, 젠스파크로 이미지 잘 만들어요 하는 레벨은 잘 안 될 가능성이 높아요.

오히려 그것보다는 내가 나름대로의 지식 체계를 여기다 저장을 해서 저의 업무를 효율화했습니다 하는 쪽의 입증과 증명. 그리고 그게 팀으로 퍼졌을 때 팀의 효율성과 생산성에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하는 형태가 훨씬 더 설득력이 높아지는 사회가 된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어떤 도구를 다뤄 봐야 한다고 보세요?

일반적인 AI를 다루는 게 아니라 클로드 코드, 코덱스(Codex) 같은 AI 코딩류의 도구들이나 이런 학습이 필요한 게 사실인 것 같아요. 저는 기업 현장에 나갔을 때 이런 말을 해요. 아직도 클로드 코드나 코덱스를 안 쓰시는 건 솔직히 말씀드리면 기준 이하입니다.  이렇게 가차없이 말해 버려요.

지금은 'AI를 쓰는 사람 대 안 쓰는 사람'의 경쟁시대다. 이미지 출처 : @naval, X
지금은 'AI를 쓰는 사람 대 안 쓰는 사람'의 경쟁시대다. 
이미지 출처 : @naval, X

요새는 너무 기본 리터러시라고 생각이 되거든요. 제 입장에서는 그걸 쓰지 않는다는 게 상상이 안 되는 거예요. 큰 기업에서 월급을 받는다고 하면, 내가 아무리 스페셜티가 좋아도 그걸 쓰지 않는 형태로 일하는 건 나중에는 허용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더라고요. 경각심을 가져야 해요. 마치 스마트폰 안 쓰는 것과 똑같은 느낌입니다. 신규로 취업을 한다든가 조직 자체에서 생산성을 높이고자 하는 업무에 있어서는 기본 리터러시가 들어가야 되는데, 그게 저는 클로드 코드 혹은 코덱스 같은 코딩 도구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파도를 타는 사람

Q. 정신없이 돌아가는 기술 판과 이건 다 거품이라는 비관론 사이에서 어떻게 중심을 잡으세요?

저도 AI 트렌드가 너무 빨리 바뀌어서 버겁거든요. 아는 분 중에서 '이렇게 빨리빨리 따라가야 하나? 1~2년 뒤에 따라가도 되지 않을까, 지금은 놔 버리지 뭐' 하는 분들도 있어요. 근데 저는 AI는 문명급 변화인 것 같아요. 스마트폰급의 변화, 혹은 그 이상급의 변화인 것 같고 너무나 기본적인 소양으로 받아들여야 될 영역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이미지 출처 : 나노바나나 제작
이미지 출처 : 나노바나나 제작

그런 면에서 빨리 바뀌어 가는 트렌드 안에서 어떻게 중심을 잡을 것이냐 하면, 저는 이걸 파도라고 표현하곤 합니다. 서핑보드를 탈 때 파도가 밀려오면 그걸 잘 타려고 노력을 하잖아요. 하지만 언젠간 넘어지고 물에 빠지고 다시 일어나서 가잖아요. 그런 태도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밀려오는 파도를 온몸으로 막아서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이 흐름 위에서 중심을 잡고 가야 되는 것 같고요.

저희 회사도 그런 부분에서, 고객들이 이미 바이브 코딩을 다 할 줄 알면 우리 회사는 개발할 게 없잖아요. 그럼 우리가 앞으로 새롭게 해야 될 건 뭔지 고민하면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나아가는 게 저희가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걸 저는 파도를 탄다라고 표현을 합니다.

 

 

Q. 그러면 어느 정도까지 따라가야 한다고 보세요?

과잉해서 따라갈 필요는 없고, 정말 내 가슴에 와닿는 변화라고 느꼈을 때 그 정도의 인사이트만 가져도 충분하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 변화는 1년에 몇 번 오진 않거든요. 저는 최근에 클로드 디자인에서 그걸 한번 느꼈던 것 같고, 역대급 변화 정도만 조금 따라가도 살아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최전선에 있으신 분들은 계속 센싱을 해야 되겠죠. 저는 그냥 받아 보고 계속 평가하고, 이게 대체 어디 쓰이지 하는 부분을 고민하면서 나가고 있고요. 

 

 

Q. 그러면 조쉬 님과 회사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려고 하세요?

저희는 생존형 비즈니스라서, 항상 변화하는 트렌드 안에서 어떻게든 적응하고 더 잘해 보려고 하는 회사라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일이 많아요. 기업 교육도 있고 AX 컨설팅도 많이 주시고 구축 프로젝트도 열 개 넘게 돌아가고 있거든요.

근데 저희 회사는 좀 쌓아 가는 비즈니스를 더 하고 싶어요. 강의나 교육, 구축 같은 건 현금 흐름은 빠르게 돕니다. 근데 반복 수익이 되느냐 하면 그건 아니거든요. 계속 새로운 기획과 관리가 들어가야 해서 사람이 피곤하고, 매출 자체에도 어느 정도 캡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이미지 출처 : @awilkinson, X
이미지 출처 : @awilkinson, X

그래서 회사 이름을 조슈아앤컴퍼니로 지었어요. 제가 앤드루 윌킨슨이라는 분의 책 『충분하지 않습니다(Never Enough: From Barista to Billionaire)』와 그분의 행보를 좋아하거든요. 저랑 같은 디자이너 출신의 평범한 사람이었는데, 커피 바리스타였다가 지금은 조 단위 억만장자가 되신 분입니다.

그분이 처음 시작한 게 디자인 에이전시였어요. 거기서 현금 흐름을 쌓아 나가면서 인터넷 비즈니스에 밝은 걸 살려 작은 업체들을 조금씩 사기 시작한 거예요. 자기 회사에 편입시켜 그 CEO와 함께 키운 다음 매각하고, 그렇게 더 큰 지주회사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저희도 일단은 현금 흐름 비즈니스가 답이겠지만, 앞으로 더 많은 회사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이 이야기 전체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세상이 무섭다고 얘기들 많이 하시잖아요. 너무 어렵고. 저도 정말 벽을 느낄 때가 많고, 창업을 한다든가 대단한 사람들을 만났을 때 옛날엔 두려움 같은 게 컸었어요. 권위도 있고 대단한 사람 앞에서는 위축되는 느낌도 많이 겪었고요.

근데 살면서 조금씩 깨달은 건, 별거 없다는 거예요. 별거 없다는 뜻은, 저 사람도 하는데 나는 못 할까 하는 생각인 것 같아요. 그게 너무 중요한 마인드인 것 같아요. 나는 저 정도까지 못할 거야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믿는 거죠.

내가 뭘 잘할 것 같지 않아도 근거 없이 계속 자신을 믿어 가는 게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시도할 수가 있는 것 같아요. 그게 없으면 시도를 못 해요. 하기 전에 위축되고, 시도했는데 실패한 다음에 역시 나는 그렇지 하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50번 100번 정도 시도하면 언젠간 걸리게 마련입니다. 끊임없이 시도하고 계속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이걸 지속할 수가 있거든요. 창업이든 솔로프리너든요. 새롭게 독립하고자 하는 여정 자체가 힘들겠지만, 자신을 조금씩 믿어 가는 그 과정 자체가 생각보다 즐거운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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