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인사이트

YC 파트너가 말하는 'AI로 스스로 발전하는 회사를 만드는 법'

톰 블롬필드(YC 파트너)가 푸는 'AI 네이티브 회사'의 5개 층

2026.06.03 | 조회 3.84K |
0
|
from.
Josh
첨부 이미지

요즘 'AI로 생산성 20% 올렸다'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코파일럿을 붙이고, 엔지니어를 더 빠르게 만들고, 소프트웨어를 더 많이 찍어내는 식이죠. 그런데 Monzo와 GoCardless를 창업하고 지금은 Y콤비네이터에서 파트너로 일하는 톰 블롬필드는, 그게 애초에 틀린 사고방식이라고 말합니다.

AI는 회사 옆에 갖다 붙이는 도구가 아니라, 회사 자체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거예요. 핵심은 회사를 '스스로 돌면서 점점 나아지는 AI 순환 구조'로 바꾸는 것. 잘만 하면 내가 잠든 사이에도 회사가 알아서 개선된다는 이야기인데, YC 내부에서 이미 돌아가고 있는 사례까지 그가 직접 풀어놓습니다.

이미지 출처 : Youtube 'How to Build a Self-Improving Company with AI', from Y Combinator
이미지 출처 : Youtube 'How to Build a Self-Improving Company with AI', from Y Combinator

 

회사는 아직도 로마 군단처럼 굴러가요

Q. 요즘 대부분의 회사 구조를 어떻게 보세요?

로마 군단처럼 굴러가고 있다고 봐요. 로마 군단은 로마라는 중심에서 두 대륙에 걸쳐 권력을 투사하도록 설계됐어요. 멀게는 스코틀랜드의 하드리아누스 성벽에 배치된 병사들까지요. 그 방식은 일정한 통솔 범위를 가진 계층 구조를 겹겹이 쌓는 거였어요. 각 단계마다 이름이 정해진 담당자가 있어서, 명령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고 정보는 아래에서 위로 올라갔죠. 지금 대부분의 회사가 딱 이래요. 사람이 정보를 위아래로 나르는 통로 역할을 하는 거예요.

이미지 출처 : Youtube 'How to Build a Self-Improving Company with AI', from Y Combinator
이미지 출처 : Youtube 'How to Build a Self-Improving Company with AI', from Y Combinator

 

 

Q. 그게 왜 문제라고 보시나요?

문제는 그 구조 밑에 깔린 가정이에요. '계층적으로 조직된 회사가 우리가 경제적 가치를 만드는 단위를 조직하는 올바른 방식'이라는 가정이요. 잭 도시(트위터·블록 창업자)가 2~3주 전에 올린 트윗이 바로 이 점을 짚었는데, 저는 그게 정말 좋았어요. 저는 AI가 그 가정을 깨버린다고 생각하거든요. 사실 이 강연도 잭 도시의 트윗과 다이애나(Diana, YC 동료)의 강연에서 아이디어를 한참 빌려와 엮은 거예요.

이미지 출처 : Youtube 'How to Build a Self-Improving Company with AI', from Y Combinator
이미지 출처 : Youtube 'How to Build a Self-Improving Company with AI', from Y Combinator

 

 

코파일럿이라는 착각

Q. AI를 생산성 도구로 보는 시각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망가진 방식이라고 봐요. 1년 전에 사람들에게 AI가 어디에 쓸모 있냐고 물으면, 다들 생산성 이야기를 했어요. 코파일럿, 엔지니어를 20% 더 빠르게 만들기, 워크플로우에 보조 AI 붙이기, 소프트웨어를 더 많이 출시하기. 피트(Pete, YC 동료)가 쓴 블로그 글에 좋은 비유가 있었어요. 우리는 지금 그냥 옛날 방식에 더 강력한 엔진을 하나 얹고 있을 뿐이라는 거예요. 마차에 자동차 엔진을 다는 식이죠.

마차에 엔진만 얹은 1803년 증기 자동차, 피트 쿠멘이 AI 앱을 빗댄 비유이미지 출처 : koomen.dev
마차에 엔진만 얹은 1803년 증기 자동차, 피트 쿠멘이 AI 앱을 빗댄 비유
이미지 출처 : koomen.dev

그러지 말고, 저는 '회사가 무엇이고 어떻게 움직이는가' 자체를 다시 상상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게리 탄(YC 대표)이 강연에서 보여준 것처럼, 저는 AI가 엔지니어링 팀 전체보다 더 많은 코드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진심으로 믿거든요.

 

 

Q. 그 '다시 상상하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발상은 뭔가요?

회사 안에 있는 도메인 지식을 끄집어내서, 그걸 'AI에게 줄 맥락(context)'이나 '스킬(skill)'로 정의한다는 발상이에요.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노하우는 사람들의 머릿속, 슬랙 메시지, 이메일, 노션 문서 곳곳에 흩어져 있어요. 이 정보를 다 합치면 곧 '우리 회사가 일하는 방식'이 되죠. 그걸 AI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만들 수만 있다면, 계층 조직에서 'AI 네이티브 소프트웨어로 굴러가는 지능형 조직'으로 단번에 옮겨갈 수 있어요.

회사를 전혀 모르는 천재들로 직원을 대체하면 대혼란이 벌어진다고 말하는 톰 블롬필드.이미지 출처 : @t_blom, X
회사를 전혀 모르는 천재들로 직원을 대체하면 대혼란이 벌어진다고 말하는 톰 블롬필드.
이미지 출처 : @t_blom, X

 

 

스스로 발전하는 AI 루프

Q. 회사를 다시 상상한다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가요?

회사를 '스스로 돌면서 점점 발전하는 여러 개의 AI 순환 구조(재귀적 자기개선 루프)'의 묶음으로 보는 거예요. AI는 회사 옆구리에 갖다 붙이는 게 아니에요. 엔지니어를 더 생산적으로 만들려고 쥐여주는 도구도 아니고요. 이게 중요한 이유는, 여기까지 도달하면 회사가 내가 잠든 사이에도 스스로 개선되기 시작하거든요.

이미지 출처 : Youtube 'How to Build a Self-Improving Company with AI', from Y Combinator
이미지 출처 : Youtube 'How to Build a Self-Improving Company with AI', from Y Combinator

 

Q. 그 루프는 어떤 부분들로 이뤄져 있나요?

다섯 개의 층으로 설명할 수 있어요. 다이애나도 강연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했고요.

먼저 '센서 레이어'가 있어요. 거창한 말 같지만, 실은 고객이 보낸 이메일, 지원 티켓(고객 문의), 코드 변경, 누군가 구독을 취소한 기록, 제품 사용 데이터 같은 거예요. 바깥 세상에서 정보를 받아들이는 감지 층이죠.

그다음은 '정책·결정 레이어'예요. 무엇을 해도 되는지, 무엇은 사람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지, 무엇은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지에 대한 규칙들이에요.

그 위에 '도구 레이어'가 있어요. 결정적으로 정해진 대로 작동하는 API들, 예를 들면 '내 데이터베이스를 조회해줘'나 '내 캘린더를 봐줘' 같은, AI가 호출할 수 있는 도구의 묶음이죠.

이미지 출처 : Youtube 'How to Build a Self-Improving Company with AI', from Y Combinator
이미지 출처 : Youtube 'How to Build a Self-Improving Company with AI', from Y Combinator

그리고 '품질 게이트'가 있어요. 결과를 검증하는 관문인데, 평가 검사(eval)나 안전 필터, 위험도가 높은 작업에 대한 사람의 검토 같은 게 들어가요.

마지막으로 '학습 메커니즘'이 있어요. 시스템이 실제 세상과 부딪히면서 어디가 안 되는지를 잡아내고, 그걸 다시 맨 위로 되돌려 보내는 거예요.

이 모든 단계를 사람의 개입 없이, 혹은 최소한의 개입만으로 돌릴 수 있다면, 당신의 시스템은 자고 일어날 때마다 조금씩 더 좋아져 있을 거예요.

 

 

YC에서 겪은 '아, 이거구나'

Q. 지금 실제로 돌아가고 있는 사례가 있나요?

있어요. 처음엔 데이터베이스를 조회하는 단순한 에이전트(AI)부터 시작했어요. 정말 기본적인 거였죠. "내가 이 회사랑 마지막으로 오피스아워(창업자 상담)를 한 게 언제였지?" 정도를 물어보는 수준이요. 그러다 조금씩 똑똑해졌어요. 가령 "지금 상담 중인 이 회사가 석유화학 업계 사람을 소개받고 싶어 한다"고 하면, 에이전트가 데이터베이스를 이리저리 뒤지고 RAG(관련 정보를 찾아 AI 답변에 활용하는 기법)까지 써서 제가 만나면 좋을 창업자 다섯 명을 뽑아주는 식이죠. 그런데 여기까진 그냥 옆에서 거들어주는 조수일 뿐이에요. 딱 작년 수준의 AI죠. 그룹 파트너인 저를 20~30% 더 유능하게 만들어주는 정도요.

 

 

이미지 출처 : 나노바나나 제작
이미지 출처 : 나노바나나 제작

 

 

Q. 그러면 진짜 전환점이 된 순간은 언제였나요?

그 위에 '모니터링 에이전트'를 하나 더 얹었을 때였어요. 이 에이전트는 모든 YC 직원이 던지는 모든 질의를 들여다봐요. 그리고 언제 작동했고 언제 작동하지 않았는지를 봐요. 작동하지 않았을 때는 '왜 안 됐지? 이 질의가 성공하려면 뭐가 있어야 했지?'를 따져요. 다른 결정적 도구가 필요한가, 스킬 파일을 업데이트해야 하나, 데이터베이스 뷰가 달라야 하나, 새 인덱스가 필요한가.

이미지 출처 : 나노바나나 제작
이미지 출처 : 나노바나나 제작

그리고 이게 이제는 밤사이에 일어나요. 코드를 쓰고, YC 코드베이스에 머지 요청(코드 반영 요청)을 넣고, 또 다른 에이전트가 그걸 리뷰하고 병합해서 배포해요. 그래서 다음 날 사람이 와서 똑같은 질의를 던지면, 이번엔 성공하는 거예요. 저한테 이건 정말 '와, 미쳤다' 싶은 순간이었어요. AI가 사람을 20~30% 더 유능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AI가 이 루프를 스스로 돌면서 어떻게 더 나아질지를 알아내는 거니까요.

 

 

Q. 이런 부분을 회사 전체로 어떻게 확장하나요?

회사 안에서 이런 식으로 작동하는 부분들을 찾아내서 사람을 가능한 한 빼는 거예요. 사람은 감독·관리 역할만 맡게 하고요. 그러면 그냥 토큰을 쏟아부어서 회사를 더 좋게 만들 수 있어요.

메타가 8,000명을 감원하며 'AI 우선 회사'로의 전환을 시도 중이다.이미지 출처 : 뉴욕타임스
메타가 8,000명을 감원하며 'AI 우선 회사'로의 전환을 시도 중이다.
이미지 출처 : 뉴욕타임스

 

제품도, 고객 응대도 같은 루프로

Q. 다른 영역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할 수 있나요?

네. 제품 분석 데이터가 있다면, 에이전트한테 그 데이터를 훑게 해서 우리 세일즈 퍼널에서 어느 지점이 가장 마찰이 큰지 찾게 할 수 있어요. 그다음 모범 사례를 조사하고, A/B 테스트를 걸고, 일주일 돌려서 더 나은 버전을 고르고, 배포해요. 그리고 이걸 다시, 또다시 반복하는 거예요. 그냥 스스로 최적화되는 제품 루프를 갖는 거죠.

이미지 출처 : 나노바나나 제작
이미지 출처 : 나노바나나 제작

고객 문의로도 할 수 있어요. 고객 제안이 계속 들어오면, 그걸 분류하는 에이전트를 두는 거예요. 일종의 '최고제품책임자(CPO) 에이전트'와 '최고기술책임자(CTO) 에이전트'를 두고 판단을 맡기는 거죠. '이건 우리가 하고 싶지 않은 제안이니 버린다', '이건 우리 로드맵과 맞으니 밤사이에 처리할 수 있다, 코드를 쓰고 배포해서 사람 손 거치지 않고 고객에게 보내자' 하는 식으로요. 회사의 각 부분을 이렇게 보면, 계층적으로 짜인 로마 군단 같은 회사와는 완전히 다른 무언가가 돼요.

 

 

인원 말고 토큰을 태우세요

Q. 이런 회사를 만들면 경영에서 무엇이 달라지나요?

'인원이 아니라 토큰을 태운다'는 게 달라져요. 우리는 18개월 전과 비교해 직원 1인당 매출이 약 5배 높은 상태로 데모데이(YC 졸업 발표회)에 오는 회사들을 보고 있어요. 그리고 이 흐름은 시리즈 A·B(스타트업 초기 투자 라운드)까지 이어질 거라고 봐요. 그래서 곧 회사는 인원이 아니라 토큰 사용량에 의해 제약받게 될 거예요.

이미지 출처 : Youtube 'How to Build a Self-Improving Company with AI', from Y Combinator
이미지 출처 : Youtube 'How to Build a Self-Improving Company with AI', from Y Combinator

 

Q. 토큰 사용량을 직원 평가 지표로 삼는 건 어떻게 보세요?

거친 지표예요. 지금 쓸 수 있는 방법은 그냥 각자의 토큰 사용량을 재는 건데, 극단으로 가면 멍청하고 조작도 쉬운 지표죠. 이걸 리더보드로 만들어서 그걸로 누가 승진하고 잘리고를 정하는 순간, 당연히 게임처럼 악용될 거고, 그건 멍청한 짓이에요. 하지만 방향만 놓고 보면, 누가 토큰을 최대한 쓰고 있고 누가 안 쓰는지를 파악하는 건, 어떤 직원에게 시간을 더 써야 할지 가늠하는 꽤 괜찮은 방법이에요. 지금은 '대체 무엇이 가능한가'를 알아내는 단계예요. 그러니 모두가 이 새로운 지능으로 뭘 할 수 있는지 끝까지 실험해 봐야 해요.

"AI 도입이 아니라 AI 전환으로 생각하라"
이미지 출처 : @dessaigne, X

 

중간관리자는 끝났어요

Q. 조직에서 사라질 역할이 있다고 보세요?

중간관리자요. 이 조율 문제를 풀려고 중간관리자를 둘 필요가 없어요. 그건 AI가 해야 하는 일이에요. 저에게는 정말 중요한 역할이 딱 두 개 있어요. (잭 도시는 세 개를 꼽았는데, 저는 세 번째가 별로라서 지웠어요.)

이미지 출처 : Youtube 'How to Build a Self-Improving Company with AI', from Y Combinator
이미지 출처 : Youtube 'How to Build a Self-Improving Company with AI', from Y Combinator

첫째, 이제 모두가 실무자(IC, 직접 손을 움직여 만드는 사람)여야 해요. 만드는 사람, 운영하는 사람이요.

둘째, 무언가를 끝내려면 '직접 책임자(DRI, 한 가지 일을 끝까지 책임지는 단 한 명)'가 꼭 있어야 해요. 위원회도, 여러 명의 무리도 아니고, 이름이 정해진 단 한 사람이요. 저는 실무자들만으로 회사를 효과적으로 세울 수 있다고 봐요.

 

 

Q. 그럼 이미 이런 회사가 어딘가에 존재하나요?

아직은 없을 거예요. 솔직히 지금 사람들은 이 영역의 맨 앞 경계를 더듬고 있는 단계라고 생각해요. 모든 기능에서 완전히 자기개선하는 회사를 가진 사람은 아직 없을 거예요. 제가 틀렸을 수도 있어요. 여러분이 제가 틀렸다는 걸 증명해 줄 수도 있고요.

 

 

모든 걸 AI가 읽을 수 있게

Q. 그래서 당장 무엇부터 하시겠어요?

무엇보다 먼저, 회사 전체를 AI가 읽을 수 있는 상태로 만들겠어요. 이게 정말 중요해요. 무슨 뜻이냐면, 모든 걸 기록해야 한다는 거예요. 단순하게 보면 이래요. 이제 YC 파트너에게 이메일을 보내면, 그 이메일은 YC 데이터베이스에 들어가요. 모든 슬랙 메시지, 모든 DM, 그리고 지난 서너 달 동안은 모든 오피스아워를 녹음하기 시작했어요. 일어나는 모든 일이 기록되면, 그건 AI에게도 '일어난 일'이 돼요. 기록되지 않으면, 당신의 지능(AI) 입장에서는 그 일이 일어나지 않은 거예요.

이미지 출처 : Youtube 'How to Build a Self-Improving Company with AI', from Y Combinator
이미지 출처 : Youtube 'How to Build a Self-Improving Company with AI', from Y Combinator

 

 

Q. 기록을 그렇게까지 강조하는 이유가 있나요?

사람은 생각보다 많은 걸 잊어버리거든요. 방금도 저쪽에서 창업자 몇 명과 좋은 대화를 나눴는데, 매 대화마다 '아, 이걸 녹음하고 있어야 하는데' 싶더라고요. 어떤 분이 누군가에게 소개해 달라고 했는데, 지금은 그게 누구였는지조차 기억이 안 나요. 제가 '나중에 이메일로 다시 보내주세요, 오늘 스무 명이랑 얘기할 거라 분명히 까먹을 거예요'라고 했을 정도예요. 그러니까 이게 제 휴대폰에 있든, 녹음 클립이든, 스마트 안경이든, 아니면 모든 방에 마이크를 깔든, 어떻게든 모든 게 녹음돼서 AI가 읽을 수 있어야 해요.

이전에 소개한 orgo의 창업자 닉 바실레스쿠 또한 하루 종일 모든 대화를 녹음한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이미지 출처 : Youtube 'Introducing the Limitless Pendant', from Limitless
이전에 소개한 orgo의 창업자 닉 바실레스쿠 또한 하루 종일 모든 대화를 녹음한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이미지 출처 : Youtube 'Introducing the Limitless Pendant', from Limitless

 

Q. 그 많은 기록을 AI가 다 소화할 수 있나요?

그대로는 안 돼요. 게리도 짚었듯이, 10만 시간어치 녹음을 통째로 컨텍스트 창에 밀어 넣을 수는 없거든요. 그래서 핵심만 추려 압축해야 해요. 잘게 나누고, 중요한 부분으로 합쳐서 정리한 다음, AI에게 길을 찾아갈 단서(breadcrumb)를 주는 거죠.

"기억은 마크다운, AI는 그걸 읽는 얇은 도구일 뿐" YC CEO 게리 탄
 이미지 출처 : @garrytan, X

 

유저 매뉴얼을 통째로 다시 만든 주말

Q. 기록을 실제로 써먹은 사례가 있나요?

'YC 유저 매뉴얼'을 다시 만든 게 좋은 예예요. 다들 적어도 한 번쯤은 열어는 봤을 텐데, 그건 대부분 5~10년 전에 쓰여서 좀 낡았어요. 그래서 하지(Haj, YC 동료)가 지난 주말에 이런 생각을 했어요. 지난 3개월 동안 녹음한 오피스아워가 약 2,000시간 쌓였으니, 유저 매뉴얼을 다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고요. 방법은 이래요. 일련의 지시를 주고, 녹음을 잘게 나눈 다음, 자금 조달, 채용, 공동창업자 분쟁 같은 영역으로 분류하게 하고, '새 유저 매뉴얼을 써줘'라고 시키는 거예요. 그렇게 주말이 끝날 무렵, 하지는 150페이지짜리 유저 매뉴얼을 손에 쥐었어요. 기존 것보다 훨씬 나았고요.

이미지 출처 : 나노바나나 제작
이미지 출처 : 나노바나나 제작

 

Q. 그 매뉴얼은 한 번 만들고 끝인가요?

아니에요, 매달 업데이트할 수 있어요. 우리 유저 매뉴얼이 스스로 나아지는 자료가 되는 거예요. 우리가 새로 건넨 조언 하나하나가 기존 매뉴얼과 비교돼서, 반영되거나 버려져요. 그래서 유저 매뉴얼이 '우리가 창업자에게 주는 조언이 담긴, 살아 있고 늘 최신인 두뇌'가 되는 거죠. 그리고 당연히 유저 매뉴얼에서 끝나지 않아요. 그걸 AI 에이전트에 맥락으로 밀어 넣으면, 갑자기 아주 똑똑한 AI 하나에게 YC 파트너 16명의 지혜를 한데 모은 답을 물어볼 수 있게 돼요. 단, AI가 읽을 수 있을 때만요.

앞으로는 소프트웨어도 사용자가 스스로 고쳐 사용하는 시대가 될 거라고 예상한 톰 블롬필드이미지 출처 : @t_blom, Xw
앞으로는 소프트웨어도 사용자가 스스로 고쳐 사용하는 시대가 될 거라고 예상한 톰 블롬필드
이미지 출처 : @t_blom, Xw

 

소프트웨어는 일회용이에요

Q. AI가 만든 소프트웨어는 어떻게 다루세요?

완전히 일회용으로 봐요. 이제 모든 부서가 필요한 걸 직접 만들어낼 수 있거든요. 예전엔 이걸 '대시보드'라고 했는데, 이젠 '필요할 때 즉석에서 만드는 소프트웨어'예요. 코덱스 5.5는 이제 충분히 좋아져서, 대부분의 단순한 사내 소프트웨어나 대시보드를 한 번(one-shot) 꽤 높은 품질로 만들어낼 수 있어요. 주말에 우리 자료 몇 개에 시험해 봤는데, 그냥 비현실적일 만큼 잘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사내 운영팀들은 이 '지능과 이해의 층' 위에 올라앉아서, 자기들만의 대시보드와 워크플로우를 직접 만들어내야 해요.

팀 전용 대시보드를 만들어 달라고 하면 코덱스가 4분 만에 결과물을 뽑아낸다. 이미지 출처 : 자체 제작
팀 전용 대시보드를 만들어 달라고 하면 코덱스가 4분 만에 결과물을 뽑아낸다. 
이미지 출처 : 자체 제작

 

 

Q. 그럼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려야 하나요?

소프트웨어는 버리고, 데이터는 아주 소중하게 전부 저장하겠어요. 게리가 말한 것처럼, 그는 자기 이메일을 전부 마크다운으로 저장해 둬요. 아무것도 버리지 않되, 소프트웨어 자체는 한순간의 것으로 취급하는 거예요. 만들었다가, 또 만들면 되니까요. 한두 달 뒤에 모델이 더 똑똑해지면, 소프트웨어를 버리고 원래의 지시 묶음을 다시 줘서 새로 만들면 돼요.

이미지 출처 : 나노바나나 제작
이미지 출처 : 나노바나나 제작

진짜 가치 있는 부분은 사람들 머릿속에 있는 이해예요. '이 기능은 이렇게 돌아간다', 'YC 행사는 이렇게 운영한다' 같은 것들이요. 비즈니스 맥락과 스킬이 가치 있는 부분이고, 그 위에 얹는 소프트웨어는 잠깐 쓰고 마는 거예요.

 

 

 

사람의 자리

Q. 이런 세상에서 사람은 무엇을 하나요?

회사의 두뇌 가장자리에 둘러앉아 현실 세계와 맞닿는 역할을 한다고 봐요. 가운데에 있는 그 두뇌, 그러니까 모든 데이터, 모든 이메일, DM, 스킬, 노하우가 곧 회사의 두뇌예요. 사람은 이 지능이 현실과 접촉하는 바로 그 지점에 있는 거죠.

사람은 모델이 아직 닿지 못하는 곳으로 손을 뻗어요. 컨퍼런스 같은 자리일 수도 있고요. 전화 통화를 예로 들려다가 말았는데, 전화는 이제 AI가 꽤 쉽게 닿을 수 있거든요.

제 생각엔 새로운 상황, 윤리적 판단, 그리고 위험이 크고 감정이 격한 순간이 사람의 자리예요. 창업자가 찾아와 공동창업자와 갈라설지 고민하는 그런 순간 말이에요. 여러분에게는 영업 대화가 그럴 거예요. 저는 그건 앞으로 20년은 사람이 그 방에 있어야 하는 일이라고 봐요.

이미지 출처 : Youtube 'How to Build a Self-Improving Company with AI', from Y Combinator
이미지 출처 : Youtube 'How to Build a Self-Improving Company with AI', from Y Combinator

 

 

Q.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질문이 있다면요?

만약 오늘 당신의 회사를 새로 세운다면, 이런 모양으로 시작하겠습니까? 여러분 대부분은 아직 작아서 제대로 만들 수 있어요. 그러니 핑계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 중 몇 분은 이미 회사를 다 뜯어내고 다시 짓는 중이라는 걸 저도 알아요.

이미지 출처 : Youtube 'How to Build a Self-Improving Company with AI', from Y Combinator
이미지 출처 : Youtube 'How to Build a Self-Improving Company with AI', from Y Combinator

 

 


첨부 이미지

 

[👉🏻ASC 신청하러 가기]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조쉬의 뉴스레터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다른 뉴스레터

© 2026 조쉬의 뉴스레터

퀄리티 있는 AI, 비즈니스, 프로덕트 이야기를 들려드려요.

뉴스레터 문의joshproductletter@gmail.com

메일리 로고

도움말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채팅으로 문의하기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송파구 위례광장로 199, 5층 501-8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