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년간 AI에 대한 대화는 대부분 '개인 생산성’에 머물렀어요. 누가 AI를 쓰고 있는지, 얼마나 빨라졌는지, 내 역할은 어떻게 되는 건지. 그런데 그 옆에서 조용히 다른 대화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개인이 아니라, 조직 전체를 AI 중심으로 다시 짜면 어떻게 될까?”
파운데이션 캐피탈의 파트너 조앤 첸(Joanne Chen)과 레오 루(Leo Lu)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직접 25개 기업을 찾아갔어요. 기대한 건 특정 도구나 워크플로 개선 이야기였는데, 실제로 들은 건 훨씬 더 근본적인 변화였습니다. 팀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고, 18개월 전이라면 말도 안 됐을 방식으로 역할을 합치고, 완전히 새로운 인력 계획을 세우고 있었죠.
이 글은 그 조사 결과를 정리한 에세이예요. 어떤 역할이 사람에게 남고, 어떤 일이 에이전트로 넘어가는지. 그리고 미래의 조직이 실제로 어떤 모습인지를 구체적인 숫자와 사례로 보여줍니다.

숫자로 보는 변화의 규모
조사에서 나온 데이터 포인트 몇 가지를 먼저 보겠습니다.

팀 규모가 급격히 줄고 있어요.
한 기업에서는 120명이었던 엔지니어링 팀을 25명으로 줄일 계획을 세우고 있었어요. 다른 기업은 30개 이상의 마이크로서비스(하나의 큰 서비스를 잘게 쪼갠 독립적인 서비스 단위)를 운영하고 있는데, 서비스당 엔지니어 비율이 0.75명에서 0.1명으로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예전에 8명이 필요했던 일을 1명이 맡는 구조예요.

역할의 형태 자체가 바뀌고 있어요.
깊은 전문가보다 여러 기능을 넘나드는 제너럴리스트가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한 기업의 전문가 대 제너럴리스트 비율이 지금 1:6인데, 12개월 안에 1:25로, 궁극적으로는 1:100까지 가는 걸 목표로 하고 있었어요.
다른 기업에서는 기존의 세 역할 — 프로덕트, 엔지니어링, 디자인 — 이 두 가지로 합쳐졌어요. 'Product Builder(프로덕트 빌더)'는 UX와 제품 기획을 함께 하고, 'Product Implementer(프로덕트 구현자)'는 코딩 에이전트를 오케스트레이션하면서 시스템 설계를 맡습니다.
생존 기준이 높아지고 있어요.
직원 1,000명 규모의 한 기업에는 "My First Pull Request(나의 첫 풀 리퀘스트)"라는 내부 방침이 생겼어요. 모든 PM, 디자이너, 비엔지니어가 AI 도구를 써서 실제로 코드를 배포해야 합니다. 같은 기업에서 제품 회의의 25~30%가 이제 슬라이드 대신 작동하는 프로토타입으로 시작한다고 해요.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게 아니라 '시연’하는 게 기본이 된 거예요.

또 다른 대기업에서는 엔지니어링과 GTM(Go-To-Market, 시장 진출 전략) 전 부서 직원에게 자기 업무를 더 잘하게 해주는 앱을 직접 만들게 하고, 그 결과로 역할을 재면접하게 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디어와 실행 사이의 거리가 거의 0에 가까워지고 있고, 그 간극을 메울 수 있는 능력이 모든 역할의 기본 자격이 되어가고 있는 거예요.
파운데이션 캐피탈은 이런 사례들이 훨씬 더 큰 변화의 초기 신호라고 봅니다. '개인이 AI를 써서 더 빨리 움직이는 조직’에서, '조직 자체가 AI를 중심으로 재설계되어 전체가 더 빨리 움직이는 구조’로의 전환이요.
개인 생산성에서 조직 생산성으로
이 전환이 어려운 이유가 있어요. 역사에서 비슷한 패턴을 찾을 수 있습니다.
1890년대에 공장들이 증기에서 전기로 동력을 바꿨을 때, 처음에는 생산성 향상이 미미했어요. 대부분의 공장이 같은 건물 구조를 유지한 채 동력원만 바꿨거든요. 진짜 생산성 폭발이 일어난 건 1910~1920년대, 공장 자체를 전기 중심으로 다시 설계하면서부터였습니다. 전력을 공장 바닥 전체에 유연하게 분배하고, 작업 흐름을 재조직하고, 사람과 기계의 새로운 역할을 만들어낸 거예요.

자동차도 마찬가지였어요. 차 자체는 바로 유용했습니다. 말보다 더 멀리, 더 빨리 사람을 옮길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자동차가 가져온 진짜 변화는 도시와 도로 시스템이 자동차 중심으로 재설계되면서 나타났어요. 초기 자동차는 보행자와 마차용으로 만들어진 도로 위를 달렸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도로가 포장되고 넓어지고, 교통 시스템과 주차장이 생기고, 결국 고속도로, 교외 주거지, 새로운 토지 이용 패턴이 도시 전체를 바꿨죠.
두 경우 모두, 기술 자체는 변화의 일부에 불과했어요. 진짜 변혁은 기술을 둘러싼 시스템 전체를 재설계했을 때 일어났습니다.

이미지 출처 : takebackroads.com
대부분의 기업은 아직 AI의 ‘비포장 도로 위 자동차’ 단계에 있어요. AI가 개별 직원을 의미 있게 빠르게 만들어주고 있지만, 빠른 개인들이 모인다고 자동으로 더 생산적인 조직이 되지는 않거든요. 특히 의사결정 방식과 업무 흐름이 AI 이전 시대에 설계된 구조 그대로라면요.
에이전트를 관리하는 건가, 에이전트가 나를 관리하는 건가
새로운 조직에서는 두 가지 움직임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어요.
한 쪽에서는 사람이 위로 올라갑니다. 시스템을 설계하고, 가드레일(안전장치)을 세우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역할로요. 동시에 다른 쪽에서는 많은 사람의 업무가 점점 더 소프트웨어에 의해 조정되고 있어요. 스케줄링, 업무 배분, 평가가 사람이 아니라 에이전트에 의해 이루어지는 거죠. 어떤 경우에는 AI가 인간 관리자보다 더 일관되고 개인화된 가이던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fortune.com
여기서 중요한 구분이 하나 있어요.
'가이던스’와 '관계’는 다릅니다. 가이던스는 정보를 전달하는 거예요. 적시에 맞는 피드백, 개인화된 학습 경로, 적절한 타이밍의 넛지(nudge). 반면 관계는 신뢰, 사회적 유대, 소속감을 만들어내는 것이고, 이건 사람을 일에 연결시키고 최선을 다하게 동기부여하는 힘이에요. 지금도 그렇고 아마 오랫동안, 직장에서의 관계는 사람이 사람을 위해 만드는 것으로 남을 겁니다.
이 두 흐름을 합치면 결과는 하나예요. 더 평평한 조직도. 레이어가 줄고, 사람이 줄고, 그 아래에 더 정교한 운영 시스템이 깔리는 구조입니다.
사람에게 남는 네 가지 역할
에이전트가 더 많은 일을 맡게 되면서, 네 가지 넓은 범주의 인간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어요.

최고 책임자 (Chief Accountability Officers)
맨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이에요. 결과를 소유하고, 일이 잘못됐을 때 책임을 지는 임원들입니다. 재무제표에 서명하는 CFO, 법정에 서는 법무 총괄, 새벽 3시에 시스템이 다운됐을 때 책임지는 CTO 같은 역할이에요.
규제기관, 법원, 이사회가 사람으로 운영되는 한(그리고 오랫동안 그럴 겁니다), 조직에는 그 인터페이스 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책임은 고유하게 인간적인 기능이고, 에이전트가 더 많은 일을 할수록 그 가치는 떨어지는 게 아니라 올라갑니다.
여기서 일어나고 있는 큰 변화 중 하나는 통합이에요. 예를 들어 CTO와 CPO 역할이 합쳐지고 있어요. 엔지니어링과 프로덕트가 수렴하면서요. 직함의 수는 줄겠지만, 남는 직함의 무게는 훨씬 무거워질 겁니다.
시스템 설계자 (Systems Architects)
에이전트 기반 조직의 설계자예요. 사람과 에이전트가 어떻게 협업할지를 결정합니다. 에이전트가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것, 사람의 승인이 필요한 것, 성과를 어떻게 측정할지, 문제가 생겼을 때 에스컬레이션 경로가 어떻게 되는지를 설계하는 역할이에요.

이미지 출처 : Salesforce Architect
엔지니어링에서는 CI/CD 파이프라인과 코드 평가 프레임워크를 설계하는 것이고, GTM에서는 리드 스코어링 모델과 어트리뷰션 프레임워크를 만드는 것이고, 관리 부문에서는 컴플라이언스 파이프라인과 재무 통제 시스템을 설계하는 거예요.
새로운 조직에서 학습 곡선이 가장 가파르고, 레버리지가 가장 큰 역할이 바로 이겁니다.
관계 전문가 (Relationship Experts)
온전히 인간 인터페이스에 집중하는 사람들이에요. 저녁 식사 자리에서 신뢰를 쌓는 엔터프라이즈 영업 담당자, 클라이언트의 사내 정치를 탐색하는 어카운트 매니저, 직원을 코칭하고 문화를 만드는 HR 리더, 후보자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이해하는 리크루터.
이 역할들이 인간에게 남는 이유는 단순해요. 조직 간 신뢰의 기본 단위가 아직 사람 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분석적이고 운영적인 업무가 자동화될수록, 오히려 이 인간적 신뢰 레이어의 차별성은 더 커집니다.
검증자 (Validators)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새 역할이면서, 동시에 가장 빠르게 변하고 있는 역할이에요.
아직 에이전트-인간 협업의 초기 단계입니다. 에이전트가 의미 있는 양의 일을 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영역에서 완전히 자율적으로 운영할 만큼 신뢰할 수는 없어요. 여기서 새로운 인간 역할이 생깁니다. AI 시스템이 만들어낸 결과물을 리뷰하고, 검증하고, 최종 승인하는 사람.

이미지 출처 : Connext Global, 2026 AI Oversight Report
디지털 환경에서는 '검증 엔지니어(validation engineer)'라는 역할이 생기고 있어요. 에이전트가 생성한 코드를 리뷰하고, AI가 만든 분석을 확인하고, 자동화된 산출물이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지 검증하는 사람이에요. 물리적이거나 규제가 있는 환경에서는 도메인 전문가에 가깝습니다. 분위기를 읽는 의사, 엣지 케이스를 잡아내는 보안 전문가, 법의 조문뿐 아니라 취지를 이해하는 정책 전문가 같은 역할이에요.

파운데이션 캐피탈은 검증자에 대한 수요가 벨 커브를 따를 것으로 예상해요. 지금은 아직 올라가는 구간이에요. 대부분의 기업이 이제 막 에이전트를 대규모로 배포하기 시작했으니까요. 앞으로 2~4년 안에 수요가 정점에 달할 겁니다. 에이전트가 더 많은 일을 하지만 아직 자율적으로 돌리기엔 신뢰도가 부족한 시기니까요. 이후 시스템이 충분한 데이터를 축적해서 스스로 개선하고 교정할 수 있게 되면, 인간 리뷰의 필요성은 줄어들 거예요.
하지만 검증자가 사라지는 건 아니에요. 신약 개발, 과학 연구, 물리적 시스템 설계 같은 새로운 영역이 열릴 때마다 검증자 수요의 새로운 물결이 생기거든요. 커브가 오른쪽으로 계속 이동하는 거예요.

한 세대의 문제
여기서 중요한 리스크가 하나 있어요. 오늘날의 검증자들이 전문가인 이유는 그들이 직접 실무를 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에이전트가 주니어 분석가의 일, 첫 번째 코드 초안, 입문 수준의 결과물을 전부 처리해버리면, 2035년에 졸업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그 전문성을 쌓죠? 실전 경험을 쌓을 기회가 아예 없을 수도 있어요.
검증자 풀은 의도적으로 보충하지 않으면 한 세대 만에 고갈되는 자산이에요. 파운데이션 캐피탈은 이 커브의 맨 끝, 검증자와 전문가가 더 이상 없는 시점이 AGI라고 봅니다. 그 시점이 올 거라고 보진 않아요. 인간은 계속 진화하고, 프론티어는 계속 움직이고, 새로운 영역이 계속 새로운 전문성의 수요를 만들어내니까요. 하지만 '현재 전문가가 은퇴하는 시점’과 ‘새 전문가가 등장하는 시점’ 사이의 간극은 실제로 존재하고, 진지하게 생각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네 가지 유형의 기업, 네 가지 다른 미래
이 조직 재편은 모든 곳에서 같은 모습이 아니에요. 파운데이션 캐피탈은 기업을 두 가지 축으로 나눴습니다. 무엇을 만드는가(제품 vs 서비스), 어떻게 가치를 전달하는가(디지털 vs 물리적). 이 두 축이 AI가 얼마나 많은 업무에 닿을 수 있는지, 얼마나 빠르게 변할 수 있는지를 결정해요.
| 제품 | 서비스 | |
|---|---|---|
| 디지털 | Salesforce, ServiceNow, Figma 등 | BPO, 에이전시, 컨설팅, 로펌 등 |
| 물리적 | 노트북, TV, 자동차 등 | 의사, 청소, 트럭 운전, 호텔 등 |
디지털 제품 조직: 더 작은 팀, 더 큰 레버리지
조직 재편이 가장 눈에 띄게 일어나고 있는 곳이에요. 기존의 디지털 제품 팀은 전문화를 중심으로 만들어졌어요. 엔지니어링, 프로덕트, 디자인, 영업, 마케팅, CX, 재무, HR, 법무. 각 기능이 따로 존재하는 이유는, 그 일을 잘하려면 그것만 집중하는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기능별로 팀을 만들고, 핸드오프(업무 인수인계)와 조율 구조로 연결했죠.
AI 도구가 이 논리를 뒤집고 있어요. 사람들이 제너럴리스트로 일할 수 있게 되면서, 방향 설정, 시스템 설계, 관계 관리, 산출물 검증 같은 상위 역할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9개 기능이 3개로 압축되고 있어요. R&D, GTM, G&A(General & Administrative, 총무·관리)로요.

각 기능 안에서, 더 적은 수의 인간 레이어가 에이전트 레이어와 나란히 일합니다.
R&D에서는 추론 에이전트(reasoning agent)가 버그를 분류하고 영향 분석을 하고 근본 원인을 조사하는 동안, 실행 에이전트(action agent)가 기능을 구현하고 테스트를 생성하고 문서를 쓰고 업데이트해요.
GTM에서는 추론 에이전트가 캠페인을 기획하고 퍼널을 분석하고 브랜드 전략을 짜는 동안, 실행 에이전트가 콘텐츠를 만들고 광고를 집행·최적화하고 리드를 너처링합니다.
G&A에서는 추론 에이전트가 예산을 예측하고 계약 리스크를 평가하고 리소스를 계획하는 동안, 실행 에이전트가 급여를 처리하고 인보이스를 처리하고 계약서 초안을 잡고 IT를 프로비저닝해요.
결과는 인원이 아니라 업무량에 비례해서 스케일하는 기업이에요. 사람에게 남는 역할은 전보다 더 시니어하고, 더 크로스펑셔널(여러 기능을 아우르는)하고, 더 큰 책임을 집니다.
디지털 서비스 조직: 에이전트가 일을 한다
가장 즉각적인 압력을 받고 있는 영역이에요.
디지털 제품 기업에서는 에이전트가 제품을 만드는 걸 ‘돕습니다’. 디지털 서비스 기업에서는 제품이 곧 일 자체예요. 그리고 점점 더 에이전트가 그 일을 하고 있습니다. AI 시스템이 메모를 작성하고, 클레임을 처리하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문서를 리뷰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큰 규모의 인간 딜리버리 팀은 줄어들고, 남는 건 에이전트 코어를 감싸는 얇은 인간 레이어예요.

이미지 출처: @Dr_Singularity on X
여기서 특히 중요한 인간 역할이 두 가지 있어요. 첫째는 관계 전문가. 신뢰를 얻고, 클라이언트를 관리하고, 사내 정치를 탐색하고, 서비스의 얼굴이 되는 사람이에요. 둘째는 최고 책임자. 클라이언트가 불만족하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결과물 뒤에 서는 사람입니다.
서비스를 파는 데는 여전히 사람이 필요해요. 딜리버리에 점점 사람이 안 필요해지더라도요. 구매자가 수십억 원짜리 계약에 사인하는 건 AI 데모가 잘 돼서가 아니라, 맞은편에 앉은 사람을 신뢰하기 때문이에요.
이것이 AI 네이티브 도전자들이 기존 기업에게 큰 위협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신규 진입자는 처음부터 인간-에이전트 역할 분담을 설계할 수 있어요. 레거시 딜리버리 조직을 구조조정할 필요도, 기존 인력을 재교육할 필요도 없이, 비용과 속도 면에서 따라잡기 힘든 경쟁 우위를 가지고 시작합니다.
물리적 제품 조직: 가장 큰 기회의 땅
물리적 제품 기업은 AI의 영향이 가장 적다고 흔히 이야기되는데, 파운데이션 캐피탈은 이게 기회를 과소평가하는 거라고 봐요.
물리적 제품을 설계하고, 프로토타이핑하고, 제조하고, 테스트하려면 비트(bit)가 아니라 원자(atom)와의 상호작용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타임라인이 더 길고 도구 스택이 소프트웨어보다 훨씬 덜 성숙해요. 소프트웨어 개발에는 Claude Code가 있지만, 물리적 제품을 위한 보편적인 AI 스택은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기회가 큰 이유예요. 소프트웨어와 달리, 아직 누구도 이 시장을 선점하지 못했거든요.

이미지 출처 : adsknews.autodesk.com
조직 구조 자체는 디지털 제품과 비슷한데, R&D, GTM, G&A에 같은 네 가지 인간 역할이 배치되고, 여기에 물리적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복잡성을 반영한 네 번째 기능 — 공급망 관리(Supply Chain Management) — 가 추가됩니다.
에이전트 쪽에서는 물리적 개발 사이클에서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는 부분들 — 설계 타당성 검토, 시뮬레이션, 공급망 최적화, 품질 관리 — 을 압축하고, 실행 에이전트가 현재 엔지니어링 인력의 상당한 시간을 잡아먹는 문서화와 물류 업무를 처리합니다.
물리적 서비스 조직: 에이전트가 오버헤드를 처리한다
물리적 서비스에서는 사람이 곧 제품이고, 인간 관계가 고객을 붙잡는 힘이에요. 청소부는 집에 와야 하고, 의사는 진찰하고 설명해야 하고, 트럭 운전사는 운전석에 앉아야 합니다. 적어도 지금은요. 여기서의 변화는 서비스 제공자인 사람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을 둘러싼 모든 것에서 일어나고 있어요.
네 가지 영역 중에서, 에이전트가 사람의 업무를 관리하고 조율하는 범위가 가장 넓은 곳이 바로 여기예요.서비스 종사자를 둘러싼 조율 오버헤드 — 스케줄링, 동선, 서류 작업, 배차 물류 — 가 에이전트가 가장 빠르게 진출하고 있는 영역입니다. 이렇게 되면 사람은 행정과 운영 스캐폴딩(보조 구조) 대신 일 자체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이미지 출처 : achieva.ai
이 카테고리 안에서도 타임라인은 상당히 다릅니다. 트럭 운전은 완전 자동화까지의 경로가 분명해요. 하지만 호스피탈리티(접객업)는 다른 이야기예요. 레스토랑, 호텔, 돌봄 환경에서는 인간 간의 상호작용이 서비스의 핵심이에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보살핌받는 느낌을 원하고, 에이전트가 뭘 할 수 있든 그 선호는 바뀌지 않을 겁니다.
스타트업이 잡을 수 있는 7가지 기회
파운데이션 캐피탈은 이 조직 재편이 곧 스타트업의 로드맵이라고 봐요. 조직이 작동하는 방식이 구조적으로 바뀔 때마다 새로운 세대의 스타트업이 탄생했고,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는 거예요.
첫 번째 기회: 시스템 설계자를 위한 도구
일하는 방식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세대의 도구가 나왔어요. 코딩 언어는 기계어에서 C++, 파이썬, 그리고 자연어까지 진화했고, 각 단계마다 만드는 사람의 생산성이 높아졌습니다. 비엔지니어링 도구도 같은 패턴을 따랐어요. PM을 위한 Jira, 디자이너를 위한 Figma, 영업을 위한 HubSpot.
이제 사람이 상호작용해야 하는 가장 강력한 기계는 코드베이스나 디자인 파일이 아니라, 자율적 에이전트의 함대(fleet)예요. 이전 세대의 기술이 그랬듯, 에이전트도 자체 도구를 필요로 합니다.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 워크플로 빌더, 옵저버빌리티(관측 가능성) 대시보드 같은 것들이요.

Arize가 이런 도구를 만들고 있어요. 에이전트 엔지니어링 플랫폼으로, 시스템 설계자에게 에이전트가 실제로 뭘 하고 있는지 볼 수 있는 가시성과 평가 도구를 제공합니다.
두 번째 기회: 검증자를 위한 플랫폼
검증자 수요가 급증할 거라면, 인간 검증을 효율적이고 확장 가능하고 경제적으로 만드는 인프라가 필요해요. 검증자가 에이전트의 결과물을 확인하고 피드백을 줄 수 있는 도구, 그리고 인간 인풋이 필요한 에이전트와 자격을 갖춘 검증자 풀을 연결하는 마켓플레이스가 포함됩니다.
초기 버전이 이미 나타나고 있어요. 파운데이션 캐피탈 네트워크의 한 기업은 원래 시장 조사 플랫폼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에이전트 대상 검증자 풀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AI 에이전트가 자기 산출물에 대한 인간 피드백이 필요하면 이 풀에서 인간 검증자를 호출하고, 피드백이 에이전트로 돌아가고, 에이전트가 개선하는 구조예요.

이미지 출처 : devoteam.com
Turing이 이 인프라의 실제 모습 중 하나예요. 엔지니어링 전문가 풀이 모델이 아직 안정적으로 풀 수 없는 문제에 대한 인간 검증 레이어 역할을 하면서, 주요 AI 연구소가 산출물을 리뷰하고 엣지 케이스를 잡는 걸 돕고 있습니다.
세 번째 기회: 에이전트 네이티브 도구와 인프라
오늘날 사용되는 모든 소프트웨어는 인간을 위해 만들어졌어요. 에이전트가 이 도구를 사용할 때(MCP, API 래퍼, 브라우저 자동화를 통해) 인간의 인지를 위해 설계된 추상화 속을 헤매고 있는 겁니다. 오버헤드가 측정 가능한 수준이에요. MCP 도구 스키마를 로딩하는 데만 약 55,000 토큰이 소모되는 반면, 같은 기능의 CLI 명령어는 약 200 토큰이면 됩니다. 복잡한 워크플로에서 이 '번역세’는 빠르게 누적돼요.
에이전트 네이티브 아키텍처는 이 오버헤드를 완전히 건너뛰어요. 인간 인터페이스로 감싸지 않고 오퍼레이션을 직접 노출하는 거죠.

그래서 "기존 도구 + MCP"가 최종 도착지가 아니라는 게 핵심이에요. MCP는 표준 연결 레이어가 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아키텍처를 고치지는 않아요. Jira나 Figma에 MCP를 붙여도, 에이전트는 여전히 인간을 위해 만든 데이터 모델을 통과해야 합니다. 단순한 CRUD(데이터의 생성·읽기·수정·삭제) 작업에는 이 래퍼가 버텨요. 데이터 중력(data gravity, 데이터가 있는 곳에 도구와 서비스가 끌려오는 현상)이 실재하니까요.
하지만 고빈도의 에이전트 중심 워크플로에서는, 인간 상호작용 중심으로 만들어진 도구가 에이전트가 ‘함께 일하는’ 게 아니라 ‘우회해야 하는’ 장애물이 됩니다. 처음부터 에이전트를 주 사용자로, 인간 감독을 기능(feature)으로 설계한 도구가 순수 성능에서 이길 거예요.

Sixtyfour가 초기 실용적 예시예요. 오늘날 ZoomInfo 같은 도구는 인간 분석가가 쿼리하는 정적 데이터베이스예요. 데이터를 파는 거죠. Sixtyfour는 에이전트 인프라를 팝니다. 고정된 데이터셋을 노출하는 대신, 에이전트에게 오픈 웹과 접근하기 어려운 틈새 소스에서 사람과 기업을 능동적으로 조사하는 도구를 제공하는 거예요. 어떤 사전 구축 데이터베이스에도 담기지 않을 인텔리전스를 대규모로 수집합니다.
네 번째 기회: AI 네이티브 디지털 서비스
AI 네이티브 도전자들은 기존 기업 대비 구조적 우위가 있어요. 처음부터 인간-에이전트 역할 분담을 설계할 수 있으니까요. 레거시 딜리버리 조직을 해체할 필요가 없어요. 스타트업에게 기회는 그 도전자를 직접 만드는 겁니다. AI 네이티브 로펌, 회계법인, 컨설팅펌, 에이전시를 처음부터 새로운 조직 구조로 시작하는 거예요.
ConverzAI가 초기 사례예요. AI 네이티브 스태핑 에이전시로, 에이전틱 보이스 AI를 사용해서 채용의 대량 업무(소싱, 스크리닝, 후보자 조율)를 처리하고, 사람은 관계 업무에 집중합니다. 후보자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이해하고, 진짜 맞는 건지 판단하고, 후보자와 채용 매니저 사이의 역학을 탐색하는 일이에요.

Tessera Labs도 또 다른 예시입니다. 기존에 포춘 500 기업들이 SAP 환경 마이그레이션 같은 IT 트랜스포메이션을 실행하려면 대형 컨설팅펌의 시스템 통합(SI) 팀 수십~수백 명이 필요했어요. 수년이 걸리고 수천억 원이 드는 프로젝트였죠. Tessera는 이걸 에이전트 퍼스트 아키텍처로 처음부터 다시 만들었어요. 프로세스 마이닝, 데이터 매핑, 하모나이제이션을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특화된 AI 에이전트 시스템이에요. 기존 구조 안에서 작업을 자동화하는 게 아니라, 구조 자체를 대체하는 거예요.
다섯 번째 기회: 관계 전문가를 위한 AI 매니저
물리적·규제 서비스 분야에서, 가장 가치 있는 전문가들이 상당한 시간을 운영과 행정 업무에 쓰고 있어요. 스타트업에게 기회는 그 업무를 맡아주는 AI 레이어를 만드는 거예요.
Tennr이 헬스케어 분야에서 이 레이어를 만들고 있어요. 리퍼럴 인테이크(환자 의뢰 접수) 프로세스를 자동화합니다. 팩스 읽기, 임상 문서 파싱, 환자 배정, 사전 승인 관리까지요. Tennr은 현재 월 1,000만 건의 문서를 처리하고, 인간 리뷰어가 수정 없이 승인하는 비율이 97%예요. 의료기관이 백오피스 팀을 늘리지 않고도 더 많은 환자를 처리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Fulcrum은 보험 중개사를 위해 같은 일을 하고 있어요. 수십 년간 중개사들이 해외 BPO 파트너에 의존해왔던 운영 업무 — 보험 증권 검토, 보험 증명서 발급, 클레임 처리 — 를 AI 에이전트가 기존 시스템 안에서 엔드투엔드로 처리합니다.
여섯 번째 기회: 물리적 제품을 위한 AI 스택
앞서 얘기했듯이, 기계공학을 위한 Claude Code 같은 건 아직 없어요. 소프트웨어에서는 설계 결정이 버전 관리되는 코드베이스에 담겨서 AI가 읽고 추론할 수 있지만, 물리적 제품 개발은 흩어진 컨텍스트 위에 세워져 있어요. CAD 파일, FEA(유한요소해석) 리포트, 이메일, 리뷰 노트, 엔지니어 머릿속에만 있는 기관 지식.

Tandem이 하드웨어 팀에 AI를 유용하게 만드는 지식 레이어를 만들고 있어요. 기존 CAD 도구와 통합해서 엔지니어가 작업하는 실시간으로 설계 결정을 캡처하고, 엔지니어에게 필요한 순간에 관련 요구사항, 과거 결정, 열려 있는 리스크를 보여줍니다.
일곱 번째 기회: AI 네이티브 물리적 서비스
물리적 서비스는 완전 자동화에서 가장 먼 영역이지만, 방향은 분명해요. 단기 기회는 오케스트레이션 레이어에 있습니다. 현재 인간 운영팀이 필요한 배차 시스템, 동선 알고리즘, 스케줄링 인프라, 실시간 조율 도구요.
장기 기회는 로보틱스예요. 물리적 일 자체가 자동화 가능해지면, 물리적 서비스의 변혁은 지금 디지털 서비스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만큼 극적일 겁니다.

SafelyYou이 AI 카메라로 노인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면서 돌봄 제공자의 부담을 줄이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이 시대에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
그렇다면 이 흐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
파운데이션 캐피탈은 새로운 세상에서 잘해나갈 사람들에게 몇 가지 공통점이 있을 거라고 봅니다.
새로운 조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역량은 시스템 사고(systems thinking)예요. 조각들이 어떻게 맞물리는지 보고, 워크플로를 설계하고, 사람과 에이전트의 협업 구조를 설계하는 능력이요. 동시에 가장 키우기 어려운 역량이기도 해요. 기술적 이해와 비즈니스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가 둘 다 필요하거든요. 조사에서 만난 가장 잘하는 기업들은 AI 도입을 교육 프로그램으로 강제하지 않았어요. 이미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을 뽑고, 문화가 따라오게 했습니다.

높은 주체성(agency)과 성장 마인드셋도 핵심이에요. AI가 내 기능까지는 안 오겠지 하고 저항하는 게 본능이라면, 이미 뒤처진 겁니다. 살아남는 사람은 재발명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일하는 방식을 끊임없이 실험하는 사람이에요.
조직도가 다시 그려지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에게 불안한 일이고, 그게 당연해요. 하지만 동시에 초대이기도 합니다. 에이전트와 경쟁하는 대신 협업하는 법을 배우고, 이걸 무언가의 끝이 아니라 시작으로 보는 사람들은 이 재편을 살아남는 데 그치지 않을 거예요. 그 재편을 만들어가는 사람이 될 겁니다.
AI를 최대한 레버리지하여, 나만의 스타일로 창업을 꿈꾸는 모든 분들을 위한, 'AI 솔로프리너 클럽'이 진행 중이에요. 제가 운영하는 클럽이며, 새로운 방향을 꿈꾸는 모든 분들께 자신있게 권해드려요.
지금처럼 AI와 소셜미디어를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시기는 역사상 처음이에요. 흐름을 탔을 뿐인데, 인생이 180도 바뀐 제가 직접 이를 증명해요. 그래서 지금이야말로, '나만의 길'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최고의 타이밍이라고 확신해요.
한 기수당 최대 30명 받는, 프라이빗 클럽입니다. :)
[👉🏻ASC 신청하러 가기]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