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피레터 2.0 - 인생을 되돌릴 기회가 주어진다면

인생을 되돌릴 기회가 주어진다면

살다보면 그런 순간이 있다. "아 옛날로 돌아가서 인생을 지금과 다른 방향으로 바꾸고 싶다". 우리에게 인생을 되돌릴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을까? 과연 되돌아 간다면, 과연 지금과 다른 현재를 마주할 수 있을까?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매 순간 나는 나의 의지로 선택을 한다. 당장 끝내야하는 일이 있지만 일단 저녁을 먹으면서 유튜브를 본다든지,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지각을 하지만 아침에 10분만 더 자겠다고 생각하고 눈을 감아버린다든지. 그 순간에는 내가 선택한 나의 결정이지만 모든 선택이 후에 돌아봤을 때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아니 오히려 마음에 들지 않는 선택이 더 많다. '그 때 왜 그랬지? 차라리 ~했었어야 했는데' 라는 생각이 많아질수록 인생을 되돌릴 기회가 주어진다면 되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의 선택은 단순히 순간의 결정이 아니다. 그 선택들은 우리의 성격, 가치관, 그리고 그 당시의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이다. 되돌아간 과거의 나는 과연 지금과 많이 다른 결정을 내릴까? 글쎄, 시간을 돌렸더라도 나라는 존재는 지금과 같은 존재일 텐데 과연 얼마나 달라질까? 같은 두려움, 같은 욕망, 같은 한계를 가진 사람이 과연 얼마나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상상을 하다 보면 멀티버스에서의 나도 결국은 비슷한 결정을 내리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기껏 인생을 돌리고 또 습관처럼 살아가는 내 모습이 보인다. 결국 우리가 가진 후회는 과거의 선택이 아닌, 현재의 불만족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어쩌면 현재의 삶에서 느끼는 아쉬움을 투영하는 것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그때 다르게 했더라면...'이라는 가정을 하며 위안을 삼는다.

오히려 이런 가정은 우리에게 중요한 깨달음을 준다. 과거를 바꾸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무엇일까? 미래의 내가 되돌아봤을 때 후회하지 않을 선택은 무엇일까? 결국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욕망은 역설적으로 현재에 더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과거의 선택을 바꿀 수는 없지만, 지금 이 순간의 선택은 나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에게 필요한 것은 과거로의 도피가 아니라 현재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갈 용기와 지혜일 것이다. 피하지 말고 마주하자. 언젠가 지금의 선택을 후회하게 될지라도 매 순간 나의 선택은 최선의 선택이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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