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피레터 2.0 - 기억으로의 연결

기억으로의 연결

고향을 떠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학창 시절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은 조금 특별해진다. 직장에서 만난 사람과는 직장에서 겪은 공통된 이야기를 한다. 독서모임에서 만난 사람과는 책에 대한 이야기룰 한다. 그리고 중학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연을 이어온 고향 친구와는 과거의 이야기를 한다. 

각자 다른 삶을 살다보니 지금의 이야기로 연결되기가 쉽지 않다. 속해있는 환경이 다르고 지금 서 있는 인생의 단계가 점점 더 달라진다는 것을 느낀다. 누군가는 결혼을 하고 누군가는 자신의 사업을 하고 누군가는 회사원으로 일한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하나로 연결되는건 바로 공통된 기억이다.

그러다보니 만날 때 마다 하는 이야기가 비슷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옛날 이야기를 하는건 즐겁다. 모두가 공유하는 기억이 바래지 않게 계속 끌어올리면 흐려졌던 기억이 다시 선명해지는 과정을 거친다. 언젠가 아빠의 동창회에 가족이 함께 참여한 적이 있다. 왜 아저씨들은 맨날 옛날 얘기를 하면서 새롭다는 듯이 하하호호 웃을까? 어린 나는 생각했다. 아직 그정도로 나이가 들지 않았지만, 점점 더 그 때의 아저씨들과 비슷한 나이가 되면서 조금은 어른들을 이해하게 되었다.

기분 좋게 이야기할 공유된 기억이 있다는 것은 서로 다른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를 연결되게 만들어준다. 누군가와 연결되기 위한 전제 조건은 함께 공유하는 기억의 존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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