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피레터 2.0 - 열정의 온도를 높이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열정의 온도를 높이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새벽 5시에 기상하는 미라클 모닝이 유행했던 예전과 비교했을 때 지금은 자기 계발이나 갓생 열풍이 많이 사그라들었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자기 계발 콘텐츠를 즐겨보는데, 내 삶을 내가 주체적으로 관리하고 이끄는 과정이 재밌기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기 계발에 관심이 많다고 해서 그 관심이 언제나 열정으로 전환되지는 않는 게 언제나 문제였다. 운동을 하면 앞으로의 인생에 좋은 일만이 벌어질 거라는 건 잘 알고 있지만 운동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재미없기만 하다. 적은 노력도 성실하게 이어 나가면 미래에 도움이 될 수 있으리란 걸 알면서도 때로는 지금까지 해왔던 모든 일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지 고민에 빠질 때가 많다.

특히 개인의 힘과 노력은 세상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너무 작고 미약하다는 생각에 빠질 때면 열정은 곧바로 무력감으로 돌변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그 결과는 ‘현실은 만만치 않다’라는 깨달음을 얻는 것뿐일 때, 그동안 들인 시간과 노력이 내 삶을 둘러싼 그 무엇도 바꾸지 않았을 때면 열정의 온도는 급격하게 내려가고 때로는 영하의 온도로 내려가기까지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열정의 온도를 다시 높이는 게 가능할까? 여전히 자기 계발 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내가 생각할 수 있는 답은 하나뿐이다. 열정의 온도가 마이너스까지 떨어진 상황에서도 내 열정의 온도를 살려주었던 건 자기 계발 도서 속 문장이었다.

최근에는 스토아 철학을 자기 계발적 메시지로 해석하는 책을 몇 권 읽었다. 각각의 책마다 스토아 철학에 관해 설명하는 방법은 달랐지만, ‘스토아 철학자들은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만은 어느 책을 읽어도 공통으로 강조하는 걸 찾아볼 수 있었다.

아무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세상 속에서도 나의 마음만은 스스로 통제할 수 있으니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스토아 철학자들이 수백 년에 걸쳐 후손들에게 전달한 지혜의 핵심은 이처럼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이었다.

열정의 온도가 매일 달라지는 건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일, 그럼에도 열정의 온도를 원하는 수준으로 변경하려는 노력은 우리가 해볼 수 있는 일이다. 그렇다면 열정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어떤 노력을 해도 현실은 녹록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내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른 행동은 내 열정의 기온 차가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걸 인정하는 것이었다. 계절의 흐름에 맞춰 매일의 기온이 달라지는 것처럼, 내 열정의 온도 또한 어느 날은 높아지고 또 어느 날은 낮아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걸 알아야만 기운을 차릴 수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제철에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존재하듯 지금 내 안에 깃든 열정의 온도만으로도 해볼 수 있는 일도 있다. 이 세상의 중심에는 나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원한다면 언제든지 주변의 다른 사람들과 함께 힘을 모아볼 수도 있고, 반대로 내가 도울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을 떠올리며 열정의 온도를 다시 높여볼 수도 있다.

하지만 정말 마음에 어떤 여유도 없을 때는 이런 행동을 하겠다는 마음을 먹는 것조차도 막막할 때가 있긴 하다. 그럴 때면 열정을 되살리는 데는 큰 행동이나 마음가짐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떠올려 보려고 한다. 마치 고대 스토아 철학자처럼, 언제 어떤 상황에 부닥치든 지금 이 상태로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음을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열정의 온도를 높이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9월이 다가오는 지금까지도 무더위는 가실 줄을 모르지만, 여름의 기온만큼이나 지금 내 열정의 온도도 미친 듯이 솟아오르고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기온이 높을수록 의욕은 꺾이기 마련이고, 무엇도 장담하지 않고 시시각각 새로운 소식을 쏟아내는 세상은 열정 대신 불안감만 키우니 말이다.

하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지금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에 시간을 쓰라는 현명한 철학자들의 조언을 늘 염두에 두고 있다면 지금은 아무리 열정의 온도가 차갑기만 하더라도 언제든 다시 그 온도를 치열하게 높일 수 있는 사전 준비는 해놓은 건 아닐까 싶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제든 열정이 다시 제 몫의 온기를 찾을 수 있도록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시간을 차곡차곡 쌓아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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