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피레터 2.0 - 가을이 온다. 그리고 다시 시작!

가을이 온다. 그리고 다시 시작!

3주간의 여행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우즈벡은 건조한 나라라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부터 이미 가을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뜨거운 해가 사라지면 저녁에는 이미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을 느낄 수 있었다. 가장 뜨거울 때 한국을 떠나 우즈벡에서 휴양하고 슬슬 더위가 물러갈 때 쯤 한국으로 돌아오니 어느정도 성공한 여행이 아니었나 싶다. 

나는 더운 여름보단 선선한 봄 가을을 좋아한다. 특히 가을은 사람을 여유롭게 만들어주는 매력이 있는 계절이다. 여름 특유의 습함이 사라지고 시원한 가을 바람이 불 때는 등산을 하기도 좋고 한강 공원을 달리기도 좋다. 여름에는 항상 더위와 맞서 싸우느라 밖을 나가기 보다는 집 안에서 에어컨을 키고 있는 것이 편했다. 밖에 나가면 더위 때문에 짜증난 몸과 마음으로 작은 것에 조급하고 불안해지기 쉬웠다. 쾌적한 날씨는 나를 자연속으로 기꺼이 들어가게 하고 마음의 여유를 만들어 준다.

땀이 나면 불쾌했던 여름과는 다르게 가을은 땀이 나는 동시에 식는 그 느낌이 좋다. 가을의 묘미는 형형색색의 단풍이라고 생각하는데, 가을의 등산은 언제나 기다려진다. 땀을 흘리더라도 아름다운 단풍을 보고 높은 곳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 현실에서 나를 괴롭히던 문제들이 땀과 함께 사라지는 느낌이 든다. 자연 속으로 들어가면 내가 마주한 문제들은 우주 속 작은 먼지처럼 느껴진다. 높은 산을 포기하지 않고 오르다보면 정상이 보이듯, 이 문제들도 내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이 내 속에 있다고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나는 가을이 참 좋다. 

조금 이른 가을을 우즈벡에서 즐기면서 그동안 고민하던 문제에 대한 답을 찾게 되었다. 무작정 나만의 것을 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결정했던 퇴사가 결과론적으로 돌아보면 내 인생을 바꿀지도 모르는 아주 적절한 결정이 되었다. 사업 아이템을 찾겠다는 생각으로 주위를 둘러보니 과거 학교를 다닐때 봤던 우즈벡과 완전히 다른 나라가 내게 보였다. 더운 낮에는 집에서 쉬고 선선한 저녁에 열심히 돌아다녀서 그럴까? 한국에서 무더위에 지쳐 쉬고만 싶었던 나의 머리는 훨씬 빠르게 쌩쌩 돌아가는 것 같았다. 열심히 영상을 찍고 새롭게 눈에 보이는 것들을 인지하고 'WHY'를 생각하다보니 여행이 끝날 때 쯤 나는 그 아이템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한국에 돌아온 나는 숙제가 생겼다.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실현할 계획을 세우고 빠르게 도전하는 것. 시원한 날씨와 함께 무엇이든 시작하기 좋은 가을에 새로운 것을 준비한다는 것은 왠지 모르게 나에게 거리낌 보다는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가을은 나에게 삶의 방향을 확인하고 새로운 도전을 위한 힘을 주었다. 여행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찾은 나에게 올해의 가을은 특히나 인상깊은 계절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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