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피레터 2.0 - 올해의 노래, Defying Gravity

올해의 노래, Defying Gravity

연말회고를 하며 제가 좋아했던 것들을 돌아보며 '올해의 00'을 정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그 중에서 제게 가장 강렬한 임팩트를 준 건 바로 '올해의 노래' 였어요. 이미 7년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뮤지컬 위키드를 보며 이미 'Defying Gravity'라는 넘버에 푹 빠져있었어요. 어머나? 그런데 때마침 영화로 개봉했다는거예요! 그래서 당장 영화관으로 달려가 위키드를 보고 왔어요. 역시나 제 인생 뮤지컬/영화답게 가슴속 깊숙한 곳에서 부터 감동이 물밀듯 밀려오더라구요. 제가 왜 이렇게 감동했는지 궁금하신가요?

위키드에 500% 과몰입한 이유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위키드의 스토리를 아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이야기의 맥락을 알아야 노래의 감동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잠시 이야기의 맥락을 설명드리려고 해요. 엘파바는 초록색 피부를 가진 주인공은 선천적인 외모 때문에 동물이 말을 하고, 마법사가 있는 세상에서도(!!) 편견과 오해를 받으며 살아왔어요. 그는 선천적인 강력한 마법의 힘을 가지고 있었고 항상 타인의 기대에 맞추려 노력했어요. 하지만 어떠한 계기로 결국 자신이 가진 믿음과 신념을 따라가는 길을 선택해요. “Defying Gravity”는 바로 그가 본인의 신념에 따른 결단을 내리는 장면에서 울려 퍼지는데요. 기존의 규범과 타협 대신 자신만의 길을 가기로 결심하는 순간의 강렬한 선언이랍니다. 이 장면에서 엘파바가 외치는 가사가 유독 제 가슴에 남았고, 여지없이 이 장면에서 눈물이 또르륵... 

“Something has changed within me, something is not the same. I’m through with playing by the rules of someone else’s game.”

뭔가가 달라졌어. 내 안의 무언가. 이제는 의미 없어. 남들이 정한 규칙들

가장 친한 친구인 글린다도, 그를 제외한 모두가 말렸던 길을 가고자 하는 엘파바는 대체 왜 그런 결정을 내렸을까요? 자신의 내면에서 강한 변화의 의지를 느꼈기 때문이에요.

마침 올해 저도 이런 변화를 경험했어요. 오랜 시간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맞추며, 누군가의 기준에 부합하려 애쓰다가 드디어 나만의 것을 해보기로 결정했거든요. 타인의 칭찬과 인정은 순간 달콤했지만 그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스스로를 점점 잃어가고 '절대적인 정답'이 아닌 결정권자의 '기준'을 맞추려고 스스로를 갉아먹는 행위를 하곤 했어요. 어쩌면 충동적일 수 있었던 퇴사를 하고 회사 밖에서 살아남으려 애쓰면서 비로소 깨달았어요. 나의 삶은 내가 결정하고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진리를요. 

엘파바가 빗자루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며 부르는 “Defying Gravity”는 단지 이 영화의 메인 넘버를 보여주는 장면이 아니었어요. 그것은 자신을 옭아매던 두려움과 의심을 떨치고 스스로 선택한 길로 나아가는 결단의 장면이었죠. 그랬기에 그가 한 번 고꾸라지고 다시 비상할 때 저는 스크린 너머로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용기를 느꼈어요. 마치 세상이 저를 향해 '너도 이렇게 할 수 있어!'라고 외치는 것 같았달까요? 

회사라는 울타리를 벗어나고 저는 많은 혼란을 겪었어요. 나만의 기준이 필요했고 나만의 지향점이 필요했어요. 수많은 결단의 순간을 마주하고 새로운 도전 앞에서 두려움에 떨었어요. 하지만 힘든 순간 제 머릿속엔 'Defying Gravity'가 울려퍼졌어요.

“내가 스스로를 믿지 못한다면 누가 나를 믿어 줄까?”

이 노래는 단순히 제가 좋아하는 곡을 넘어서서 용기를 북돋아주는 하나의 리츄얼이 되었죠. 가사 한 구절 한 구절이 마치 어떤 절대자가 제게 속삭이는 격려처럼 다가왔어요. 오버한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말이죠 🤣 

“If I’m flying solo, at least I’m flying free.”

홀로 날고 있지만 나는 자유로워!

엘파바의 이 대사는 결정타처럼 제 가슴 속에 훅 들어왔어요. 타인의 이해를 받으려고 애썼던 과거가 생각나더라구요. 혼자일지라도 내가 자유롭게 날고 있다면 그 자체로 충분하다는 위로를 받았어요. 그게 내가 원하는 인생이기도 하구요. 

제가 새로운 시도를 하는 2024년 11월에 내 인생 뮤지컬인 위키드가 개봉을 해서 Defying Gravity로 내게 큰 울림을 주다니.. 이건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2025년을 용기와 강인함으로 맞이하려 해요. 이미 이 영어 가사를 다 외워서 매일 머릿속으로 외우고 있는건 안 비밀 ㅎ

내년에는 스스로를 옭아매던 기준과 틀에서 벗어나 나만의 기준을 만들어 보려 해요. 여러분도 힘들 때 이 노래를 들으며 가사를 곱씹어 보세요. 우리가 서로 다른 속도로 날아가더라도 자기 자신만의 하늘을 향해 날아간다면 모두가 행복하지 않을까요? 

다가오는 새해에는 우리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중력을 거스르며 비상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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