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 모친은 스물다섯에 나를 낳았다. 결혼식은 그보다 조금 더 늦었다고 들었다. 내가 먼저 세상에 나온 후, 넷째 이모의 품에 있을 때 부모님은 안양의 한 가든에서 식을 올렸다. 야외 결혼식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실내로 급히 옮겨 진행되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결혼식 날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부모의 결혼식에 참석한 딸을 다들 이상하게 여기진 않았을까. 사진으로만 봤던 둘의 모습을 실제로 본 감격을 어린 조우는, 아니 아기 혜린은 소화할 여력이 없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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