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번째 연못] 대세 청량 밴드돌이 말아주는 미스터리 👻

[컴백 탐구] 대세 밴드 루시의 파격 변신 !

 최근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23’의 헤드라이너로 출격하는 등 국내 유명 페스티벌에 잇달아 참석하며, 그 자체로 장르가 된 LUCY(루시)가 컴백했습니다! 루시는 지난 8월, 미니 4집 [열]을 발매하고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며 ‘대세 밴드’의 명성을 입증했는데요. 뛰어난 실력의 밴드 플레이와 믿고 듣는 음악으로 뜨거운 감동과 낭만을 전해왔습니다.

 6번째 싱글 [Boogie Man]은 지금까지 루시가 노래해왔던 청춘의 이야기와는 다른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보여주는데요. 어두운 밤, 사람들의 발목을 잡아 옷장 속으로 사라지는 괴물 ‘부기맨’이라는 오싹한 콘셉트로 돌아온 루시의 [Boogie Man], 함께 알아보러 가실까요? 🖤

[아티스트 탐구] 아이돌과 밴드 사이의 LUCY 💫

 루시가 소속된 미스틱스토리는 솔로 아티스트 정인, 에디킴부터 아이돌 걸그룹 Billlie까지 다양한 아티스트를 아우르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입니다. 이와 같은 다양성 속에서 루시는 밴드 그룹으로서 퀄리티 높은 음악을 추구함과 동시에, 아이돌 그룹으로서 기획형 콘셉트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죠. 마치 미스틱스토리가 추구하는 가치가 총망라된 듯한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은 물론, 대중형 밴드 그룹의 면모를 선보이는 그룹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루시만의 독특한 특징은 악기 구성에서부터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이올린 (신예찬), 메인보컬/기타 (최상엽), 베이스/프로듀서 (조원상), 드럼/리드보컬(신광일) 포지션으로 구성되어 있죠. 여타 밴드 그룹과는 다르게, 건반 포지션이 없이 클래식 악기인 바이올린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 루시만의 색다른 차별성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

 또한, 루시를 떠올렸을 때 단연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키워드는 ‘실력파’라는 키워드인데요. 2019년 방영된 밴드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밴드>로부터 결성되어 준우승까지 차지한 루시는 데뷔 이전부터 훌륭한 개개인의 역량을 증명한 그룹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실력파의 면모가 화려하게 드러나는 화제의 영상들을 통해 루시의 강점을 조금 더 디테일하게 살펴볼까요?

💘화제의 영상으로 살펴보는 LUCY 입덕 모먼트

 멤버 신예찬은 데뷔 이전, 가능동 밴드의 전 멤버로 활동하기도 했는데요. 가능동 밴드 활동 당시, 신예찬의 화려한 바이올린 속주가 담긴 버스킹 영상이 화제가 되며 약 조회수 1546만 회를 기록하기도 했어요. 루시로 데뷔한 이후에도 대표곡 ‘개화 (Flowering)’, ‘조깅’ 등에서 보여준 특유의 신들린 바이올린 연주 스타일이 심볼이 되어 리스너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남기기도 했죠. 이처럼 노력과 열정이 묻어나는 연주 스타일이 입덕 포인트가 되어 대중의 마음을 흔든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많은 라이브 연주를 소화하는 밴드 그룹인 만큼, 무대 위에선 웃지 못할 상황이 생기기도 하는데요. 특히 연주 중 바이올린 현이 끊어져 교체하는 신예찬의 모습과 한 손으로 드럼을 연주하게 된 신광일의 모습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멤버들의 프로 정신과 무대를 위한 간절함이 엿보이는 위 영상들은 입덕 포인트가 되어 많은 유입을 끌어내는 영상이 되었죠. 😸

 멤버 조원상의 상당한 베이스 연주 실력은 ‘Moonlight’ 커버 영상이 떠오르며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인 베이스 기타가 보통 4현 형태로 자리 잡았다면, 조원상은 6현 베이스를 이용하고 있죠. 6현 베이스는 연주자에게 더 고도의 기술을 요구할 뿐 아니라, 상당한 무게감이 더해지곤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마다 6kg에 육박하는 6현 베이스를 연주하면서도 여유롭게 스텝을 밟는 모습을 보여주며, 놀라움을 자아내곤 했습니다. 이처럼 알고 볼수록 더욱 인상적인 멤버들의 연주력은 단연 그룹의 입덕 포인트로 자리 잡아 많은 이들을 매료시키고 있어요. 💓

[음악 탐구] 이런 날엔 부기맨이 찾아와 나를 잡아간대~! 👻

 타이틀곡 ‘Boogie Man’은 루시가 표현하는 emo-pop 장르의 색채가 잘 드러나는 곡입니다. 하드코어 펑크에서 파생된 장르인 만큼 보다 강하고 빠르지만,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괴담에서 비롯된 Boogie Man (벽장 속에 사는 괴물)이라는 소재와 잘 어우러지고 있죠. 

 또한, 이번 곡은 Boogie Man이라는 소재로부터 느끼는 ‘감정의 요동’과 ‘고립감’을 음악의 다양한 요소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강한 보이스 이펙트를 먹인 비현실적인 백 보컬 사운드가 화음을 이루고, 등장과 퇴장을 반복하며 혼란스러운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더불어 2절부터는 전환되는 송폼마다 갑작스럽게 전조가 진행되며 악기 구성이 치고 빠지기도 하고, 박자가 느려졌다 빨라지는 등 휘몰아치는 변주를 보여주기도 하며 요동치는 감정의 물결을 청각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하죠. 🤫 

 그리고 루시는 직접 녹음한 일상생활의 소리를 활용하며 색다른 음악을 들려주곤 했는데요. 2020년 발매한 ‘선잠’에서는 출근길의 지하철 앰비언스 사운드를 이용하고, ‘Flare’에서는 불꽃놀이 사운드를 활용하며 새로운 음악적 경험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타이틀곡에서도 옷장 문을 두드리는 일상생활 속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기존의 음악적 특징을 유지하면서도 공간적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부여하고 있어요. 이처럼 ‘Boogie Man’은 색다른 장치를 통해 신선한 몰입감을 선사하는 곡입니다! 

[뮤비 탐구] 뮤직비디오로 알아보는 루시만의 'Boogie Man'

 부기맨은 침대나 벽장 속에 숨어있는 귀신으로, 따로 형체나 모양이 없이 어린 아이들의 공포를 통해 형상화되는 괴담 속 존재입니다. 어둠 속에서 등장해 아이들의 발목을 잡아 사라지는 괴물을 루시는 어떻게 풀어내고 있을까요?

🛌 옷장 속 부기맨

 뮤직비디오는 ‘부기맨’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을 활용하여 괴담 속 존재를 담아내는데요. 가장 중요한 오브제인 ‘옷장’도 애니메이션과 실물 오브제 두 가지로 담아내며, 오싹하면서도 매력적인 루시만의 부기맨을 연출합니다.

 뮤직비디오가 시작하자마자 등장하는 예찬의 발목을 잡는 괴물의 손과 옷장은 콘셉트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는데요. 옷장 속으로 끌려 들어간 예찬은 혼란스러운 모습입니다. 과연 루시를 어둠 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괴물, 부기맨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화면이 바뀌며 예찬의 발목을 잡았던 괴물이 상엽임이 드러납니다. 이외에도 옷장 안의 괴물이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을 연출하며 부기맨이 곧 루시임을 알려주고 있는데요. 이러한 이야기는 앨범 소개에서도 등장합니다.

‘내 마음속 작은 욕망의 위시리스트가 모여, 옷장 속 내가 그린 또 다른 세계로 나를 데려가 주길 바라며 Boogie Man을 불러온 것이 아닐까.’ (Boogie Man 앨범 소개)

 결국 루시의 부기맨이란 내 안의 욕망이 불러온 또 다른 ‘나’를 의미하는 것이죠.

🛌 부기맨, 또 다른 나

 부기맨을 만나기 전, 루시는 마치 꼭두각시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빨간색의 끈을 다양하게 활용하여 통제 당하고 억압받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유령같은 인물들이 둘러싼 무대 위에서 위태롭게 연주를 하는 모습도 다른 사람들에게 감시 당하며, 정해진 대로만 살아가야하는 루시를 연출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기맨을 만난 후 루시는 자신의 눈을 가리고 있던 천, 꼭두각시처럼 자신들을 조종하던 빨간 끈을 잘라내고 자유로운 모습으로 변합니다. 이들에게 부기맨은 규율대로 살아가는 삶에서 벗어나 해방감을 깨닫게하는 존재인 것입니다.

‘책임에서 벗어나 나를 찾는 것, 안락함을 제쳐두고 불투명한 세상 속으로 몸을 내던지는 것, 낯선 곳으로 발걸음을 내딛는 것' (Boogie Man 앨범 소개)

 우리는 규율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자 하지만, 낯설고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 하기도 합니다. ‘Boogie Man’은 이러한 욕망과 두려움 사이, 새로운 길을 앞두고 옷장 문을 열기까지 고뇌하는 우리의 심리적인 요동을 표현합니다.

 싱글 6집 [Boogie Man]을 통해 지금까지와는 상반된, 파격적인 변신을 보여준 루시. 오싹한 괴담 속 존재인 부기맨을 루시만의 감성으로 잘 보여주었네요!

Editing by 다이아도끼, 별도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