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월의 2/3가 지났다니......믿을 수 없다…. 이번 달은 어떻게든 아침 운동을 하고 싶었어. 머리로는 아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는 게 너무 싫었는데 그 감정을 이기려고 생각을 아예 안 하려고 했어. 일어나자마자 난 무조건 운동하러 내려간다!!! 라는 생각만 했더니 되더라고!? 정말 뿌듯해. 그래도 아직 습관이 되지 않은 것 같아. 마음을 강하게 먹었던 주중은 가능한데 주말은 안 되더라. 차차 나아지겠지. 점점 편해지겠지…!?
캐나다(북미)의 학기 구성은
1~4월 Winter term
4~8월 여름방학
9~12월 Fall term 이야
난 여름방학 없이 쭉 달릴 예정이라 내년 이맘때쯤에도 이렇게 지내겠거니 생각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냈어. 물론 그때는 마지막 학기라 지금 같은 스케줄은 아닐 테지만 중간/기말기간은 비슷할 테니까!? 살면서 처음으로 주말 내내 학교에 있는 게 신기했어. 주중에는 강의를 듣고 주말에는 여유 있는 개인 시간을 갖게 된 느낌이라 재밌었어. 워커홀릭 기질이 있는데 이번에는 공부에 푹 빠졌었어. 그렇게 할 수 있던 내적 동기에 불안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불안을 줄이려고 많이 노력했어. 몰아붙이다 보면 언젠간 반드시 임계점을 넘기고 터지고 무너진다는 걸 알아. 그래서 너무 힘든가? 입맛이 없나? 싶으면 일단 일찍 잤어. 잠을 많이 자놔야 체력도, 정신력도 재충전할 수 있으니까!
Routine
이번달 루틴은
5-8am 기상-모닝루틴-등교준비
8:30am-7:30pm 학교 생활
8-10pm 저녁식사 및 취침준비
였어. 아침이랑 저녁에 최대한 잘 먹으려고 했고, 점심은
식빵에 잼, 크림치즈, 피넛 버터 등을 바르고 (3분 소요) 사과 하나를 챙기면 끝!
학교 라커룸에 팩으로 된 과일주스나 단백질 바를 쟁여두고, 수프랑 크래커는 학교 카페에서 해결해. $3.14인데 매일 사 먹는 건 아니고 맛있는 메뉴가 나올 때만 먹어. 저 날은 호박죽 느낌의 butternut squash soup이었어. 맛있어!
가장 어려웠던 과목
난 엔지니어링에 필요한 기본적 감각이 전혀 없어. 방향, 거리, 속도, 공간 등등 머릿속으로 떠올려야 하는 개념, 방법들이 어려워. 그 중 가장 당황스러웠던건 AutoCAD... 어떤 물체를 2D로 해석하거나, 반대로 2D 드로잉을 3D로 상상하는것이 어떻게 가능한건지 전혀 감을 못잡았었어. 그래서
아이들이 갖고 노는 지점토를 구매했어. 실제로 만들어봐야 보이지 않는 선들이 보일 것 같았어.
그래서 이렇게 2D 드로잉을 3D로 만들어보고 나서야 이에 대한 감각을 알게 됐어. 다른 친구들은 보자마자 쓱쓱 그리기 시작하는데 난 이런 과정들을 거쳐야 겨우 해낸다는 것에 자괴감도 들고 이게 맞나 의심이 들기도 했어. 그런데 그래도 해야지 어떡해. 이 과정을 피할 수 없다면 최대한 빨리 마주하고 헤쳐 나가야지.
다른 어려운 과목들도 이런 식으로 대응하고 있어. 나 혼자 안되면 해본 데까지 교수님께 보여드리고 도움을 청하는데 그들의 답변은 대부분 큰 도움이 안 돼. 왜냐면 그들의 생각 회로가 있고, 내가 얼마나 백지인지, 어디서 길을 잃는지 모르니까. 그래도 어필해. 난 이걸 하고 싶고, 이만큼 했고, 그래도 안 되면 거기까지야. 가르치는 사람의 역량을 배우는 사람의 최선이 따라간다고 생각해. 그래서 나는 나 자신한테 떳떳한 게 가장 중요해. 어렵다고 피하지 않고, 안된다고 포기하지 않아. 못 가르친다고 원망하지 않고, 결과가 안 좋아도 괘념치 않아. 내 과정에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만 잘했으면 돼.
제일 먼저 도착해서 빈 강의실에 불을 켜고, 깜깜한 하늘을 보면서 집으로 향했어. 불안을 달래기 위한 양치기도 아니었고, 내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이렇게 하면 되는 거구나 하루하루 배웠어.
이 시간은 지나가도, 내 과정은 나한테 남아. 그래서 어떤 결과가 나와도 받아들일 수 있어. 이번에 안 되면, 다음엔 될 거야. 내 과정들이 지금의 결과를 이기고, 미래의 결과가 될 때까지 할 거야.
쉴 때
중간고사는 2월 마지막 주, 셋째 주인 이번 주는 겨울방학이야!
방학이라고 해 봤자 할 공부가 산더미야. 그동안 밀린 복습과, 중간고사 시험공부를 소화하기에 빠듯한 시간이라 마음이 급해. 그래도 지금까지 달려온 나를 위해 보상을 해주고 싶어서 일식당에서 테이크아웃 해왔어!
난 필라델피아 크림치즈+망고 롤 조합을 좋아해! 보통 아보카도가 추가 되는데 여기는 게살이 들어갔더라고!? 다음엔 바꿔줄 수 있냐고 물어봐야겠어 :(
사시미도 뭐.. 나쁘지 않았어ㅋㅋㅋ 와카메 샐러드도 주는게 신기하네
그리고 마트에 갔어.
중국 마트인데 필요한건 거의 다 있어. 뻥튀기(?) 강냉이(?) 도 있더라ㅋㅋ
사고 싶었던 떡볶이를 구매하고 요리 시작!
- 일단 닭을 따로 끓이고, 떡은 고추장물에 2-3시간 동안 불려둬.
- 양파를 대충 썰고 떡이랑 볶아주기
- 색이 심심하니 파와 후추를 뿌려줘. 어묵, 버섯 등의 재료가 추가됐었어야 했는데 자리가 없네...
- 팔팔 끓여주고
Ta-da!
이 다음에 모짜렐라 치즈도 얹었고..ㅋㅋㅋㅋㅋㅋ 맛있게 먹었어.
이번 편지는 여기까지야! 2월도 벌써 끝난 느낌이 들어.
매일 새로운 일과들과,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내일은 더 나은 내가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행복하고 감사한 일상을 보내고 있어. 이 과정을 진행하기 위해 내가 자주 되뇌는 한 문장을 공유할게.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오늘은 운동 쉴까? 이런저런 일들이 있는데? 라는 생각이 들어.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움직일 용기는 사라지더라. 그래서 때로는 생각하지 않는 힘이 더 중요한 것 같아. 친구들도 행동할 수 있는 용기로 가득 찬 일상을 보내길 바랄게!
- 이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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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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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를 식재료로 쓰는 문화권이 다 모인곳이라 그런가봐요ㅋㅋㅋ 이름만 듣고도 싫어하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무슨 조합이냐면서 ㅜㅜㅋㅋㅋㅋ 오히려 좋아 내가 더 많이 먹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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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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