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유튜브로 음악을 소비하는 이유 3가지

한국 음악 플랫폼은 스포티파이가 아니라 유튜브를 걱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2021.04.05 | 조회 6.12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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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파는 김루씨

업계 사람들이 얘기하는 음악과 음악 산업

오늘의 뉴스레터를 반드시 읽어야 하는 분 
- 한국에서 가장 핫한 음원 플랫폼이 궁금하신 분
- 유튜브로 음악을 어떤 식으로 듣는지 궁금하신 분

 

안녕하세요, 음악파는 김루씨입니다. 

여러분, 한국에서 가장 많이 쓰는 음악 서비스는 과연 무엇일까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은 멜론이라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만, 정답은 바로 유튜브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간한 '2020 음악 산업백서'에 따르면 유튜브로 음악을 듣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 응답자의 58.4%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였고, 이는 2위인 멜론보다 1.8%P 더 높은 수치입니다. 여기에 유튜브 뮤직까지 더하면 70% 이상으로 여타 서비스를 압도하는 수치를 보여줍니다.  

음악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서비스 이용 방법 (복수응답, 출처 : 2020 음악 산업백서)
음악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서비스 이용 방법 (복수응답, 출처 : 2020 음악 산업백서)

그렇다면 우리는 왜 전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놔두고 유튜브로 음악을 듣는 걸까요? 오늘은 우리가 유튜브로 음악을 소비하는 이유 3가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공짜 앞에 장사 없다. 

지난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음악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선택에 있어서 가격이 굉장히 큰 영향을 끼칩니다. 음악 산업백서에 나온 조사 결과에서도 '무료여서(또는 비용이 합리적이어서)' 특정 서비스를 사용한다고 밝힌 응답자가 28.5%로 가장 높았으며, 이전 서비스를 해지한 이유도 '이용 요금이 비싸서'가 34.6%로 가장 높았습니다. 

음악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주 이용 서비스 이용 이유 (출처 : 2020 음악 산업백서)
음악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주 이용 서비스 이용 이유 (출처 : 2020 음악 산업백서)

그런데 유튜브는 어떻죠? 광고만 보면 무료입니다. 음악을 공짜로 들을 수 있는데 그깟 광고가 중요하겠습니까. 심지어 요새는 광고 없는 음악 플레이리스트도 많이 나오는걸요. 그러니 사람들이 유튜브로 몰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게다가 유튜브 내 광고를 없애는 '유튜브 프리미엄'의 비용은 다른 음악 서비스와 비슷한 9,500원 수준인데, 문제는 이 돈만 내면 (당연하겠지만) 음악 콘텐츠의 광고뿐만 아니라 유튜브의 모든 광고를 없앤다는 겁니다. 어차피 쓰는 유튜브, 다른 음악 서비스랑 같은 돈만 내면 유튜브 광고도 싹 지우고 유튜브 뮤직도 쓸 수 있는데 안 쓸 이유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가성비 덕분에 유튜브 뮤직의 이용자가 지니뮤직을 제치고 국내 2위를 차지할 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거죠. 

출처 :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
출처 :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

 

2. 백문이 불여일견, 듣는 음악이 아닌 보는 음악

생각해보면 유튜브에서 음악을 즐긴다는 것은 음악을 듣는 것뿐만 아니라 음악 관련 영상 콘텐츠를 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유튜브는... 영상 플랫폼이니까요! 

음악을 단순히 귀로 듣는 게 아닌 눈으로 보는 콘텐츠로 접하게 되었을 때 갖는 장점은 크게 세 가지가 있는데, 최근 출시 단 7일 만에 뮤직비디오 1억 뷰 돌파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블랙핑크 로제의 사례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첫 번째, 콘텐츠를 더 집중해서 즐길 수 있습니다. 2015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인간의 평균 주의력 유지 시간은 8초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평균 3분 30초에 달하는 음악을 귀로만 듣다 보면 어느새 다른 생각을 하게 되고, 뭘 들었는지 잊어버리는 일이 빈번히 발생합니다. 반면 화려한 패션과 안무, 무대로 구성된 화면이 짧은 시간 내에 수시로 전환되는 뮤직비디오는 그보다 훨씬 집중해서 볼 수 있게 되는 거죠. 

로제의 'On The Ground' 뮤직비디오 또한 빠른 화면 전환을 가져갑니다. 영상을 보면 보통 1~2마디에 한 번씩 화면이 전환되고, 빠른 경우에는 1마디 내에도 2회 이상 전환이 됩니다. 시간적으로 따지면 한 2~3초에 한 번씩 화면이 바뀌는 거죠. 패션과 장면이 화려한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출처 : 블랙핑크 유튜브

그리고 두 번째, 영상을 통해 가수나 앨범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영상은 음악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담고 있으며, 정보를 전달하기에 매우 유리한 포맷입니다. 영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은 '떡밥'을 통한 간접적인 방법과 설명을 통한 직접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BTS는 컴백 트레일러에서 배경과 소품 등으로 그들의 앨범과 세계관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였고(관련 링크), 로제의 경우에는 인터뷰를 통해 직접적으로 그의 솔로 앨범의 배경과 곡에 대한 설명, 솔로 활동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영상을 통한 정보 전달은 마케팅 관점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요리를 먹을 때 더 맛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쉐프의 가이드처럼, 음악을 더 깊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할 수도 있으며, 아티스트의 가치관과 방향성을 대중과 공유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을 팬으로 끌어 모을 수 있는 기회를 갖기 때문입니다. 

출처 : 블랙핑크 유튜브

마지막으로 같은 음악이라도 다양한 형식으로 즐길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더 입체적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댄스 버전, 라이브 버전, 직캠 버전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On The Ground'의 이 세 버전을 다 본 사람이라면, 아마도 높은 확률로 유튜브에서 '로제' 또는 '블랙핑크'를 검색하여 다른 곡이나 방송 편집본, 자체 콘텐츠 등 더 많은 영상을 찾아 보게 되실 겁니다.

그렇다는 것은... 네, 축하드립니다. 이로써 블랙핑크에 입덕하셨습니다🥳

출처 : 블랙핑크 유튜브

 

3. 주접맛집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유튜브로 음악을 듣는 세 번째이자 가장 주된 이유는 바로 플레이리스트입니다. 여기서 플레이리스트란 유튜브에서 자동으로 생성해주는 플레이리스트가 아닌 유튜버가 직접 골라서 올리는 플레이리스트를 뜻합니다. 

물론 요새 모든 음악 서비스들이 플레이리스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만, 유튜브에 올라오는 플레이리스트는 느낌이 좀 다릅니다. 

유튜브의 플레이리스트의 차별점은 센스있는 제목과 그에 어울리는 이미지에 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플레이리스트 채널 중 하나인 '때껄룩'의 영상을 보면 이를 기가 막히게 잘 해내는데, 일반 서비스에선 '드라이브할 때 좋은 노래'로 붙일 제목을 '옆에 타 내가 운전은 못해도 노래는 기가 막히게 트니까'라고 붙이고, 실제 드라이브를 하는 영상을 첨부했습니다. 훨씬 친근하고 센스있는 선택이죠. 

유튜브 때껄룩 캡처
유튜브 때껄룩 캡처

이렇게 조성된 무드는 이용자들에게 전달되고, 이를 공감하고 다른 유저들과 나누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그 과정에서 조금은 주접스러운 댓글들도 자연스럽게 나타나고 받아들여지죠. 

유튜브 때껄룩 캡처
유튜브 때껄룩 캡처

이게 얼마나 재밌는 댓글이냐면... 멜론 플레이리스트에 있는 댓글과 비교하면 느낌이 확 옵니다. 

훨씬 딱딱한 멜론 댓글창
훨씬 딱딱한 멜론 댓글창

결국 이 차이는 각 플랫폼이 갖는 성격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일반적인 음악 플랫폼은 제작자에서 소비자로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면, 유튜브는 제작자와 소비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소비자끼리의 커뮤니케이션도 활발히 이뤄지는 플랫폼이니까요. 공짜로 노래도 들을 수 있고, 와서 사람들이 써 놓은 주접 댓글도 읽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으니 유튜브로 음악을 감상하는 게 훨씬 재미있는 거죠. 

 

어차피 우승은 유튜브?

물론 유튜브로 음악을 들을 때 불편한 점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로 음악을 들으면 수록곡이 좋아도 그 곡의 상세 정보를 알아 내기 쉽지 않고, 가사 제공도 특별히 되지 않으며, 유료 결제를 하지 않으면 음악을 끊김 없이 즐기기도 힘들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를 통해 음악을 즐기고 있고, 또 유료 서비스인 유튜브 뮤직 또한 하루가 다르게 좋아지고 있다는 점을 미루어 보았을 때, 유튜브가 음악 산업 내에서 갖는 영향력은 더 커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존 음악 플랫폼 입장에서는 당연히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겠지만, 우리가 와인을 살 때도 대형 마트에서의 기대와 전문 와인 샵에서의 기대가 다르듯이 음악도 유튜브에서와 음악 플랫폼에서의 기대는 확실히 다를 것입니다. 그 차이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차별화를 시키는 것만이 유튜브를 견제하는 유일한 전략이 아닐까 싶습니다. 

 

김루씨의 간단 요약

  1. 한국에서 이용자가 가장 많은 음원 플랫폼은 유튜브임. 
  2. 유튜브는 기본적으로 무료이기 때문에 이용 자체에 부담이 없음.  
  3. 시각적으로 자극적인 MV와 각종 콘텐츠, 유튜브의 알고리즘과 결합되어 연속적인 더 큰 재미를 줌. 
  4. 기본적으로 무료이고, 댓글을 통해서 소통도 가능한 유튜브 음악 플레이리스트가 새로운 음악 청취 방식으로 자리 잡음. 

 


참고 자료

2020 음악 산업백서 (링크)
유튜브 뮤직 이용자 추이 (링크)
뮤직 비디오의 중요성 (링크)
인간의 집중력은 8초 (링크)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관련 블로그 (링크)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관련 기사 (링크)
때껄룩 유튜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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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랑이

    0
    over 3 years 전

    김루씨말고 로제씨에게 입덕?ㅋㅋㅋ

    ㄴ 답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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