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연애자들에게 드리는 조언

경제학자 말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2026.02.22 | 조회 80 |
0
|
from.
fryhard
KK Biz 뉴스레터의 프로필 이미지

KK Biz 뉴스레터

이코노미스트(英),니케이 비즈지스(日) 및 중화권 뉴스 종합하여 일요일에 발행합니다

서울 오늘 날씨 영상 11도. 흐리고 오전 한때 비 내린 후 개겠습니다. 2월 마지막 주인 이번 한 주는 수요일 경 영하권으로 기온 떨어지겠으나 주말부터는 완연한 봄 날씨가 예상되오니 춘삼월 오기 전에 보세 옷가게에서 밝은 색으로 트렌치 코드 한 벌 장만하시는 것, 어떨까요.

 

어 그래 날씨 예보대로 계절 바뀌어서 옷 사고 머리도 좀 하고 새롭고 산뜻한 기분으로 새 회사 시작했어. 이 회사 참 좋은 회사야. 아니 너무너무 기대 이상이었지. 사람들이 정말 친절했어, 가족같고. 특히 제임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는데 입사 초기에 새 업무 익숙하지않아 혼자서 끙끙대다가 탕비실에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으니까 그걸 어떻게 알고 같은 부서에 있던 제임스 차장님이라고, 있어 그 훈남씨. 뒤따라 들어와서는 조용히 어드바이스 주더라. 괜찮아요, 원래 이 업무가 상당히 타이트해, 하지만 잘할 수 있을 거에요, 홧팅!

 

(아래 표: 핀란드의 예. 사내 연애 진행 연도에 따른 여자 직원 연봉 변화. 빨간색은 사내 연애 여직원 vs 회색은 일반 사외 연애. 단위는 천 파운드 = 대략 한화 200만원씩, 즉 Y축 40은 40K 파운드 = 8천만원)

첨부 이미지

제임스 차장님 참 괜찮은 사람이야. 두뇌가 명석해, 모르는게 없어. 모든 일이 이 분의 결단으로 해결되더라고. 참 대단하고 존경스러워. 리더십도 있고. 나의 식견 얕은 의견에도 어쩌면 그렇게 옳커니 대단해요, 하면서 잘도 맞장구 쳐 주던지. 일하기 참 편했지. 사실, 그래서 얘긴데 어느 순간에서부턴가 이 분이 그냥 회사 매니저만으로 보이지는 않더라고. 나도 사람이잖아. 내 일상의 대부분을 이 분하고 같이 의논하고 조언받으며 보내는데 마음이 동하지 않을 수 없지. 게다가 이 분 덕으로 내 월급도 한 10% 정도 올랐던거 같어. 지금 회상해 보면, 정말 매일매일이 회사 가고싶어서 빨리 하루가 시작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다녔음을 부인하지 않아요.

 

그런데 말이야, 사람이, 사랑에 빠지면 아무것도 안 보인다고, 회사 안에서 랄랄라 신나라 노래부르면서 히죽히죽대는게 주위 직원들에게 표가 나기 시작했나봐. 처음 1~2년은 조용조용히 지나갔지만 그게 어떻게 가린다고 가려지나. 그리고 제임스 이 분, 나 말고도 밑으로 대여섯명 부하직원 두고 있는데 객관적으로 말해 걔네들도 일 엄청 잘해. 솔직히 나보다도 더 열심히 일하는 것 같기도 하다고. 그러니 걔네들이 속 편하겠어. 어라 이거봐라 어디서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게 차장한테 살랑살랑대더니 월급도 더 챙겨가네? 수근수근대는거야. 아 시끄러워, 지들이 뭘 안다고. 우리가 언제 커플이라고 얘기한 적 있어? 나는 관심끄고 내 일에만 집중하기로 했어.

 

글 쓰다보니 한자성어 갑자기 생각났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잖아. 꽃은, 내가 생각해도 너무나 활짝 피었지, 한 2년, 갑자기 시들기 전까지는. 어떻게 시들었냐고? 일단 우리 사이는 변함없었어. 다만 변화는 그의 부하 직원들 쪽에서 거칠게 진행되었지. 편애한다, 족벌 정치다, 너무 챙긴다 운운하더니 결국 하나 둘씩 짐싸서 나가더라고. 나는 극구 부인했어. 우리 절대 아무런 사이도 아니다. 철저히 능력위주로 성과 보상되는거 모르냐 하면서. 한편으로 제임스는 니 잘못 아니니까 걱정말라며 다독여주긴 했지만 우리같이 작은 회사에서 몇 안되는 핵심 인재들이 구멍 숭숭 뚫리듯 빠져나가니 회사도 휘청할 수 밖에.

 

몇 안 남은 직원들은 부당한 대우 개선을 회사 경영진에게 요구하며 나를 공개적으로 문제삼았어. 그래서 입사 3년차였나, 제임스가 전해오기를 회사측에서 적법한 절차를 따라 연봉 재정산을 시행하기로 해서 이번엔 내 연봉이 18% 삭감되었대.

 

(아래 표: 핀란드의 예. 사내 연애 대상과 헤어진 후 여자 직원의 연봉 변화 추이. 빨간색이 사내 연애의 경우. 회색은 사외 연애의 경우. 단위는 천 파운드)

첨부 이미지

일은 일이고, 공과 사를 구분해야 했던 제임스가 나의 상사인지라 회사의 명에 따른 연봉 삭감을 알리는게 밉기는 했지만 우리는 아직도 서로를 깊이 신뢰하고 의지하고 있었기에 사랑엔 흔들림 없을거라는 부분에는 추호의 여지도 없었지. 그도 이런 내마음을 알았는지, 어느 날 일 끝나고 나한테 분위기 전환도 할 겸 공연엘 같이 가자는거야. 우리 둘이 즐겨듣던 밴드가 있는데 마침 월드투어로 여기까지 온대. 아 좋아라~ 십대로 돌아간 기분이야. 콘서트 당일날 응원봉 들고 난리도 아니었지. 정신줄 완전히 놓았어, 완전히. 제임스도 무지 좋아하더라.

 

콘서트 카메라가 이걸 놓치지 않고 공연 1부 종료 휴식중 우리를 비췄네.

 


 

글 맺으면서 드리고 싶은 말씀 있어. 우리 나쁜 사람들 아니에요. 생각해 보세요. 니가 나한테 호의를 베풀어줬어. 이쁘다 잘한다 칭찬해주고 월급도 올려줬어. 나도 상대방에 대해 매력있다고 생각해. 이러면 끌리는게 자연스런 인간의 도리 아닌가요. 그리고 이별 후, 돌이킬 수 없는 상실감과 나락으로 떨어진 듯한 좌절감은 겪어본 사람 아니면 정말 감당해내기 힘들어요. 물론 책임은 우리 스스로가 질 것이에요. 이코노미스트가 결론으로 드린 조언처럼: Those looking yearningly across the office may want to think twice. 

 

(아래 그림: 콘서트때 찍힌 사진)

 

 

첨부 이미지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KK Biz 뉴스레터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6 KK Biz 뉴스레터

이코노미스트(英),니케이 비즈지스(日) 및 중화권 뉴스 종합하여 일요일에 발행합니다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10길 6, 11층 1109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