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갔다가 개털돼서 돌아왔어

[김치찌게 5만원 미쳤나봐]

2026.06.07 | 조회 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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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yhard

이게 이게 내 인생도 비트코인 주기처럼 사이클이 있나, 40대 후반까지는 어깨에 힘 이빠이 들어가서 큰소리 치고 다녔는데, 2024년말 지금 다니는 회사로 전직한 이후 이게 영~ 힘겹게 힘겹게 매달 가계부 적자 메꾸고 있습니다.

 

회사도 힘들대요. 우리 회사는 동종 업계에서 대략 3-4위권을 달리고 있는데 1등이 시장 절반 먹고, 그 다음 등수 회사들이 20%, 10%씩 먹고, 해서 우리는 정말 쪼무래기 파이 어떻게 뜯어먹을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는 상황이지요. 그래서 원래 이번에 다녀온 본사 출장도, 여느 실리콘밸리 회사같으면 한 토요일쯤 도착해 친구들도 만나고 시차적응 한 후에 월/화에 비지니스 본 후, 수요일은 Napa Valley같은데서 하루 놀다가 목요일쯤 돌아가는 여유 낭만 코스가 되지 못하고 일요일 오후 도착 -> 월요일 미팅 -> 화요일 출국의 번갯불 콩 볶듯한 스케줄이었던지라 지인들에게 인사도 못 드렸어요 미안해 to you people in the Bay area.

 

회사측에서도 이게 미안했는지, 월요일 본사가 있는 San Jose근처에서 미팅하고 우리 회사 부사장 차 타며 이동하는데 이넘이 야 야 케빈아, 그래도 모처럼 미국 왔으니 내일 점심때 좋은데 가서 스테이크라도 썰어라. 우버타고 Half Moon Bay한 번 가 봐라. 거기에 리츠칼튼 호텔이 있는데 거기서 숙박은 하지말고 ㅎㅎ 레스토랑은 가도 되니 비용처리해서 식사라도 하고 가시게, 이러는거지.

 

The Ritz Carlton at Half Moon Bay, 대략 이런 곳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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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은 좋은데 남들 데이트 복장으로 오픈카 타고 왔을 법한 자리에 뻘쭘허니 배낭메고 트렁크 끌며 여행객차림에 등장하는게 영 맘 내키질 않더라고. 그리고 혼밥은 싫어요. 차라리 경치야 거지같아도 좋으니 동료들하고 샌프란시스코 한인타운 가서 소맥에 삼겹살 구워먹고 싶은 마음이었어, like the very Jenson Huang.

 

그래, 말 나온 김에 어차피 공항도 SFO이니 샌프란 가자고, 해서 리츠 칼튼 접고 그냥 샌프란으로 직행했습니다. 최근 그 동네에 근사하게 오픈한 한인마트가 있다고 지인이 알려줬었어. 그래서 거기 한 번 들러보기로 했지요. 이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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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네 맞아요 그 부산 자갈치 시장의 자갈치요. 미국으로 헤엄쳐간 자갈치는 아름다운 고딕체 폰트가 되어 샌프란에 정착하였습니다. 내부 한 번 보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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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세상에~ 식품 코너 이름이 우리말 발음 그대로야! 왼쪽부터 전 튀김, 덮밥 떡볶이, 어묵 만두, 도시락, 그리고 우리의 자랑스런 K-Food 김밥.

 

매장 상품 진열 방식이나 인테리어나, 백화점 지하1층 수준이야. 솔직히 태어나서 이런 해외 한인마트 처음 봤습니다. 외국에 살아보신 분은 알지요. 한국 마트라고 해봐야 중국이랑 일본 태국 식료품들과 함께 무질서하게 쌓아놓고 Asian Grocery라 해서 파는 곳들요. 안에 들어가면 퀴퀴한 과일 야채 냄새나고 주인은 카운터 앉아 TV보거나 아니믄 핸드폰으로 캔디 구슬깨기 게임이나 하고 있고 말이에요. 내가 15년 전에 살았던 시드니가 딱 그랬어. 그나마 거기 하나로 마트라고 있는데 거기는 좀 괜찮았지. 내친김에 한 번 보까요, 어떻게 변했나 시드니 한인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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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열 깔끔하게 되어있는 것은 좋으나 아직 아시아 그로서리 타이틀을 못 벗어났네요. 그에 반해 자갈치는 완전 한국 제품만 있어, 식품부터 공산품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심지어 백화점 식품코너에 딸린 푸드코트처럼 마트 일부가 한국 식당이야, '포구'라고 (소래포구할 때 그 포구). 바로 비행기타고 다음날이면 쌀밥 먹을텐데 뭐에 끌렸는지 그냥 식당 의자에 앉아버렸네. 메뉴는 우리가 다 아는 한식 차림들이에요. 그래서 순두부 주문했지. 맛있더라. 주방도 한국 사람이 하더라고. 모든게 완벽했어요... 단 한 가지만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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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 그 희한한 팁 문화 알지요. 그래 그거 다 포함했더니 이 가격 나오네. 현재 환율로 계산하면 49,800원 되겠습니다.

그러니까 샌프란 살면 1억 연봉이 생활보호 대상자라는 말 나오는 것이지요.

 

지금 환율이 개판이니 물가가 비싸게 보이는 것 맞긴 하지만 미국은 인구 3억의 아주 큰 경제 덩어리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보다 성장율이 높았어요. 그러니 여기서 보듯이 물가 차이는 계속 커지고 있는것 같지요.

마침 이코노가 파죽지세의 미국 경제를 다룬 기사를 내놨길래 잠시 우리 아카데미 영역으로 빠져봅니다. 먼저 아래 표는 미국의 시간당 생산성. CBO = Congressional Budget Office (CBO) = 국회예산정책처입니다. 실제 생산성 증가가 CBO의 예상치를 웃돌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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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향상의 주 요인은 우리가 짐작하는 대로 기술 발전의 덕택이 큽니다. 즉 모바일 폰, 화상회의, 클라우드 컴퓨팅 등요. 한편 에너지 부문에서 셰일가스(shale gas) 시추의 혜택도 미국에게는 생산성 향상에 상당히 기여했다 합니다. 자국의 에너지 생산 비용이 떨어지니 상대적으로 생산 수익이 커지는 것이지요. 이런 점에서 여러모로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과의 차이를 쉽게 줄이기 어려울 것입니다. 에너지는 수입하는 상황에, 기술은 발전해 있지만 경직된 회사문화가 그 혜택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도록 하는 것 같아요. 한국의 경우 내가 아는 모든 거래처는 매일 출근입니다. 따라서 화상회의 잘 안 하는 것 같고요. 일본은 주 1-2회는 집에서 근무하여 화상회의는 합니다만 여기는 모든 업무와 프로세스를 19세기 방식으로 정성스럽게 땀흘려가며 하지 않으면 안되는 문화라 뭘 그렇게 기록하고 점검할 게 많은지, 같은 일을 해도 한국보다 몇십 퍼센트 이상으로 과부하가 걸려있어요.

 

다시 미국의 예로 돌아갑니다. 이번에는 많은 분들이 아실 돈나무 언니 Cathie Wood의 최근 경제 분석 비디오입니다. 이번 주에 미국 고용 리포트 나왔는데 생각보다 많은 고용이 창출되어 기대 이상의 성장으로 이루어지고 이는 곧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라는 추측에 전세계 주가가 우르르 떨어졌단 말이지요.

Wood여사는 여기에 정면 반박하여 그런 거이 아니다, 이란 전쟁으로 기름값이 55% 인상된 상황에서 이 정도 지표가 나왔으니 미국 경제는 아주 양호한 상태이며 전쟁 종료시 인플레이션의 둔화 -> 이자율 하락 -> 미국 달러 강세화가 되어 미국 중심이긴 하지만 기술과 혁신에 기반한 기업에겐 생산성 향상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나는 여사님 강의 내용 중 이번 뉴스레터와 관련 있는 부분만 뽑아 왔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들으면 거시 경제 이해에 도움이 팍 팍 될 것 같아요. 여기 링크 - https://www.ark-invest.com/videos/market-commentary/june-2026-in-the-know-cathie-w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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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위의 캐시 우드 사장님 올 해 몇 살인지 알아요? 71세 입니다. 본인이 이번 비디오에서 말하기를, 57세에 ARK Investment 창업하여 그 후로 천국과 지옥을 맛봤지만 대체적으로는 황홀했어, 이게 바로 미국이야, 아이디어만 있으면 나이는 상관없으니 니도 창업해! 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어요.

 

짧은 미국 출장을 정리하며 느낀 소감이라면 바로 이거랄까. 샌프란 시스코 거리 걸으면 동네 구석구석이 노숙자 지린내로 진동 합니다. 그리고 우리 회사 근처 San Jose 시내 번화가에서는 버젓이 대마초 가게가 있어 사람들이 항시 드나들고 있지롱요. 당신에게 무한대의 자유를 주겠다. 먹고 마시고 흡입하고 아무데나 싸고, 무너지고 싶으면 나락으로 떨어져라. 그러나 명심해라. Two sides of a coin, both sides of a sword, 기회도 또한 무한대로 열려 있으니 성공하고 싶으면 나이든 인종이든 성별이든 무관하겠다. 돈나무 언니 보라우, 애 셋 낳고 이혼하고 황혼의 나이에 창업하여 지금 미국을 대표하는 미래형 투자회사 이끌고 있잖아. San Jose역을 출발해 샌프란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느껴본 American Capitalism의 단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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