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뉴스보면 온통 삼전 닉스 반도체 주식얘기 뿐이잖아요. 전세계 AI 수요에 따른 반도체 수급 수퍼 사이클의 도래로 이쪽 업계가 초호황을 맞고 있는거 맞고요, 나라 전체 수출액으로도 매월 통계를 경신하고 있다 합니다.
비슷한 상황을 맞고 있는 대만은 이보다 훨씬 더하다고. 인플레이션 감안했을때 수출 40% 증가에 경제성장률 14%, 와~ 이게 무슨 아프리카 개발도상국도 아니고 선진국 체급 나라에서 2%~3% 성장이면 참 잘했어요 소리 나올 법한 경제에 박정희식 두자리수 성장이 웬말이냐고. 이런 추세에 일본도 뒤질세라, 반도체 직접 생산은 아니더라도 부품과 설비쪽 기업이 선전하고 있어 주식시장이 하루가 멀다하고 신(新)고가 행진중입니다. 아래 표는 최근 7-8년간의 일본 Nikkei, 한국 Kospi, 대만 Taiex의 지수표. 다들 두 배, 또는 그 이상으로 뛰었네요.

주식시장 얘기하니 생각난다. 지난 번에 한국왔을 때 미용실 원장님이 어느 청년 머리 잘라주면서 조언을 구하더라고. "몇 년 전에 주민센터에서 핸드폰으로 주식 하는 법 배웠었는데 별로 안 해가지고 다 까먹었어. 그 있잖아, 정 사장님이 그런거 잘 하잖아. 그래서 나한테 다시 가르쳐준다고 했어. 나보고 삼성전자 하이닉스는 너무 올랐으니까 삼성전기 사래. 나 뭐 사야돼요, 좀 찍어줘" 이것이 소위 말하는 FOMO (Fear Out Missing Out)인거 같지요. 남들 다하는데 나도 해야될 것 같어. 산신령님이 점지해주는거 사자!
이코노미스트가 우려하는게 바로 이 부분이라. 지금 주식 시장 호황은 일부 업종의 주기적 트렌드이니 언젠가는 꺼지게 된다. 물 들어와 노 젓는것은 맞지만 자고 일어났더니 썰물이라, 현명하게 판단하지 않으면 갯벌에 홀로 남은 나룻배 처지 될 수 있다. 특히 반도체 주식은 전체 업종들과 분리해 면밀하게 관찰할 필요 있다고. 이와 관련, 아래 표는 지난 20년간 한국/일본/대만의 월별 산업 생산 평균인데요, 주황색은 전체 지수 vs 빨간색은 반도체를 제외한 지수. 이게 무슨 뜻이냐, 반도체를 제외하면 동아시아 (민주) 3국은 나머지 산업에서 발전이 미미했단 말이야. 엥? 나름 열심히 살았잖아. 자동차도 팔고 기름 정제에서 팔고 배도 팔고 그랬는데? 어 그건 아는데 그래프에서 알려주기를, 우리가 열심히 한 이상으로, 바로 중국이 맹추격하여 시장을 잠식중이라는 것이지요.

잠시 삼천포로 빠져 나의 유튜브 애호 채널 대만구퍄오(股票:주식)의 대만주식 현재 시가총액 상위10위를 잠시 함 보기로. 과연 대만 주식시장의 반도체주 쏠림이 어느정도인지 볼라고요.

우잉 나 중국어 몰라요~ 하실까봐 괜찮어 괜찮어 회사 로고만 봐봐요. 어떤 느낌 들어요?
정답: 용산 전자 상가
다들 뭔가 공돌이들이 서너평 좁은 사무실에 한쪽에서는 짜장면 그릇 치워놓고 책상 위에서 부품 이것 저것 갖다 짜맞춰서 컴퓨터 조립하다가 성장한 회사들 로고 같아보이지 않나요 ㅎㅎ 나만 그렇게 보이나. 우리 여기까지 왔으니 이름이랑 업종이나 한번씩 보면:
| 중국어 표기 | 한글 표기 | 영어 표기 | 우리말 뜻 |
| 台積電 | 대적전 | TSMC | 대만 적립체 전자회로 제조 |
| 聯發科 | 연발과 | Media Tek | 연발(연발총 할때) 과기(과학기술) |
| 台達電 | 대달전 | Delta Electroincs | 대달전기 |
| 鴻海 | 홍해 | Hon Hai | 홍하이 - 큰 바다라는 뜻 |
| 日月光投控 | 일월광투공 | ASE Holdings | 일월광 반도체 |
| 元大台灣50 | 원대대만50 | Yuanta TW50 (ETF) | 유안타증권 우량기업50선 ETF종합 선물세트 |
| 台光電 | 대광전 | Elite Material | 대광전자 재료 |
| 聯電 | 연전 | United Microelectronics Corporation | 연화전자 |
| 欣興 | 흔흥 | Unimicron | 흔흥전자 |
| 富邦金 | 부방금 | Fubon Financial Holdings | 부방 금융 |
와~ 금융회사 하나 빼면 나머지는 과연 전자상가 안내판이로군요!
다시 이코노 기사로 돌아옵니다. 동북아 민주 3국의 아슬아슬한 경제 성장에 관해 서양식 관점으로는 우선 수출 주도형 경제의 심화성이 맘에 안 든다 합니다. 아래 표에서 대만이 아주 두드러지지요. 몇 년후 반도체 호황이 막이 내려 수출길 한템포 쉬게 될때 대만은 사상누각처럼 무너질 가능성 있지요. 특히 수출 대상 국가가 미국/중국 등으로 몇 국가에 한정되어 있으면 그 여파는 더욱 커질 수 있겠어요.

이들 나라 경제 위태위태 할 수 있겠다는 두 번째 근거는 위의 첫 번째 요소인 수출 주도형 모델과 관련 있는데요, 수출 증가를 못 따라가는 구두쇠형 소비 형태와 이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인구 감소와 노령화입니다. 이코노가 무슨 얘기를 하고 싶으냐, 서방 경제처럼 수출해서 돈 벌었으면 내수 활성화되게 개인 소비지출 늘려야 한다, 그래야 돈이 돌고 돌아 경제에 숨통이 트이는 것이니 지금처럼 꼬깃꼬깃 쌈지돈모으느라 한여름 쪄 죽는데 홍하이 사장아 에어컨 안틀고 대형 선풍기 앞에 얼음 달아 공장 직원들 단체로 땀띠나서 피부과 가게 만들지 말고, 우리나라 삼성전자처럼 수익 났으면 성과금으로 팍팍 주고 그 돈으로 직원들에게 구찌도 사고 페라리도 사게 만들라는 뜻으로 읽혀, 나는 솔직히 얘네 이코노 아시아 주재 서양 기자들, 동아시아의 반도체 기업들의 기록적 매출 증가를 시기어린 눈으로 보고 있는건 아닌가 하여 좀 못마땅하긴 합니다 ㅎㅎ.
한편 기사는 끝을 맺기를, 정부가 지금처럼 수출 주도형 반도체 기업만 집중 육성하게될 경우 정규직 비정규직간의 갈등, 반도체 비반도체간 업종별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이며 이미 다른 OECD 선진국보다 문제가 심각한 연금 제도에 있어서도 비익빈 부익부의 악화일로가 심화될 가능성 높으니 호황기 이 때에 판단 잘 하지 않으면 한국인들아 니네들 K-beauty, K-food에 하나 더 붙여 K-economy(여기서 K는 코리아가 아닌, 잘 되는 놈 더잘되고 못되는 놈 나락으로 떨어지는 K자형 경제) 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조언으로 마무리 합니다.
주제가 상당히 거시경제 이론쪽으로 파고 들어간 감 있어 이번 뉴스레터 끝은 우리들에게 좀 더 친숙한 기업들의 AI 줄타기 사례나 좀 알려드릴까 합니다. 일본 얘긴데요, 우선 아지노모토(味の素:우리말 의역하면 맛의 근원. 아마 우리나라 조미료 미원이 이 회사 이름따서 만들어졌을 거세요), 이 회사는 100년도 더 된 식품회사에요. MSG(monosodium glutamate)로 유명합니다. 근데 이 화합물이 반도체 회로판의 부식을 막는 코팅 필름으로도 쓰인다네요. 그래서 주가 급상승.
하나 더, 아래 사진요. 변기의 대명사~하면 어디? 네 토토지요 Toto. 이 회사도 아지노모토처럼, 원래는 변기로만 일편단심 승부해왔던 회사인데 이 변기의 용기가 바로 실리콘이잖아요. 그래서 이제 돈 별로 안 되는 쉬야~통은 좀 덜 만들고 대신 반도체 웨이퍼 고정용으로 쓰이는 실리콘 판때기를 삼전 닉스 TSMC 등에 납품한다 합니다. 일본 생활 16년차 교포로서 말씀드리는데 변기하면 토토에요. 신뢰의 이 상표, 이제 몇 년후엔 더 못 볼 수 있다 생각하니 아랫배가 저려옵니다. 그 땐 아마 중국산 염가 변기가 치고들어 오겠지요, Coco같은 브랜드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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