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렸다는 것은 전달됐다는 뜻이 아닙니다
1편에서는 참여자들이 왜 움직이지 않았는지를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흔들린 것은 참여자만이 아니었습니다. 프로그램을 함께 만든 운영진끼리도 일정이 계속 어긋났고, 커리큘럼은 한 번 통째로 갈아엎어졌습니다. 같은 목표를 보고 모인 사람들 사이에서도 그랬습니다.
처음 1주차 커리큘럼은 이력서와 커버레터로 시작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운영진 피드백을 받아보니, 부원들 대부분이 외국계를 잘 모를뿐더러 애초에 지원할 생각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1주차를 외국계 소개와 일촌 신청으로 통째로 바꿨습니다. 시작 전부터 한 번 갈아엎은 셈입니다. 이번 챌린지가 저에게 남긴 진짜 교훈은, 콘텐츠가 아니라 '운영'에 있었습니다.
1. 컨펌은 한 번 더 확인해야 합니다
Q. 운영진끼리만 잘 맞으면 일정은 괜찮지 않을까요?
아니었습니다. 매주 금요일로 합의했다고 생각했는데, 누군가에게는 그날이 학교 축제였습니다. 제가 연휴라 목요일로 옮겨둔 일정을, 다른 분은 여전히 금요일로 알고 계셨습니다. 분명 홈페이지에 일정을 올렸지만, 올렸다는 사실과 전달됐다는 사실은 전혀 달랐습니다.
과제 안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는 네이버 카페에 과제란을 만들고 수업에서 설명까지 드렸는데, 정작 참여자들은 과제가 있는지조차 몰랐습니다. 한 운영진 분은 "첫 수업 때 과제 안내가 제대로 안 나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저는 분명 전달했다고 생각했지만, 받는 쪽에서는 도착하지 않은 것입니다.
여기서 배운 것은 분명합니다. 올렸다는 것은 전달됐다는 뜻이 아니고, 합의했다는 것은 같은 그림을 그렸다는 뜻이 아닙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알아서 보겠지"라는 가정이 생기기 쉽습니다. 다음에 다시 한다면, 중요한 일정은 한 번 더 다른 채널로 되짚고, "이 날짜 맞으시죠?"라는 확인을 귀찮을 정도로 반복하겠습니다. 미스커뮤니케이션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다시 확인하지 않으면 결국 모두의 일이 됩니다.
2. 통제할 수 없는 지표는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Q. 출석을 못 채우는 프로그램,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처음 저는 출석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그런데 5월 연휴, 학교 축제, 기말고사가 줄줄이 겹치면서 출석은 도저히 통제할 수 없는 숫자가 되었습니다. 축제 날에는 4명만 들어왔고, 기말 주간에는 2명이 전부였습니다. 출석에 매달릴수록 저만 지쳐갔습니다.
그래서 기준을 바꿨습니다. 출석이 아니라 '과제 완료 여부'로 수료를 정하기로 한 것입니다. 실제로 알바 때문에 결석한 한 분은 그 주 과제를 1등으로 끝냈습니다. 저는 그분을 완주 후보로 인정했습니다. 그 자리에 있었느냐가 아니라, 결과물을 냈느냐로 판단한 것입니다.
통제할 수 없는 지표를 붙잡는 대신, 측정 가능한 결과물로 기준을 다시 세우는 것. 이것이 운영자가 무너지지 않는 방법이었습니다. 출석은 대학생의 시험과 축제와 알바 앞에서 언제든 무너지는 숫자입니다. 하지만 과제는 본인이 마음먹으면 언제든 채울 수 있습니다. 안 되는 것을 억지로 끌고 가기보다, 의미 있는 것을 다시 정의하는 편이 훨씬 건강합니다.
3. 이탈자보다 남은 사람을 지켜야 합니다
Q. 사람이 빠져나갈 때, 운영자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챌린지 중간에 한 분씩 이탈이 생겼습니다. "원하던 방향과 다르다"며 나간 분도 있었고, "개인 일정이 빡세다"며 떠난 분도 있었습니다. 운영진 한 분이 "이대로면 줄줄이 나갈 것 같다, 막을 방법이 없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지금은 이탈자를 설득하기보다, 남아계신 분들의 참여 경험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모두를 끌고 가려다 보면, 정작 끝까지 갈 사람들의 경험까지 흐트러집니다. 떠나는 사람을 붙잡는 데 쓸 에너지를, 남은 사람을 위해 쓰는 것. 그래서 저는 미션을 가볍게 조정하고, "밀린 과제는 하지 않아도 되고 오늘 미션부터 다시 참여할 수 있다"고 안내했습니다. 부담을 덜어주자 남은 분들의 표정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마지막에 보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끝까지 온 단 한 명에게, 저는 가장 깊은 피드백을 드릴 수 있었습니다. 한 명을 제대로 챙기는 것이, 열 명을 어설프게 붙잡는 것보다 낫습니다.
4. 베푸는 사람이 가장 많이 배웁니다
Q. 무료로 가르치는 일, 운영자에게 남는 게 있을까요?
저는 페이백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가장 많이 가져간 사람은 저였습니다. 대학생에게 "왜 링크드인을 해야 하는가"를 쉽게 설명하려다 보니, 제 메시지를 처음부터 다시 다듬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링크드인의 진짜 효용은 결국 사업, 아니면 이직으로 좁혀집니다. 대학생에게는 사업보다 이직이 훨씬 가깝게 와닿는 키워드였습니다. 저는 이직이라는 렌즈로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제 설명이 훨씬 구체적이고 단단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것을, 남에게 설명하려는 순간 비로소 정리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 쉽게 설명하려는 시도는, 결국 나 자신의 논리를 가장 날카롭게 벼립니다. 주려고 시작한 일이, 가장 큰 자산이 되어 저에게 돌아왔습니다. 발표가 끝난 뒤 운영진 유석님이 사주신 붓카케 우동과 가라아게가 유난히 색다른 맛이었던 것도, 아마 그래서였을 겁니다.
대학생에게 링크드인은 아직 먼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저도 링크드인을 처음 시작한 건 대학생 때였고, 그때는 이걸 쌓는 것이 제 미래와 무슨 상관인지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이 챌린지가 문득 떠오르는 순간이, 그분들에게 찾아오면 좋겠습니다.
혹시 지금 무언가를 운영하거나 이끌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오늘 한 가지만 점검해보시면 어떨까요. 나는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매달리고 있지는 않나요? 그리고 떠나는 사람과 남은 사람 중, 내 에너지는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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