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사에 다녀오면 대부분 이렇게 링크드인 포스팅을 씁니다. 단체 사진 다섯 장, "좋은 분들과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태그 열다섯 명.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한동안 그렇게 썼습니다. 명함은 쌓이는데 그다음이 없었습니다.
지난 4일 오전 7시 30분, 공덕에서 열린 Stripe Community Meetup 후기를 올렸습니다. 이번에는 세 가지만 다르게 했습니다. 결과는 노출 10,903회, 도달 7,396명이었습니다.
1. 행사에서 '건진 것'만 남깁니다
Q. 그날 있었던 일을 순서대로 다 적어야 성의 있어 보이지 않나요? 반대입니다. 후기는 기록이 아니라 요약본입니다.
저는 그날 들은 이야기 중 세 가지만 남겼습니다. 첫째, Fireside chat에서 채널톡 Henry Heecheol Moon 님이 하신 말씀. B2B 프로덕트는 점점 상향 평준화되어서, 결국 사람의 매력이 수주를 가른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둘째, 올해 AI 키워드는 '온톨로지'라는 것. 기계적으로 처리하는 게 아니라 개념과 개념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 AI입니다. 셋째, "도메인 지식이 없으면 AX는 50%짜리밖에 안 된다"는 문장. AX(인공지능을 업무 전반에 적용하는 전환)를 다루는 자리에서 나온 말이라 더 오래 남았습니다.
나머지는 다 버렸습니다. 아이스브레이킹도, 케이터링도, 사진도 넣지 않았습니다.
링크드인에서 저장은 좋아요의 약 5배, 댓글은 약 2배의 도달을 만듭니다(출처: Hootsuite, 2026). 저장을 부르는 글은 감상이 아니라 정보입니다. 행사장에 없던 사람이 읽고도 하나 얻어갈 게 있어야 후기입니다.

2. 내 시야를 반드시 한 겹 더합니다
Q. 들은 내용을 정확히 옮기면 충분하지 않나요? 그렇게 쓰면 그 글은 주최 측 홍보물이 됩니다.
저는 두 이야기가 결국 같은 말이라고 느꼈습니다. 사람의 매력이 수주를 가른다는 것과, 도메인 지식이 없으면 AX가 반쪽이라는 것. 도구가 평준화될수록 차이를 만드는 건 맥락을 아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이 해석 한 줄이 글의 뼈대가 됐습니다.
그 위에 제가 행사를 준비하는 방식 세 단계를 붙였습니다. 가기 전에는 "누구를 만나서 무엇을 만들고 싶은가"를 한 문장으로 적습니다. 현장에서는 상대 회사와 우리 회사가 겹치는 지점을 그 자리에서 말로 만들어 봅니다. 돌아와서는 24시간 안에 회사소개서와 구체적인 제안을 보냅니다.
이번에 제가 적어간 문장은 이것이었습니다. "BIGO Live와 함께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회사를 찾는다." 이 한 줄이 있으니 "무슨 일 하세요?"가 아니라 "이거 저희랑 같이 해보면 어떨까요?"로 대화가 시작됐습니다.
링크드인 알고리즘도 2026년 들어 독자적 관점과 바로 쓸 수 있는 조언을 우선 배포합니다(출처: Hootsuite, 2026). 인용은 재료일 뿐이고, 해석이 콘텐츠입니다.

3. 샷아웃은 세 명을 넘기지 않습니다
Q. 감사한 분이 열 명인데 두세 명만 태그하면 실례 아닐까요? 링크드인은 한 게시물의 멘션을 5명 이하로 유지하라고 권고하며, "반응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만 멘션하라고 안내합니다(출처: Sprout Social, 2026).
태그는 인사가 아니라 신호입니다. 태그된 사람이 반응하지 않으면 그 신호는 그냥 소음으로 남습니다. 열다섯 명을 부르고 두 명이 답하는 글보다, 두 명을 부르고 두 명이 다 답하는 글이 멀리 갑니다.
이번 글에서 제가 태그한 사람은 두 명입니다. 이 행사를 알게 해주신 Hyungcho Chung 님, 그리고 제가 본문에 인용한 채널톡 Henry Heecheol Moon 님. 두 분 다 글 안에 실제로 등장합니다. 결과는 반응 109개, 댓글 12개였습니다.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은 분이 더 있다면 본문 태그보다 댓글이나 DM이 낫습니다. 태그는 많이 할수록 예의가 아니라, 정확할수록 예의입니다.
4. 좋아요 말고 '누가 봤는지'를 봅니다
이 글로 늘어난 팔로워는 1명입니다. 숫자만 보면 실패한 글입니다.
그런데 이 글을 보고 제 프로필을 열어본 사람이 49명이었습니다. 그리고 독자 구성이 이랬습니다. 직함 기준으로 CEO 5%, Founder 3%, Co-Founder 2%. 직급 기준으로는 CXO가 10%, 시니어가 29%. 지역은 서울·인천권이 70%, 산업은 IT 서비스·컨설팅이 23%였습니다. 명단에 뜬 회사는 삼성전자, 쿠팡, SAP, 토스, 채널톡, AWS, 마이크로소프트, 현대자동차, 네이버였습니다.
저는 BIGO Live에서 사업개발을 합니다. 브랜드와 크리에이터를 연결하는 일이라, 제안을 보낼 상대는 결국 창업자와 의사결정권자입니다. 그렇다면 팔로워 1명보다 이 명단이 훨씬 값어치 있습니다.
후기 글의 성과는 총 조회수가 아니라 도달한 사람의 직함으로 판정해야 합니다. 저는 반응 수가 더 많은 글보다 이쪽이 낫다고 봅니다.
다음 행사 후기를 올리기 전에
세 가지만 점검해 보시면 어떨까요.
행사장에 없던 사람이 이 글에서 가져갈 문장이 하나라도 있습니까? 들은 이야기 위에 내 해석이 한 줄이라도 얹혀 있습니까? 태그한 이름 중에 본문에 등장하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까?
세 번째 질문에 "있다"고 답하셨다면, 그 이름은 지우고 대신 댓글로 인사를 남겨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러분은 행사에 가기 전 어떤 한 줄을 적고 가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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