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다! 링크드인 활용법』북토크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 저는 두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사진을 찍고 사인을 하다 보니 어느새 끝나 있었거든요. 사람이 몇몇 순간의 행복으로 길고 긴 인생을 살아간다는 말이 있는데, 그날의 느낌은 꼭 죽을 때까지 가져가고 싶습니다.
그런데 이 한 번의 북토크 뒤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결정들이 여럿 숨어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 비하인드를 솔직하게 풀어보려 합니다.
1. 사실 평일에, 서점에서 하고 싶었습니다
Q. 왜 토요일 오후, 카페에서 했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처음 그렸던 그림은 전혀 달랐습니다. 평일 저녁, 조용한 서점에서 책에 둘러싸여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상상했거든요.
하지만 현실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저는 이직한 지 얼마 되지 않아 10시 출근 7시 퇴근에 쓸 수 있는 연차도 없었습니다. 함께하기로 한 『된다! 스레드 활용법』의 저자 거북이걸음님은 원래 책을 먼저 내야 했는데 업무가 바빠 출간이 늦어졌습니다. 둘 다 직장인이라는 현실 앞에서, 가능한 시간은 결국 토요일 오후 하나로 좁혀졌습니다.
장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서점에서 하고 싶어서 실제로 저보다 선행 북토크를 한 같은 출판사 작가님이 서점에서 해서 가보았습니다. 물론 작가님을 한번 뵙고 싶기도 했고요. 막상 주말에 가보니 따로 책상도 없었고, 많은 사람들이 노쇼를 했습니다. 이상적인 그림보다, 참석자가 두 시간을 편하게 앉아 있을 수 있는 환경이 먼저였습니다. 그래서 스레드에서 유명한 카페와 제휴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2. 큰 기대 없이 던진 제안이 성사됐습니다
Q. 링크드인 작가가 왜 스레드와 함께했나요?
마침 거북이걸음님의 『된다! 스레드 활용법』이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링크드인 X 스레드 북토크"를 제안드렸습니다. 둘다 SNS기도 했고, 직장인들이 많이 쓴다는 공통점도 있었습니다. 솔직히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두 플랫폼은 결이 꽤 다르니까요.
그런데 성사됐습니다. 정확한 이유는 저도 다 알지 못합니다. 돌이켜보면, 일단 꾸준하게 스레드에서도 2년 활동을 했던 것을 좋게 봐주셔서 수락하신 것 같습니다. 확실한 건, 평소에 쌓아둔 작은 연결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문을 열어준다는 사실입니다.
모집은 출판사 이지스퍼블리싱의 편집자님, 마케터님과 함께 논의했습니다. 노쇼를 고려해 50명 규모로 모집했고, 최종적으로 40명 정도가 자리를 채웠습니다. 참가비는 1,000원. 이 북토크는 애초에 수익이 목적이 아니라, 독자와 직접 만나는 것 자체가 목적이었습니다.

3. 책에서 뺐던 이야기를, 무대에서 꺼냈습니다
Q. 25분 동안 무슨 이야기를 했나요?
전략은 단순했습니다. 짧고 굵게. 출판사에서도 두 시간을 넘기면 행사가 늘어진다고 조언해주었기에, 핵심만 압축하기로 했습니다.
25분 안에 책 전체를 설명하는 건 애초에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역발상을 했습니다. 책에서 일부러 뺐던 '취업' 이야기를 무대에서 꺼낸 것입니다. 다른 링크드인 책과 차별화하려고 덜어냈던 부분이라, 오히려 현장에서 풀어내면 신선하겠다고 판단했습니다.
링크드인으로 외국계 기업 세 곳을 뚫은 경험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링크드인으로 어떻게 취업을 했는지에 대해서 자세한 팁을 썼고, 5분 정도를 내어서 링크드인과 스레드를 넘나들며 각 플랫폼에 맞는 모드로 글 쓰는 법은 무엇인지 풀어냈습니다. 개인적으로 20분 정도 들었는데요. 25분보다 조금 덜 했지만, 그래도 이게 정해진 시간을 넘기는 것보다는 조금 하는 것이 낫더라고요. 자세한 내용은 앞으로 콘텐츠로 조금씩 나눠보겠습니다.
거북이걸음님은 스레드로 만든 변화를 들려주셨습니다. 온갖 소음이 가득한 스레드에서 어떻게 자신의 변화를 만들어냈는지요. 저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건 팔로워를 숫자가 아니라 한 사람으로 보고, 부담 없이 소통하는 묘미를 찾으신 부분이었습니다. 사실 저도 소통에 부담을 느낄 때가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에서 어떻게 사람을 대해야 하는지 배웠습니다.

4. 결국, 직접 만나고 싶었습니다
Q. 온라인으로 충분한데 왜 오프라인이었나요?
저는 글로 사람을 만나는 일을 3년 가까이 해왔습니다. 그런데 화면 너머의 이름들이 실제로 어떤 표정으로 제 글을 읽는지는 늘 알 수 없었습니다. 저같은 경우 이전에 유튜브로 온라인 사인회를 진행했었고, 만우절 날 거짓말처럼 온라인 북토크를 진행했지만, 오프라인 독자를 만날 기회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12시 반에 도착해 현수막부터 함께 세팅하는데, 묘한 긴장이 올라왔습니다. 거북이걸음님이 도착하자마자 링크드인 파트를 바로 시작했는데, 솔직히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순서가 생각과 달랐거든요. 그때 자리를 채워준 분들이 큰 힘이 됐습니다. 오래 알고 지낸 지인들, 같은 학교 출신이지만 한 번도 직접 뵌 적 없던 선배님, 그리고 스레드에서 댓글로만 인사하던 분까지. 화면 속 이름이 눈앞의 사람이 되는 순간은 생각보다 훨씬 뭉클했습니다.
음료는 달달한 메뉴 위주로 돌았는데, 긴장한 입에는 그 단맛이 묘하게 위로가 됐습니다. 특히 언더라인의 신메뉴인 우베 라떼가 참 맛있더라구요. 온라인에서 쌓은 관계가 오프라인에서 한 번 더 확인되는 경험, 그게 제가 진짜 원했던 것이었습니다.

5. 두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요?
질문 시간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악플 대처, 커피챗 잘하는 법, 직장인으로서 글 쓰는 법, 향후 계획. 네 가지 질문이 가장 또렷하게 남아 있습니다.
특히 커피챗이 부담스럽다는 질문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저격을 당해본 경험도 충분히 있었기에, 그 막막함을 잘 알거든요. 관련 이야기는 나중에 콘텐츠로 따로 써보려 합니다.
가장 좋았던 건 마지막이었습니다. 링크드인을 통한 최종 목표를 나누는 시간, 그러니까 나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과정 그 자체의 의미에 모두가 공감하던 순간이었습니다. 거창한 성취가 아니라, 꾸준히 자신을 남기는 일의 가치에 고개를 끄덕이는 얼굴들을 보면서, 제가 왜 이걸 계속해왔는지 다시 확인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사진을 찍고 사인을 하니, 정말 두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더군요.


오늘 이 글을 읽으신 분께 묻고 싶습니다. 한 번쯤 직접 만나 이야기 나누고 싶은 독자가 있으신가요? 거창한 기획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평일이 안 되면 주말에, 서점이 안 되면 카페에서. 완벽한 그림을 기다리기보다, 가능한 조건 안에서 한 발 내딛는 것. 그거면 충분하다고, 이번 북토크가 제게 알려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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