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리드나이터 여러분! 즐거운 명절 보내셨나요? 어라... 리드나잇 레터가 뭔가 달라졌다고요? 맞습니다🙆🏻 오늘은 새로운 레터로 찾아왔어요! 기존 에디터들이 콘텐츠 속 교양 지식을 전해주는 별이달이 레터와 달리, 이번 야간비행 시리즈는 저희가 직접 발로 뛴 인터뷰 내용을 담았습니다. 그럼 오늘의 특별한 야간비행! 함께하러 가보시죠✈️
요즘 우리 주변에는 다양한 형태의 카페들이 많이 보이죠. 탁 트인 공간의 대형 카페, 아기자기한 매력이 있는 골목의 소형 카페, 또 다양한 컨셉들이 돋보이는 개성 있는 카페들도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저희는 카페와 책을 잇는 독립서점, 딴뚬꽌뚬에 주목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의 인터뷰, 딴뚬꽌뚬 사장님과의 이야기 만나러 가볼까요?☕
Q. 먼저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을 위해 자기 소개와 책방에 대한 소개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인천에서 딴뚬꽌뚬이라는 독립 서점이자 카페를 운영 중인 책방지기입니다. 저희 딴뚬꽌뚬은 책방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직접 고른 책과 직접 볶은 커피를 제공해 드린다는 점이 저희 책방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른 독립책방과 마찬가지로, 저희 책방지기들의 취향이 드러나는 공간입니다.
Q. ‘딴뚬꽌뚬’이라는 책방의 이름이 굉장히 생소하고 독특한데, 책방 이름의 뜻이 무엇인가요?
A. 저희 책방의 이름은 라틴어 구문에서 일부를 따온 거예요. ‘딱 필요한 만큼만’이라는 의미인데요. 아마 구글에 검색하시면 저희 책방 말고 그 전체 구문이 나올 거예요. 이 구문을 따온 건 너무 과하지도 않고, 적지도 않고, 나에게 딱 필요한 만큼만 찾아서 취하라는 의미에서 따왔어요. 너무 욕심부리지 않고,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자는 그런 지향점을 담은 거죠. 책방 이름이기도 하지만 책방지기인 저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해요.
Q. 이 책방 공간의 독특한 점이 서가 분류인 것 같아요. 서가를 이런 스타일로 분류하시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사실 저는 처음에 도서관 스타일로 분류를 하고 싶었어요. 근데 동료 책방지기들이 굉장히 반대하더라고요. 저희 큐레이팅의 가장 큰 테마는 ‘사람과 공간’이에요. 사실 모든 책들이 사람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라 어떻게 보면 애매한 방향성이지만, 그래도 그 테마에 인접한 책들 위주로 좀 보게 되거든요. 분류가 애매하다 보니 책이 섞일 때도 있긴 하지만, 계속해서 관리하려고 노력해요.
에디터💁🏻 : 이 책방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적인 서가 분류와 다른 딴뚬꽌뚬 만의 서가 분류가 있다는 점이었어요. 독특한 서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위에 사진을 참고해주세요! 단순히 장르보단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이 사람과 어떻게 연관이 되는지에 더 초점을 맞춘 서가 분류인 것 같아서 책에 대한 사장님의 애정이 드러나는 공간이었습니다. 👤💚📚
Q. 그렇다면 사장님께서 책방을 꾸미면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신 공간이 있을까요?
처음에는 책방 공간이 너무 커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여러 책방을 가보면 알겠지만, 다른 책방들은 대체로 공간이 아기자기하더라고요. 이 공간을 처음 봤을 때는 너무 커서 어떻게 제가 좋아하는 공간으로 만들까 보단 ‘이걸 어떻게 채워야 하지’에 대한 고민이 더 많았어요. 공간이 너무 크다 보니 처음에는 아무리 해도 텅텅 빈자리가 많았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니까 점점 채워지더라고요. 그동안 손길이 다 닿았다 보니 특별하게 생각하는 공간이 있다고 하기엔 애매하지만, 자랑하고 싶은 자리가 있다면 전화 부스가 될 것 같아요. 여기가 이전에는 호프집이나 주점이었던 것 같아요. 전화 부스는 이전 가게에 있던 유일한 흔적이었는데, 없애고 싶지 않더라고요. 이 장소의 역사와 시간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저한테 특별하다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장소예요.
Q. 책방 공간에 포스트잇 메모가 붙어있는 공간이 눈에 띄어요.
포스트잇 메모를 시작하게 된 건 처음에 한쪽 벽이 비어 있었어요. 빈 공간을 어떻게 할까 하다가 친구가 ‘게시판을 운영해 봐라.’ 라고 조언을 해줘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고민하다가 붙을 때마다 포스팅하는 건 웃길 것 같고, 월말에 한 번씩 포스팅하자고 생각했어요. 그 뒤로는 쭉 하고 있어요. 주변에서 포스팅 재미있게 읽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더라고요.(웃음)
Q. 그럼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메모가 있을까요?
가끔씩 ‘없어지지 말아 주세요.’, ‘오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같은 메시지가 들어올 때가 있는데, 이런 메모가 참 애틋해요. 저희 가게에 손님들이 많은 경우가 흔치는 않은데, 가끔 사람이 없을 때 오시면 손님들 입장에서 걱정이 될 것 같기는 해요. 메모에서 아끼는 공간이 없어졌을 때의 상실감이 느껴졌는데, 어떤 마음으로 쓰셨는지 알 것 같더라고요. ‘내가 공간을 아꼈던 마음으로 누군가가 이 공간을 마주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메모들이 되게 반가워요.
가끔 확신이 없어질 때가 있어요. 손님이 없을 때도 있고 하니... 그렇지만 내가 어떤 공간을 아끼고 좋아했던 것처럼, 그 마음을 아는 사람들이 있다는 마음에 감사해요. 책에 독후감을 쓰는 것도, 사람들에 대한 나름의 감사 표시예요. 그 분들이 볼지 안 볼지는 모르지만, 그런 식으로라도 제 마음이 전해졌으면 좋겠어요.
Q. 딴뚬꽌뚬이 어떤 공간이 되었으면 하시나요?
몸이 바쁘거나 마음이 바쁠 때, 그럴 때 떠오르는 공간이었으면 좋겠어요. ‘가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 ‘게으름을 피우고 싶은데, 거기서 피워야겠다.’ 그런 생각이 드는 공간이었으면 해요. 책방을 떠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겠지만, 머무는 동안만큼은 이곳에 커피도 있고, 책도 있으니 즐기고 누리다가 갈 수 있는 장소였으면 해요.
가끔 ‘마음 편하게 있다가 갑니다.’라는 메모가 붙을 때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위로를 받고는 해요. ‘내가 이 책방을 잘못 만들지 않았구나, 헛되지 않았구나’ 라는 생각을 해요.
🐸 책에 대한 사장님의 한 마디 🐸
자갈마당은 우리가 몰랐던 삶에 대해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책이에요. 사람들이 이런 공간에서 살고, 그런 일을 하면서 나이를 먹어갔구나 하는 것을 사진으로 전해줍니다. 이런 책을 발견해서 오시는 분들께 책을 소개해 드리게 되면 그게 굉장히 보람 있어요. 그 사람은 그만큼 좋은 책을 보게 되고, 그 책을 통해서 우리가 몰랐던 것들을 함께 알게 되는 거니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가져왔어요.
책방을 운영하면서 손님들 뿐 아니라 저도 책을 통해 알게 되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책방을 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이야기를 담은 책들이 많은데, 또 보통 그런 책들은 외면 받는 편이기도 해요. 안타깝기도 하다가, 누군가가 그런 책을 사가면 엄청 반가워요.
책을 읽는 것은 사실 많은 인내심과 집중력이 요구되는데, 그것을 투입해서 고통스러운 사실을 마주하는 것은 힘드니까... 힘든 일을 해서 힘든 마음을 얻는 게 유쾌한 경험은 아니니 손이 가지 않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런 힘든 독서를 하기 전과 후는 분명히 달라요. 가급적 그런 경험을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물론 제 개인적인 바람이고, 제 추천 외에도 다른 괜찮은 책도 많으니 책방에 오셔서 그런 것들을 읽어도 좋을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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