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진실은 언제나 하나!" 이 대사만 보아도 떠오르는 목소리가 있지 않으신가요? 바로 '명탐정 코난'의 코난을 비롯해 수많은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은 강수진 성우의 목소리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어린 시절과 감동의 순간을 함께한 한국 성우들의 목소리가 최근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명탐정 코난>과 함께 '한국 성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은 2000년 KBS를 통해 한국어 더빙판으로 국내에 처음 방송되기 시작한 작품입니다. 주인공 남도일이라는 캐릭터를 떠올릴 때, 날카로운 추리만큼이나 우리 뇌리에 깊이 박혀 있는 것은 바로 '이 목소리'일 것 같은데요. 바로 현재 대한민국 성우계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인 강수진 성우의 목소리입니다.

성우는 우리가 보는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등 모든 콘텐츠에서 감동과 몰입을 책임지는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는데요. 우리의 어린 시절을 즐겁게 만들어 주었던 이 프로(전문) 성우들은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한 걸까요?

성우는 단순히 글을 읽는 낭독자가 아닌, 목소리만으로 캐릭터의 감정과 성격, 서사를 완벽하게 표현해 내는 목소리 연기자입니다. 한국에서 전문 성우가 되는 가장 전통적인 방법은 바로 방송사에서 열리는 성우 공채 시험에 합격하는 것인데요. 이 과정은 극도로 치열한 경쟁률을 자랑합니다. 공채는 보통 남녀를 합쳐 5명 내외의 소수 인원만 채용하는데, 최근 KBS 공채의 경우 경쟁률이 약 500:1을 상회하며, 여자 지망생의 경쟁률은 남자 지망생보다 2~3배 높았다고 해요. 심지어 한 성우협회 통계에 따르면 각 방송국 공채 시험에 수험생이 5,000명 정도 몰린다고 하니 실제 경쟁률은 수천 대 일에 달하는 것이죠.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방송사에 합격하면 약 2~3년간 해당 방송사의 전속 성우로 활동하게 됩니다. 이 전속 기간 동안 성우들은 해당 방송사가 배정하는 일만 수행하며, 외부 활동은 소속된 방송사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제약이 따라요. 전속 기간이 끝나면 모든 성우들은 프리랜서로 활동하게 되고, 이들은 자기 PR을 위해 개인 유튜브, 블로그 등에 샘플 보이스 영상을 올리며 무한 경쟁의 시장으로 나아갑니다. 이처럼 좁고 험난한 길을 거쳐 진정한 프로 성우로 거듭나게 돼요.

하지만 최근 한국 성우들이 설자리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성우 배출의 등용문이자 공영방송의 책무였던 KBS 공채 제도에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KBS는 제작 비용 절감 및 인력 구조 효율화를 이유로 전속 성우 인력을 절반으로 감축하는 계획을 추진 중인데요. 당장 내년부터 공채 인원을 기존 8명에서 4명으로 줄이고, 2027년까지는 전체 성우 인력을 16명에서 8명으로 감축하겠다는 내용이 논의되고 있어요. 이와 더불어 ‘AI 앵커’를 확대 도입하려는 계획도 함께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성우 지망생들에게 가혹한 현실로 다가오며, 오랜 기간 쌓아온 한국 성우 생태계의 근간을 흔든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KBS 성우극회는 물론,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도 전속 성우 감축에 반대하는 서명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특히 청원에서는 "AI 기술이 발달하는 지금일수록 공영방송만이 지킬 수 있는 목소리의 정체성은 더욱 중요합니다"라며 전속 성우 공채 제도를 유지해야 함을 주장하고 있어요. 결국, 성우 공채 인원 감축은 단순한 인력 문제가 아닌, 한국 콘텐츠 산업 전반의 목소리 문화에 대한 중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우의 입지를 위협하는 또 다른 변수는 바로 인공지능(AI) 보이스 기술의 발전입니다. 단순한 AI 합성음을 넘어, 최근에는 단 10초의 음성만으로도 실제 사람과 95% 흡사한 목소리를 복제하는 딥보이스(Deep Voice) 기술이 등장하며 성우들에게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어요.
실제로 '명탐정 코난'의 강수진 성우가 직접 자신의 목소리 복제 기술을 체험한 결과, "물리적인 소리 색깔은 거의 95% 똑같다"라며 '섬뜩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처럼 AI 기술은 제작 비용 절감 및 효율화를 이유로 도입되고 있지만, 목소리의 톤과 습관까지 학습한 복제 음성은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악용되거나 성우의 의도와 무관한 내용에 사용되어 명예 훼손을 야기할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즉, 단순히 효율을 추구하는 경제적 이익보다 사회적·윤리적으로 감수해야 할 피해와 위험이 훨씬 크다는 것이죠.
이러한 '목소리 도용' 위협에 콘텐츠 강국인 일본 성우 업계는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성우가 자신의 목소리를 AI 학습에 제공할 때, 그 사용에 대한 대가를 명확히 요구하도록 해 권리 침해를 방지하고자 하는데요.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일본 현행법상 목소리는 저작물로 인정되지 않아 아직 해결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기술 발전의 혜택 이면에 성우들은 목소리 도용과 저작권 문제라는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습니다. 한국 성우 업계 역시 공채 축소와 AI 위협이라는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에요. 성우들의 목소리가 앞으로도 오랫동안 우리 곁에 머물 수 있도록, 이제는 우리의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요?


왜 가을은 매년 짧아지는 느낌일까요? 이젠 정말 끝자락처럼 느껴지는 가을을 리드나이터가 즐기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새로운 기록문화를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올 하반기부터 소셜미디어를 통해 Z세대의 아날로그 기록법인 'Scrap a day'가 공유되고 있는데요. 다양한 모양의 펀칭기를 활용해 일상에서 만나볼 수 있는 지류 조각들을 수집하는 기록법이에요.
구독자님께서는 일상 뿐 아니라 계절을 기록하고 즐기는 나만의 방법을 가지고 계신가요? 에디터의 어린시절을 떠올리면 두꺼운 영어사전에 잘 씻어 말린 낙엽을 사이사이 끼워 말려두었던 것이 떠오르는데요. 소셜미디어를 검색해보니 가을의 상징인 낙엽이 바싹 마르면 이를 밟으며 느낌과 소리를 즐기기도 하고, 위에서 소개한 scrap a day처럼 지류 대신 낙엽을 모양 펀칭기로 잘라 모으는 놀이를 담은 숏폼 영상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미술 교사 하마사키 히로타가가 업로드한 주운 낙엽으로 만든 짱구 캐릭터 사진이 sns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길을 걷다 떨어진 낙엽을 마주한다면, 오늘의 기록으로 활용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제 곧 겨울이 오면 보기 어려울테니까요.


릴스, 숏츠 등 다양한 숏폼에서 AI 목소리를 들어보신 적이 한 번쯤은 있으실 것 같은데요. 주로 정보성 영상에 쓰이다가 다양한 포맷의 일상 영상에도 활용되면서 최근들어 더 자주 AI 목소리 더빙을 쉽게 접하셨을 것 같아요.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지만 얼굴이나 목소리 등 개인정보를 노출하고 싶지 않을 때나 간편하게 더빙을 입히고자 할 때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런 tts(Text to speech)뿐 아니라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특정인의 목소리를 학습시켜 제3의 곡을 커버하는 AI cover 영상, 그림체를 학습시켜 사진을 첨부하면 그림으로 그려내게 하는 방법들이 많이 공유 및 사용되고 있어요.
하지만 이러한 ai 사용에 불편함을 표현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오늘 달이레터에서 소개한 것처럼 성우들의 고용이 감축되고 그 자리를 AI가 대체한다는 KBS의 계획이 발표되자 성우들을 중심으로 이를 반대하는 청원이 진행중이에요. 전문 성우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학습에 사용되는 목소리에 대한 사용료 지불이 이루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목소리에 저작권을 부여하고 있지 않기에 뚜렷한 해결법을 찾을 때까지 이러한 문제는 계속될 것으로 보여요. 여러분은 인공지능이 학습하고 생성하는 범위로 어디까지가 적절하다고 생각하시나요?

KBS 성우 감축 반대 청원은 이달 30일까지 아래 링크를 통해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https://petitions.kbs.co.kr/cheongwon/petitionDetail?searchPetitionIdx=20406- 에디터 해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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