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자퇴생에서 15조원의 장난감 왕국을 만든 창업자

우리는 매주 2% 개선한다. by 닉 모브레이

세계 5위 장난감 기업이자 급성장 중인 글로벌 소비재 브랜드 그룹 ZURU의 공동창업자 닉 모브레이(Nick Mowbray)가 한 말입니다. 닉 모브레이의 이야기는 단순한 성공 스토리가 아닌, 실패와 좌절을 딛고 일어선 진정한 기업가 정신의 표본입니다.

오늘은 Foundr와의 인터뷰를 통해 공개된 닉 모브레이의 여정과 그가 말하는 '실패하지 않는 성장을 만드는 법'을 심층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목차1/ 창업의 시작: 실패로 배운 IP의 중요성2/글로벌 확장의 핵심: 유통 전략과 트렌드 감지3/외부 투자 없이 성장한 이유: FOB 모델4/리더십과 조직문화: Talent Density와 Brain Trust5/ZURU Edge: 장난감을 넘어 FMCG로6/닉이 전하는 창업자 정신7/LeanX: 실패하지 않는 2% 성장 전략

1. 창업의 시작: 실패로 배운 IP의 중요성

2004년, 고작 18살의 나이에 닉 모브레이는 형 맷과 함께 뉴질랜드를 떠나 중국으로 향했습니다.

그들의 자본금은 부모님께 빌린 20,000달러가 전부였습니다. 당시 그들의 사업 모델은 단순했습니다: 시장에서 인기 있는 장난감을 모방해 더 저렴하게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제대로 된 시장 조사도 없이 뉴욕 장난감 박람회에 참가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한 남성이 소리를 지르며 우리 부스로 달려왔죠. '이건 내 특허야!' 그리고 또 다른 여성이 와서 제가 들고 있던 저금통을 가리키며 항의했습니다."

그날 ZURU 팀은 모든 제품을 철수해야 했습니다. 첫 박람회에서 빈손으로 돌아가는 길, 닉은 인생에서 가장 큰 교훈을 얻게 됩니다.

“그제서야 깨달았어요. 우리는 진짜 제품을 만들어야 했다는 걸요. 남의 것을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만의 독창적인 IP를 구축해야 한다는 사실을요.”

이 사건을 계기로 ZURU는 사업 방향을 완전히 전환합니다. '복제'에서 '창조'로, 그리고 단순한 제품 판매에서 글로벌 브랜드 구축으로 목표를 재설정했습니다. 실패가 오히려 ZURU의 DNA를 형성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 것입니다.

2. 글로벌 확장의 핵심: 유통 전략과 트렌드 감지

제품 개발 경험이 없던 닉은 독특한 접근법을 택합니다. 미국 내에서만 유통되는 장난감을 발굴해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전략이었죠.

"저희는 미국에서 인기 있지만 아직 해외에 진출하지 않은 제품들을 찾았어요. 그리고 매일 아침, 전 세계 모든 주요 리테일러에 이메일을 보냈죠. 하루에 수십 개의 이메일을 보내고 또 보냈어요."

이 끈질긴 노력은 결실을 맺었습니다. Zes, Schnooks 등 다양한 제품 라인을 확보했고, 특히 Shnooks는 유럽과 오세아니아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ZURU의 글로벌 유통망을 확장하는 발판이 되었습니다.

트렌드 감지의 천재성

닉은 단순히 제품을 유통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는 시장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는 타고난 감각을 가지고 있었죠.

"장난감 시장에서는 트렌드가 빠르게 변합니다. 우리는 시장이 움직이기 전에 그 흐름을 감지하고, 빠르게 대응하는 능력을 키웠어요."

이런 감각은 이후 ZURU가 로보피쉬(RoboFish), Bunch O Balloons, 5 Surprise Mini Brands 등 메가 히트 제품을 연이어 출시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3. 외부 투자 없이 성장한 이유: FOB 모델

ZURU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외부 투자 없이 성장했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핵심 비결은 바로 FOB(Free On Board) 모델이었습니다.

FOB 모델의 작동 방식:1/소매업체가 제품을 항구에서 직접 픽업2/출고 전에 30% 선금을 입금3/ZURU는 재고 부담 없이도 운영 자금을 확보4/물류와 재고 리스크를 대형 유통업체에 이전

"대부분의 새로 생긴 기업들이 투자받고 빠르게 소진하는 동안, 우리는 다른 접근법을 택했습니다. FOB 모델은 우리가 순환 가능한 현금흐름을 구축하는 데 핵심이었죠. 우리는 돈이 생겨도 쓰지 않았습니다. 그 돈으로 다음 제품을 만들었어요." — 닉 모브레이

첫 메가 히트: 로보피쉬의 성공

이러한 현명한 자금 관리 덕분에 ZURU는 로보피쉬(RoboFish) 런칭 시 충분한 자본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로보피쉬는 물에서 실제 물고기처럼 헤엄치는 혁신적인 장난감으로, 출시 첫해에만 수천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로보피쉬의 성공은 우리에게 '진짜 스케일업'이 무엇인지 경험하게 해주었어요.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성공을 자체 자금으로 이뤘다는 점입니다. 주주들의 압박 없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정을 내릴 수 있었죠.”

이 경험은 ZURU가 외부 자금에 의존하지 않고도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스스로 입증한 결정적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데이비드 베컴과의 파트너십

그 전환점 중 하나가 바로 ‘베컴 딜’이었습니다. ZURU는 데이비드 베컴의 이름을 단 타마고치 제품을 월마트에 입점시키며 1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립니다. 비록 시장에서의 성과는 제한적이었지만, 이 딜은 회사를 다음 단계로 도약시키는 데 필요한 자본과 자신감을 모두 제공했습니다.

"그때 우리는 알았어요. 제품 하나가 회사를 바꿀 수 있다는 걸요. 그리고 그걸 만들 수 있는 건 우리 자신밖에 없다는 것도요."

이 딜은 비록 완벽한 제품은 아니었지만, ZURU의 입장에서 ‘브랜드 협업’과 ‘대형 유통 진입’이라는 두 가지 무기를 동시에 시험해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실전 무대였습니다.

4. 리더십과 조직문화: Talent Density와 Brain Trust

ZURU의 조직문화는 ‘2% 개선 철학’ 으로 요약됩니다.

"매주 2%씩만 성장하면, 1년 후 우리는 전혀 다른 회사가 되어 있습니다. 2%는 작은 숫자처럼 보이지만, 이것이 지속적으로 복리로 쌓이면 엄청난 변화를 만들어냅니다." — 닉 모브레이

이 철학은 ZURU의 모든 측면에 적용됩니다. 제품 디자인, 생산 효율성, 마케팅 전략, 그리고 인재 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서 지속적인 개선을 추구합니다.

이 철학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매주 실질적인 변화를 강제하는 운영 시스템으로 구현되어 있습니다. 팀원들은 매일 “어제보다 오늘 무엇이 더 나아졌는가?”를 자문하고, 작은 개선이라도 실행에 옮깁니다. 이런 작은 움직임들이 조직 전체의 민첩성과 집단 지성을 높이며, ZURU가 변화하는 시장 속에서도 유연하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이유가 됩니다.

Brain Trust: 최고의 전문가 집단

이 2% 개선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구조가 바로 Brain Trust입니다.

1/ 모든 프로젝트는 4주마다 전문가 그룹의 철저한 피드백을 받음2/ 피드백은 반드시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해야 함3/ 팀은 반드시 개선 사항을 반영해야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음4/ 정체(Flatline)는 조직 내에서 가장 피해야 할 상태

"우리 회사에서는 '그냥 괜찮다'는 말이 없습니다. 우리는 항상 '더 좋아질 수 있을까?'라고 질문합니다. 지금의 우리가 1년 뒤 우리에게 부끄러워야 해요." — 닉 모브레이

Talent Density: 실력 있는 사람이 이끄는 조직

닉은 넷플릭스의 조직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Talent Density'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이는 '관리자'보다 '전문가'가 이끄는 조직을 의미합니다.

"우리의 원칙은 단순합니다. 'The best lead the best.' 직위나 경력이 아니라, 실력이 있는 사람이 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인재들을 끌어들이고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ZURU에서는 능력 있는 사람이 최전선에 서고, 실무자 중심의 리더십이 운영됩니다. 덕분에 의사결정이 빠르고 현실적이며, 실행력 있는 조직 문화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팀원 모두가 높은 기준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스스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