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의 심리 컨트롤

심리를 이해하는 것이 투자 방법론보다 중요하다!

2022.11.02 | 조회 1.63K |
1
|
첨부 이미지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천대표의 투자레터입니다.

투자를 잘하는 것은 일종의 심리라고들 합니다. 방법론보다 심리가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기 때문인데요. 이 말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쉽지가 않아요. 심리적으로 피곤하기 때문에 심리일까요? 욕망을 쫓았다가 후회했기 때문에 심리가 중요하긴 하구나, 라는 것일까요?

심리적 상태, 그리고 그 상태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심리적 적합성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쉽게 설명을 드려보겠습니다. 그 어떤 투자 방법론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심리 상태란 시시각각 변화합니다. 지난달의 일기, 작년의 일기, 몇년 전의 일기를 본다면, 자기 자신의 심리가 얼마나 극과 극으로 변화하였는지를 관찰해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상적으로 우리가 이 심리의 변화를 전부 기억하거나 인지하기는 어렵습니다. 오늘은 오늘의 어려운 일이 있고, 내일은 내일의 작은 행복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심리 상태에 따라서 우리가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식은 상당히 다르게 됩니다. 예를 들어 방금 배우자나 애인과 크게 싸운 상황과, 방금 절친한 사람들이 진급을 했다거나 큰 행운을 겪게 됐다는 소식을 접한 상황을 비교해보지요. 그런 일이 있은 직후에 큰 지출을 결정해야 한다고 해볼게요. 기분에 따라서 우리는 매우 다른 의사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잖아요? 기분이 나쁠 때, 우울할 때, 의욕이 줄어들 때, 나쁜 소식을 많이 접했을 때, 좋은 소식을 접했을 때, 이럴 때 우리의 뇌는 심지어 다른 기능을 사용하곤 합니다. 화가 많이 난 어린아이의 모습을 떠올려 보세요. 자존심이 상해있고, 억울함과 분노에 가득차 있을 때, 이럴 때는 평소와 거의 다른 인격이 나타난다고 할 수 있어요. 실제로 뇌에는 감정과 방어기제가 모든 결정을 좌우하는 원시적인 뇌가 있고, 매우 차분하게 합리를 따질 수 있는, 제법 최근에 진화한 뇌도 있습니다. 그날 그날의 사정에 따라서 우리는 실제로 다중인격자로 살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아마 똑같은 사람에게, 생각지 못한 타이밍에 똑같은 심리테스트를 해보거나, 어려운 숙제를 내준다면, 굉장히 다른 답안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메타인지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간단하게 말해, 우리는 사소한 심리적 차이에 의해 최소한 10가지의 다른 상태로 살아가고 있어요. 이를 천영록1, 천영록2,... 천영록 10 이런 식으로 구분해볼게요. 투자 혹은 트레이딩에서는 어떤 천영록이 의사결정을 내리느냐가 의사결정의 질을 많이 결정합니다. 당연히 천영록 10명 중에 한명 쯤은 투자를 잘할 법도 하겠죠?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의 감정 상태의 변화를, 달리 말하면 몇번째 천영록이 오늘 운전대를 쥐고 있는지를 자각을 못한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감정 상태를 자신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실제로 (배우자들에게 물어보면 쉽게 대답해줍니다) 우리는 여러 인격이나 다름 없고, 그 인격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의 패턴을 대게는 이해를 못하며, 그러므로 통제할 줄도 모릅니다. 술 먹고 갑자기 화가 나고 억울함이 치밀어 올라 울며불며 나를 좀 존중해달라고 외치더라도, 주변인들은 별로 동정을 해주지 않습니다. 천영록 18이 갑자기 튀어나왔다고 느낄지 모르죠. 그게 사실이거든요. 우리의 감정을 지배하고 있는 오늘의 우리 인격은 실상 우리의 본질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많은 것을 결정해버립니다.

메타인지란 것은 간단합니다. 지금 나를 통제하고 있는 천영록이 몇호 이신지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에요. 자신의 감정과 거리를 조금 두고 관찰을 해보는 것이죠.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천영록을 꺼내어 그에게 운전대를 맡기는 것입니다.

투자란 정답이 모호할 때가 많습니다. 매우 높은 불확실성 하에서의 의사결정을 해야합니다. 이럴때 어떤 기법을 익혔는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 안에 어떤 녀석이 운전을 하느냐입니다. 그가 하는 운전 스타일이 일관적인지, 합리적인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몇백 몇천권의 책을 읽고 여러 세미나를 들어도, 결국 그날 그날의 기분에 따라 다른 사람이 운전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술 취한 사람이 운전하거나, 그런 돌발적 인격이 가끔 운전대를 빼앗는 것이 투자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입니다. 하룻밤을 새거나, 최근 극심한 스트레스에 쌓여있을 때, 불안과 초조함이 극에 달했을 때, 결과에 대해 지인들에게 비난 받는 것이 두려워 방어기제가 생겨날 때, 혹은 잘나가는 지인들을 보고 눈이 뒤집혔을 때, 손쉽게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욕망에 사로잡혔을 때, 그럴 때 우리는 술에 만취했을 때와 같은 상태가 됩니다. 혹자는 IQ 가 실제로 10포인트 이상 떨어진다고 연구하기도 하였어요. 제 표현에 따르면 천영록 18번이 튀어나온 것이지요.

투자를 잘 하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잘 들어보면, 위와 같은 이야기가 꼭 등장합니다. 투자는 IQ보다는 성향 (temperance)이다, 타고난 성향 덕분에 결과가 좋았다, 라는 이야기들이죠. 이런 이야기들은 모두 (1) 여러 운전사가 운전석에 제 맘대로 갈아타지 않는 성향과 (2) 특정한 운전사에게 끈덕지게 운전대를 맡길 수 있는 의도적 노력을 뜻합니다. 누군가는 노력하지 않아도 이렇게 타고났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99.99%의 인류는 그렇지 않아요. 누구나 싸워서 쟁취해야 합니다. 내 자신과 싸우라는 이야기입니다. 내 자신의 욕망이나 두려움과 싸우라는 말은 너무 모호하고, 내 안에 다른 운전사들이 뛰쳐나오려는 것을 막아보자는 것이 조금 더 구체적 표현 같습니다.

누구나, 이러한 녀석이 내 안에서 튀어나와 급발진하여 차를 몰고 도망치더니 전봇대에 박아버리는 위험을 떠안고 살고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그렇기 때문에 모두 투자를 잘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만 통제하면 너무나 압도적인 우위에 서게 됩니다.

불안하고 초조한 상황에서는 내 의사결정의 질이 매우 낮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면 됩니다. 그런 운전사가 큰 결정을 하려하면 막아주세요. 그리고 평온하고 자신감이 넘치며, 장기적인 결과를 헤아릴 줄 아는 내 안의 어떤 모습이 있을 것입니다. 2~3시간 동안 책을 읽을 수 있는, 읽고 난 직후의, 어떤 고요한 평정심의 상태에요. 투자를 할 때는 이러한 자아를 끌어내고 나서 차분하게 의사결정을 하는 습관만 들여도 한결 좋습니다.

트레이더들이 심리를 가다듬는다고 하죠. 바둑 기사나 체스 선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몸에 익은 기술들이 정확하게 나오기 위해서는 우선 매일 아침 똑같은 심리 상태, 내가 가장 강한 심리 상태로 자신을 돌려놓는 것이 우선입니다. 어제 있었던 모든 사건과 잡념들을 제거하고, 오로지 순수하게 의사결정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상태로 접근합니다. 선수들의 세상이긴 하지만, 일반 투자자들도 모두 접목해볼 수 있는 방법론이에요.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소중한 구독 감사드립니다.

투자레터를 통해 여러분의 개인적 투자 역량이 비약적으로 늘어나도록 돕고 싶습니다.

이메일로 피드백을 주실 분은 commercial+maily@doomoolmori.com 으로 편하게 답신 주세요. 또한 뉴스레터 홈에서 지난 투자레터들을 읽을 수 있습니다 : https://maily.so/letterchun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천대표의 투자레터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1개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 MinsJang의 프로필 이미지

    MinsJang

    0
    4년 이하 전

    다음 글도 기대하겠습니다

    ㄴ 답글

다른 뉴스레터

© 2026 천대표의 투자레터

일반투자자가 스스로의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게 돕는 최고 사양의 투자 레터

메일리 로고

도움말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채팅으로 문의하기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송파구 위례광장로 199, 5층 501-2-31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