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0년간, 주식 팔고 싶었던 뉴스들 집합

장기 투자자가 되려면...

2022.10.06 | 조회 1.47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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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천영록 대표입니다. 오늘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지난 70년간 우리가 시달려온 공포스러운 소식들에 대해 살펴보고, 그 함의도 생각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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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이란 얼마나 팔고 싶은 물건인가요. 조금만 나쁜 뉴스가 들려도 집어던져 버리고 싶습니다.

문제는 매년 나쁜 뉴스들이 나온다는 겁니다. 매년 한두개가 아니라 수십개가 나오지요. 그 중 한두개는 당시에 매우 심각하고 위중해 보입니다. 그런데 또 까마귀 날 때 배 떨어지듯 시장이라도 동조 하락하면 '나만 모르고 있는 엄청난 문제가 있나'하는 생각에 휩쌓이게 되죠. 실제로 그럴 수도 있고요.

이 와중에 수없이 많은 기업들이 망하고, 또 금융기관들도 망합니다. 우리가 커리어를 쌓아나가는 중에 주위에서 불길한 소식을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접하면서 마음이 몹시 무거워질 가능성은, 생각보다 굉장히 높겠죠. 더욱이 화려한 스튜디오에서 점잖은 옷을 입은 엘리트들이 어두운 낯으로 무거운 뉴스를 전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긍정적인 투자자로 남아있기는 실제로 매우 어렵습니다. 인간의 본성에 반하는 것이라고 까지 할 수 있겠네요.

거시 경제는 사실 예측이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단기적으론 말이죠. 예컨대 저는 성동구에 살고 있는데요, 내년 성동구의 GDP를 맞추는 일이나, 전체 가계의 소득 추이를 맞추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우연히 몇번 맞춘다 하더라도 의미 있는 기대값이 있는 방향으로 척척 해석해내긴 쉽지 않습니다. 동네 소상공인을 하루에 100명씩 인터뷰하고 다니며, 그들의 가계부와 재무제표를 모두 습득하고, 구청장님과 하루에 네번씩 상담하며, 주요 기업들의 대표이사와 의형제를 맺고, 휘하에 성동구 전문 경제학자 100명을 부리고 있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예측이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기초 추정이야할 수 있겠죠. 그러나 복잡하게 얽히고 섥힌 수십만 주민들의 경제활동을 어떻게 모델링할 수 있겠습니까. 그저 평균치를 보면서 큰 흐름은 없는지를 살펴보겠지요. 자잘한 소음을 다 제거하면서, 자잘한 디테일도 다 제거될 겁니다. 크게 봐서 잘 되고 있는지 어려움에 빠져있는지 현황을 파악하는 수준일 겁니다. 그 범위가 강북이라면 예측은 더 어려울 것이고요. 서울시가 상장 되어 있어 그 주가가 움직인다면, 그 주가 추이를 맞추는 것은 포기해야할 일 같습니다. 그것을 맞춰서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주장한다면 의심의 눈초리부터 보낼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 문제가 또 하나 있습니다. 한 집단이 공포를 마케팅합니다. 사람은 공포에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즐겁고 평화로운 얘기를 들으면 정신이 느슨해지고 큰 주목이 되지 않는데, 성동구에 불이 났대! 라고 하면 어쩔 수 없이 그 뉴스를 몇번이고 찾아 읽게 됩니다. 그런 이야기를 많은 사람이 찾아 읽게 만드는 것으로 돈을 버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주목하게 만들수록 광고를 송출하여 돈을 더 많이 버는 조직들이 있습니다. 그러니 기본적으로 우리는 공포에 질린 이야기를 무지막지하게 접할 수 밖에 없습니다. 관심이 없어질 때쯤 되면 '공포 불감증이다!'라며 호통을 칩니다. 백번 중에 한번은 실제로 공포를 느껴야할 이야기들도 있지만, 대체로는 공포 자판기에 가까운 것이 뉴스들입니다. 그래서 그 공포를 쫓는 것은 투자자로서는 기대값이 낮습니다. 한번 맞추더라도, 99번 내 시간을 낭비해야 하거나 실수로 돌발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말이죠. 결국 100번의 공포 소식을 접하고 매번 고민하면, 손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역사를 좋아합니다. 과거로 돌아가 당시의 상황을 오감으로 상상해보면, 이번 현실이 굉장히 특별하다는 긴박감을 조금 풀어줍니다. 위 그림에는 우리 부모님, 그리고 할머님 때 세상을 놀래킨 공포의 순간들이 담겨 있습니다. 대체로 주식시장과 상관성이 높은 것만 담았습니다. 한 순간 한 순간에 쏟아졌을 수천개의 뉴스를 상상해보시죠. 얼마나 두렵고 충격적이었을까요.

저 그림을 토대로 생각하면, 투자자는 두 유형 밖에 없습니다. 저 중 어딘가에서 깜짝 놀라 투자를 포기한 사람. 그리고 계속 투자한 사람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중간에 한번쯤 도피의 유혹에 빠져서 포기했을 겁니다. 지난 10년간만 하더라도 수십번의 유혹이 있었잖습니까. 한번 포기하면 다시 시작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다시 시작하더라도 또 한번의 위기가 닥쳤을 때 땅을 치고 후회하며 또 포기했을 겁니다. 70세 할아버지도, 90세 할아버지도, 투자의 관점에서 보면 둘 중 하나입니다. 포기한 사람, 그렇지 않은 사람.

물론 위 차트는 미국 주식 차트입니다. 그러나 신흥국도, 부동산도, 채권도, 원리는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인생에 기막힌 타이밍으로 들어가 기막힌 타이밍으로 탗출하는 게임을 할 것이냐. 아니면 저 시장의 움직임에 꿋꿋이 눌러있을 것이냐 하는 싸움을 할 것이냐 결정을 해야한다는 것이죠. 중간에 분명히 엄청난 공포감이 주기적으로 닥칠 겁니다. 훌륭한 자산배분 전략이라면 여러 자산에 분산해놓거나 아니면 여기저기 움직여갔을 수도 있습니다. 하나의 인덱스의 수익률보다 훨씬 좋은 투자처들을 찾아서 실제 저것보다 월등한 수익을 올렸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20년간 제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면, 굳이 시장 전체의 인덱스보다 수익률을 올리지 못할 이유도 없지요. 여튼 중요한 것은 중간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마음가짐과, 실질적인 방법들을 마련해뒀느냐는 것입니다.

배당을 전부 재투자 했을 때, 지난 72년간 세전 실질 수익률은 17,600%가 발생했습니다. 실질이란 인플레이션을 제했다는 이야기죠. 당시에 집 한채 어치 돈을 투자했다면, 이제 집 176채가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는 세전 수익입니다. 배당을 받을 때 세금을 내고, 주식을 사고 팔 때 양도세도 냈을 겁니다. 거래를 많이 하는 사람이라면 수수료도 많이 냈을테고, 뮤추얼 펀드의 수수료도 매우 비싸던 시절이라 역시 만만치 않았을 겁니다. 현실적으론 40배 정도가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당시 일년 연봉을 투자 했으면, 현재 40년치 연봉으로 불어나 있는 것입니다. 아무런 투자의 끼를 부리지 않았어도 말이죠. 예컨대 지난 26년간 700개가 넘는 회사가 S&P500에서 이탈합니다. 망가진 회사들이죠. 그 회사들에 전부다 투자하며 호되게 당했어도, 위와 같은 성과가 나옵니다. 그냥 대기업들 전반이 온갖 실망이란 실망을 다 시키면서도 평균으로 저런 성장을 했다는 것입니다.

'자본주의'에 투자하는 댓가는 위와 같습니다. 온갖 사이클에 당할대로 다 당하고, 자본주의가 위태로울 때마다 손실을 팍팍 봅니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성장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만약 극단적으로, 앞으로 50년간 미국이 성장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세계 자본주의는 계속 커갈 겁니다. 자본주의니까요, 경쟁자가 약해지면 누군가는 그것을 취하게 되겠죠. 경쟁자가 약해지면 누군가에겐 이득입니다. 그런 경쟁 구도까지 정확하게 해석해내면 좋겠지만, 어쨌든 큰 그림에서 우리의 방향성은 분명합니다. 올라타서 오랫동안 놓지 않는 것입니다. 위의 수익률은, 자본주의에 올라타는 사람들이 챙겨갈 수 있는, 일종의 자본주의 기본소득이 아닌가 합니다. 저 수익률을 토대로, 더 가속 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나서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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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 이하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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