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셋째 주 - 몸값을 지불하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것이 왜 기쁜 소식일까요?

2025.12.18 | 조회 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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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떼의 발자취

매주 일요일 저녁, 한 주 간의 말씀 묵상과 기도를 통해 정리한 글귀를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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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을 지불하다

 

성탄절이 다가올 즈음이면 세상은 분주해진다. 어린 시절에는 여러 가지 행사를 준비하느라 들뜨고 시끌벅적했던 교회 분위기가 기억난다. 행사 음식과 선물을 함께 즐기기 위해 믿지 않는 친구들을 예배에 초대하면 그 날만큼은 기꺼이 응하곤 했었다. 학창 시절에는 친구들과 크리스마스 장식이 현란하게 되어 있는 거리를 구경하고, 화려한 양식을 먹고 즐기며, 케이크를 나눠 먹는 재미에 이 날을 손꼽아 기다렸었다. 조금 더 나이가 들고 나서는 캐롤을 들으며 마음 설레어하고 고전 영화를 보면서 분위기에 취하는 날이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날이 사람들에게 기쁘고 풍성하며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는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이제 와서 되돌아볼 때, 정작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이유를 정확히 기억하고 기념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말씀이자 지혜의 본체이신 예수님이 도대체 왜, 그 모든 영광을 버리고 하찮은 인간으로 태어나셨단 말인가?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서라는 말을 여기 저기서 듣기는 하지만 그게 과연 나와 어떤 상관인가?

하나님의 역사 가운데 이유와 목적 없는 우연은 아무 것도 없다. 내가 태어나 살아가는 이유와 목적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살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죽는 것이다. 그 이후에는 천국에서 하나님을 영원히 찬양하며 그분과 함께 살아갈 것이다. 마찬가지로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신 데에도 그 이유와 목적이 분명히 있다. 성경에는 그것이 아주 명확하게 한 문장으로 표현되어 있다. 바로 몸값을 지불하기 위해서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마태복음 20:28

 


 

대속물로 준다는 번역문의 원어는 헬라어 λύτρον(lytron)이다. 속박되어 있는 존재를 자유롭게 하기 위해 지불하는 몸값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노예 상태의 사람을 풀어주기 위해, 혹은 납치되거나 유괴된 사람을 되찾기 위해 치르는 값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이 의미를 보존하기 위해서 영어로는 ransom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한국어로는 대속물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오늘날에는 몸값을 지불한다는 것이 아무래도 일상적인 용어는 아니다 보니 언뜻 들어서는 잘 와닿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어떤 경우에는 좀 더 쉬운 단어를 사용하여 의미를 바꾸는 오류를 범하기도 하는 것 같다. 올 여름 호평을 받으며 상영했던 한 기독교 애니메이션에서 논란이 되었던 것도 이 부분이었다. 관객들이 이해하기 쉽게 다듬는다는 명목으로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성경 구절 그대로 쓰지 않고 바꿔버린 것이었다. 원어의 의미를 살린 단어 ransom(몸값) 대신 benefit(혜택, 이득)을 사용했다.

애니메이션의 만듦새는 세련되고 유려했다. 나는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 한 가지 오류로 인해서 영화의 주제가 완전히 희미해져버렸다고 느꼈다. 예수님은 모호하게 어떤 좋은 것을 주기 위해 오신 것이 아니다. 몸값을 지불하러 오셨다는 것을 왜 말 그대로 전달하지 않는가?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 인하여 죄인된 인류의 몸값이 지불되었고, 우리가 더 이상 죄의 노예가 아닌 자유의 몸이 되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에는 마귀를 영원히 입 다물게 할 만큼 상상할 수 없이 큰 가치가 있다는 사실이다.

 


 

만약 나를 노예로 끌고 갔거나 납치 또는 유괴한 사람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그에게 과연 얼마만큼의 값을 치러야 나를 놓아주고 다시는 해코지하지 않을 것이라 장담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값을 누가 치러야 그가 아무말 없이 나를 놓아줄 것인가? 이처럼 악의를 품은 한 명의 사람에게서 누군가를 구하고 영원히 안전을 보장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온갖 악의를 수많은 사람들 마음에 불어넣고 조종하며 영혼들을 지옥으로 끌고가는 일에 존재 목적이 있는 원수 마귀에게서 인류 전체를 구하셨다.

그러나 예수님이 그 모든 일을 이미 이루어 내셨음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이를 믿지 않으면 자유를 누릴 수 없다. 믿지 않는 것만이 마귀가 사람을 계속 붙들어 놓을 수 있는 유일한 명분이기 때문에 복음을 자꾸 희석한다. 그래서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이 죄인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예수님께서 이루신 일은 단순히 아름다운 희생, 고상한 위로 정도로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시끌벅적하고 화려한 연휴 분위기를 조성하여 주의를 돌려버린다.

하지만 복음은 명확하고 투박하다. 나의 죄인됨을 알고 예수님이 내 몸값을 다 지불하셨음을 믿으면 자유로워진다는 것이다. 나는 이 복음의 산 증인이다. 정직한 증인은 있는 그대로 증거하지 않으면 불편하다. 만약 단어가 이해하기 어려우면 풀어서 설명해주면 된다. 그런데 단어를 바꿔서 의미를 모호하게 하는 것은 복음이 왜 복음(기쁜 소식)인지를 가리는 일이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너는 이스라엘의 선생으로서 이러한 일을 알지 못하느냐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우리 아는 것을 말하고 본 것을 증거하노라 그러나 너희가 우리 증거를 받지 아니하는도다
내가 땅의 일을 말하여도 너희가 믿지 아니하거든 하물며 하늘 일을 말하면 어떻게 믿겠느냐
하늘에서 내려온 자 곧 인자 외에는 하늘에 올라간 자가 없느니라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것 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하나님이 그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려 하심이 아니요 저로 말미암아 세상이 구원을 받게하려 하심이라
저를 믿는 자는 심판을 받지 아니하는 것이요 믿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의 독생자의 이름을 믿지 아니하므로 벌써 심판을 받은 것이니라
그 정죄는 이것이니 곧 빛이 세상에 왔으되 사람들이 자기 행위가 악하므로 빛보다 어두움을 더 사랑한 것이니라

요한복음 3:10-19

 


 

새 장소로 교회 이사를 준비하는 가운데 이 글을 적었다. 어떤 장소에 대해 정당한 값을 지불하고 난 다음에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그 장소를 꾸미고 채워 나갈 권리가 생긴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가치가 없어 보이는 장소여도 우리는 완성된 모습을 기대하며 값을 치르고 그곳을 가꿔 나가기 시작한다. 이 경험을 통해서 예수님이 보잘 것 없는 나를 피값으로 사시고 교회 삼아주신 것이 이러한 은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늘 영광을 버리고 이 세상에 오셔서 내 몸값을 지불하신 예수님, 그리고 나라는 교회를 통해 영광 받으시기 원한다고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초청이 너무나 감사하다. 그리고 예수님이 그 값을 모두 치르셨기 때문에 그의 영광을 위하여 원하시는 대로 나를 가꿔 나가실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이제부터는 나의 권리를 주장하지 않고 예수님께만 순종하며 나아갈 수 있기를, 이 교회를 온전히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인도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바 너희 가운데 계신 성령의 전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 너희는 너희의 것이 아니라
값으로 산 것이 되었으니 그런즉 너희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

고린도전서 6: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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