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둘째 주 - 온전한 사랑의 고백

발 디딜 틈 없는 퇴근길 지하철에서 그 고백이 나를 울렸습니다.

2025.11.11 | 조회 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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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떼의 발자취

매주 일요일 저녁, 한 주 간의 말씀 묵상과 기도를 통해 정리한 글귀를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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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사랑의 고백

 

하나님을 믿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나는 새로운 직무를 시작하며 정신 없이 바쁘게 보내고 있었다. 일을 배우면서 내 지식이나 능력으로는 할 수 없는 일들을 매일 마주쳐야만 했다. 두려움에 마음이 무너지고 지금이라도 포기하는 게 낫겠다고 수없이 생각했지만 하나님을 의지하면서 어떻게든 한 발자국씩 나아갔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시간이 조금 흐른 지금 되돌아 보니 업계의 다른 사람들처럼 내가 이만큼이나 노력했고 그 결과 이만큼이나 성장했습니다 라고 자랑할 만한 게 없다. 노력했고 성장도 했지만 세상 기준에서 자랑할 정도가 못 될 뿐더러, 사실은 내 어리석음으로 인한 실패를 수습하는 경험이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언가 이루어진 게 있다면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 하신 것이라는 사실을 매 순간 실감하는 과정이었다. 나는 하나님이 지각을 열어주시는 만큼만 소화할 수 있을 뿐, 그 이상 앞서나갈 능력이 없다.

여전히 나는 그렇게까지 뛰어난 재능도 성과도 없는데 왜 이 일을 계속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어떻게든 매일의 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시고 그 날 떼어야 할 발자국을 떼게 하시니까 나아간다. 내게는 이 일이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동행이라는 것을 요즘 들어 더욱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하나님과의 동행은 그 목표가 분명하다. 하나님과 함께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천국으로 향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 영혼이라도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데 쓰임 받기 위함이다. 그런데 마귀의 거짓말로 종종 시선이 분산되곤 한다. 목표만 바라보고 가면 되는데 자꾸 너 이게 없잖아, 저것도 필요하잖아, 하면서 전전긍긍하게 만든다. 여기에 시선을 빼앗기면 목표로 나아가는 발걸음이 느려진다. 혹 심해지면 목표를 상실하고 다른 길로 빠지기도 한다.

지금 내가 하나님과 동행하며 나아가고 있는 이 길은 사실 일을 막 시작하던 그 시기에 이미 하나님께서 내게 청하셨던 그 길이다. 그때 나는 이 길로 나아가려면 절대 혼자 할 수 없고 동업자가 필요하다고 굳게 믿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분명히 내게 사람을 보내주실 거라고 기대하며 필사적으로 사람을 찾기 위해, 또 붙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마지막 남아 있던 사람이 떠나기로 결정했을 때 나는 실망했다. 하나님께 왜 사람을 보내주시지 않느냐고 원망했다. 그런 내게 하나님께서는 '나와 함께 하면 되지 않니'라고 말씀하셨다.

볼찌어다 내가 문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로 더불어 먹고 그는 나로 더불어 먹으리라

요한계시록 3:20

그때 나는 어리석게도, 그 말씀에 눈물이 터지면서 큰 위로와 감동을 받았지만 정작 순종하지는 않았다. 하나님께서는 분명 '하나님과 함께'라고 말씀하셨는데, 나는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나 혼자' 그 길을 가느냐며 그냥 그렇게 넘겼던 것 같다. 그리고 세상의 기준대로 어떻게든 내 능력을 키워서 해보겠다고 고군분투하며 5년을 보냈다. 이 기간 동안 배운 기술들이 지금에 와서 나름대로 도움이 되고는 있지만, 솔직히 아직도 해 볼 만하다는 생각은 잘 들지 않고 알량하게만 느껴진다.

나는 생각해 보았다. 만약 그때 믿음으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했다면 지금 어떻게 되어 있었을까? 하나님과의 동행을 더 일찍부터 연습하고 장성해서 지금쯤 하나님이 계획하신 일들을 더 많이 이루어가고 있지 않았을까?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 마음을 기다리셨던 것 같다. 내 힘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세상이 내게, 내가 세상에 기대하는 것도 더 이상 남지 않아 파산해 버린 마음 말이다.

하나님께서는 헤매는 과정까지도 사용하셔서 다시 하나님께로 온전히 돌아올 수 있도록 인도하시는 분이시다. 이렇게 선하신 하나님이셔서 감사할 뿐이다.

 


 

5년 전, 내 힘으로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열심히 세상에서 버티며 나아갈 때 있었던 일이다. 매일 저녁 지친 퇴근길 지하철에서 나는 발 디딜 틈도 없이 꽉 차 있는 사람들 사이에 있었다. 이어폰을 꽂고 습관처럼 틀어 놓은 팟캐스트에서 이런 저런 세상의 정보와 이야기들이 흘러 나오는데, 마음 속에는 자괴감이 가득해서 좀처럼 내용이 잘 들리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어폰을 뚫고 어떤 아저씨의 외침이 들려오는 것이었다.

아저씨는 거의 울음 섞인 목소리로 간절하게 외치고 계셨다. 예수님이 왜 십자가를 지셔야만 했는지, 우리는 왜 회개해야 하는지, 죽은 뒤에 임할 심판은 어떤 것인지와 같은 복음의 내용이었다.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 전도하는 사람들을 숱하게 많이 봐왔지만 지금까지도 그 아저씨와 같은 간절한 목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 마치 시시한 연속극에서 영혼 없는 발연기로 사랑 고백하는 장면만 수없이 보다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는 온전한 사랑의 고백은 어떤 건지 처음 본 것과도 같은 상황이었다.

나는 사람들로부터 뒤돌아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어서 아저씨의 얼굴을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얼마나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사랑하시는지, 또 그 아저씨가 하나님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잘 알 수 있었다. 그 간절히 외치는 소리를 이어폰 너머로 들으면서 나는 눈물을 줄줄 흘렸다. 내 삶의 목표가 무엇인지 기억하게 하시려고 하나님께서 저 아저씨를 이곳에 보내셨다는 걸 알았다. 그날 그 퇴근길 지하철에서, 수없이 많은 사람이 있었지만 들을 귀가 없어 보이는 광야와 같은 그 곳에서, 그 외침을 들어야만 하는 사람은 나였던 것이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향해 주신 온전한 사랑의 고백을 묵상하며 나도 이 사랑을 사람들에게 전하며 살아가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이 땅 위에서 무언가 이루고 나를 드러내려고 하는 사랑 가면을 쓴 욕심은 모두 버리고, 하나님의 온전하신 사랑으로 모든 시선을 돌리는 데 쓰임받기 원한다. 하나님 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얻고 사랑 안에서 하나 되기를 원하는 마음을 주시기를 간절히 구한다. 그리고 나 역시 하나님께 온전한 사랑의 고백을 영원히 올려드리는 삶을 살아가야겠다.

아버지께서 나를 세상에 보내신 것 같이 나도 저희를 세상에 보내었고
또 저희를 위하여 내가 나를 거룩하게 하오니 이는 저희도 진리로 거룩함을 얻게 하려 함이니이다
내가 비옵는 것은 이 사람들만 위함이 아니요 또 저희 말을 인하여 나를 믿는 사람들도 위함이니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것 같이 저희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

요한복음 17: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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