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첫째 주 - 불의한 청지기의 지혜

하나님께서 이 사람의 지혜를 칭찬하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2025.11.03 | 조회 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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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떼의 발자취

매주 일요일 저녁, 한 주 간의 말씀 묵상과 기도를 통해 정리한 글귀를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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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한 청지기의 지혜

 

하나님을 믿고 나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하나님에 대해 내가 이전까지 가지고 있던 생각이 전부 오해라는 사실이었다. 우선은 하나님이 내게 관심이 없으시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나의 머리카락 개수까지도 다 세시며 일생동안 지켜보고 보호하고 계셨다. 또 하나님은 선과 악을 흑백논리로 구분하는 고리타분한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악을 멀리해야 우리 영혼이 살기 때문에 살 길을 분명히 알려주신 사랑의 하나님이셨다.

이처럼 하나님은 알면 알수록 놀라운 분이셔서 감사와 찬양이 넘쳐나게 된다. 하나님의 성품을 알아가는 일에는 끝이 없어서 천국에 가서도 영원히 알아가야 할 것이다. 다만 피조물인 우리는 하나님이 계시해 주시는 것만 깨달아 알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성경의 많은 부분들에 대해서는 이런 저런 해석도 찾아보고 설교를 들어 보아도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다. 나의 영으로 깨달아지지 않으면 계시가 아니라 지식의 조각으로 남고 만다.

특히 불의한 청지기 이야기는 하나님이 불의한 사람을 칭찬하셨다는 사실이 언뜻 보기에 하나님의 성품과 맞지 않아 보여서 내게는 참 어렵게 느껴지는 이야기였다. 내 지식으로는 기껏해야 "청지기가 잔꾀를 부려서 허를 찔렀다는 반어법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 다른 심오한 뜻을 알 수 없었다.

또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어떤 부자에게 청지기가 있는데 그가 주인의 소유를 허비한다는 말이 그 주인에게 들린지라
주인이 저를 불러 가로되 내가 네게 대하여 들은 이 말이 어찜이뇨 네 보던 일을 셈하라 청지기 사무를 계속하지 못하리라 하니
청지기가 속으로 이르되 주인이 내 직분을 빼앗으니 내가 무엇을 할꼬 땅을 파자니 힘이 없고 빌어 먹자니 부끄럽구나
내가 할 일을 알았도다 이렇게 하면 직분을 빼앗긴 후에 저희가 나를 자기 집으로 영접하리라 하고
주인에게 빚진 자를 낱낱이 불러다가 먼저 온 자에게 이르되 네가 내 주인에게 얼마나 졌느뇨
말하되 기름 백 말이니이다 가로되 여기 네 증서를 가지고 빨리 앉아 오십이라 쓰라 하고
또 다른이에게 이르되 너는 얼마나 졌느뇨 가로되 밀 백 석이니이다 이르되 여기 네 증서를 가지고 팔십이라 쓰라 하였는지라
주인이 이 옳지 않은 청지기가 일을 지혜 있게 하였으므로 칭찬하였으니 이 세대의 아들들이 자기 시대에 있어서는 빛의 아들들보다 더 지혜로움이니라

누가복음 16:1-8

 


 

그런데 한번은 이 청지기가 사람들의 빚을 감해준 것이 하나님의 부요하심으로 세상에 나누는 행동이었다는 해석을 들었다. 청지기 자체는 불의한 사람이고 영적으로도 하나님의 아들이 아니지만 그가 한 행동은 영적인 원리를 알고 자신에게 이익이 될 만한 행동을 했다는 뜻이다. 세상에서도 보통 뭔가 쪼들리거나 부족한 상황이 되어야 기지를 발휘한다고 하듯이, 이 청지기도 하나님 앞에 심판 받게 생겼으니 납작 엎드려서 하나님의 부요하심과 자비하심을 세상에 알리고 높여드리는 행동을 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청지기가 하나님의 부요하심으로 세상에 나누면 자신에게도 덕이 되어 돌아온다는 영적인 원리를 알고 행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께서는 이 행동이 지혜롭다며 칭찬하신 것이다. 

여기서 지혜롭다(φρόνιμος)는 뜻의 헬라어는 뱀처럼 지혜로우라고 하신 말씀에서 쓰인 것과 같은 단어다.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실천적 분별력이나 상황 판단의 지혜를 뜻한다고 한다. 나는 가끔 뱀처럼 지혜로우라고 하신 명령이 기독교인으로서 가장 지키기 어려운 명령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그러려면 뱀의 지혜를 다 간파해서 뱀의 뒤통수를 쳐야만 한다는 뜻 같아서 뭔가 범접할 수 없는 전략적인 일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청지기 이야기의 새로운 해석을 듣고 보니까 이것도 나의 오해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뱀은 하나님의 성품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그것을 이용함으로써 이득을 보고 있는 것이었다. 별다른 뱀만의 지혜가 있는 게 아니었다.

보라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 보냄과 같도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

마태복음 10:16

비슷한 맥락에서, 위조지폐를 구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여러가지 유형의 위조지폐를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지폐를 확실히 아는 것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우리가 뱀처럼 지혜로우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따르기 위해 해야 할 것은 다름이 아니라 하나님을 알아가고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는 것뿐이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요 거룩하신 자를 아는 것이 명철이니라

잠언 9:10

여호와를 경외함이 곧 지혜의 근본이라 그 계명을 지키는 자는 다 좋은 지각이 있나니 여호와를 찬송함이 영원히 있으리로다

시편 111:10

 


 

불의한 청지기의 지혜를 이해하고 나서 생각지 못하게 레위기를 읽다가 큰 은혜를 받았다. 레위기에는 우리의 죄를 속죄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제사법이 자세히 적혀 있는데, 이 제사를 실제로 내가 드려야 한다고 생각해 보면 참 무섭고 감정적으로도 힘든 일이다. 보통은 내가 키우던 것 중에서도 아끼는 동물이어야 흠이 없을 텐데 이런 동물을 잡아서 제사를 드려야 한다. 내 죄로 인해서 내가 키우던 죄 없는 동물이 각이 떠져서 죽임 당하는 모습을 보면 나는 아마도 너무 충격을 받을 것 같다.

여호와께서 회막에서 모세를 부르시고 그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하여 이르라 너희 중에 누구든지 여호와께 예물을 드리려거든 생축 중에서 소나 양으로 예물을 드릴찌니라
그 예물이 소의 번제이면 흠 없는 수컷으로 회막 문에서 여호와 앞에 열납하시도록 드릴찌니라
그가 번제물의 머리에 안수할찌니 그리하면 열납되어 그를 위하여 속죄가 될 것이라
그는 여호와 앞에서 그 수송아지를 잡을 것이요 아론의 자손 제사장들은 그 피를 가져다가 회막 문앞 단 사면에 뿌릴 것이며
그는 또 그 번제 희생의 가죽을 벗기고 각을 뜰 것이요
제사장 아론의 자손들은 단 위에 불을 두고 불 위에 나무를 벌여 놓고
아론의 자손 제사장들은 그 뜬 각과 머리와 기름을 단 윗 불 위에 있는 나무에 벌여 놓을 것이며
그 내장과 정갱이를 물로 씻을 것이요 제사장은 그 전부를 단 위에 불살라 번제를 삼을찌니 이는 화제라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니라

레위기 1:1-9

그런데 더 섬뜩한 것은 이 과정도 반복하다 보면 사람의 놀라운 적응력으로 아무렇지 않아질 수 있겠다는 사실이다. 그저 습관처럼 일생 해왔으니까 하는 것이다. 이것이 불의한 청지기와 같은 상태가 아닐까? 진정한 회개와 거듭남, 그리고 속죄의 능력을 믿는 믿음과 감사함 없이 그저 영적인 원리만을 알고 이용하는 것이다. 비둘기 같은 순결함은 없이 뱀 같은 지혜로움만 남는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내 죄를 속죄하려고 동물을 잡지 않아도 된다. 죄로 인해서 넘어졌다면 다시 예수님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아무리 뻔뻔하고 염치 없게 보여도, 예수님께 안 나아가는 것보다는 지혜롭다고 하나님께 칭찬받을 수도 있다. 예수님의 이름과 십자가 보혈에는 이처럼 무한한 능력과 자비가 있다. 그런데 그 이름의 능력을 뱀처럼 이용만 하고 순결하게 사랑하지는 않는 사람이 되면 안 되겠다. 예수님께서 드리신 단번의 제사와 그 진정한 능력을 알고, 죄를 미워하며 죄에 대해서 죽는 내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만일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으면 또한 그와 함께 살 줄을 믿노니
이는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사셨으매 다시 죽지 아니하시고 사망이 다시 그를 주장하지 못할 줄을 앎이로라
그의 죽으심은 죄에 대하여 단번에 죽으심이요 그의 살으심은 하나님께 대하여 살으심이니
이와 같이 너희도 너희 자신을 죄에 대하여는 죽은 자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을 대하여는 산 자로 여길찌어다

로마서 6: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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