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나를 불행하게 만들 수 없어

구독자님, 우리 모두 자존감을 가집시다

2023.06.12 | 조회 2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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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파멘터리

비상업적이지만, 개인적인 생각과 영감이 가득한 뉴스레터

“오빠는 왜 그렇게 자신감이 넘쳐?"

최근 시쳇말로 '썸'을 탔던 여성분이 했던 말이다. 그 분은 보통 자신이 어떤 남자를 튕겨내면 다시 잘해 보자고 애원한다던가, 어떻게든 마음을 사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그래 안녕!" 이라는 세상 쿨내나는 태도로 대했기에 놀랐고 그 이유 때문에라도 더욱 나를 알아보고 싶었다고 한다. 

이전 뉴스레터에서 연애 얘기를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양해를 구하자면 친구의 친구가 술자리 중 나를 소개 받고 싶다고 했고 그래서 소개를 받았었다.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평소 얘기하던 이상형과 가깝다고 느껴 나도 조금씩 마음을 열던 참이었다. 

 

"자신감이 아니라 자존감이야"

연애는 양쪽 입장을 들어봐야 한다지만, 내 입장에서 결국 그 분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나를 고려하지 않은 본인 위주의 연락 패턴이나 내 기준으로 별로 건전하지 않은 생활 패턴이 꽤나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인지 갑작스럽게 그 분이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었을 때도 나도 별 생각 없이 '이 분은 역시나 아닌가 보다!' 하며 보냈던 것 같다.

어찌저찌 다시 연락이 이어졌을 때, 왜 그렇게 자신감이 넘치냐는 질문에 내가 한 답변이다. 신감이 아니라 자존감이 넘치는 사람이라고. 난 그 누군가가 나를 함부로 불행하게 만들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 했다. 

 

군대를 가기 전, 잘 풀리지 않는 학교 생활과 군입대 전의 심란한 마음으로 평소 수업을 듣던 교수님께 편지를 쓴 적이 있다. 당신의 가르침대로 자존감을 잃지 않으며 군생활을 하겠다고 말이다. 그에 대해 교수님은 심지어 군대에서조차도 자존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말은 맞았다. 자존감을 잃기 힘든 시간 속에서도 자존감을 지켜내고 나니 정말 곤란한 일을 겪을 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은 자존감에서 나왔다. 복학 이후 감사의 편지를 받은 교수님께서는 내게 앞으로도 미래의 삶을 계획함에 있어 자존감을 잃지 말아달라고 당부하셨다. 

 

"입사 1개월 차인데, 아직도 이걸 몰라요?"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가 대중적 유행어로 알려지지 않았던 2020년, 생각해 보면 이전 직장 에서 가스라이팅을 당했었다. 그 분은 지금 생각해 봐도 정말 날 참 못살게 굴었다. 입사 1개월 차가 된 인턴에게 아직도 회사 돌아가는 시스템을 파악하지 못했냐며 육두문자가 섞인 욕을 들었다.

그 분은 날 무능력한 사람으로 몰아세우며, 툭하면 부모님을 건드리고 내 사적인 영역과 업무 역량을 결부 지었다. 덕분에 난 계약했던 6개월을 채우지 못한 채 퇴사를 했고 몇 달간 혼자 정신적으로 힘들어 했다. (물론 지금은 세상 인정 받으며 행복하게 회사 생활 중이다 😅)

 

"원래 헤어져도 쿨하게 지내는 사람 많아."

시간을 많이 거슬러 한 달 정도 만났던 옛 애인도 내 자존감을 많이 낮췄던 사람이다. 매일 학교 사람들과 술에 취해 연락이 두절되기 바빴던 그 사람은 내가 학교에 놀러갔을 때 전 남자친구를 내게 소개시켜줬다. (내가 유교보이라서 그런지 난 아직도 이게 이해되지 않는다.)

당시 어안이 벙벙해 화를 내던 내게 그 사람은 '오빠가 연애 경험이 별로 없어서 그래. 원래 헤어져도 쿨하게 지내는 사람들 많아!' 라며 무시를 했다. 헤어지는 방식 역시 통보 조차 아닌 잠수 이별이었다. (웃긴 건 작년 즈음 그 친구는 술 먹고 내게 전화를 해서... 나의 회사 생활과 뉴스레터를 부러워하며 본인 신세 한탄을 했다고 한다 😅)

 

"무례하게 대해줘서 고마웠습니다."

이렇게 내 스물 아홉 인생에 있어 나의 존재 가치를 열심히 깎아내리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 덕분에 이젠 누가 나에게 진심으로 대하는지, 혹은 진심이란 가면 뒤에서 나의 존재 가치를 깎아 내리려 하는지가 어느정도 보이는 것 같다.

그래서 이젠 그런 사람들을 진작에 쳐내는 것에 도가 텄다. 나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사람이거나, 내 자존감을 깎아내리려는 사람임이 보이면 나도 가차없이 그 사람을 끊어내는 것 같다. 또 내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적이기에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잘해 주기만 해도 바쁘고.

 

"넌 나를 불행하게 만들 수 없어."

잠깐 만났던 그 분이 내게 제안했던 관계를 단칼에 거절한 것 역시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나를 전혀 배려하지 않은 제안이었고, 또 내 가치관과 정말 맞지 않는 제안이었다. 그래서 '넌 나를 불행하게 만들 수 없어.'라는 말을 (물론 속으로) 하며 거절했다. 

 

친구, 가족, 연인과의 관계에서 무조건적인 행복만 존재할 수는 없다. 때로는 그들과 다툼이 있을 수도 있고, 그들의 불행을 함께 짊어져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로 인해 내가 불행해지고 동시에 나의 자존감을 하락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도 난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과 행복과 불행을 함께하려 한다. 가족, 친구부터 내 편이 되어주는 회사 사람들이나 응마로 만난 동료까지 나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 

 

"구독자, 당신의 행복을 바라는 사람과 함께하세요."

'마파는 자존감이 참 높아.' 라고 종종 말한다. 나는 그런 말을 들었을 때 그 말을 한 사람에게 "구독자님이 절 소중하게 생각해 주시니까 그렇죠!"라고 화답한다. (그럼 대체로 모두 좋아한다.)

직장, 친구나 연인 등 어떤 관계이든 간에 지금 만약 어떤 사람과의 관계에서 의문점을 가지고 있다면 이런 질문을 해보길 바란다. '이 사람은 나의 행복을 바라고 있을까?' 그 질문에 Yes로 화답하는 사람이라면 당신의 행복을 위해 불행을 함께 짊어지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반면 그렇지 않다면 그 사람은 당신의 자존감을 낮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그런 사람은 과감하게 끊어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을 가까이 하는 것을 강력히 구독자에게 추천한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에도 우린 이미 충분히 바쁘다.

그럼, 다음 주 월요일에 또 만나요!

마파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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