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응터뷰] 대체 불가능한 마케터가 되고 싶지 않아요

(에디터 디슨💡) : 응답이들 안녕! 오늘은 영상 PD/디자이너, 마케터를 거쳐 AE로 일하고 계신 소이소스님의 이야기를 담아왔어. 흔히들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데, 소이소스님은 아니라고 답한게 가장 인상적이었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면 오늘 인터뷰 꼼꼼히 읽어봐줘😎

그리고 응터뷰 지원을 받고 있어. 평소 응터뷰를 잘 보고 있고, 응답이들에게 직무 관련 인사이트를 나눠주고 싶다면 언제든지 아래 폼으로 지원해 줘. 그럼 오늘의 인터뷰 시작할게!

응터뷰 지원하기!

(💡)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 : 안녕하세요 소이소스입니다. 저는 영상PD로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현재는 광고대행사 AE로 일하고 있어요. AE는 광고주 브랜드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법들을 제안하고 실행하는 역할이라고 이해하고 있어요. 정답은 없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네요!

(💡) : 지금까지 여러 직무에서 커리어를 쌓아 오셨는데요,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 : 처음에는 모션그래픽 디자이너 인턴 이후, 영상 PD로 일을 시작했는데요. 기업 SNS 채널을 관리하기도 하면서 디자인뿐만 아니라, 기획과 마케팅 일도 조금씩 할 수 있었어요. 그러다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조금 더 커져 콘텐츠 마케팅 인턴을 통해 마케팅 쪽으로 커리어를 전환하게 되었어요. 무언가를 만들고 표현하는 것도 좋지만, 어떤 타겟한테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을지 기획하는 과정이 훨씬 재밌었거든요.

그러다 셀카 앱 마케팅을 담당하게 되었어요. 마케팅을 잘하려면 가장 먼저 고객을 이해해야 하잖아요. 저는 셀카를 즐겨 찍지 않아서 고객들의 생각을 이해하기 어렵더라고요. 셀카 찍는 그룹에 들어가기도 하고, 커뮤니티 반응도 살펴보는 등 노력해 봤지만 흥미가 생기지 않았어요. 그래서 여러 브랜드와 함께 일하는 대행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현재는 광고대행사 AE로 일하고 있습니다.

(💡) : 영상 디자이너/PD에서 마케터, 마케터에서 AE로 일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가 있으신가요?

(🥫) : 영상 디자이너는 하나의 프로젝트에서 뒷단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보통 정해진 콘티대로 영상을 제작하기만 하거든요. 광고가 들어오면 기획자가 기획을 다 해놓고 제작만 맡기는 거죠. 결국 정해진 일에서 퀄리티만 높여서 납품하는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다른 이유로는 고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때, 영상 말고 다른 방법도 많을 것 같았어요. 다른 방법이 있다면 굳이 영상에만 집중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그래서 고객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마케터와 AE가 더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 각 직무에 대해 어떻게 느꼈는지 조금 더 궁금해요.

(🥫) : 영상 디자이너는 혼자만의 시간이 중요해요.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선 혼자 끙끙대고 컴퓨터와 싸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오랜 시간을 혼자 분투하더라도 맡은 임무를 완수할 때 성취감을 크게 느끼는 분들이라면 영상 디자이너 일이 잘 맞을 것 같아요.

AE와 마케터는 고객의 생각을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해요. 고객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인터뷰를 하거나, 데이터를 보거나, 여러 접근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람을 좋아하고 교류하는걸 즐기는 분은 AE로 재밌게 일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저도 사람들하고 소통할 때 살아있음을 느끼거든요. 그래서 이 직무를 선택했어요.

(💡) : 내가 어떤 직무에 잘 맞는지는 어떻게 파악할 수 있었나요?

(🥫) : 제 인생의 모토가 '궁금하면 물어보고, 모르면 해보고, 이왕이면 재밌게 하자'예요. 내가 재미를 느끼는 부분을 알면 하고 싶은 일로 이어져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와 직접 해봤을 때의 경험이 다른 경우가 있어요. 분명 내가 스스로 끌리는 일이 있을 텐데요. 다른 사람의 얘기만 듣는 것보다 스스로 파고 드는게 더 좋다고 생각해요. 해보고 별로면 또 다른 일을 도전하면 되고요. 일단 시도해보는 과정에서 저한테 잘 맞는 일을 찾을 수 있었어요.

(💡) : 영상편집과 AE의 일은 많이 다를 것 같아요. 입사 전에 어떤 부분을 어필하셨어요?

(🥫) : 영상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광고대행사 AE에 지원할 때는 소통 능력을 어필했어요. 누구나 말할 수 있는 소통 능력이 아니라, 현장 경험을 강점으로 삼았어요. 저는 영상 디자이너로 일해봤기 때문에 실무진들이 어떻게 소통하길 원하는지 잘 알았거든요. 또, 당시 해당 기업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있었는데요. 저는 이전에 유사한 프로젝트를 경험해 본 적이 있어서 이 부분도 어필했어요. 포인트는 하나에요. 내가 아무리 경험이 많아도 경험을 나열하면 듣지 않아요.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경험만 골라서 말해야 돼요.

(💡) : 재직 중인 회사가 20대 대학생 전문 마케팅 대행사로 유명하잖아요. 이직을 결심하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 :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고객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주로 20대 타겟 캠페인을 하는 대행사가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래서 지금 회사에 오게 되었어요. 실제로 경험해 보니까 입사 전에 했던 생각이 맞았던 것 같아요. 제가 관심 있는 분야이다 보니 기획부터 실행이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고, 그 과정에서 성취감도 많이 느껴요.

(💡) : 현재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 조금 더 알려주세요.

(🥫) :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의 대외 활동을 운영하고 있어요. 클라이언트 측에서 20대 타겟과 접점을 만들고 좋은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싶은 니즈가 있었어요. 해당 목적에 맞춰서 대외활동을 운영 중이에요. 대학생들이 대외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레 기업에 호감을 느끼도록 설계했어요.

(💡) : 이런 대외활동을 운영하다 보면 기획안과 달라질 때도 있을 거 같아요.

(🥫) : 큰 틀은 바뀌지 않지만, 세부 항목들은 바뀔 수 있어요. 참가자들의 상황에 맞게 미션 난이도를 조절한다거나, 혜택받는 비율을 높인다거나 세부적인 항목은 조금씩 바뀌어요. 클라이언트 측도 참가자 반응이 좋은 부분은 더 장려하고, 금전적인 지원도 적극적으로 해주고요. 클라이언트와 참가자 양쪽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운영하고 있어요.

요즘에는 대학생들이 단순히 이력서에 한줄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직무 경험 또는 브랜드 담당자들과 친해지기 위해 대외활동을 활용하는 경우도 많아요. 기업 입장에서도 그저 대외활동 참가에 그치지 않고, 참가자들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만들어야 하는데요. 이런 양쪽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대행사 AE는 계속 고민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돼요.

(💡) : 대외활동 시작 전에 잠재 고객한테는 어떻게 알리나요?

(🥫) : 이전에 여러 번 진행했고, 이미 유명한 대외활동은 열리자마자 대학생들이 지원해요. 다만, 잘 알려지지 않은 대외활동은 대학생들에게 알리기 위해 여러 채널을 활용해요. 메타 광고, 대학생 커뮤니티 광고, 대학 홈페이지 안내 등 다양한 채널에서 마케팅해요. 이전 기수 참가자들에게 홍보를 부탁하기도 하고요. 이번에 제가 맡은 대외활동은 글로벌 활동이라 대학 국제교육원을 리스트업하고 전화와 메일을 돌리기도 했어요.

(💡) : AE로 일해보니 어떤 역량이 가장 중요하던가요?

(🥫) : AE로 처음 일할 때는 뛰어난 능력이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요. 일하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업무를 대하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느껴요. 함께 일하다 보면 마음가짐이 느껴지거든요. 일을 잘하는 것도 물론 중요한데요. 그것보다 잘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고민하고, 더 나은 방향을 찾는 분은 계속 같이 일하고 싶더라고요. 반면, 일은 잘하더라도 의욕이 없거나 부정적인 태도면 같이 일할 의욕이 떨어져요.

(💡) : 팝업스토어나 오프라인 행사도 기획하시잖아요. 어떤 부분에 포커스를 맞춰서 기획하세요?

(🥫) : 요즘 특색 없는 팝업 스토어가 꽤 많더라고요. 이름만 바꾸면 다른 브랜드가 해도 상관없을 법한 경우를 많이 봤어요. 어떤 행사에는 우리 브랜드만의 특색이 녹아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내가 고객이라면 매력적으로 느낄까?'라는 생각을 의식적으로 하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 브랜드만 줄 수 있는 경험과 가치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좋은 기획이 나온다고 믿어요.

(💡) : 최근에는 어떤 팝업스토어가 가장 인상적이었나요?

(🥫) : 나무증권 공항 컨셉 팝업스토어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증권사에서는 보통 오프라인 마케팅을 잘 하지 않는데요. 나무증권이 처음 시도했더라고요. 이 팝업스토어는 '우리 서비스에서는 24시간 내내 거래할 수 있어요' 라는 하나의 일관된 메세지를 던져요. 공항은 24시간 내내 입출국이 자유롭잖아요. 그 컨셉을 따온게 신선했어요. 나이스웨더가 편의점 컨셉, 햇반 팝업 스토어는 학교 컨셉을 따온 것처럼 브랜드가 강조하고 싶은 특성을 다른 오프라인 공간에 비유하는 케이스가 많은데요. 나무증권 팝업스토어도 좋은 사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 여러가지 캠페인 및 프로젝트를 진행해보셨는데, 어떤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으세요?

(🥫) : 지금까지 회사의 프로젝트를 말했으니, 제가 애정하는 사이드 프로젝트도 이야기 해보고 싶어요. 제가 진행한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온라인상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무형의 것만 다루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유형의 것,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커지더라고요. 그래서 오프라인 공간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커뮤니티를 만들었어요.

요즘 유행하는 오프라인 공간, 팝업스토어나 전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직접 가보기도 해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듣다 보면 제가 미처 하지 못했던 생각들을 얻게 돼요. 이런 생각과 배움이 쌓여서 제 본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어요.

(💡) : 본업과 사이드 프로젝트를 병행하는 게 힘들진 않으세요?

(🥫) : 커뮤니티를 혼자 운영하려니까 처음에는 부담스럽기도 하고 막막했어요.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더라고요. 노하우가 쌓인 지금은 오히려 혼자여서 편한 것 같아요. 기획하고 실행하는 단계가 되게 빨라졌어요. 지금까지는 힘든 것보다 재밌는 게 더 커요. 본업이 바빠서 힘들 때는 커뮤니티에 살짝 힘을 빼기도 하고요. 그냥 제가 좋아하는 취미를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이랑 이야기하고 교류하는 게 소중하다고 느껴요.

(💡) : 이런 사이드 프로젝트가 본업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나요?

(🥫) : 커뮤니티에서 종종 오프라인 모임을 해요. 회사에서도 저는 오프라인 대외활동을 운영하기 때문에 커뮤니티 활동이 여러 인사이트를 줘요. 커뮤니티 모임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미리 경험해 보는 거죠. 좋았던 점과 부족했던 점은 기록해 뒀다가 본업에 사용해서 시행착오를 줄이고요. 반대로 본업에서 잘됐던 포인트는 커뮤니티 모임에 녹이기도 해요. 본업과 커뮤니티에서 얻은 배움을 양쪽에 활용해서 시너지가 나고 있어요.

(💡) : 소이소스님은 기록과 공유에 관심이 많으신 거 같아요. 이유가 있으신가요?

(🥫) : 기록하고 공유를 하게 된건 커리어랑 관련이 있어요. 마케팅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마케팅 인스타 계정을 운영하기 시작했어요. 광고나 간판 등을 찍어 올리며 제 생각을 덧붙였는데요. 제가 공유한 생각에 공감해 주시거나 다른 의견을 받기도 했어요. 다양한 관점이 서로 연결되는게 재밌더라고요.

또 다른 이유로는 알고리즘이에요. 알고리즘 때문에 제가 관심 있는 것만 보게 되고, 관점이 편협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생각을 기록하고 공유하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저한테는 알고리즘을 깨는 경험이에요.

(💡) : 앞으로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신가요?

(🥫) : 저는 소이소스(간장)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대체 불가능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유일무이한 사람으로 기억되기보다, 다음 프로젝트를 진행했을 때도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초밥은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간장과 함께 먹었을 때 풍미가 더 살잖아요. 함께 하면 더 좋은 간장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 : 비유가 되게 신선하네요. 마케팅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상대방이 듣고 싶은 이야기의 틈을 공략하는거라고 생각해요. 마케팅을 하면서 브랜드 입장도 되어 보고, 소비자로서 다른 브랜드를 마주하기도 하는데요. 브랜드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을 때는 과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가 안 좋아질 때도 있어요. 그렇다고 너무 타겟 친화적으로 문구를 작성하면 브랜드의 색이 드러나지 않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 교집합을 잘 찾아서 이야기를 건네는게 마케팅이라고 생각해요.

(💡) : 마지막으로 마케터 또는 AE를 꿈꾸는 구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 : 저는 "궁금하면 해보세요"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요즘에는 다양하게 간접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세상이잖아요. 찾아보면 유튜브 영상도 많고, 책도 많이 있어요. 직접 만나지 않아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고요. 진짜 내가 원하는 것에 귀 기울이고, 직접 해보는 것만큼 유효한 건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궁금하면 꼭 해보시고 이왕이면 재미있게 하시기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소이소스님 이메일: soheee.kimm@gmail.com

👉 소이소스님 인스타그램: https://instagram.com/soheeesau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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