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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된 게임단 직원의 충격적 비밀 생활

광동 프릭스 직원의 비공개 SNS 계정 사건에 대한 세 가지 단상

2024.08.18 | 조회 1.86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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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k

e스포츠 크리틱

조금은 Deep하지만 다양한 e스포츠 이야기들

광동 프릭스 게임단 직원이 사용하는 비공개 SNS 계정이 폭로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문제는 게임단 측에서 폭로 이전에 이 사실을 알았음에도 해고, 정직 등 중징계 없이 정상근무를 시켰다는 것인데요.

이에 대해 광동 프릭스는 18일, 일요일 아침에 채정원 대표 이름의 사과문을 게재하기에 이릅니다.

커뮤니티에 폭로된 시간이 17일 저녁 11시 이후였고, 광동 프릭스의 사과문이 그 다음날 오전 6시 쯤 올라왔으니, 약 7시간 만에 빠른 대응이 있었는데요. 시간대가 심야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광동 프릭스가 이번 사태를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광동 프릭스 직원이 비공개 SNS 계정에 어떤 이야기들을 해왔는지는 너무 원색적인 혐오의 언어들로 가득하기 때문에 굳이 글에 언급하지 않고자 합니다. 다만, 그 혐오의 방향이 e스포츠 팬, 소속 팀 선수단 등을 향해있다는 점은 확실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링크를 클릭해보시되, 상당히 혐오스럽다는 점은 미리 경고드립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광동 프릭스 X 계정으로 연결됩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광동 프릭스 X 계정으로 연결됩니다

광동 프릭스의 채정원 대표가 직접 사과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제보를 받았을 때 크게 당황하였으나 현장 업무에 나서지 말고 내부 지원 업무만 하라는 지시를 했다.
  • 해당 직원의 비공개 SNS 내용이 너무 충격적이었기에 다른 직원들에게는 상황을 공유하지 않았다. 이는 명백한 제(채정원 대표) 판단 착오였다.
  • 프릭스의 직원 숫자가 많지 않아서 일손이 부족한 현장 업무에 투입되었으나, 그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채 대표의 사과문은 솔직했습니다. 모든 잘못을 게임단과 본인에게 돌렸고, 잘못된 결정이 내려진 이유와 향후 대처 계획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했죠. 굳이 어떤 포인트에서 잘못했고, 어떻게 했어야 했다는 말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이번 사건은 몇 가지 생각할 여지를 남기고 있습니다. 단순히 개인의 일탈을 잘 관리하지 못한 조직의 실수로 치부하기엔 e스포츠 업계가 가진 특성 때문에 비슷한 일이 또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e스포츠 업계에서 오래 일했던 입장에서 자칫 꼰대력 가득한 글이 될 수도 있는 점 미리 양해 말씀 올리며🙇, 몇 가지 단상들을 풀어내보고자 합니다.

e스포츠 직업인의 윤리 의식

팬들과 늘 만나야 하는 것은 선수단이 아니라 사실 게임단 직원이다 (이미지 - SBXG)
팬들과 늘 만나야 하는 것은 선수단이 아니라 사실 게임단 직원이다 (이미지 - SBXG)

일단 e스포츠 업계의 직원 처우가 엄청나게 좋지는 않다는 부분을 우선 언급합니다. 하지만 처우가 좋지 않다는 것이 윤리 의식 없이 일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e스포츠를 비롯해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등 대중들의 관심을 원동력 삼아 움직이는 산업의 경우 윤리의식이 더 강하게 요구됩니다. 소명의식도 중요하지만 요즘 세상에 너무 꼰대 같고, 저 역시 그렇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소명을 갖고 일하라'는 말은 굳이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e스포츠 업계, 특히 프로게임단의 경우 조직 구성원의 숫자가 적고, 업종 특성상 야간, 주말 근무의 빈도가 높습니다. 프로게임단이라는 비즈니스의 수익성이 좋지 않기 때문에 월급, 상여금, 인센티브 같은 처우도 좋은 편은 아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리 의식은 강하게 요구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저는 과거 e스포츠 전문기자로 일하면서 언론인의 윤리의식을 중요하게 여겼는데요. 자칫 그것을 잃는 순간 언론인의 특권을 과용하거나 오용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출처 - 나무위키)
(출처 - 나무위키)

프로게임단 직원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팬들의 사랑과 관심이 있어야만 존립할 수 있는 회사이지만, 가끔은 직원들을 지치게 하는 팬이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게임단에서 일을 해봤기에 이런 상황에서 직원들이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강하게 윤리 의식을 준수해야 합니다. 조직 역시 개인의 일탈을 단호하게 관리할 수 있어야하죠.

과거 제가 한 매체에 있었을 때, 한 기자가 스팀 아이템 거래를 통해 큰 수익을 올렸다가 회사로부터 중징계를 받았습니다. 제 팀원이었죠. 갑작스러운 인원 공백에 당황스러웠지만, 그 사유는 언론인의 윤리에서 벗어난 것이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한 게임단에 있었을 때, 정말 헌신적이었던 팀 매니저가 있었습니다. 부모님처럼 선수들을 케어하고, 퇴근조차 하지 않는 것처럼 열심히 일했으며, 선수들과는 완벽하게 선을 지키고 거리를 유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모든 조직과 개인이 이렇게 윤리 의식을 철저하게 지키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이런 방향을 추구해야 한다고는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는 꿈의 직업인 e스포츠 업계

한국e스포츠협회가 출범시킨 인재 양성 프로그램, 더 케스파
한국e스포츠협회가 출범시킨 인재 양성 프로그램, 더 케스파

요즘 e스포츠 업계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청춘들이 많습니다. 올해 초 한 게임단의 아카데미 특강을 진행하며 생각보다 진지하게 준비하고 있는 취업 준비생들을 만났습니다. 얼마 전에는 약 300여 명의 취업 준비생과 업계 주니어들이 모여 있는 디스코드 서버에도 초대를 받아 들어가게 됐죠.

이들에게 e스포츠 업계 취업은 인생 최대의 목표이자 꿈입니다. 물론, 저는 우리 업계가 이들을 모두 포용할 만큼 규모가 크지 않고, 생각보다 좋은 대우를 해주지 못한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인재를 지속적으로 수급하고, 유지하기 위한 업계가 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e스포츠 업계는 이런 곳입니다. 이번 광동 프릭스 직원의 비공개 SNS 폭로 사건을 보았을 때, 저는 제가 그 동안 직간접적으로 만난 e스포츠 취업 준비생들이 떠올랐습니다.

e스포츠 업계 취업을 향한 젊은이들의 도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출처 - 인벤)
e스포츠 업계 취업을 향한 젊은이들의 도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출처 - 인벤)

그들에게 이번 사건이 어떻게 받아들여질까요? 바늘 구멍 같은 기회를 뚫고 들어가 얻은 소중한 직장에서 혐오스러운 비밀 일탈을 한 광동 프릭스 직원은 본인이 얼마나 희소한 직장에서 일하고 있는지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또 저의 옛날 이야기입니다. <스타크래프트>가 e스포츠의 중심이었던 시절, 저는 참 많은 후배 기자들과 교류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같은 목표와 고민을 갖고 있었죠. 매체들이 버는 돈은 한정적이었으므로 기자들의 월급 역시 매년 동결되기 일쑤였으니까요. 늘 모이면 신세한탄을 하곤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그래도 우리 직업은 전국에서 20명도 없는 직업이다'라며 정신승리를 했었는데요. 정신승리라서 슬프기도 했지만, 실제로 다들 그런 생각으로 일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은 다들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진심으로 그 직업을 사랑했기에 조금만 처우가 더 좋아졌더라면 지금도 계속 했을거라는 이야기를 그들과 지금도 가끔씩 나누고는 합니다.

시스템적인 보완

최근 기업들은 조직 관리를 위한 새로운 HR 전략들을 요구 받고 있다 (사진 : 셔터스톡)
최근 기업들은 조직 관리를 위한 새로운 HR 전략들을 요구 받고 있다 (사진 : 셔터스톡)

e스포츠 업계는 점점 더 커질 것입니다. 유입되는 인재 역시 더 많아지고, 더 다양해지겠죠. 단순히 개인에게 소명 의식, 윤리 의식만을 강조하면서 조직을 관리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제는 조직 관리 차원에서도 시스템적인 보완이 필요한 시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e스포츠 업계의 많은 회사와 조직들은 프로게이머와 팬들 사이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상황을 겪게 됩니다. 굉장히 독특한 곳이기 때문에, 업계 특성에 맞는 업무 가이드와 직원 관리가 필요합니다.

게임단 같은 경우 다양한 상황에 대한 가이드와 기준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팬들을 응대할 때, 선수들을 케어할 때, SNS를 통해 공지나 발표문을 작성할 때에 숙지해야하는 사항들이 대표적이죠. 야간 근무가 추가 근무를 했을 때 대체 휴무, 특별 수당을 어떻게 지급해야 할 것인지 같은 HR적인 기준들도 각자의 특성에 맞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번 사건처럼 직원들의 일탈 행위를 막기 위한 꼼꼼한 내부 규정이나 프로토콜이 마련될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이 비밀리에 SNS를 하는 것까지 원천 봉쇄할 수는 없지만, 이런 사실이 드러날 경우 곧바로 회사 차원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정해두는 것이죠. 

이 외에도 직원이 선수단과 옳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을 하거나, 부당한 요구나 거래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선수들의 연봉이 직원들보다 많기 때문에 돈을 빌리거나 투자를 종용하는 사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게임단이라는 독특한 조직 내에서는 생각하지 못한 다양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발생하는 상황을 기록, 분석하고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광동 프릭스 사건은 충분히 다른 팀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기엔, 팬덤의 민심을 단숨에 떡락시킬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심각한 사안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팬덤은 게임단이 존재하는 기 위한 가장 큰 이유이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광동 프릭스는 이번 사과문에서 그치지 않고, 해당 직원에 대한 처분과 재발 방지 대책까지 정리하여 추가적인 입장을 발표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신속한 사과문처럼 깔끔하고 완벽한 대응으로 하루 빨리 상황을 마무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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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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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케빈

    0
    3 months 전

    이번 글 좋은것 같습니다, 회사내에서는 회사 외의 모습들은 프론트 직원으로써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어떤 모습이든 결국 소중한 '팬' 분들에게 보여지는것이니 앞에서의 모습, SNS에서의 모습 모두가 중요하지 않을까요? 앞으로는 구단들의 대처가 많이 중요해질것 같습니다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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