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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님 건강한 여름날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두 꾸러기의 여름방학을 맞이해 잠시 순천을 떠나 친정에 와 있습니다.
구독자 님들과의 약속대로라면 [8주 연재+2주 휴식] 후 다시 새로운 연재 글로 돌아와야 하는 주였는데요. 실패했습니다. '아이들이 잠든 밤에 시간과 체력이 허락한다면 글을 쓰겠다'는 다짐은 어쩌면 애초에 아무것도 쓸 수 없다는 말과 같았는지도 모릅니다. (세이브원고가 하나도 없었다니...!)
여름은 여름다워야 한다는 욕심에, 한낮의 불볕더위를 피해 잠깐이라도 아이들과 밖으로 나가 물총 놀이와 비눗방울 놀이, 곤충 관찰 등을 하고 집에 돌아오고, 땀에 절어버린 아이들을 씻기고 먹이고 하다 보면, 보호자는 말 그대로 녹초가 되지요. (이렇게 긴 핑계를 적는 시간에 글을 쓰면 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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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잠들지 못하고 이 편지를 쓰고 있는 오늘은, 사실 최악의 하루를 보냈습니다.
저는 식구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뱉은 바람에 끙끙 앓고 있었고, 두 남자아이는 끊임없이 서로 몸싸움하며 울고불고했고, 아이들을 혼내는 와중에 제게 육아 조언을 건네는 식구에게도 버럭 화를 내버렸고, 방학 중 예정해둔 여행이 갑자기 취소되어 허둥지둥했고, 또 식구의 건강이 염려되는 상황이었고...
짓궂은 신이 장난이라도 치듯 그 모든 일이 동시에 벌어졌답니다. 화장실에 들어가 찬물로 세수하며 끅끅 울었어요. 나란 사람은 얼마나 나약한가, 그 나약함을 견디며 살기 위해 얼마나 발버둥 치는가. 머릿속은 늘 터질 듯 생각으로 가득하고, 생각이라면 지긋지긋해, 딱 하루만이라도 아무 생각도 안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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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나의 해방일지>(2022) 속 염미정의 "내가 죽지 않고 사는 법"처럼 괜찮은 순간 1초, 2초, 3초 모아 버틴 나흘이었습니다. 그 짧았던 세 가지 해방의 순간을 사진으로 전하며, 저는 다음 주 글을 기약하려 합니다. 부디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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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츄
세수하며 울정도였다니ㅜㅜ 달고 상큼하고 차가운 음료수 한잔 사드리고 싶어요. 요란하게 지치고 힘든 시간을 '짓궂다'고 표현한게 인상적인데요..! 왠지 짓궂다고 하면 개구장이의 장난스런 미소나 익살스러운 표정이 생각나거든요... 심술궂은 여름이 아니라 '짓궂은 여름'이라고 표현한데서 혼돈의 카오스에서도 장난스러움과 귀여움을 발견하는 여유를 느꼈습니당. 더운 여름 건강 잘 챙기시길 바라요!!
읽고 쓰는 마음
피카츄 님 댓글 덕에 달고 상큼하고 차가운 음료를 마신 기분이에요 :-) 저는 사는 게 늘 짓궂은 개구쟁이 신의 장난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그래도 '요란하게' 힘들었던 날들도 지나가려나봐요! 건강히 여름 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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