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만나 뵙게 되어 반가워요👋
5월 연휴 머선 일인가요.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부처님 오신날까지. 당장 주 4일제가 시행되어야 하는 아주 타당한 이유를 알아서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가정의 달에 걸맞게 활기찬 분위기와 쏟아지는 연휴에 잠시 떠나기에 더할 나위 좋은 5월, 여러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여행지의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아 궁금해 미쳐부러~~~🕺)
네팔을 시작으로, 스리랑카, 인도, 파키스탄까지.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하였던 미지의 대륙 속에서 발견하였던 예측 불가한 선물이 무엇일지 너무나 궁금하지 않나효?
지금 바로 5월의 여행자, 한수호 여행자의 두 번째 이야기를 들으러 빨리 떠나볼까요?
그의 여행 이야기들을 모아, 지금 바로 move or action!
열두 번째 여행자의 여행 스타일은 무엇일까? |
여행 레벨도 여행 베테랑, Lv.4 (54개국) |
여행 타입 자유로운 방랑자, ANL |
여행 스타일 꽂혀있는 단 한가지만을 위해 달려가는, 그리고 그 속에서 낭만을 잃지 않으려 하는 낭만 여행자입니다 |
➰ 나의 여행 타입과 레벨도는 무엇일까? https://travel-type-test.webflow.i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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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여정 중 한 곳! 농도 짙은 에피소드를 들어보려고 해요. 지금까지 다녀온 여정 중 가장 최애로 뽑는 여행지는 어디였나요?
여행 한정 박애주의자라 지나쳐온 모든 여행지가 다 만족스럽기는 하였어요. 그치만 그중에서도 들어선 순간부터, 모든 하루하루의 날이 완벽하다고 느낀 나라 한 군데 있었는데요. 그곳은 바로 네팔이었어요.
네팔의 첫인상부터 강렬하였어요. 남아시아 대륙에서 동남아 이외의 첫 국가가 바로 네팔이었거든요. 이전부터 자주 여행을 갔던 동남아와 전혀 다른 분위기에 처음 맛보는 신선함이 있었어요. 거리를 나서자마자 클락션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인파 속 사람들의 외형도 확연하게 다르고, 언어마저 새로우니 심장이 미친 듯 날뛰기하였어요.
무엇보다 이곳을 유난히 기대하는 마음으로 입성한 이유가 있었어요. 대학 재학 당시 [여행에 미치다] 콘텐츠의 네팔 ABC 트레킹 사진을 보고 ‘여기다!!’하며 한눈에 반한 곳이었거든요 . 꿈꾸었던 히말라야를 트레킹할 수 있다는 것에 제 나름대로 의미까지 컸던 여행지라 생각해요.
이전까지 쭉 혼자 여행하다 네팔에서 세계여행의 첫 동행들을 만나게 되었어요. 원래는 트레킹도 혼자 갈 생각으로 왔는데 숙소에서 저와 비슷한 여행자를 무려 4명이나 만나게 되면서 이곳에서의 여행이 더 풍성해질 수 있었어요. 2명은 세계일주를 하고 있는 친구였고, 1명은 이미 트레킹을 한 번 해본 여행자이고, 1명은 저와 비슷하게 네팔로 들어온 여행자였어요. 트레킹이 혼자보다는 여러 명일수록 더 싸게 오를 수 있어서 이 만남이 너무 귀하다 느꼈었죠.
한국에서도 가벼운 등산을 좋아했어요. 산을 오르는 게 좋다기보다는, 정상을 찍고 내려와서 체력이 정말 바닥이 났을 때 맛있는 밥을 먹는 게 찐 행복이더라고요. 네팔에서도 동행들과 트레킹 후 한인식당에 가서 삼소(삼겹살+소주)를 먹었는데, 가장 달았던 고기와 술이었습니다.(웃음)
설렘을 한 아름 안고 떠난 여행지는 기대에 못 미칠 때도 존재하는데, 그 이상을 넘겨버린 네팔이 어떠할지 너무 궁금해요. 이곳에서 마주한 최고의 순간은 언제 였나요?
단번에 두 추억이 떠올라요.
첫 번째는 네팔 포카라에서 있었던 소소한 일상들이 떠올라요. 크나큰 하루가 아니었지만, 사소했기에 지금 이 나이에 누릴 수 있는 자유함과 젊음을 느꼈었거든요. 운명적으로 만난 5명의 남자 여행자끼리 만나 히말라야 트레킹에 오르기 전, 몇 일 여유롭게 준비를 하면서 지냈을 때였어요. 트레킹이 은근 준비할 게 많아 여유시간을 필요로 하더라고요. 허가도 받아야 하고, 준비물도 대여해야 하고..
이렇게 남은 시간에 저희들끼리 포카라에서 오토바이를 타며 시간을 보냈어요. 저는 한국 면허증만 있고 해외 면허증은 없어서 형 뒤에 타서 함께 푸른 바다와 산을 끼고 달리기도 하고... 근교 냇가 가서 물놀이도 하고... 그냥 그날마다 즉흥적으로 기분에 갈 장소를 맡겼는데 그 사소함이 큰 채움을 주더라고요.
오토바이를 대여하고 동행들과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을 가는데 갑자기 비가 엄청 많이 쏟아졌었어요. 우산이 없어 맨몸으로 비를 뚫고 함께 길을 거닐었는데 천진난만한 아이가 된 듯 너무 신나더라고요. 평소에는 비를 웃으면서 즐길 수 있는 상황이 어릴 때를 지나면 마음의 여유가 마땅치가 않잖아요.
이때는 해맑은 어린아이와 같이 다 함께 웃으며 쏟아지는 빗방울을 마음껏 만끽하였었어요. 이곳에서의 모든 순간이 어찌 보면 너무 잔잔하게 느낄 수 있지만, 되려 현재의 삶을 살아갈 때는 자극적인 것을 쫓아 살다 보니 한국에서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하지 못하는 이 순간이 저의 청춘을 말해주는 것만 같아 지금도 생각하면 미소가 머금어져요.
두 번째로는, 히말라야 트레킹할 때가 생각나요.
네팔을 비수기에 가서 안개가 많아 설산을 제대로 보지 못하였어요. 어느 정도 예상한 상황이었기에 포기하고 내일 아침에 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잠에 청하였는데, 갑자기 친구가 너무 급하게 저희를 깨우는 거예요.
”빨리 나와봐!!!! 빨리!!!!”
비몽사몽한 채로 밖에 나왔는데, 거짓말처럼 안개가 다 걷히고 거대한 설산이 제 눈앞에 있더라고요. 하늘에서는 별들이 쏟아지고.. 제가 지금까지 다녀온 국가 중 최고의 밤하늘이었어요.
한 형은 전역을 직전 휴가를 몰아 써서 나온 거라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고, 남은 3명의 여행자는 인도까지 함께 여행하였어요. 지금도 단톡방이 매일 울릴 정도로 여행에서 만난 둘도 없는 친구들이자 동행자예요.
예상치 못한 상황은, 선물과도 같을 때가 있죠. 이 이야기 흐름에 맞춰 남아시아에서 잠시 벗어난 질문을 하고자 해요. 세계여행을 하며 네팔에서와 같이 갑작스러운 선물을 받았던 순간이 있었나요?
아이슬란드는 대부분 오로라 헌팅하러 많이 가시잖아요. 저 또한 마찬가지였고, 이곳에서 3번이나 보았는데 첫 번째와 두 번째 오로라는 꽤나 아쉬운 부분들이 많았었어요. 오로라를 보시는 분들은 공감하실텐데, 실물보다 사진이 더 색감이 진하고 예쁘게 보이는 면이 있거든요. 어느 하루의 끝에, ‘오늘은 오로라를 못보겠구나…’싶어 하루를 마무리하려고 하였어요. 그러다 동행 형이 담배피러 밖에 나갔는데 형이 당장 나오라고 소리치는 거예요. 네팔에서 비슷한 상황을 경험했기에 이건 뭐가 있다 싶더라고요.(웃음) 설레는 마음을 들고 밖으로 뛰쳐가니, 진한 오로라가 펼쳐졌어요. 이번엔 반대로 카메라보다 실물이 훨씬 예쁘게 보이더라고요. 오로라가 걷어진 다음에는 바로 댄싱 오로라가 펼쳐졌어요.
아, 이 순간을 도저히 그냥 흘려보낼 수 없다.. 싶어 숙소에 있는 위스키를 꺼내와 동행들과 건배 한 번 하고 그 추운 눈 바닥에 뒹굴었었어요. 여행에서는 이날처럼 기대를 저버리고 있다가 갑작스럽게 다가온 순간에서 더 짙은 추억으로 남겨지는 것 같아요.
정말 공감합니다. 기대를 안하였기에 더 값지고, 예상치 못하였기에 뇌리에 더 강하게 남죠! 다시 남아시아 여행으로 돌아와 이야기를 이어 갈게요. 이전과 전혀 달랐던 남아시아에서 혼자 여행을 나아가기란 쉽지 않을 때도 있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사람이 좋으면 잔상이 더 깊게 새겨지게 되죠. 이곳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여행객 혹은 현지인으로부터 받았던 환대는 무엇이었나요?
네팔도 너무 좋았는데, 스리랑카도 정말 좋았었거든요. 지금까지 지나쳐온 국가 중 현지인들이 가장 친절했던 나라라 사람들의 표정과 크고 작은 환대들이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공항에서 발을 떼자마자 다 환영해주는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아무래도 여행을 하다보면, 사기꾼들로 인해 저를 환영해 주는 게 아닌 저의 가진 돈을 환영해 주는 기분이 들 때가 있잖아요. 근데 스리랑카에서는 진심으로 저라는 ‘사람’을 환영해 주는 기분이었어요. 버스를 탈 때도 현지인들이 저를 마치 자식처럼 봐주시며 먹을 거를 끊임없이 주셨어요.
인터뷰 진행과 수호님의 SNS 여행기를 보면서, 수호님도 스리랑카 현지인들처럼 캄하시고 긍정적인 면모를 지니신 것 같은데 전반적으로 역동적이고 즉흥적인 면모가 두드러진 인도에서의 여정은 어떠셨는지 궁금해요.
인도에 왔을 땐, 충격 그 자체였어요. 사람이 정말 너무너무 많은 거예요. 제가 한국에서도 사람이 많은 곳을 힘들어하는데 수많은 인파에 압도되어 기가 빨린 채로 입성하였어요.(웃음)
어딜가도 사람이 많고, 어딜가도 말을 계속 걸고… 아 말 좀 그만 걸어줬으면 좋겠다… 제발 혼자만의 감성을 잠시라도 느껴보고 싶다…!! 싶었는데 며칠 지나지 않아 이렇게 바뀌어버렸죠.
”에라이 아싸리 그냥 즐겨버리자~ 이것이 인도의 맛이다~”
인도.ver 새로운 자아를 장착하고 다녔어요. 인도 사람들이 나쁜진 않아요. 다만, 말을 걸면 의심은 해야 해요. 대화 흐름이 대부분 이런 식이거든요.
현지인: 어디가?
나: 나 여기 가는데 왜?
현지인: 그래? 거기 지금 문 닫혔어. 근데 여기가 되게 좋아서 추천해
나: 거기가 어딘데
현지인: 내 shop이야^^
3주 차 땐 이런 마인드가 장착되더라고요. 눈이 마주치면, “저 사람은 내게 어떤 말을 걸까??^^” 능숙해진 제 자신에 감탄을 금치 못하였답니다.
동행들과의 만남부터, 제2의 자아 장착까지. 가장 뇌리에 깊게 남아있는 남아시아에서 경험한 사람들과 자연환경은 현재 삶에 있어서 어떠한 변화를 주었나요?
이전 여행에서 동행이 있을 때도 있었고, 없을 때도 있었지만, 네팔에서 만난 인연은 저에게 유난히 특별했어요. 여행에 있어서 함께함은 큰 힘이 되어주는구나를 느끼게 해주었죠. 다들 하나같이 너무 좋은 사람들이었어요. 트레킹이 쉽지만은 않잖아요. 힘들면 짜증이 나기 마련이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으니깐요. 특히나, 같이 동행한 형이 첫날에 무리하여서 무릎이 많이 안좋았던 상태였어요. 트레킹을 포기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한 친구가 포기하지 말라고 동행 형의 가방을 대신 들어주었어요. 트레킹이 몇박며칠을 하다 보니 자신의 짐도 상당한대도 말이죠. 한 사람이 지칠 때 힘을 더해주어서 한 명도 빠짐없이 코스에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어요.
마지막으로, 파키스탄 여행 이야기가 너무나 궁금해요. 인도에 비해 여행하기 더욱 힘든 곳으로 알고 있어요. 나라에 꽂히는 것이 있어야 행동하시는 여행자님답게 파키스탄에 들어가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 또한, 파키스탄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그저 위험한 나라로 알고 있었어요. (파키스탄은 일부 지역 외엔 모두 외교부안전등급 3단계, 출국권고인 나라이다.) 실제로도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이나 종교적인 날에 꽤 빈번하게 테러가 일어나는 편이라 쉬운 여행의 길이 아니란 걸 알았지만, 저만의 명확한 이유가 있었거든요.
아버지가 근무하시는 회사에 파키스탄 출신 직원 분이 계셨어요. 어쩌다 함께 대화하게 되었는데, 세계일주를 계획한다고 말씀을 드리니 사진을 보여주면서 파키스탄에 가면 [훈자]라는 곳에 꼭 가보라고 추천을 해주었어요. 화면 너머로 보이는 사진을 처음 봤을 땐 포토샵 합성인 줄 알았어요. 말이 안 될 정도로 너무 예뻐서요. 말만 들었을 때는 황폐하고 먼지날리는 모습을 상상했는데 전혀 다른 경관을 지녔더라고요.
비슷한 시기에 즐겨 보던 여행 유튜버들이 파키스탄 훈자밸리에 다녀온 콘텐츠를 보게 되면서 그 자리에서 결심하게 되었어요.
“나 파키스탄 훈자 갈 거약!!!!!!"
입국은 육로를 통해 '와가보더'로 하였어요. 국기 하기식을 하며 양국이 자존심 싸움을 벌이던 자리에서 군인들과 인사를 하고 바닥에 그려진 검정선 하나를 넘어서는 데 마음이 묘하더라고요. 선 하나가 국가를 나누는 경계라는 게 퍽 웃기면서 우리나라의 판문점이 생각나기도 하고... 선을 넘는 일이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데 왜 우리는 그 선을 넘지 못하는 것일까하고 말이죠.
훈자, 하나만을 위해 세계에서 공기 안좋기로 악명 높은 라호르와 이슬라마바드를 지나 훈자밸리로 향하였어요. 26시간 넘게 이동을 하느라 몸은 힘들었지만 그토록 바라던 훈자에 입성했을 때의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이곳에서 들어서는 순간부터 이 동네의 분위기를 받은 것마냥 평온한 상태에 이르렀어요. 이 정도로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에서 살면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실제 훈자에 사는 사람들은 장수를 한다네요.
이곳에서 하고 싶은 건 편히 쉬기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도로 카라코람 하이웨이를 걷고, 히치하이킹 단 이 세 가지 였어요. 제 나름대로 모험적인 결심이었죠. 제가 꿈꿔왔던 바람은 모두 이룰 수 있었어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이곳에 주는 평안함만 믿고 가만히 걷기만 하였어요. 그러다 한 번쯤 경험해 보고 싶었던 히치하이킹 귀인을 만나게 되었어요. 덕분에 무려 100km도 넘게 떨어진 파키스탄 국경 마을 소스트까지 너무 편하게 올 수 있었죠.
훈자 하나만 바로 보고 온 곳이지만, 거대하고 위엄한 자연 뒤에 보이지 않는 현지 사람들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지나가는 길에 사과 수확 철이라고 사과를 나눠주고, 차(tea)를 내어주고, 댓가를 바라지 않고 목적지가 가는 길이라면 데려다주시고..
저는 어찌 보면 드넓은 파키스탄 땅에서 어느 곳에도 속해있지 않는 방랑자이자 이방인인 여행자일 뿐인데, 저를 손님으로 맞이해 주시는 친절함에 감사함이 느껴지더라고요.
손님을 왕처럼 생각해 주는 파키스탄의 문화는 제게 이러한 느낌이었어요. 왕과 신하처럼 상하 관계로 섬기는 것이 아닌 다른 나라의 왕이 내 나라에 왔으니 환영하고, 존중해주는 것 같이요. 지금까지 거쳐온 수많은 나라 중 환대가 가진 뜻에 가장 가까운 경험을 이곳에서 하고 갔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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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호 여행자의 이야기는 다음주에도 이어집니다 :)
[다음편. 고난 끝에 얻어지는 과실의 단맛을 위하여]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순례길을 걷다, 넘어온 아프리카에서 처음 맛보는 외로움도 모잘라
연착 + 지연 + 지연 끝없는 지연 끝에 기나긴 육로 이동이 시작되는데...
"'하쿠나마타타~ this is Africa~' 그 끝엔 긍정적인 현지인들과 웅장한 자연을 보니 모든 힘든과 외로움이 싹 가시더라고요."
이외에도 말레이시아에서 개에게도 물려보고, 키르기스스탄에서는 금같이 귀한 큰돈을 소매치기 당하였지만... 그러함에도 여행을 나아갈 수 밖에 없는,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다음주에 펼쳐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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