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에세이

퇴사 후 이직 준비,대부분 여기서 무너집니다.

#96 퇴사자의 슬기로운 이직준비

2026.09.03 | 조회 9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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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정구철

내가 연봉이 5천만원짜리 사람이라고 믿으니깐 내 연봉이 5천만원인 것이다. 
연봉을 1억원으로 만들려면 나에 대한 믿음을 2배로 만들어야 한다. 
고명환 <독서의 기술> 중 

'5년 후 이 일을 하고 있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상위 2~3% 수준의 헤드헌팅 업이 무너진 것을 경험했습니다. 
지금도 잘하시는 분도 있지만, 전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업을 바꿨습니다. 
지금의 비즈니스도 감사히 그때 정도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변화하는 시대 앞에, 제 일이 어떻게 바뀔지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전투적으로 책을 읽습니다.
가진 것들을 의심하고, 새로운 질문을 품고, 가설을 세웁니다. 
아침을 깨우고 기도하고, 밤에도 기도합니다. 
이 불확실성 가운데, 스스로의 발걸음을 믿기 위해서 인 듯 합니다.

장강명 작가의 <먼저 온 미래>에는 10년전 AI에 점령당한 바둑계를 조명합니다. 
그들이 느꼈던 충격과 좌절, 그리고 변화들. 

공교롭게도 이 책을 읽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신진서 9단이 AI와의 대결에서 이겼다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이세돌 9단의 바둑돌을 던지게 했던, 그 모델의 최상위 버전을요. 
그는 알파고 충격 후 AI로 훈련한 대표적 프로기사입니다. 

예측할 순 없지만, 길은 있는 듯 합니다. 
10년을 가는 확신이 어디있을까요. 그냥 지금 내딛는 발걸음을 믿을 뿐입니다. 


첨부 이미지

퇴사하신 분들의 1순위는 당연히 이직입니다.
노는 것도 돌아갈 곳이 있어야 편하니까요.

처음 일주일, 한 달은 괜찮습니다. 그런데 그다음부터 조급함이 밀려옵니다.
그래서 이력서를 다시 점검하고, 이직 준비를 정말 열심히 하기 시작하죠.

그런데 대부분의 분들이 바로 이 지점에서 가장 큰 실수를 하십니다.
바로, 이직에 매몰되는 겁니다.


 

 

재직자와 퇴사자의 두 가지 차이

첫 번째는 시간입니다.

재직 중이신 분들은 준비할 시간이 없습니다. 출근은 물론, 야근까지.
이력서를 넣고 싶어도 물리적으로 시간이 없습니다.

반면 퇴사하신 분들은 처음으로 마주하는 무한정의 시간이 있습니다.
"이제 제대로 해봐야겠다" 하고 그 시간을 전부 이직에 넣게 됩니다.

 

두 번째는 상태입니다.

재직 중이신 분들은 돌아갈 곳이 있습니다.
아무리 싫어도, 나에게 월급을 주는 고마운 회사입니다.
역설적으로 그 일이 있기 때문에 잘 쉴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퇴사하신 분들은 평일과 주말의 구분이 없습니다.
다 놀면 좋고, 일만 한다면 슬프겠지만, 이건 노는 것도 아니고 일하는 것도 아닙니다.
찜찜한 시간. 계속 무언가를 하는 것 같은데 한 것 같지가 않고, 불안 가운데 시간이 흘러갑니다.
이 하루가 언제까지 계속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불안의 열매들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구직 중에는 여러 생각이 듭니다. 나를 유혹하는 것들도 많습니다.

이런 교육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 자격증을 따야 하지 않을까.
어학 성적이 만료됐는데 다시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헤드헌터로 11년을 일했고, 1,400명을 만났습니다.
제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드리면, 그것들은 여러분의 이직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내 일에 영어가 필요해서, 일을 더 잘하기 위해 공부하는 건 좋습니다. 명확한 약점을 보완하는 것도 의미가 있고요. 응당 직무에 필요한 필수 자격증이라면 있는게 좋죠.

하지만 현업에서 쓰지 않았던 자격증을, 순전히 불안 때문에 취득하는 거라면.
그것이 서류 합격을 만들어줄 수 있는지, 면접 합격을 만들어줄 수 있는지 묻는다면, 단연코 아닙니다. 종종 이 불필요한 것들을 필수라 생각하시고, 퇴사 및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있으세요. 가장 안타까운 케이스 입니다.

 

이직의 재료는 경력입니다.

신입 때 면접을 떠올려보세요. 어렵습니다. 가치관을 묻고 시사를 묻습니다.
왜 그럴까요? 경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 경력직 면접은 면접관과 지원자에 따라 무한한 경우의 수가 있지만, 결국 경력과 명분이라는 범주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구직 기간 동안 경력을 바꿀 수 있나요? 학력을, 나이를 바꿀 수 있나요?
그렇지 않다면, 극단적으로, 구직기간 이직에 도움이 되는 것은 없습니다.


 

 

더하지 마세요, 4시간 이면 됩니다.

사실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컨설팅을 하면서 늘 갖고 있는 딜레마가 있어요.

제가 무언가를 시키면 좋습니다. 일하는 티도 나고요.
제가 가진 전문성으로 얼마든지 고객분을 괴롭힐? 수 있습니다.
궁극을 추구하면 무궁무진 합니다. 이력서도, 자소서도, 면접도요.

수강생 입장에서도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뭔가 배우는 것 같고, 하루를 알뜰하게 쓴 것 같으니까요.

그런데 그것이 이직에 도움이 되는가?
저는 단연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불안을 지우는 노력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전 뉴스레터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이직에 쓰는 시간을 하루 4시간 이내로 제한하시라고 권합니다. 딱, 재직자만큼만요. 그 이상의 시간은 쇼츠나, 릴스를 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열렸던 공고를 또보고, 새로고침 하는 것이요.

"그러다 공고를 놓치면 어떡하죠?"
하루만 열렸다 닫히는 공고는 없습니다. 있다면 그건 취소되거나 수정될 공고입니다.
그런 공고에 마음을 쏟고 잃는 것보다, 그냥 놓치시는 편이 훨씬 이득입니다.


 

 

그럼 4시간, 어떻게 보낼까요?

저는 이력서를 옷매무새라고 생각합니다.
TPO에 맞는 옷을 입고 가면 좋은 인상을 주겠죠. 그런데 그건 기본입니다.
잘썼다고 붙지 않습니다. 못쓰면 반드시 떨어집니다.

그 기본을 갖췄다면, 늘려야 할 것은 시도입니다.

채용공고에는 회사 소개, 주요 업무, 우대사항이 있습니다.
우린 이걸 보고 지원합니다.
하지만 회사는 지원자의 나이, 회사, 직무, 학력을 보고 뽑겠죠.
이 것만으로 90%이상은 거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조직 구성이 어떤지, 채용 경위가 무엇인지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걸 알아내려는 시도는 무의미하고, 비효율적입니다.

가장 효율적인 선택은 시도하는 것입니다. 얻던가, 버리던가.

 

지원하시고 잊어버리시면 됩니다.

시도가 많을수록, 타석에 많이 설수록 거절은 쌓일 수밖에 없습니다.
실패를 쌓아야 목표에 다다릅니다. 당연한 수순입니다.

문제는 그 거절이 시도를 무겁게 한다는 것입니다.
거절을 잘 흘려보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내 위치와 상황을 냉정하게 인식하는 것입니다.
즉, 내가 가장 적합한 후보자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저 취업이 잘 안돼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 중, 지원 기업 리스트를 들어보면,
버킷리스트와 동일한 것들을 볼 때가 있습니다.
냉정하게, 복권에 당첨될 확률과 비슷한 경우입니다.

저라도 복권을 삽니다.
내가 들이는 노력 대비 기회비용이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회사 네임밸류, 연봉 점프업. 시도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복권을 살 때 무조건 당첨된다는 생각으로 사지는 않습니다.
매출이 100배 차이 나고 조직원이 100배 차이 난다면,
내가 첫 번째가 아니라는 걸 알고, 가볍게 지원하시면 됩니다.

가볍게 지원한다는 게 대충 지원한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최소한의 양식과 경력을 갖춘 상태라면,
그때부터는 궁극, 즉, 97점, 98점, 99점을 만들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
시도하고 결과를 마주하시는 것을 반복하셔야 합니다.

타석에 서기가 두려워, 서지 않으면 타율은 0%입니다.


 

 

4시간 이 후,

그럼 나머지 시간은 뭘 하냐고요?

퇴사하신 이유가 각자 있으실 겁니다. 번아웃일 수도 있고, 상사와 맞지 않아서일 수도 있죠.
그렇다면 4시간을 제외한 나머지는 정서와 건강이 회복되는 시간으로 쓰셨으면 합니다.
상황에 따라 알바를 하실 수도 있고요.

아울러, 40대 중후반 고객분들께 제가 꼭 드리는 조언이 있습니다.

지금 마주하신 그 질문을 소중히 여기세요.

이번에 이직에 성공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나면 그 질문 앞에 정말 맨몸으로 서야 할 때가 옵니다.
그 이후의 삶을 어떻게 살지, 어디에 가치를 둘지.

큰 과제를 잡고 큰 시도를 하려면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실패할 수밖에 없고요. 체질이 바뀌는 데에도 시간이 걸립니다.
그러니 지금 그 질문의 씨앗을 미리 심어두시면 좋겠습니다.


 

 

결국 시도를 지속한 분들이 얻었습니다

헤드헌터로 일할 때는 몰랐는데,
커리어 코치를 하면서 보니 헤드헌터가 들여다보지 않는 이력서*,
즉 공백이 1년, 2년, 3년 되신 분들도 결국은 취업을 하셨습니다.
*헤드헌터는 최소한 자연적으로 유입되는 이력서보단, 좋은 인력을 드려야 합니다.

이 분들이 특별한 걸 하신 게 아닙니다.
그냥 끊임없이 거절을 마주하며 시도를 지속했을 뿐입니다.

여러분도 시도를 지속하신다면 결국 얻으실 수 있습니다.
시도 외에 다른 노력들은 제가 볼 때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거절에 유연해지고, 한 발짝 나아가는 용기만 있으면 됩니다.

 

이직은 결국 제자리를 찾는 여정입니다.
옳은 노력은 반드시 제자리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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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차 주니어부터, 박사, 대기업 팀장, 상장사 임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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