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걸이 미니 8집 [Dear OHMYGIRL]으로 돌아왔습니다. 작년에 "살짝 설렜어"와 "Dolphin"으로 큰 인기를 얻은 이후 1년 1개월 만입니다. 그 사이에 유아는 "숲의 아이"로 솔로 활동을 했고 일본어 싱글인 "Etoile"이 나왔지만 완전체로 한국 무대를 가지는 건 정말 오랜만입니다.
오마이걸은 서브 타이틀 곡이었던 "Dolphin"이 타이틀 곡인 "살짝 설렜어"못지 않은 (어쩌면 더 큰) 인기를 끌었다는 점에서 데이터를 분석하는 입장에서 흥미로운 그룹입니다. (일반적으로 타이틀 곡이 수록곡보다 더 큰 주목을 받는 다는 점은 예전에 발행했던 글을 참고해주세요.)
이번에 나온 앨범 [Dear OHMYGIRL]은 [NONSTOP] 만큼 큰 인기를 끌 수 있을까요? "Dolphin"처럼 타이틀곡을 뛰어넘는 수록곡이 또 탄생할 수 있을까요? 여러 궁금증을 가지고 새 앨범의 첫 날 반응을 살펴보았습니다.
오마이걸 신보, 2021년 발매 앨범 중 Top 8
먼저 "Dun Dun Dance"의 유튜브 반응을 살펴보겠습니다. 발표 후 이틀이 지나지 않았는데 천만 뷰를 돌파했습니다.
그러면 FLO에서는 어떨까요? 팀 뮤직데이터는 매일매일 FLO에서 새로 서비스 하는 앨범들의 반응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Dear OHMYGIRL]이 발매된 5월 10일은 올해 가장 경쟁이 치열한 날이었습니다. 오마이걸과 NCT DREAM이 컴백을 했고, (비록 정규 활동곡이 아닌 이벤트 싱글이지만) 백현의 노래까지 나왔습니다. 쟁쟁한 음원 강자가 몰린 셈이죠. 오마이걸은 NCT DREAM에 이어 5월 10일 발매 앨범 중 청취자수 2위를 기록했습니다.
2021년 발매 앨범으로 비교 범위를 넓혀보면 어떨까요? [Dear OHMYGIRL]은 8위를 기록했고 Top 10에 진입한 앨범 중에서는 유일하게 당일 발매한 앨범 중 2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보니 올 상반기에 좋은 앨범이 참 많이 나왔네요.
[Dear OHMYGIRL]은 어떤 사람들이 들었을까?
그러면 누가 [Dear OHMYGIRL]을 발매일부터 찾아 들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우선은 청취자들의 연령 / 성별 분포를 확인해보겠습니다.
20대 초반 여성분들의 비중이 높네요. 오마이걸 뿐 아니라 대체로 아이돌 음악을 살펴보면 20대 여성분들의 지지가 높습니다. 남자 아이돌, 여자 아이돌 가릴 것 없이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트렌드에 민감하고 음악 콘텐츠에 관심이 큰 것이 반영되는 모양새입니다.
그럼에도 확실히 오마이걸은 남성 팬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기는 하네요. 아니 그래프를 보면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여성 팬의 비중이 높은데 무슨 말이야, 라고 생각하는 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데이터를 보실 때는 '비교할 대상'을 정해두면 좋습니다. 숫자 하나만 놓고 보면 이게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같은 날 나온 NCT DREAM의 [맛 (Hot Sauce)]을 들었던 청취자의 연령 / 성별 분포입니다. 이렇게 보니 '상대적으로' 오마이걸이 남성 팬 비율이 높은 걸 알 수 있습니다. NCT DREAM은 여성 팬들의 지지가 압도적이며 특히 10대 비중이 상당하네요.
발매 날에 주로 어떤 곡을 들었을까?
[Dear OHMYGIRL]은 미니 앨범으로 총 6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Dolphin"이 워낙 큰 인기를 끌었다 보니 이번에도 타이틀곡을 뛰어넘는 수록곡이 탄생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첫날에는 타이틀곡인 "Dun Dun Dance"가 인기를 끌었네요. 2번 트랙부터 청취자수가 확 감소한 후에 그 다음부터는 천천히 줄어듭니다. 대체로 타이틀곡에 주목을 하고 수록곡까지는 살펴보는 분들이 많지 않습니다. 오마이걸에 특히 관심 있는 분이 아니라면 수록곡까지 찾아 듣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지난 앨범인 [NONSTOP]도 발매일에는 타이틀곡 대비 수록곡의 청취자수 비율은 비슷합니다. "Dolphin"이 큰 인기를 끌었지만 발매일에는 "살짝 설렜어"보다 확실히 적네요. 조금 더 살펴보니 "Dolphin"은 발매 2개월이 지나서 "살짝 설렜어"를 추월하게 됩니다.
발매 날에 앨범 수록곡을 다 듣는 사람은 평소에 어떤 음악을 들었을까?
5월 10일 오마이걸 신보 청취자 중 약 60%가 1곡만 들었습니다. 대부분 타이틀 곡인 "Dun Dun Dance"만 들은 경우로 봐야 합니다. 6곡을 모두 들은 청취자는 약 18%입니다. 발매날 앨범의 전곡을 다 들어봤다면, 오마이걸의 팬이라고 가정해도 무리가 없을 듯 합니다.
이 18%가 궁금해졌습니다. 평소에 어떤 음악을 즐겨 듣는지, 과연 이들이 어떤 음악을 즐겨 듣는지 등등요. 그래서 최근 90일 동안 어떤 음악을 즐겨 들었는지 확인해봤습니다. 단순 청취횟수가 아닌 SPL (청취횟수를 청취자수로 나눈 값으로 어떤 아티스트/앨범/트랙에 열중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어서 팀 뮤직데이터가 주목하고 있는 지표입니다) 로 살펴보았습니다.
놀랍게도 아이유가 1등이네요. 아이유가 최근에 앨범이 나왔고 큰 인기를 끌고 있으니 이상한 결과는 아닌데 좀 갸우뚱 합니다. 그래도 오마이걸 팬들인데 오마이걸이 더 높게 나와야 하는 거 아닐까요?
생각해보니 '오마이걸의 앨범을 발매날 다 들었다고 해서' 오마이걸의 팬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전지적 미라클 시점으로 생각했습니다...) 아이유는 활동 연도도 더 길고 팬의 수도 더 많으니 그 중에서 오마이걸에 관심이 있는 경우가 많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조건을 조금 더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발매날 수록곡을 다 들은 건 물론이고 여기에 앨범 전체를 두 번 이상 들은 청취자를 확인해봤습니다.
이제 오마이걸이 가장 높은 SPL을 기록했습니다. 평소에 오마이걸을 좋아하던 분들이라는 게 느껴지네요. 그런 분이어야 발매 날 2번 정도는 들으면서 이번 앨범에선 이 노래가 좋네, 하며 앨범을 전체적으로 즐기실 겁니다.
이렇게 보니 온앤오프가 아이유를 넘어 2위라는 게 놀랍습니다. 같은 WM 엔터테인먼트 소속이라는 점이 반영된 것 같습니다. 한 아티스트의 팬이 되면 소속 기획사의 다른 그룹도 함께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남동생 여동생 그룹으로 홍보하는 경우도 많고요. 여기에 온앤오프가 4월 28일에 1집 리패키지가 발매된 것까지 포함해서 높은 SPL을 기록한 것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멈추지 말아요 오마이걸
오마이걸은 2015년에 데뷔한 후 2020년에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데뷔하고 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전성기가 찾아온 셈입니다. 오마이걸은 흔히 컨셉돌로 불립니다. 매 앨범마다 새로운 스타일을 소화해냈기 때문에 붙혀진 명칭입니다. 2019년에 퀸덤에서 주목을 받았던 것도 바로 이 컨셉 소화 능력 덕분이었죠.
이번에 선보인 "Dun Dun Dance" 는 뉴 디스코입니다. 듣고 있으면 조금씩 조금씩 비트가 몸을 움직이게 합니다.
앞으로의 오마이걸은 어떤 모습일까요? 아마도 "Dun Dun Dance"와는 또다른 모습이 되지 않을까 짐작해보지만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앞으로도 오마이걸이 멈추지 않고 춤을 계속 출 수 있기를, 그리고 팀 뮤직데이터도 오마이걸의 발자취를 계속 따라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작업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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