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풍경을 거닐다

정방 탐승

詩境-제주 서귀포 정방폭포

2026.08.19 | 조회 88 |
from.
茶敦온형근

정방 탐승

온형근

 

 

 

접안接岸에 이르러서야

 

선명한 폭포 줄기가 어둠을 환하게 밝힌다.

봉래 해넘이 무지개는 영롱하게 물줄기 흔들고

짙은 송림은 오른쪽 물보라에 실려 신선의 풍채로 거닌다.

용암 절벽이 왼손을 흔들며 해안선 따라 바다로 흘려든다.

 

갈 수 없으니 아득하다고 고단한 육신을 탓하나

눈 뜨고 크게 마주하여 환하게 웃으려고 했을까

 

너와 정나의 지난한 이야기 정방에 다다라

왁자한 물줄기 뭉치로 쏟아지는 저 시원함에

뱃머리는 정방을 비껴 타원을 긋는데

풍악은 멈추고 고개를 외로 꼬더니 보이지 않는 곳

폭포의 깊게 팬 주름 사이로 유하주 권한다.

 

그제야 인동덩굴과 찔레 선선히 눈에 들어와

다정큼나무 꽃향 사방 흩뿌리고

보랏빛 멀구슬나무 곳곳에 만개한

먼나무 빨간 열매의 짙은 녹음에 벙글듯 물든다.

 

 

 

*流霞酒 유하주 : 신선(神仙)이 마신다는 좋은 술의 이름.

 

 

첨부 이미지

(온형근, 시인::한국정원문화콘텐츠연구소[茶敦])

『월간::조경헤리티지』은 한국정원문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당대의 삶에서 향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습니다. 다양한 접근 방법으로 짧은 단상과 긴 글을 포함하여 발행합니다. 감성적이고 직관적인 설계 언어를 창발創發합니다. 진행하면서 더 나은 콘텐츠를 개발하고 생산하면서 주체적, 자주적, 독자적인 방향을 구축합니다. 

"한국정원문화콘텐츠연구소는 '방달초예반발(放達超睿反撥)'의 정신을 지향합니다." 
매임 없는 활달한 시선으로 전통의 경관을 응시하며, 보편적 슬기를 뛰어넘는 통찰로 그 속에 담긴 옛사람의 마음을 읽어냅니다. 나아가 고착된 현실의 언어를 거슬러, 오늘날의 현대적 언어로 우리 정원의 미학을 다시 다스리고 되살리는 평론 작업을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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