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풍경을 거닐다

송악산에서 산방을 보매

詩境.013

2024.07.31 | 조회 175 |
from.
茶敦온형근

월간 조경헤리티지

한국정원문화를 당대의 삶으로 벅차고 가슴 설레이며 살아 숨쉬게 하는 일

《시의 풍경을 거닐다》
《시의 풍경을 거닐다》

송악산에서 산방을 보매

온형근

 

 

 

  제주 산방을 송악산 분화구에서 불 때

  바람 부는 언덕에서 입방아처럼 나부껴 휘날리는

  마라도와 가파도에 절로 손 흔들었지

  형제섬 아래 아들섬이 있다는 말은 그곳을 떠난 뒤에야 안다.

 

  산방 굴사 큰 입 벌려 용머리해안 간추리나 했더니

  송악산 둘레길 돌고 나서야 그게

  용머리해안, 형제섬, 송악산

  그리고 한숨 돌려 가파도와 마라도로 두루 이어져

  산방의 입김이 훅 뿜어지는 것을

  시야 가린 안개 뿜고 거둬가는 것으로

 

 송악에 앉아 산방의 입 벌린 굴사窟寺를 뚫어지게 본다.

  용머리 들썩들썩 머리 몇 번 휘두르더니

  두꺼비 먹잇감 낚아채듯

  바닷물 일렁이며 들썩일 때마다

  섬도 산도 산방의 숨결에 사라지고

  나타나는 찰나의 숨바꼭질 거듭한다.

 

  살아있으니 일렁일 때 꿀렁대고

  숨결에 귀밑머리 붉게 타오른다.

  푸른 바람 가파도의 보리 물결 흔들리는 소리

  송악산 해안 동굴 때리는 외마디에 묻힌다.

 

작가의 한 마디 제주 산방은 사방에서 우러른다. 보는 곳마다에 나름의 의미와 방점을 찍는다. 할 말이 남았다면 남김없이 투사한다. 그러라고 바람은 또 얼마나 세찬가. 마라도와 가파도는 바람으로 이어져 산방으로 뭉친다. 툭하면 시야를 가렸다 거두는 동안 용머리 해안선은 꿈툴댄다. 산방의 한슴 섞인 숨결을 느낄 때쯤이면 찰나의 숨바꼭질처럼 송악산 해안은 일렁이고 꿀렁인다.

(온형근, 시인::한국정원문화콘텐츠연구소[茶敦])

『월간::조경헤리티지』은 한국정원문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당대의 삶에서 향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습니다. 다양한 접근 방법으로 짧은 단상과 긴 글을 포함하여 발행합니다. 감성적이고 직관적인 설계 언어를 창발創發합니다. 진행하면서 더 나은 콘텐츠를 개발하고 생산하면서 주체적, 자주적, 독자적인 방향을 구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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